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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shington Watch] “트럼프, 美 최고위층으로부터도 배척(排斥)당하기 시작”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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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6월11일 13시26분
  • 최종수정 2020년06월15일 17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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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전역으로 대규모 시위가 번져 “이제 통제 불능 상황” 우려도 


미국 미네아폴리스市 백인 경찰관들이 흑인 플로이드(George Floyd) 용의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수갑을 채운 채 용의자의 목을 무릎으로 8분 46초 동안 눌러 사망케 한 사건에서 발단된 항의 시위가 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플로이드(Floyd)씨가 사망한지 2 주일이 되는 지난 주말에도 50개주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의 요구는 이제 플로이드(Floyd)씨 사망에 대한 항의를 넘어서 그간 미국 사회에 쌓여 온 흑인을 포함한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 대우를 철폐하라는 요구가 다시 분출되고 있다. 심지어, 경찰관들이 법 집행 과정에서 저질러온 수많은 과잉 대응 관행을 철폐할 것은 물론, 경찰 예산을 삭감하라는 주장도 비등하고 있다. 일부 지방 정부에서는 경찰국 조직을 아예 철폐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주 정부는 앞으로 발생할 대규모 시위에 대비해 주지사 관할 하에 있는 주 방위군 병력을 동원하여 각 도시에서 삼엄한 경비 태세를 강화하는 한편, 교통을 통제하는 등, 시위 참가자들의 폭도화(暴徒化)를 방지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미국 미디어들의 보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 전역에서 일어난 일련의 시위 과정에서 경찰에 의해 체포된 인원은 1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미국 사회는 Covid-19 팬데믹의 중심지가 되었고, 수 개월 간 이어진 지역 봉쇄 조치로 인한 파멸적인 경제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전문가들이 경고하는 커다란 위험을 무릅쓰고, 경제 재개(reopen)를 시도 중이다. 그런 시점에 플로이드(Floyd) 사망 사건이 발생, 항의 시위가 인종 분규 및 불평등 문제로 번지며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급기야 미국 사회의 근본 질서마저 흔들리게 되었고 이러다가 전체적인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나온다. 

 

▷ “트럼프, 보수층 결집 위해 국민 분단을 선동하는 언행 이어가”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최근 미국 고용시장이 의외로 호전된 것을 염두에 두고, “플로이드(Floyd)씨에 대해서도 모든 사람들에 대해서도 훌륭한 날” 이라고 조롱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는 미국 전역에서 플로이드(Floyd)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참가자들은 물론,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와 전혀 상반되는 상황 인식을 보인 것이라는 거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시위 도중 75세 노인이 경찰관들에 떠밀려 넘어져 중태에 빠진 사건에 대해서도, 경찰관들이 밀친 힘에 비해 너무 세게 넘어진 것을 보니 어쩌면 ‘피해자가 음모에 의해 의도를 가지고 일부러 넘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아무런 근거도 없는 의문을 제기해 더욱 커다란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공화당 의원들조차 당혹감을 느껴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들은 11월 대선을 의식해 보수층 지지를 굳히려는 의도로 비쳐진다. 그러나,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돼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정식 후보로 선출되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맞대결을 펼치게 된 바이든(Joe Biden)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회복을 과시하며 공권력에 희생된 플로이드(Floyd)씨를 조롱한 것에 대해 “비열한 행동” 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도 ‘시위 진압을 위해 연방군 병력 투입도 불사하겠다’는 최근 발언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훌륭한 주방위군과 연방군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 당초 시위 사태 발생 초기에 주지사들과 가진 회의에서 ‘거리를 제압하라(dominate)’고 촉구했던 강경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는 최근 시위가 과격 폭도화(暴徒化)한 배경에 극좌(極左) 세력들이 있다며 배후 세력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할 방침임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 사회에는 흑인들에 대한 백인 경찰관의 과잉 대응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고, 특히 흑인 사회에 과거 노예 해방 이후로도 박해와 차별에 대한 불만이 쌓여온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최근 여론조사(AP 통신)에서 흑인들의 72%가 경찰관들의 폭력이 ‘대단히 심각하다’ 고 응답, 백인들의 26%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 트럼프 ‘軍 동원 불사’ 발언에 전직 장성들 일제히 반기(反旗) 


미국 내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플로이드(Floyd)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 일련의 과격한 언행을 계속하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들 간의 분열을 부채질하는 것이라는 비난과 함께, 그의 시위 대응 자세로 인해 격렬한 반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은 주로 시위 진압을 위해서는 연방군 병력 동원도 불사하겠다는 그의 과격한 발언이 촉발한 것이다. 

