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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shington Watch] 美 ‘하원, 인프라법안 가결; 연준, 양적완화축소 개시’의 배경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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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11월11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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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은, 지난 5일(현지시간) 집권 민주당과 야당인 공화당이 오랜 동안 협상을 벌여온 끝에 마련한 초당파 법안인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법안을 가결했다. 이 법안은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핵심적인 국내 정책으로 제안한 것으로, 주로 낙후된 사회적 기반 시설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려는 야심 찬 플랜이다. 상원은 이미 지난 8월에 동 법안을 가결한 바가 있어, 이번에 하원을 통과함으로써, 법률로 성립되기 위해서는 바이든(Biden) 대통령 서명만 남겨놓고 있다. 이날 가결된 법안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인프라 패키지 중 하나로 꼽힌다. 

 

한편,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Federal Reserve Board)는 지난 3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020년 3월 이후 Covid-19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 저지 및 국민들의 재난 회복 지원을 위해 실시해 온 양적완화 정책 수단인 국채 등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tapering)하기로 의결했다. 이로써, 미국 경제 정책의 두 축인 재정정책 및 통화정책 구도가 지금까지 ‘공동 보조의 완화’에서 ‘재정 확대 vs 통화 긴축’ 방향으로 재설정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은 당초 ‘Build Back Better’ 정책의 핵심 정책인 ‘인프라’ 법안 및 ‘사회안전망 및 기후변화 대응’ 예산법안을 동시에 통과시키려고 노력했으나, 최근 정치 상황이 가시적 성과를 과시할 필요성이 시급해서 ‘인프라’ 법안 우선 처리로 선회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전초전 격이었던 버지니아(Virginia)州 주지사 선거에서 전 · 현직 대통령이 나서는 등 총력전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패배하자, 정치적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이제 1년 남짓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모든 하원의원 및 상원의원 1/3 선출)에서 민주당이 후퇴해서 양원에서 유지하고 있는 다수당 지위를 잃지는 않을까, 하는 위기감도 엿보이는 상황이다. 

 

 

▷ “초대형 인프라 투자법안 초당파로 의결, 사회안전망 예산은 연기”  

 

지난 주 금요일 하원에서 찬성 228(공화당 의원 13명 포함) vs 반대 206(민주당 의원 6명 포함)으로 가결된 1조 달러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투자법안’은 바이든 정권에게는 기념비적 승리를 안겨준 것이라는 평가가 중론이다. 이날 동 법안이 가결되자 워싱턴 정가는 “인프라 주간(Infrastructure Week)” 이라는 문구를 내걸 정도로 전임 트럼프(Trump) 정권에 대한 공격의 시간이 됐다. 당시, 트럼프(Trump) 정권도 임기 내내 인프라 시설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플랜들을 제시했으나, 번번이 각종 대형 스캔들이 터져 나오는 바람에 단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이 담대한 인프라 프로젝트를, 국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고용 창출을 위한 핵심적인 정책으로 추진해 왔다. 이 예산 패키지는 고속도로, 철도 등 교통 시설을 비롯한 낙후된 인프라 부문 개선을 위해 향후 10년 간 1조 달러를 투자하게 된다. 워싱턴 정가는 이번 의회 가결은 바이든 정권에 정치적 입장을 강화할 모멘텀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 가결 직후 “향후 한 세대가 흐른 뒤, 국민들은 오늘을 되돌아보며 미국이 21세기 경제 경쟁에서 승리한 것이라고 회상할 것” 이라고 환영했다. 

 

한편, 민주당은 아직 두 번째 핵심 국내 정책 과제를 성공해야 할 임무는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즉, 이번에 함께 의회 표결을 통과시키려고 노력했던 ‘사회안전망(social safety net) 확충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예산 법안’은 표결을 연기하고 계속 협상에 들어갔다. 이 법안은 총 1.75조 달러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최근 가장 큰 글로벌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대안으로, 이 법안이 정식으로 성립되면 1960년대 이후 가장 큰 사회안전망 확충 법안이 된다. 

 

그러나, 이 법안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나뉘어져 있어, 여전히 막후 협상을 벌여야 하는 등,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법안도 지난 금요일 인프라 법안과 함께 표결하려고 시도했으나 당내 중도파 의원들이 공화당과 초당적 합의를 주장해 일단 연기했다. 막후 협상에서는, 중도파 의원들도 초당파 의회예산처(CBO)가 비용 추계를 마치면 늦어도 11월 20일 이전에 표결할 것을 약속하고 있어 현 상태로는 단지 표결 시기를 연기한 것뿐이라는 관측이다. 

