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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Watch] 미중 전기차 마찰과 일본의 ‘모빌리티DX 전략’ 책정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6월06일 09시00분
  • 최종수정 2024년06월06일 08시43분

작성자

  • 이지평
  • 한국외국어대학교 특임강의교수

메타정보

본문

미국 정부의 중국제 EV 봉쇄와 중국 기업의 도약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대중국 보호주의 정책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미중이 본격적으로 무역전쟁에 빠질 경우 세계경제에 미칠 악영향도 우려되며, 일본으로서는 중국의 보복 등 향후 대응을 예의 주시하면서 대응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14일에 바이든 정권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 중 전기차(EV), 반도체, 태양광발전 등 7개 분야에 관해서 대폭적으로 관세율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불공정 무역 관행의 시정을 명분으로 일방적으로 관세율을 올릴 수 있다고 규정된 미국의 ‘통상법 301조’에 의거 하여 중국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올린 것이다. 구세대 반도체의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고 철강이나 알루미늄은 3배 정도 올린 25%로 하기로 했다. 그리고 중국제 EV의 경우 미국 시에 거의 수출되지 않는 상황인데도 4배 가량 올린 102.5%라는 공격적인 고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일반적인 수입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은 2.5%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로서는 중국제 EV를 그만큼 커다란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일본정부도 경제안보 전략을 강화하고 미국과 협력하고 있는 입이지만 일본정부의 최근 동향으로 보면 미국처럼 중국과 충돌하는 전략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지난 5월 말에 개최된 한일중 정상회담에서도 한일중이 보호무역에 맞서서 자유무역 체제의 옹호를 강조했으며, 한일중 FTA 협상 재개에도 합의한 바 있다. 다만, 일본으로서도 중국 내수시이 부진을 보이면서 과거와 같은 고성이 어려운 가운데 철강 등의 각종 산업 분야에서 중국발 공급 과잉 압력이 고조되고, EV 등 차세대 자동차에서의 중국의 수출 공세 강화에 긴 하는 입이기는 하다. 중국이 강대국으로서 내수주도 성을 강화하고 수출 일변도의 전략보다 수입시을 확대하고 국제적인 공헌도를 높이는 방향을 일본으로서도 기대하고 있으나 중국 내부 사정상 쉽지 않은 측면도 있을 것이다.

 

일본으로서는 특히 기불황 과정에서 전자산업의 수출경쟁력이 약해져 일본이 무역적자 구조로 빠진 가운데 자동차가 중요한 수출 산업으로서 남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 자동차 산업이 수출 대수 측면에서 일본을 능가하고 EV 분야에서 도약하고 있는 상황을 경계할 수 밖에 없다. 일본에서는 최근 EV 보급이 둔화될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많지만 미국이 초강수를 두면서까지 중국산 EV를 막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 자체가 EV 보급 시대에 중국기업의 부상을 우려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일본도 긴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EV가 2023년 세계 신차 판매 대수(승용차)의 18%를 차지할 정도로 보급이 진전되면서 과거와 같이 정부 보조금에 의한 매출 확대가 어려워진 가운데 EV의 가격 절감이 과제가 되고 있는데, 중국 자동차 기업의 원가절감 경쟁력이 강점이 되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시은 세계 1위의 규모이면서 수많은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그동안 격렬한 경쟁 과정을 거쳤으며, 강한 기업이 살아남는 과정에서 경쟁력을 높여 왔다. 중국의 대표적인 EV 기업인 BYD는 대당 1만 달러 정도의 EV를 2025년에 유럽에 출시할 계획으로 있다. 이 EV의 실제 판매 가격은 관세율, 유럽 규격 대처 등으로 1만 달러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이나 운전 보조 기능 등 통상적으로 고급차에 있는 기능도 일부 탑재될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일본 자동차 기업은 중국시뿐만 아니라 일본기업의 아성이었던 동남아 시에서도 중국제 EV에 밀리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와 함께 IT 강자인 샤오미나 화웨이의 경우 EV가 가진 풍부한 전력을 활용하면서 자동차의 디지털화, 플랫폼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점차 자율주행 기능도 각종 인프라와 연계하면서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미국의 애플이 구상하면서도 실패한 자동차의 본격적인 스마트폰화를 중국기업이 주도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샤오미가 출시한 EV인 ‘SU7’은 아직 품질 측면 등에서 과제가 있으나 스마트폰이나 가전 등에 탑재하는 기본 소프트웨어인 ‘하이퍼 OS’를 내해 스마트폰, 태블릿, 가전 등과 통신하여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생태계 전반에서 이익을 얻고 차량 가격은 낮추는 비즈니스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이미 신차 판매 3대 중 1대가 EV가 된 중국에서는 자동차 내부에서의 혁신도 가속화되고 있다. 차량 탑승 중의 쾌적함과 오락성을 추구하면서 운전석이 안마 의자가 되거나 카라오케, 냉고 등을 준비한 차량이 등하고 있다. 대형 중국 자동차기업인 상해기차집단(上海汽車集団)의 경우 운전석 앞에서 조수석까지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합친 구조를 채택, 운전자의 운전시 시선 이동 부담을 줄이면서 조수석에서는 15.5인치 디스플레이로 영화, 게임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松本晟·若杉朋子·田辺静, 中国EV, カラオケは必需 ゲームにマッサージチェア, 音声認識 価格競争の先, 装備に的, 2024.6.3.). 

