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强달러 지속, 그 원인과 전망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4월14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4년04월14일 15시16분

작성자

  • 강태수
  •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초빙교수,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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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4월 13일 원·달러 환율이 1,375원을 돌파했다.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4월 12일 현재 달러 인덱스 지수(DXY)도 106.01이다. 지난해 12월 27일 100.99로 바닥을 친 후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DXY는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낸다. 

3acfeccab8829d960a9176fd25e72513_17130704월 13일 이창용 국은행 총재는 "환율이 우리나라만 절하되는 것이 아니다." 또 "과거와 달리 국민연금과 서학개미도 많고, 우리나라의 해외자산도 늘면서 환율 변화에 따라서 경제위기가 오거나 그런 상황이 아니다"며 시장을 달래고 있다. 하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달러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소는 대략 다음의 다섯가지다.

 

①우선 미국 실질금리가 상승 중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최근 10년물 미국 물가연동국채(TIPS: Treasury Inflation Protection Securities) 금리가 2009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TIPS는 명목 국채금리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을 뺀 값이다. 실질금리 대표 지수로 TIPS 가 활용되는 이유다.

 

3acfeccab8829d960a9176fd25e72513_1713070 미국 실질금리가 상승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국 자산 보유 유인이 커진다. 또 실질금리가 높다는 것은 경제활력도가 양호함을 시사다. 미 달러화 자산에 대 투자매력이 증가다는 의미다. 당연히 달러화 값이 오르게 된다.   

  ​

②다음으로 중동지역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서방 연합군과 예멘 후티 반군 간 홍해지역 무력 충돌로 중동에서 확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의 대표 격인 미 달러화에 대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③미 연준의 금리인하 결정(pivot)이 지체되는 것도 주요 이유다. “경제가 강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금리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 인플레이션이 2%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는 지난 3월 파월 미 연준의장 발언이 결정적 계기다. 

 

  이 발언 이후 시장이 예상하던 ‘6월 금리인하 개시’ 가능성이 늦춰지고 있다. 미 연준 기준금리가 2024년 말에는 4%까지 떨어진다는 것이 3개월 전 시장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하지만 4월 들어선 2024년 말에는 4%까지 떨어진다는 것이 3개월 전 시장전문가들의 예상이었다. 하지만 4월 들어선 2024년말 4.75%를 기대하고 있다.(아래 그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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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글로벌 초과 유동성 감소도 달러화 강세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기간 중 대규모 달러화 유동성이 전 세계에 공급됐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 달러화의 지배적 지위가 대폭 강화됐다. 그러다가 2022년 3월부터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은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더해 양적긴축(QT: quantitative tightening)을 병행했다. 미 연준 자산은 2022년 4월 8.97조 달러에서 2024년 3월 7.5조 달러로 줄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같은 기간 8.7조 유로에서 6.7조 유로로 축소됐다. 글로벌 유동성 감소로 금융 여건이 긴축되자 위험회피 현상이 확산됐다.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 글로벌 수요가 증가 것이다.

 

⑤미국 경제의 높은 성장세도 강(强)달러화 지속의 원동력이다. 낙관적 소비자 분위기, 제조업에 대 미 정부 보조금, 노동시장 호조 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은 진정세를 보임에도 노동시장 실업률이 높지 않은 특이 현상(immaculate disinflation)이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고금리 여건 속에서도 미국 경기가 강 성장세를 유지하는 이유로 미국 중립금리(r*) 상승이 지적된다. 미 연준은 ‘기준금리(r)의 중립금리(r*) 상회’ 여부(r-r*>0 또는 r-r*<0)가 통화정책 스탠스 판단기준임을 강조 바 있다. 기준금리(현재 5.5%)가 그대로인 상태에서 2.5%대로 추정되는 중립금리(r*)가 오르면 금융긴축의 정도가 완화됨을 의미다.

 

시사점과 전망

 

안정세를 유지하던 인플레이션이 최근 다시 반등하는 조짐이다. 이스라엘-하마스간 전쟁에 따른 유가 인상 압력, 미 볼티모어 교량붕괴에 따른 공급망 훼손 등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올리고 있다. 금세라도 내릴 것 같던 인플레이션이 끈덕지게 이어지는 것이다(sticky inflation). 

 

이에 따라 높은 금리가 상당 기간 계속될 거라는 주장이 나온다(‘higher for longer’). 기준금리를 내리기는커녕 더 올려야 다는 주장도 있다. 윌리암 더들리(William Dudley) 전 뉴욕연준 총재도 그중 하나다.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JPMorgan Chase회장은 끈적 인플레이션과 고금리가 길게 지속된다고 본다. 그는 “8% 이상의 금리 상황도 감안해야 다”는 입장이다. 모두 달러화 강세 지속을 시사하는 주장들이다.

 

달러화 강세는 각국 중앙은행, 정부에 두통거리다. 외채부담이 큰 나라들이 위험에 처할 우려가 크다. 더욱이 달러 강세의 근저에 ‘실질금리 상승’이 있다는 점은 각국 정부의 재정정책 운용을 크게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초저금리 시절에는 경제성장률(g)이 금리(r)를 크게 웃돌았다( r < g ). 정부지출이 늘어 재정이 적자라도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오히려 떨어지던 때다.  

 

 (국가부채 방정식)

Dt / Yt (국가부채 비율) = [Dt-1/Yt-1 × (1+r) / (1+g)] + Bt/Yt

B: 재정 적자, r: 실질금리, g: 실질 GDP​

 

실질금리가 오르면 상황은 과거와 정반대로 돌아간다. 국가부채 폭증에 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GDP 대비 미 국가부채를 그대로 두면 2060년까지 폭증다고 추정다. 장기적으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기 어려워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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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강(强)달러는 우리나라에도 큰 도전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 우려된다. 이는 수입 물가 상승과 달러화 표시 부채에 대 상환 부담 증가 등을 초래다. 물가 목표 2% 달성을 코앞에 두고 복병이 나타난 것이다. 당국이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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