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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Watch] 일본의 탈(脫)코로나19 소비 트렌드의 향방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1년06월23일 16시00분

작성자

  • 이지평
  • 한국외국어대학교 특임강의교수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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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콕 소비의 변화에도 지속되는 트렌드

 

일본의 코로나19 감염 상황도 백신 접종이 빨라지면서 개선되고 있다. 하루 70만~80만명 수준으로 접종자 수가 확대되고 기업체, 관공서, 대학에서의 대량 접종도 시작되었다. 이에 따라 일본인의 외출 활동도 회복되는 한편, 일본기업 설비투자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시작하고 있는 상황이다. 7월 23일부터 개최될 도쿄올림픽이 감염 확산의 기점이 될 위험은 있으나 일본도 코로나19 접종 확대와 함께 점차 국민들의 야외 활동이 회복될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시대의 집콕 소비에도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여행이나 외식을 줄여서 내구재의 구매에 주력해 왔던 소비패턴에서 점차 서비스 소비를 늘리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정부는 백신접종 진행과 감염자 수 감소 효과도 지켜보면서 금년 4분기 중에 다시 소비 진작 정책을 재개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내 여행 수요를 보면 과거의 단체 여행 스타일보다는 소인원으로 자연환경도 조용히 즐기려는 패턴이 많아지고 있다. 여행지에서 원격 근무하는 등 워케이션(Work와 Vacation의 합성어)도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되는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여행의 부담이 아직 있어서 부유층이 일본 내에서 고급 관광 서비스를 즐기려는 행태도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음료의 경우도 알코올 성분이 없는 맥주 맛의 논알코올 음료가 크게 히트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없어지거나 변화한 회식문화가 코로나19 이후에도 논알코올 음료로 대체되는 등의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PC 화면을 보면서 각자 음식료를 준비해서 동료 및 친구와 원격으로 하는 온라인 회식 문화는 코로나19 이후 없어지거나 상당히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업의 해외출장을 자제하려는 패턴은 아직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해외출장을 감축하고 적지 않는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보인 일본기업은 원격으로 해외거점 등을 지도하는 시스템도 확충했기 때문에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과거만큼 해외출장을 활용하지 않으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외국기업의 경우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본을 방문하는 비즈니스 여행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에는 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21년 상반기의 일본시장 히트 상품을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소비행태와 함께 코로나19 극복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트렌드도 엿보이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사가 선정한 히트상품 리스트를 보면 Sustainable 상품이나 교외생활이라는 상품 카테고리가 포함되고 있다(일본경제신문,  6월 16일 조간, 「未来への投資」映す消費 環境配慮商品/買い物テック). 일본에서도 환경에 배려하면서 다소 높은 가격이라도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제품을 구매하자는 패턴이 과거보다 확대되었으며, 이에 따라 일본기업도 이러한 소비행태에 대한 대응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코카콜라는 페트병에서 라벨을 빼고 리사이클 하기에 편안한 제품을 출시했으며, 생활잡화의 Muji는 음료 용기를 페트병에서 알루미늄 캔으로 바꾸었다. 카이지루시라는 면도 칼 기업은 철강제 칼 부분 이외는 종이로 만든 친환경 제품을 출시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다이버시티, 성에 대한 구별 자체를 거부하는 젠더리스 트렌드도 계속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Onward Holdings는 남녀 구별이 없는 의류 브랜드인 ‘IIQUAL’를 출시했다. 이 브랜드에서는 남성도 입을 수 있는 원피스, 스커트 등이 판매되고 있다. 

 

한편, 택배 앱의 활용과 함께 실제 점포에서도 모바일 사전 주문 등의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쇼핑에 대한 일본 소비자의 호응이 높고 코로나19 이후에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인의 현금 결제 선호가 있었으나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신용카드, 디지털 머니 등이 보급되었으며, 이러한 추세는 지속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에 대응한 일본기업의 브랜드 가치 확대 전략

 

일본기업은 이러한 코로나19를 계기로 한 지속성을 가진 트렌드에 대응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Ajinomoto의 경우 코로나19로 외식을 줄이고 가정에서 자취하는 소비 습관의 확대와 함께 동사의 ‘식품과 건강의 과제해결 기업’이라는 기업 비전에 대한 소비자의 공감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동사는 Ajinomoto Park라는 레시피 사이트를 식품의 체험을 제공하는 형태로 리뉴얼 하면서 고객과의 연계를 심화시키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고객에 대한 기업의 정보 발신력이 브랜드 파워 형성에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 Ajinomoto는 그 방법에서 보다 공감과 체험을 중시해서 고객과 감성적으로 밀접해지고 자연스럽게 제품 판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최대의 중고품 판매 마켓 플레이스 사이트의 Mercari는 코로나19로 소득이 감소한 계층도 확대된 가운데 개인의 소득 획득 기회를 제공하는 중고 판매 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안심해서 참여할 수 있는 마켓 플레이스를 창조함으로써 소비자의 지지를 획득했다. 이 회사는 거래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고객 지원 시스템을 다방면에서 구축했다. 거래 참여자의 이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참여자의 평가 리뷰 시스템을 구축, 고객의 문의 대응 및 거래 서비스 상황을 감독하기 위한 전문 고객서비스 체제 구축, AI를 활용하거나 규약 위반 거래에 대한 감지 시스템 구축, 전국의 수사기관 및 공적기관과 연계해 절도품 등의 거래 방지 시스템 구축, 본인 인증 강화, 반품 및 배달 사고에 대한 보상과 함께 배달시의 파손 최소화 대응 조치 강화 등에 주력했다.  

 

캐쥬얼 의류의 경우도 집에서 편안하게 입거나 공원, 교외 등 사람을 피하면서 야외 활동을 하려는 수요에 힘입어서 매출이 확대, 그 중 최근 브랜드력이 급상승한 기업으로서 작업 의류 및 잡화를 제작해 온 Workman이 주목을 받고 있다. 동사는 각 산업현장의 작업자용 의류, 안전화 등을 제조 및 판매해 왔던 기업이며, 방수, 보온, 활동성 등의 의류 관련 기술을 축적해 왔다. Workman은 이러한 기술을 집에서 편안하게 입는 의류, 아웃도어 의류로서 브랜드를 재규정 하면서 적극적으로 신시장을 개척해 성과를 거두었다. 동사의 환기 기능이 탑재된 작업복의 경우 여름의 무더운 시기에 야외 작업을 해야 할 작업자에 맞게 개발되고 원가도 억제하면서 간단한 선풍기와 배터리가 연결되는 구조이지만 일본 소비자가 이를 야외 레저 활동용으로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Workman은 작업복 제조 과정에서 오랫동안 축적해 왔던 기술을 활용하면서 저가격을 무기로 이 아웃도어 의류시장을 공략해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아웃도어 의류시장은 브랜드 파워와 고가격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동사는 좋은 품질의 저가격 아웃도어 시장을 공략해서 성공한 셈이다. 

 

이상과 같이 일본기업의 사례를 보면 코로나19와 같은 커다란 충격이 발생할 경우에는 브랜드 전략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경영환경의 변화로 인해 기존의 브랜드 전략이 경제 및 사회 환경과 괴리할 수 있다는 리스크와 함께 브랜드 전략의 조정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측면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믿을 만한 실력, ESG, 새로운 소비행태 대응 등의 브랜드 전략의 과제는 단순한 마케팅 기법이 아니라 고객과의 괴리를 줄이고 사회와 고객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전사적인 전략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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