 

모빌리티 혁신 대응력 강화 고민하는 일본기업

 

일본기업으로서는 구미 등의 선진국에서 EV 판매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고 하이브리드 자동차 (HEV)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 수익 확대의 호기로 작용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휘발유를 사용하지만 엔진을 발전기처럼 사용해 배터리에 전력을 저하고 전기차로서의 주행도 가능하다. 복잡한 기계 구조이기 때문에 일본기업의 제조 강점이 세계적으로 발휘되고 있다. 도요타 등 일본기업은 보다 복잡한 구조를 가지면서 충전도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의 보급책도 세계적으로 강화할 전략이다. 

그러나 신흥국 시을 중심으로 중국 기업의 EV가 약진하고 있고 자동차의 디지털화 전략도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에 일본기업도 디지털 모빌리티로서의 EV 전략 강화에 주력할 자세이다. 최근의 EV 보급 둔화를 기회로 삼아서 상대적으로 지연되었던 EV화를 디지털 모빌리티 전략으로서 강화할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HEV, PHEV로 수익을 늘려 EV 스마트카 트렌드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정부도 SDV(Software Defined Vehicle)을 강조한 ‘모빌리티DX’ 전략을 지난 5월 말에 채택했다. 이는 자동차 산업이 디지털 기술로 혁신되는 과정에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것이며, 정부와 민간으로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한 게임 체인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기존의 자동차 산업의 생산 방식의 혁신을 모색해,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차량 설계 구조의 혁신과 함께 제품 개발 및 생산의 신속화에 주력한다. 이를 위해 자동차용 반도체 개발 강화, 시뮬레이션 모델의 구축, 생성형AI 활용 등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서비스 영역의 혁신, 공급망 전체 차원에서의 데이터 활용 체제 개선, 일본의 B2B 분야 플랫폼인 Ouranos Ecosystem의 운영, 자동차 관련 부품·생산·물류·소비 등 전 과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 모빌리티DX 플랫폼의 설립 및 운영을 통해 기업 및 인재 교류의 활성화 등에 주력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도요타자동차는 2026년에 출시할 계획인 차세대 전기자동차(EV)에 모듈형 차량생산 시스템인 '기가캐스트'의 도입을 추진하면서 원가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대형 다이캐스팅 머신을 사용하여 수십 점의 판금 부품으로 만들었던 것을 하나의 모듈로서 일체적으로 성형하여 부품 수를 크게 줄인 것이다. 도요타는 이러한 생산혁신과 함께 차세대 전고체전지의 개발에도 주력하면서 EV 경쟁력의 강화에 나서고 있고 최근에는 생성형AI를 활용한 업무 효율 개선, 제품 개발력의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미 도요타는 사무 업무의 합리화나 콜 센터 등에서 AI를 활용하는 단계는 어느 정도 진척되었으며, 다른 일본기업과 비슷하게 생성형AI를 활용한 SDV나 디지털 신서비스 개척 등에도 향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도요타는 생성형AI를 디자인의 조정에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최적의 부품 조합을 도출하는 등 작업을 효율화 하고 기획이나 설계에 필요한 시간을 절반으로 단축할 가능성이 있다(淡海美帆·沖永翔也·松浦龍夫, マツダ, 設計部門など 研修トヨタはデザイン・抵抗算出, Nikkei, 2024.3.9.). 도요타자동차는 미국 연구 개발 자회사인 도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TRI)에서 이미지 생성 AI의 이용을 시작했으며, 자동차의 디자인 이미지에서 AI가 공기저항을 계산하고 디자인을 조정하는 작업 등이 가능해졌다. 

 

이상 본 바와 같이 미중 EV 통상마찰의 이면에는 중국의 EV 스마트카 전략의 성공적인 발전이 있으며, 이를 관세율로 일시적으로 규제할 수 있으나 보호주의의 한계, 자국 산업의 전반적인 정체 효과도 우려되며, 일본과 같이 차세대 자동차 기술 개발 경쟁에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소프트웨어 및 플랫폼, 반도체, 배터리에 뒷받침된 차세대 EV 스마트카는 기존 자동차 산업과 다른 구조라는 발상으로 기초부터 산업의 생태계 차원에서의 혁신에 대응하는 전략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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