 

▷ 주요 투자 분야에 도로, 교통, Broadband, 공공시설 확충 등 포함  

 

하원이 인프라 법안을 표결하기 직전에 부티지지(Pete Buttigieg) 교통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 법안에 서명하는 순간, 즉각적으로 사업 수행에 착수할 것” 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동 법안에 포함된 주요 사업들이 완성되기까지는, 의회가 예산 집행 권한을 부여한 뒤 수 년 간은 걸릴 것” 이라고 예상했다.

 

<주요 사업별 지출 규모 및 사업 내역>

* 도로 및 교량; 1,100억 달러; 2,702 쪽에 달하는 예산법안의 헤드라인 격인 사업으로, 국가 도로 및 교량의 개선을 포함한 교통 인프라 시설 개선에 투자

* 대중교통 시설; 390억 달러; 연방 정부 사상 최대 규모의 대중 교통 시설 투자로, 시설 현대화, 노약자 및 장애인들의 교통 이용 편의 시설 개량, 24,000대의 버스, 5,000대의 궤도 차량 및 수 천 마일의 선로(線路) 개량 등에 투자  

* Amtrack(철도); 660억 달러; 50여년 노후화된 승객 운송 수단인 철도(Amtrack) 시설을 고속 철도화, 안전 시설 개선을 위한 투자, Amtrack에 대한 보조금 지급, 워싱턴 D.C.와 보스턴 간 선로 및 철도망(網)을 현대화(現代化)하는 사업  

* Broadband 인터넷; 650억 달러; 작년에 시행된 Covid-19 대응을 위한 ‘아메리카구조플랜(ARP; American Rescue Plan)’에 이어서 미국 인터넷을 고속화(高速化)하는 Broadband망(網) 확충 및 전 가구의 1/4에 월 30달러 보조금 지급  

* 발전(發電) 설비(Electric Grid); 650억 달러; 발전(發電) 설비 개선 및 청정 에너지 사업 지원, 변전(變電) 시설 개선 및 친환경 발전 기술 개발 사업 지원  

* 전기 자동차, 전기 버스 및 전기 선박(ferries); 125억 달러; 고속도로 연변을 따라 전기 자동차 충전 시스템 구축, 배출 가스 제로 버스 및 선박 지원 

* 깨끗한 마시는 물; 550억 달러; 미시간 등 일부 도시 지역 음용수 위기를 감안, 전국 수도관을 개량하는 사업으로 연방 정부 역사상 첫 음용수 개선 사업 

* 5대호(湖) 및 강(江) 인프라; 10억 달러; 5대호 유역 중공업 지구 환경 오염 지역을 대상으로 ‘5대호 복원 사업(Great Lakes Restoration Initiative)’에 투자 

* 공항(Airports); 250억 달러 이상; 미국의 각 공항들을 현대화(現代化)하는 사업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금까지 미뤄온 투자 프로젝트 해결에 기여    

 

▷ “바이든 정권의 의미 있는 승리, 정치적 곤경 탈출 모멘텀 될 듯”  

 

사실, 민주당은 지금 의회에서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작년 11월 선거 결과, 상원에서 아주 근소한 차이(거의 동수)로 다수당 지위를 얻었고, 공화당은 트럼프 정권 당시에 빼앗긴 다수당 지위를 내년 중간선거에서 탈환하기 위해 와신상담(臥薪嘗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정권은 지난 1월 취임한 뒤에 잇따라 정책 실패를 계속해 와, 민주당은 이번 ‘인프라’ 법안 성공을 계기로 선거 공약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을 과시하는 것이 절체절명의 과제로 부상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의회 표결 과정에서 불거진 것처럼, 민주당 내부에서도 단결된 대오를 유지하지 못하면, 바이든 정권이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부터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던 ‘미국을 더욱 강하게 재건하자(Build Back Better)’는 슬로건 하에 제시했던 각종 정책들을 실행하기 위해 필수적인 의회의 법안 가결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게 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핵심 정책인 인프라 투자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것은 바이든 정권에게는 일단 큰 전기(轉機)를 마련한 것이다. 

