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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Watch] 트럼프 리스크 고려한 일본은행 금리인상 정책의 향방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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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25년02월06일 19시15분
- 최종수정 2025년02월06일 19시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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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17년 만에 정책금리를 0.5%로 인상 후의 고민
일본은행이 지난 1월 24일에 정책금리인 콜 금리의 유도 목표치를 기존의 0.25%에서 0.5%로 인상했다. 이는 2008년 10월 이후 17년 만의 수준이다. 이번, 금리 인상 결정 직후에 가졌던 기자회견에서 우에다 일본은행 총재는 아직 정책금리가 물가상승률 보다 낮아서 마이너스의 실질금리를 보이고 있는 등 경제 상황에 비해 낮은 금리 상태에 있다고 언급해 지속적인 금리인상 의지를 보였다.
이러한 일본은행의 지속적인 금리인상 의지는 일본경제의 견실한 성장세가 유지되고 소비자물가도 목표치인 2%를 계속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일본은행이 작년 12월의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금리인상을 보류한 것은 2025년도의 중소기업 임금인상률의 불확실성과 함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을 고려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지난 1월 20일의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에 금융시장의 혼란이 없는 것을 확인하면서 일본은행은 1월 24일에 금리인상을 결정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25%의 관세,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대통령 명령에 서명하자 2월 3일의 도쿄증시 등 각국 증시가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러한 금융시장의 위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일본은행도 추가 금리인상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발동을 앞두고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1개월 연기하기로 하는 등 협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며,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판단에도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트럼프 정권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을 포함한 각국 및 세계경제 전체가 위축되고 국제금융시장이 혼란을 보일 경우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인상도 어려워질 것이다. 또한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연기되어도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일본 및 각국 기업의 투자가 보류 및 위축될 위험도 있다. 트럼프 정권 인사 중에는 관세 인상에 적극적인 인물과 세계 비즈니스 환경을 중시하는 인물이 혼재되고 있고 정책의 불확실성이 있다. 폴 크루그먼 등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관세의 영향이 미국의 소비자의 이익을 해치고 물가 상승 압력과 함께 저소득층의 생활을 한층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모건스텐리는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로 미국경제의 성장률이 향후 1년 간에 0.7%~1.1%p 정도 하락할 것이라는 추정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트럼프 정권은 이러한 경제학자들의 주장을 논박할 정도의 분석과 관세 인상의 타당성을 입증하는 근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정권의 관세 인상 압박은 멕시코 등과의 협상을 보면 각국과의 협상을 통해 미국의 안전과 국익에 도움이 되는 상대국의 양보를 얻어내고 미국으로의 투자 유치와 고용 확대도 모색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관세 인상 정책으로 미국 및 세계 경제에 피해가 확대될 정책을 쓰면서 국제금융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것은 피하겠다는 최소한의 고려는 어느 정도 있을 것이다. 특히 트럼프 정권은 주식시장이 요동을 치고 급락하는 것만은 피하겠다는 입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일본경제, 인플레이션이 상대적으로 우려되는 상황으로
물론, 트럼프발 관세 폭탄과 세계경제 및 금융시장의 혼란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2025년 중에 미국 및 세계경제가 전년과 같은 3% 내외의 순조로운 성장세를 유지할 것을 전제로 하면 일본은행은 금년 중에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사실, 트럼프 리스크가 어느 정도 완화된 지난 2월 4일에 우에다 일본은행 총재는 국회에서 ‘현재는 디플레이션이 아니고 인플레이션 상태라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였다.
일본은행은 1월에 금리인상을 결정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전망치도 상향 수정하였다. 1월의 ‘경제·물가 정세의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4년에 이어 2025, 2026년까지 계속 일본은행의 목표치인 2%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와 함께 일본은행이 중시하고 있는 임금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일본은행은 작년 말 시점에서 대기업의 임금인상은 어느 정도 확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중소기업의 임금인상에 대한 증거를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년 말에는 금리인상을 보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25년 초의 일본은행 지방지점 보고 등에서 지역경제 상황이나 중소기업의 임금인상 동향을 확인하여 일본은행은 2025년 춘투에서도 5% 내외의 높은 임금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금리인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이번 금리인상의 여파 등 일본경제의 회복세 지속을 확인하면서 추가금리 인상 정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높아진 임금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으로 인해 실질임금의 하락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가계의 금리인상 부담으로 소비지출의 상대적인 부진이 지솔될 것인지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일본경제가 당장 위축될 가능성은 낮게 평가되고 있으며, 일본은행 정책위원들의 전망치의 평균치인 2025년 실질GDP 성장률 1.1%는 민간 경제연구소의 전문가 35명의 2025년 1월 전망치의 평균치와 같은 수준(일본경제연구센터, ESP Forecast, 2025.1.)이다.
일본은행이 세계경제의 향방, 임금상승과 일본경제의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향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는데, 어디까지 올릴 것인지도 초점이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중립 금리가 하나의 기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중립 금리는 중장기적인 잠재성장 능력에 수렴하는 수준이면서 경기를 과열도 위축도 시키지 않는 자연이자율(균형실질금리)에 기대인플레이션율을 더한 것이며, 일본의 자연이자율은 소폭의 마이너스에서 소폭의 플러스로 추정되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일본은행의 분석 사례라고 하면서 중립금리는 1~2.5%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일본은행이 중립금리 추정의 하한선인 1% 정도까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으나 트럼프 시대의 해외경제 리스크, 장기 저금리에 익숙해 온 좀비 기업(이자보상 배율 1미만 기업)의 청산 속도 부담, 소비 등 경제에 미칠 영향 등도 고려하면 추가적인 금리인상은 점차 신중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Bloomberg가 실시한 이코노미스트 45명에 대한 긴급조사의 결과를 보면 정책금리를 현행 0.5%에서 0.75%로 인상할 시기에 관해서는 7월이라는 응답이 56%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이 9월의 18%였다(日銀の次回利上げは7月予想が50%超, ペースは半年に1回-サーベイ, Bloomberg, 2025.1.28.). 다만, 7월의 경우 참의원 선거 때문에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리고 이번 금리인상 국면에서의 최종적인 금리 도달 수준(Terminal Rate)에 관한 예상의 중앙치는 1%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일본은행 이사를 역임한 바 있는 하야카와 히데오씨는 일본은행이 다음 7월에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서 빠르면 1.5% 정도로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1%까지는 상대적으로 순조롭게 인상되는 한편 1%를 넘은 이후에는 신중하게 금리인상을 모색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伊藤純夫·藤岡徹, 日銀利上げめどは1.5%程度の可能性, 早ければ来年にも-早川元理事, Bloomberg, 2025年2月5日).
1.5%로의 금리 인상이 일본 및 세계경제의 상황에서 가능할 것인지 불확실하지만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를 초과하고 있어서 실질금리(명목금리-기대물가상승률)는 마이너스인 것으로 보여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엔화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책금리가 1%에 접근하게 되면 엔캐리 트레이드의 어려움도 한층 확대해 극심한 엔저 압력은 점차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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