 

이러한 연방군 병력을 동원한 강경 진압 불사 자세에 대해 맨 처음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선 인물이 바로 트럼프 정권 초대 국방장관이자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전격적으로 해임된 바 있는 매티스(James Mattis) 예비역 해병 대장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들을 단합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최초의 대통령” 이라고 비난하면서, 더욱이 그는 그런 노력을 하는 척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자세에 반기를 들고 나선 일물은 트럼프 대통령 정권 하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켈리(John Kelly) 예비역 대장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쏟아내는 시위 진압과 관련한 강경 자세에 대해 ”우리는 대통령을 선출함에 있어서 보다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것” 이라고 언급했다.

 

이어서, 앨런(Jhon Allen) 예비역 대장, 뎀시(Martin Dempsey) 전 합참의장을 포함한 많은 전직 최고위급 장성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멀렌(Mike Mullen) 예비역 해군 제독은 親트럼프 채널인 Fox News에 출연 “우리는 적과 싸우기 위해 군대를 보유하는 것이다. 우리 군대는 우리 국민들을 국가의 적으로 삼아 싸우는 데 동원되어서는 안되는 것” 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이처럼 많은 전직 군 지휘관들이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군 병력 동원 불사 발언에 거세게 반대하고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상황이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now that everything is under perfect control)” 고 언급하면서 수도 워싱턴 D.C. 일원에 배치되어 있던 주방위군 병력을 철수할 것을 명령하기도 했다.          

 

▷ 공화당 중진인 파월 前 국무장관 “트럼프, 헌법을 일탈하고 있어”


트럼프의 이러한 강경 대응 자세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선 인사들은 이러한 군 최고사령관 출신 장성들 뿐만이 아니다. 역시 미국 합참의장 출신으로 공화당 중진으로 알려진 파월(Colin Powell) 전 국무장관(George W. Bush(子) 대통령 당시 역임)은 최근 CNN TV 인터뷰에서 “우리는 헌법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누구나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은 헌법을 벗어나고 있다(drifted away)“고 말했다. 

 

동시에, 흑인 남성 플로이드(Floyd) 사망 사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에 대해 “미 합중국의 헌법을 일탈하고 있다” 고 비난했다. 여태까지 침묵해 오던 공화당 중진 인사로는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선 것이어서, 향후 이러한 이반(離反)이 이어질 경우, 트럼프 재선 전략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파월(Powell) 전 국무장관은 지금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에 대해서도 “미국 국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에 대해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표출하는 것” 이라고 언급했다. 동시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 진압에 연방군 동원도 불사한다는 발언을 강력히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매티스(Mattis) 전 국방장관에 대해서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고 말했다.

 

파월(Powell)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3년 간 행적에 대해 “그는 효율적인 대통령이 아니었고 취임식부터 거짓말로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언제나 거짓말을 하고 있다(lies all the time)” 고 언급했다. 그는 공화당 내부 사정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일에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는 상황” 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파월(Powell) 전 국무장관은 자신은 11월 대선에서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 대신에 바이든(Joe Biden) 민주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내에서는 비교적 온건파로 분류되는 그는 2016년 대선에서도 당시 공화당 트럼프 후보 대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지금 공화당 내부에서는 부시(Bush, 子) 전 대통령 및 2012년 대선 후보였던 롬니(Mitt Romney) 상원의원 등이 트럼프의 재선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트위터를 통해 파월(Powell) 장관이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것을 염두에 두고 “괴멸적 중동 전쟁에 깊이 관여한 융통성 없는 인물”, “과대평가된 인물” 이라는 혹평을 쏟아냈다. 

 

▷ 이코노미스트誌 “트럼프, 최고위층으로부터 배척당하고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誌도 최근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이드(Floyd)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미국 각 도시에 연방군 병력을 투입할 것도 불사할 것이라는 발언으로 인해 ‘미국의 최고위층 인사들로부터 배척(排斥)당하고 있다(America’s top brass break with Donald Trump)’ 고 분석했다.