 

바이든 정권의 간판 정책 패키지의 또 다른 축인 ‘사회안전망’ 법안에는, 취학 전(前) 자녀 양육 지원 프로그램, 노령 인구 부양(扶養) 확충, 건강보험(healthcare) 확충, 처방전(處方箋) 약품 가격 인하 및 이민 정책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공화당은 이 정책들이 민간 영역에 정부의 개입을 극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라며 일치된 자세로 반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글라스고(Glasgow) ‘COP26’에서 미국이 약속한 온실 가스 배출을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반감(半減) 하겠다는 약속의 신뢰성에도 결정적인 타격을 미칠 수도 있다. 

 

게다가, 지금, 정치적으로 곤혹스러운 연방 정부 폐쇄 및 경제적으로 큰 재앙인 연방 부채 디폴트 시한이 오는 12월 3일로 다가오는 상황이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근소한 우위를 가진 의회에서 공화당이 단결된 움직임을 보이면 각종 법안들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결속을 다질 필요성이 커진다.

동 법안에 반대하는 공화당 그로드맨(Glenn Grothman) 하원의원은 특히, 자녀 양육 지원 및 취학 전 아동 지원 프로그램 등을 지적하며, 이는 연방 정부가 자녀들을 키우려는 마르크스주의적 노력이라고 비난한다. 초당파 조세(租稅)위원회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1.75조 달러 사회적 지출 법안이 시행되면 향후 10년 간 총 지출 규모에 약간 못 미치는 1.48조 달러의 추가 세수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 연준 FOMC ”양적완화 위한 자산 매입 축소 11월부터 개시” 결정 


한편, 의회와 바이든 행정부 간의 이러한 대치 상황과는 별도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FRB)은 지난 4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작년 Covid-19 사태를 계기로 양적완화 정책의 일환으로 실행해 온 자산 매입 규모를 11월 중에 축소(tapering)하기 시작할 것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연준의 자산 매입 규모를 월 150억 달러씩 감축해 나갈 계획이다. 이로써, 미 연준이 그 동안 Covid-19 사태 타격으로 침체된 경기 회복을 위해 ‘가속’ 페달을 밟아 온 끝에, 이제 ‘감속’을 위해 브레이크 페달 쪽으로 발을 옮기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일~3일 양 일 간 열린 정책결정회의(‘FOMC’)를 마치고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은 지금은 자산 매입을 축소(tapering)할 시기라고 말했다. 동시에, 금리 인상은 시기상조라고 확언했다. 따라서, ‘제로 금리’ 정책을 유지할 것을 결정하고, 종전의 정책금리 지표인 Fed Funds 금리 유도 목표를 0.0%~0.25%로 유지했다. 이날 회의는 투표권을 가진 파월(Powell) 의장을 포함해서 전원일치로 결정했다. 

 

미 연준은 2020년 3월 양적완화를 시작하면서, 국채를 월 800억 달러, 주택대출담보증권(MBS)를 월 400억 달러, 합계 월 1,200억 달러씩 매입해 오고 있다. 이런 자산 매입 규모를 11월부터 국채 100억 달러, MBS 50억 달러, 합계 150억 달러씩 감축해 간다는 계획을 정식으로 결정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FOMC는 성명문에서 “매월 동일 금액으로 축소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나, 향후 경제 정세의 변화에 따라서는 (매입 축소 규모를) 조정할 용의도 있다” 고 밝혔다.

 

현재 미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매입 잔액은 8조 달러를 넘어서고 있고, 이 잔액은 Covid-19 위기 1년 반 동안에 두 배로 증가한 규모다. 단, 자산 매입 규모를 서서히 감축한다고 해도 매월 매입하는 작업은 계속될 것이고, 그 만큼 양적완화 금융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번에 FOMC가 결정한 자산 매입 축소가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면, 향후 8개월이면 자산 잔액은 제로가 될 전망이어서 2022년 6월까지 자산 매입 감축(tapering)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 파월 의장 ”금리 인상은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서 판단할 것”  

 

