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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Watch] 일본기업 수익의 K자형 회복세​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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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10월08일 17시10분

작성자

  • 이지평
  • 한국외국어대학교 특임강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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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도 순이익 증가 기업 1,464사, 감소 2,257사 예상

 

코로나19 쇼크로 급락한 일본경제가 금년 3분기에 반등하였으나 경기상황이 여전히 불안한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기업 실적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동양경제신보사의 ‘회사 사계보’의 최신 예상에 따르면 2020년도에 순이익이 증가하는 상장 기업은 1,464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었으며, 그 중 481개사는 사상최고이익을 갱신할 전망이다. 그 한편으로 수익이 감소하는 기업은 2,257개사에 달하고 그 중 508개사가 적자의 빠진다는 예상이다(주간 동양경제, 2020.9.26.). 호조를 보이는 기업의 수익전망은 계속 상향수정 되고 있는데 반해 부진한 기업의 경우 수익전망이 계속 하향 수정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위기에도 불구하고 호조를 보이고 있는 기업은 갈수록 수익이 늘어나고, 부진한 기업은 부진한 상황이 더욱 심화되는 현상에 대해 양극화를 보여주는 'K자형 회복세'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 쇼크로 인한 사람 이동의 감소로 인해 항공, 관광, 외식 서비스 등 구조적 타격을 입은 기업들의 회복이 쉽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본정부는 재정지원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초저금리 정책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IT나 게임 관련 산업 등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 기업은 초호황을 구가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도 불황 기업의 파산이 속출하는 한편, 일본정부의 융자확대 유도 정책으로 인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초저금리 대출을 받을 것을 권유 받고 있는 우량 중소기업의 오너 등은 당장 자금의 사용처가 없어서 외제차를 구매하는 경우도 늘어나 일반 자동차 판매의 부진 속에서도 중고 페라리 등의 초고급차가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디지털화와 그린혁명을 축으로 기업 위상 변화

 

일본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서도 기업간 부침이 심해지고 있다. 석유 관련 거대기업들의 순위가 급락하는 한편 게임, 전자상거래, AI, 전기차, 헬스케어, 바이오 관련 기업들이 급상승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디지털화와 그린혁명이라는 트렌드를 타고 있는 기업들이 코로나 시대 및 코로나 이후 시대를 주도할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전자산업 중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 소니의 경우 세계적인 디지털화 추세를 뒷받침하는 스마트폰을 포함한 각종 카메라용 반도체인 CMOS(이미지 센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또한 동사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정액제 수익 모델도 확립하였으며, 이러한 게임 사업의 호조가 실적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 그 한편, 소니는 어려움에 처했던 스마트폰이나 TV 사업의 구조조정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들 사업에서는 판매대수가 줄어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개혁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호조를 보이고 있는 일본기업의 경우 소니처럼 세계적인 디지털화를 뒷받침하는 소재, 부품, 장비 분야의 강점 기업들이 많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반도체 제조 장치를 만드는 레이저테크의 경우 지난 2분기 매출액이 무려 132.8%나 확대하였으며, 동경일렉트론도 45.5%나 늘어났다. 이들 기업은 강점 분야에 특화하면서 세계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해 차세대 기술에서 선행하면서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레이저테크의 경우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노광 공정에서 사용되는 마스크(사진 원판과 유사)의 검사장치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업이다. 이 회사는 최첨단 공정인 극자외선(EUV)용 마스크 검사 장치에서 세계시장 점유율이 100%에 달하고 있다. 차세대 첨단 공정인 EUV에서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미세 가공 기술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합하는 가운데 초우량 반도체 기업이었던 인텔이 이 EUV의 도입에 차질을 빚어서 순식간에 위상이 흔들리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호기를 맞아서 레이저테크와 같은 일본의 각 반도체 제조장치, 소재기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일본기업의 경우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 고객의 요구 변화(코로나 쇼크로 인한 변화를 포함해서)를 가장 먼저 수집하여 제품 개량 및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미국의 저명 투자가인 워렌 바페트가 대규모 투자를 함으로써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일본의 종합상사의 경우 원래가 석유, 석탄 등 코로나 쇼크 이후에 위상이 약화되는 사업의 비중이 크지만 최근에는 차세대 그린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어서 그 신속한 구조전환 능력이 주목되고 있기도 하다. 