동 誌는 이에 더해 며칠 전 백악관 인근에 있는 교회에 가서 사진을 찍기 위해 시위대를 무력으로 강제 해산시켰던 일을 거론하며 지금 미국 사회는 민주적 규율 및 군 위상과 사기를 위협하는 최악의 ‘民 vs 軍(civil-military)’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民 vs 軍’ 간 문제는 단지 미국 국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대외 및 국내 정치 문제가 군사 문제와 연관 지어지고 있어, 군사적 임무들이 정치화되어 가고 있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아울러, 해군전쟁대학(Naval War College) 콘(Linsey Cohn) 교수의 “요즘처럼 전·현직 최고 인사들이 일제히 반기를 들고 나오는 상황은 일찍이 없던 놀라운 일” 이라는 발언도 소개했다. 

 

더욱이, 에스퍼(Mile Esper) 현 국방장관은 지난 3일, 백악관이 각 주지사들에게 ‘반란법(叛亂法; Insurrection Act’을 적용해서 시위 진압을 위해 군 병력 배치를 요청하라는 지시에 대해 이를 지지할 수 없다며 반기를 들었던 사실을 강조했다. 이에 더해, 밀리(Mark Milley) 합참의장은 휘하 지휘관들에게 “군은 법령에 따라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 이라는 서신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 사진 촬영을 위해 백악관 인근 성 바오로 (St. Paul John II) 성당 주변 시위대를 최루탄을 쏘아 해산시킨 것에 대해 민주당 인사들은 물론 일부 공화당 인사들을 포함해 많은 종교계 지도자들이 나서서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이러한 트럼프에 대한 반대 기운은 여론조사에도 반영되어 나타난다. 최근 발표된 Washington Post-Schar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4%가 인종 차별 및 경찰관의 잔인한 행동에 항의하며 경찰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지지하는 동시에, 트럼프의 강경 진압 방침에는 64%가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여론조사 역사상 요즘처럼 인종 차별이 만연하거나 법 집행 과정에서 인종 차별적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는 인식이 광범한 공감을 보인 적은 없다고 평했다. 이는 최근 수 년 간 미국 사회가 좌경화 성향을 보인 결과로도 해석했다. 다른 조사(Monmouth University) 결과에서도 백인 71%를 포함한 미국인들 76%가 인종 차별 문제는 중대한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2015년의 같은 조사 결과에 비해 무려 26%P나 상승한 것이다. 

 

▷ 민주당 바이든 후보와의 일반 지지율 격차는 날이 갈수록 벌어져 


최근 한 달 동안 쏟아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악재들의 영향으로 그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율도 악화되고 있다. FiveThirtyEight가 모든 여론조사 결과를 집계하여 평균한 결과는, 지난 5월에 지지율(approval)이 43%, 불지지율(disapproval)이 50.7%이었으나, 지금은 지지율이 42.9%로 거의 변화가 없는 반면, 불지지율은 무려 3%P가 상승해 53.6%에 이르고 있다. 이는 트럼프의 지지층은 공고한 반면, 일련의 사태로 불지지층이 크게 증가한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걸린 선거 전략에도 심각한 과제를 안겨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을 깊은 고심에 빠지게 할 여론조사 결과는 단순히 현재의 업무 수행에 대한 ‘불지지율 상승’ 뿐만이 아니다. 이제 11월 대선을 겨우 5개월 앞둔 5월 말 ~ 6월 초 실시된 각 여론조사 기관들이 트럼프 vs 바이든 두 후보에 대한 일반 유권자들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Ipsos 조사에서 37 : 47, Yougov 조사에서 43 : 52, RMG Research 조사에서 39 : 41 등, 거의 모든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바이든(Biden) 후보에 크게 뒤지고 있다. 더욱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 것은 이러한 지지율 격차가 시간이 흐를수록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에서도 현직인 트럼프 대통령이 야당인 민주당 바이든(Biden) 후보에 두 자리 격차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이미 전국을 엄습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라는 미증유의 역질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플로이드 사건으로 점화된 인종 문제가 덮쳐져 ‘더블 위기(Double Crisis)’에 처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가 심히 불편할 것은 당연하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분노에 차 표류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 “11월 대선 결과는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율 상승 여부가 관건”