이번 연준의 금융정책 노선 전환 결정의 배경은, 미국 경제가 Covid-19 위기로부터 착실히 회복하고 있어, 위기 대응 수단으로 도입했던 이례적인 양적완화 노선을 수정해서, 금융정책 정상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유지되고 있는 것에 대해 “일시적인 요인들을 대체로 반영하고 있는 것” 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연준은 물가 동향 및 고용시장 회복 상황을 주시하면서, 양적완화 종료 이후에 관심의 초점이 될 금리 인상 시기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파월(Powell) 의장은 FOMC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양적완화 감축을 결정할 조건을 충족했다”고 언급하며, 지금은 양적완화를 축소할 시기이기는 하나, ‘최대 고용’은 달성하지 못하고 있어서 금리를 인상할 시기는 아니라고 언명했다. 일부, 조기 금리 인상 관측을 견제한 것이다. 동시에, 그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되는 ‘공급 제약’이 해소되는 시기는 ‘지극히 전망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향후 금융정책 노선에 대해, Covid-19 사태가 가져오는 전례 없는 혼란과 경제 활동 재개를 위해, 계속해서 리스크를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이고, 경제 회복을 위해 모든 범위의 행동을 취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계속해서 경제 회복을 강력하게 지원할 방침을 확언한 것이다.

 

미국 경제는 금년 전반에는 백신 접종 확대, 경제 활동 재개 및 강력한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연율 6.5% 페이스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3Q 성장율은 다소 둔화됐다. 지난 여름 발생한 델타 변이 재유행으로 여행, 레저 등 분야가 크게 영향을 받았고,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한 ‘공급 제한’으로 생산 활동이 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파월(Powell) 의장은 이번 자산 매입 축소 결정은 향후 정책 금리 인상과 관련하여 아무런 직접적인 시사를 주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정책 금리를 인상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충족해야 할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종전보다도 더욱 엄격한 평가를 확실하게 적용할 방침을 표명했다. 

그는, 정책 금리 인상에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알려지는 ‘최대 고용’ 달성 시기 전망에 대해, 금년과 같은 고용 정세 호전이 계속되면, 2022년에는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내놓았다. 단, 고용 정세 판단에는 폭넓은 지표들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령, 비록 실업률이 낮아도, 구직 활동을 단념한 많은 사람들이 고용시장을 떠나 있는 상황은, 비록, 실업자로 계산되지 않는다고 해도 최대 고용을 달성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 외에도, 노동 참가율, 임금 수준, 주별 노동자 이동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방침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연준 클라리다(Richard Clarida) 부의장은 지난 8일 행한 한 강연에서 “현 상황이 장기적 목표인 2%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나 금리 인상을 고려할 상황과는 거리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2022년 말까지는 금리 인상을 위한 필요한 조건들이 충족돼 있을 것” 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당면한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보면 (물가 상승) 리스크가 높아지는 상황” 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향후 ‘공급 제약’이 점차 해소되면 물가도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2022년까지 실업률이 3%대로 하락, ‘최대 고용’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금융정책 결정기구인 FOMC 회의 종료 후 발표한 성명문에서 “FRB는 지금처럼 시련의 시기에서, 경제 회복을 지원하고 ‘최대 고용’ 및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책무가 있다고 전제했다. 그리고, 현재 미국 경제는 Covid-19 백신 접종 진척 및 강력한 정책 지원에 힘입어 경제 활동 및 고용시장 사정은 호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 활동은 최근 수 개월 간 개선되고 있으나, 지난 여름 Covid-19 재확산으로 회복 속도가 늦춰졌다. 

 

인플레이션율은 주로 일시적으로 보이는 요인들을 반영해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Covid-19 이후 경제 활동 재개로 촉발된 수급(需給) 불균형으로 일부 분야에서 물가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금융 정세는 경제 및 가계 기업의 신용 흐름을 지원하는 정책 등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여전히 ‘완화적’ 상황이다. 그러나, 향후 백신 접종 확대 및 ‘공급 제한’이 계속 개선되면 경제 활동과 고용 확대 및 인플레이션 진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전망에 따라, 정책 금리 지표인 Fed Funds 금리 유도 목표 범위를 0.00~0.25%로 유지한다고 결정했다. 향후, 고용 상황이 ‘최대 고용’에 일치하는 수준에 도달하고 인플레이션율이 2%를 약간 웃도는 궤도에 올라설 때까지 이 목표 범위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이런 정책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완화 기조를 유지할 방침을 시사했다. 

 

작년 12월 이후, 미국 경제는 연준의 목표를 향해 커다란 진전을 이루었고, 이에 따라, 매월 자산 매입 규모를, 국채는 월 100억 달러, 주택대출담보증권(MBS)은 월 50억 달러씩 감축하기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이달 중순부터 자산 매입 규모를 매월 같은 페이스로 줄여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경기 전망에 변화가 생기면 조정할 용의도 있다. 현재 시행하는 자산 매입은 원활한 시장기능과 완화적 금융 정세를 계속 촉진함으로써 가계 및 기업의 신용 흐름을 지원한다. 