 

미쓰비시상사의 경우 사우디알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와 함께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한 저탄소 연료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생산하고 일본으로 운반하는 사업의 실증실험에 나서고 있다(일본경제신문, 2020.9.29).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산출한 천연가스에서 암모니아를 만들고 일본으로 수입해서 발전용 연료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암모니아 전용 발전소와 함께 기존의 가스발전소, 석탄발전소에서 혼합해서 사용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방침이다. 

 

그리고 암모니아의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도 회수하여 일부는 화학제품인 메탄올의 원료로서 재활용하는 한편, 일부는 유전지대로 운반하여 지중에 주입해서 원유생산량을 확대하는 증산기법으로서 활용할 계획이다(日本エネルギー経済研究所·サウジアラビアン・オイル・カンパニー·サウジ基礎産業公社, 世界初のブル-アンモニアの輸送が開始される持続可能な社会に向けての新しい道, 2020.9.27.). 종합상사의 경우 석탄 비즈니스가 많기 때문에 미쓰비시상사로서는 암모니아를 활용해 기존의 석탄 비즈니스를 그린화 할 수 있으면 그 이점이 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쇼크를 계기로 세계석유 수요는 2019년 수준을 쉽게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사우디알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들은 재생에너지 등을 강화하면서 에너지 비즈니스의 구조 혁신을 이루어야 할 과제도 안고 있으며, 일본 상사의 대응은 이러한 기회에 대응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석유시대가 서서히 저물어가겠지만 아시아 각국 입장에서는 중동의 자원이 당분간 사활적으로 중요한 것은 변함이 없을 것이며, 미국이 인도 태평양 지역에 관심을 갖고 있으나 셰일오일로 석유자급에 성공했기 때문에 중동 지역의 외교 및 안보정책이 후퇴 일로에 있어서 불안정성이 우려되는 측면도 있다. 미국정부가 중동정책을 미국 국내 선거 대책용으로 전개하는 경향이 강해져 중동정세가 불안정해지는 가운데 중동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및 역할이 커지는 측면도 있어서 일본으로서는 국력에 한계가 있지만 나름대로 중동지역과의 협력과 함께 비즈니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내수 서비스 관련 기업의 도태 압력 억제 노력

 

산업적으로는 코로나로 타격을 받고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내수 서비스 관련 기업에서도 타개책이 모색되고 있다. 이들 분야에서도 기업간의 부침이 있을 것이며, 코로나 이후를 대비한 생존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 되고 있다. 

예를 들면 해외여행객의 급감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백화점 업계에서는 미쓰코시이세탄이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개별 접객 서비스를 디지털 기술로 진화시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전담 판매원이 고객의 자택을 방문하고 취미나 니즈, 가족 이벤트 일정 등을 듣고 상품을 소개하는 비즈니스이며, 이를 스마트폰 채팅 앱 등을 활용해서 디지털화 하고 있다(일본경제신문, 2020.10.7.). 

 

동사의 신주쿠 점포의 경우 210명에 달하는 부유층 접객부가 연간 1천만엔 이상의 구입액이 있는 부유층을 위해 낮에나 밤에도 채팅을 통해 고객의 요망을 파악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온갖 종류의 백색 티셔츠를 보여 주세요’라는 부유층 고객의 요청이 들어오면 즉시 각 매장에 메시지가 전달되어 수분 내에 상품 리스트를 작성해서 고객에게 온라인이나 점포에서 전달되고 각 부서에서는 고객의 반응 등의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서 이 부유층 접객부의 6월~8월 매출액이 전년동기비로 약 10% 증가하였다. 고객의 취향을 공유하고 제안 상품의 폭을 넓힌 것이 1인당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고 한다. 

 

이 미쓰코시이세탄 백화점의 원류는 에도시대인 1673년 창업이며, 수많은 역사적인 사건을 거치면서 생존하여 백화점 사업을 변화시켜 왔다. 동사는 이러한 생존 능력을 활용하면서 코로나 이후 시대에 맞게 변화하기 위한 대응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리조트 호텔 등에서는 조식 뷔페 등을 야외 삼림 등에서 매트를 이용해서 즐기는 피크닉 도시락 코스로 바꾸고 고객의 호응을 얻거나 도심 호텔에서도 야외 정원을 활용해서  개방성을 높인 코스 메뉴 등이 개발되고 있다. 도심에서도 호텔 부지의 정원을 장식하면서 마치 높은 산에서 안개가 끼는 모습(분무기 사용)을 보는 것처럼 장식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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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10월08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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