이번 ‘플로이드(Floyd) 사망’ 사건은 흑인에 대한 차별 의식을 크게 자극하고 있어, 트럼프 재선에 미칠 영향에도 큰 관심이 쏠린다. 벌써부터 여러 추측들이 나오고 있으나, 선거가 5개월여 남아있는 현 시점에서 선거 당일의 유권자들에 미칠 영향을 예상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적 타격에서 벗어날 방도로 고심 끝에 경제 활동 재개를 본격화하려던 직전에 일어난 ‘플로이드(Floyd) 사건’은, 그간 미국 사회에 쌓여온 인종 분규, 사회적 분단 등 모순이 일제히 분출된 것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로 인한 불만 폭발 및 연쇄적 충돌은 유권자들의 표심으로 나타날 것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 성향은 민주당 지지가 80% 이상으로 압도적이다. 미국 전체 인구에서 흑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그다지 크지 않으나(14%), 이번에 다시 불거진 인종 차별 이슈에 공감하는 정서는 대다수를 차지하는 백인 사회(60%)에도 광범하게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오는 11월 대선에서는 예년과 달리 인종 문제가 선거 결과를 판가름할 주요 변수로 부각될 것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지난 8일 발표된 CNN 여론조사 결과, 미국 유권자들은 ‘경제’ 문제(77%). ‘의료’ 문제(69%)에 이어 ‘인종’ 문제(68%)를 3번째로 중요한 선거 이슈로 꼽고 있다.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율이다. 특히, 미시간, 펜실베니아, 위스콘신, 플로리다, 오하이오, 애리조나 등 소위 격전지의 투표율이 관심의 표적이다. PEW 리서치 센터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대선에서 흑인 유권자들 투표율은 전회 대비 7%P 하락한 59.6%로 백인 투표율에 비해 5.7%P 낮은 수준이었다. 이것은 당시 ‘힐러리’ 후보가 예상과 달리 패배한 원인의 하나로 꼽혔다. 따라서, 이번 플로이드(Floyd) 사건으로 흑인 유권자들 투표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민주당 바이든(Biden)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가 있다. 

 

▷ 공화당 “트럼프 위상 약화로 11월 선거에서 위기에 빠질 것” 우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역시 향후 공화당 내부의 이반(離反) 현상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이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일부 당내 고위급 인사들이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아직은 대규모 이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나, 만일, 이러한 공화당 내부에 ‘트럼프 떠나기’ 현상이 본격화되는 경우에는 공화당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오늘 아침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紙는 이례적으로 공화당 내부에서 코로나 확산에 대한 조치, ‘플로이드(Floyd) 사망’과 관련한 항의 시위에 대한 대응 등, 현재 진행되는 여러 상황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자세가 결정적인 분란을 일으켜 대통령 자신의 위상이 급격히 약화됨에 따라, 오는 11월 선거에서 공화당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최근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전국적인 규모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격전 지역에 국한된 조사를 불문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바이든(Biden) 후보에게 패배할 기반이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일부 공화당 지도층 및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해 온 대기업들이 최근 벌어지고 있는 “Black Lives Matter(흑인 생명 존중)” 캠페인에 동참하기 시작하고 있다. 

이렇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형국을 감안해서, 지극히 가정적인 예상이기는 하나, 도저히 불가한 경우에는, 최후 수단으로, 펜스(Mike Pence) 부통령을 긴급 교체하여 내세울 가능성을 점치는 견해들도 있으나, 펜스(Pence) 부통령도 지난 수 년 간 트럼프 대통령과 손잡고 지내온 처지라 별반 다를 게 없는 형편이다. 

 

또 다른 작은 변수로는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끝에 백악관을 떠났던 볼턴(John Bolton) 전 안보보좌관이 그간 백악관의 저지로 보류해온 ‘우크라이나 스캔들’ 진실을 폭로할 저서 출판할 강행할 태세로 있어 이로 인한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 및 공화당 진영으로서는 11월 선거를 코 앞에 두고 악재에 악재가 쌓여가는 어려운 형국으로 빠져들어 가는 모양이다. 

 

이제, 그간 코로나 사태로 숨죽이고 있던 미 대선전이 드디어 본격화할 채비를 하고 있다. 비록, 유례없이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나, 선거전 열기는 점차 달아오를 것이고, 두 진영은 중대한 시기로 접어들고 있는 게 분명하다. 따라서, 앞으로 몇 달 간은 세계인들의 이목은 온통 미 대선전으로 쏠리지 않을 수 없는 아주 흥미로운 상황이 벌어졌다. 이와 함께, 이해 관계가 걸려있는 세계 각국은 이러한 선거전 판세 움직임을 면밀하게 점치며 자신들의 대내외 정책 노선도 예민하게 조정해 나갈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ifs POST> 

 

  • 기사입력 2020년06월11일 13시26분
  • 최종수정 2020년06월15일 17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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