 

FOMC는 향후로도 금융 정책의 적절한 페이스를 판단함에 있어서 경기 전망과 관련한 각종 경제 지표들이 시사하는 의미를 주시할 방침이다. FRB 본연의 목표 달성을 저해하는 리스크가 생기는 경우에는 금융 정책 스탠스를 적절한 방향으로 조정할 용의가 있다. 공중 보건, 노동시장 상황, 인플레이션 압력, 인플레이션 예상 지표, 금융 동향 및 국제 정세를 포함한 폭넓은 정보를 감안해 판단할 것이다. 


▷ 英 FT ”경기 회복 및 물가상승 압력에 대응하는 중대한 ‘이정표’”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The Financial Times)는, 이번에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한 것은, 미국 경제가 Covid-19 충격에서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물가상승 압력에 대응하는 ‘중대한 이정표(critical milestone)’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결정은 연준 내부에서 오랜 동안 벌여온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Covid-19 이후 경제 활동 재개로 경제 전반에 확산되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처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미 연준과 함께, 호주, 캐나다 등 다른 중앙은행들도 이미 통화 긴축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고, 시장에서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도 2018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시장 투자자들은,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총재의 금리 인상을 부인하는 최근 발언에도 불구하고, 유럽중앙은행(ECB)도 내년에 들어가면 정책 금리 인상 대열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금리 인상’ 흐름의 배경은, 글로벌 ‘공급 제한’ 및 탈(脫)Covid-19 이후 소비자들의 수요 폭증에 따라, 중앙은행들의 예상과 달리 물가 상승 압력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이다. 경기 회복에 따른 임차료 상승, 근로자 부족에 따른 임금 상승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오래 지속될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미 연준도 FOMC 성명에서 금융 정책 기조 전환을 결정한 배경으로 “미 경제가 평균 2% 수준의 물가상승 유지 및 최대 고용 달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향해 ‘상당한 진전된’ 성과를 거두었다” 고 평가한 것이다. 

 

한편, 미 노동성이 10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 대비 6.2% 상승해서(전월은 동 5.4%) 1990년 이래 31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했다. 미 경제에 공급이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핵심 소비자물가지수(Core CPI;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제외)’도 작년 동월대비 4.6%(전월 4.0%) 상승해서, 1991년 8월 이래 30년만에 최고로 나타났다. 

 

▷”바이든 정권의 ‘With-Corona’ 정책 방향의 재설정이라는 관측도” 


한편, 일련의 법안 가결 등 움직임을 최근의 워싱턴 정치 상황과 관련 지어 해석하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다. 이달 초 치러진 버지니아주(州) 주지사 선거에서 예상 밖으로 민주당 후보가 패배한 것을 포함해서, 뉴저지주(州) 선거에서도 고전한 것은 바이든 정권에는 뼈아픈 충격이다. 정권 성립 후 이어진 아프간 미군 철수를 둘러싼 혼란 및 당면한 물가상승 등이 역풍으로 작용하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국민 분열을 부추기는 정치에 염증을 느꼈던 유권자들이 ‘타도 트럼프’를 외쳤으나, 이번엔 바이든의 ‘부작위(不作爲)’에 염증을 느끼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인프라’ 투자법안 가결을 통해 일단 정치적 만회를 위한 모멘텀을 잡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미국 인프라 시설 노후화는 이미 널리 알려진 것처럼, 교량의 40%는 건조 후 50년 이상이 경과했고, 그 중 7.5%는 구조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기후변화 위기를 기회로 바꿀 것” 이라고 역설한다. 아울러,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지금 애로가 되는 공급 제한도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비(非)영리 미디어 조직 NPR도 이번에 하원에서 ‘인프라’ 투자법안이 통과된 것은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일종의 호기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고용 시장의 대폭 개선 등, 경제 지표들이 호전된 것도 바이든 대통령의 기쁨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는 여전히 결코 쉽지 않은 적지 않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물가상승이 지속되고 있고, 안보, 국경 문제도 결코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할 수 없다. 여기에, 바이든 대통령이 또 하나의 핵심 국내 정책 대안인 사회안전망 법안의 의회 통과를 어떻게 이루어 낼 것인지도 첨예한 관심 포인트다. 아마도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내년 중간선거까지 남은 몇 개월이 취임 후 가장 큰 시련과 고난의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기사입력 2021년11월11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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