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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번의 우승, 불가능을 현실로 만든 남자: 페이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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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11월19일 16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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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게임을 넘어, 하나의 스포츠로 자리 잡은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는 수많은 게임 중 가장 e스포츠 리그가 활성화 된 게임 중 하나이다. 하나의 리그가 흥하기 위해서는 스토리를 가진 스타가 필요한데, 이 왕관의 무게를 완벽히 이겨낸  한 사람의 이름이 있다. 바로 페이커(Faker), 본명 이상혁 선수다. 

 

페이커 선수는 데뷔 전부터 한국 서버 1등을 달성하며 최고 유망주로 꼽히고 있었고, 2013년 데뷔 첫 경기에서는 한국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명이라고 평가받는 Ambition 선수를 꺾으며 두각을 드러냈다. 신인 선수가 최고의 선수 중 한명을 꺾는 이변이 단순한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듯 그는 뛰어난 활약을 이어 갔으며, 매년 세계의 강팀들이 모여 자웅을 겨루는 롤드컵에서 SKT1 팀의 첫번째 롤드컵 우승이자, 데뷔 년도 우승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다.  그 후에도 그는 2015년도, 2016년도 연속 롤드컵 우승을 이루어내며, 뛰어난 성적을 이어갔고, LOL 계의 GOAT (Greatest of all time) 선수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그러나 2017년에도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였던 그는 롤드컵 결승전에서 자신의 데뷔 상대인 Ambition 선수를 만나 쓰라린 패배를 겪게 되었으며, 결승전 패배 이후 함께 했던 팀원들도 장기간 정상 자리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불태우다보니 공황장애나, 부상 등의 이슈로 부진을 보이게 되었다. 

 

 함께 발을 맞춰온 팀원들의 흔들림과 본인 자체도 정상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를 갈아낸 부작용으로, 2018년에는 부진한 퍼포먼스를 보인 페이커. 사람들은 그의 전성기가 지났다고 생각하였다. 실제 4년간 그는 롤드컵에서 4강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사람들의 생각이 의심이 아니라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었다. 그러나 2023년 시즌 그는 쌓여온 노련함으로 신인 급 선수들을 조율하여 다시 롤드컵 우승을 이뤄냈고, 2024년도에도 열세로 꼽히는 상황 속에서도 강팀들을 꺾으며 우승을 이뤄냈다.  

 

 최고 기량을 보이던 페이커가 우승은 커녕 플레이오프 진출도 간당간당해졌을 때, 어떤 사람들은 이제는 우승권 실력과 멀어진 것이 아닌가 실망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저 e스포츠의 판이 작았던 초창기에 먼저 판에 진입하여 운 좋게 우승을 한게 아니냐는 비난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사람들의 시선을 보란듯이 이겨내면 다시 연속 롤드컵 우승이라는 성과를 보이며 팬들에게는 희망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가 팬들에게 준 감동은 기성 스포츠에서 우리가 얻는 감동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그가 중간에 부진을 이겨내고 연속 우승을 일궈냈다는 점에서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일시적으로 농구를 은퇴했던 마이클 조던의 커리어와 유사한 점도 있으며, 미디어를 통해 자신이 속해 있는 판의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노력했다는 점에서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그 또한 위대한 선수들이 가는 길을 걷는 것이다.

 

 그런데 10년 뒤에 과연 그는 마이클 조던과 같은 위대한 선수들과 나란히 언급될 수 있는가를 생각하면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다. 먼저 주인이 없는 농구, 축구, 야구와 달리 LOL이라는 게임은 명백히 라이엇이라는 회사의 소유물이며, 게임의 규칙이나 캐릭터의 밸런스도 회사의 통계나 판단에 의해 바뀌고는 한다. 물론 축구의 경우 오프사이드 룰이 변경되거나 VAR이 도입되는 등 규칙의 변화는 있었지만 이러한 변화는 굉장히 드문 편이며, 선수의 실력에 영향을 줄 정도로 지대한 영향을 주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게임의 경우 캐릭터의 밸런스에 따라 특정 캐릭터를 잘하는 선수에게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 질 수 있다는 점에서 후에 게임사의 편애로 새로운 연속 우승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주류 게임의 역사는 계속 바뀌어왔다.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e스포츠라는 것이 활성화 된 게임은 스타크래프트였으나, 현재는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이며, LOL의 인기도 새로운 게임들의 출시와 게임을 즐기는 세대 교체로 인해 점점 수그러들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규칙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으면 사라지지 않을 전통적인 스포츠와 달리, e스포츠는 운영하는 회사가 부도가 나는 등의 이슈가 생기면 금새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페이커 선수가 쌓아온 길은 무의미한 것일까? 그것은 전혀 아닐 것이다. 현재는 e스포츠 리그가 거의 사장된 스타크래프트의 전설, 임요환 선수가 최대한 TV 방송에 나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사비를 들여 e스포츠 팀을 만들거나, e스포츠 부대를 만들고자하는 노력을 통해, 한국에서 e스포츠라는 종목의 기반을 닦았다.  그 기반 위에서 페이커라는 슈퍼스타와 그에 대항하는 수많은 스타 선수들의 치열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피워졌으며, 그 결과에 따라 팬들은 울고 웃었다. e스포츠를 통해 이야기와 추억을 품은 팬들은 이 새로운 유형의 스포츠에 열광하는 것에 익숙해지게 되었고, e스포츠를 즐기는 팬들이 존재하는 이상 설령 주류 게임의 종류가 달라지더라도 e스포츠라는 취미이자 시장은 안정적인 구조를 갖게 될 것이다. 

 

 즉, 페이커의 이야기는 또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의 기반이 될 것이며, 현재에도 임요환 선수가 회자 되듯 페이커 선수의 이야기도 회자될 것이다. 현재 그는 e스포츠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 서있는 사람이지만, 10년 뒤에는 그 거인의 일부로 남아 우리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줄 것이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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