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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원 “트럼프, 면책특권 없다” 판결, 형사 재판 회부될 듯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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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2월07일 10시24분
  • 최종수정 2024년02월07일 11시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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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워싱턴 D.C. 연방 항소법원은 현지시간 6일 오전, 2024 대선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20 대선에서 선거 패배를 번복하기 위한 시도에 대해 ‘대통령 재임 중에 저지른 형사 범죄에 대한 면책(immunity)’ 주장을 거부한다고 판시, 트럼프는 앞으로 이 형사 범죄 혐의에 대해 기소되어 배심원 재판에 회부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날 판결은 3명의 재판관 전원일치로 내려졌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3개 항목에 달하는 면책 주장 모두를 기각함으로써 냉엄한 판결을 내린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 대선’ 결과에 불복해 불법으로 결과를 뒤집으려고 했다는 사건과 관련해서 배심원단의 평결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판결을 내린 워싱턴 D.C. 연방 항소법원은 대단히 짧은 항소 기간을 주며 오는 2월 12일까지 연방 최고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날 재판관들은 57 페이지에 달하는 판결문에서 “트럼프는 이 형사 사건과 관련해 다른 피고인들과 다름없이 ‘시민’ 트럼프로서 차별없이 취급되어야 할 것” 이라며 판결을 내렸다. 

 

■ 법원 “트럼프 측이 주장하는 형사 기소 면책 사유들을 모두 기각”  

  

 이날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 전부 기각 판결을 내린 워싱턴 D.C. 연방 항소법원의 3명의 판사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대통령은 형사 범죄 행위에 대해 ‘제한이 없는(unbounded) 면책’ 특권을 가진다’는 주장에 대해, ‘이는 선거 결과의 확인 및 실행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행정부의 권한에 대한 견제를 무력화할 수 있으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고 판결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하는 것처럼 ‘행정부는 개별 시민들의 투표할 권리와 자신들의 투표가 산정될 권리를 침범할 수 있다는 ‘백지 위임장’을 받은 것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결했다. 

“We cannot accept former President Trump’s claim that a President has unbounded authority to commit crimes that would neutralize the most fundamental check on executive power – the recognition and implementation of election results. Nor can we sanction his apparent contention that the Executive has carte blanche to violate the rights of individual citizens to vote and to have their votes count.”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 대선 결과 번복 시도와 관련한 ‘Jan. 6’ 사건과 관련해서 Jack Smith 특검에 의해 국가를 상대로 사기를 한 것, 공무 집행을 방해한 것 등을 포함해서 모두 4 가지 범죄 혐의에 대해 추궁을 받고 있다. 법원은 대통령이 가진 연방 범죄 기소 면책 권한과 관련해서 ”의회가 법률로 정하거나, 행정부가 기소하거나, 사법부가 재판을 할 수 없는 것” 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대통령이라는 직이 전임자를 법 위에 군림하도록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3명의 재판관들은 판결문에서 ‘2020년 대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동은 대통령직에 맞지 않는 것이고, 국가 제도에 대한 공격에 해당한다’고 거듭해서 지적했다. 동시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의 권한을 자신의 대통령직 임기를 불법하게 연장하기 위해 행사했고, 적법하게 선출된 자신의 후임자를 배제하려고 한 것은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형사 법률(generally applicable criminal laws)’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법이 성실하게 집행되는 것을 감시해야 하는 헌법 상의 임무가 주어진 대통령에게 면책 특권을 가지고 오히려 법률을 무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정면적인 모순(striking paradox)’이라고 판시했다. 

 

지난 1월 트럼프도 직접 참석해 열렸던 구두 변론에서 재판관들은 트럼프 변호인들의 형사 범죄에 대한 ‘완전 면책’ 주장에 대해 싸늘한 반응을 보였었다. 재판관들은 “만일, 어느 대통령이 자신의 정적을 Seal Team Six를 동원해서 살해해도 이런 형사 범죄에 대해 면책을 부여해야 하겠는가?”라고 질문하며 질책했다. 그러나, 트럼프 변호인들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캠페인 진영의 Stephen Cheong 변호인은 “만일, 대통령에게 면책 특권을 주지 않는다면, 장래의 모든 대통령들이 직을 떠나면 상대방에 의해 곧장 기소될 것” 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완전한 면책 특권을 갖지 않으면 미국 대통령은 적절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CNN은 이 사건에 대한 최종 판결은 이미 트럼프와 관련해서 금년에 다른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판결할 예정인 연방 최고법원에 의해 내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 “연방 최고법원의 출마 자격 여부 판결 앞두고 나와 ‘파장’ 예상” 


Bloomberg 통신은 이번 워싱턴 D.C. 연방 항소법원의 판결은 2020 대선 결과를 번복하려고 시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자신이 백악관 재입성을 꿈꾸고 있는 11월 대선 이전에 연방 법률 위반으로 재판에 회부될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동 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선두 주자이면서도, 주요 정당의 대통령 후보로서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대선 캠페인 도중에 형사 범죄 혐의로 재판정에 서게 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 D.C. 항소 법원의 이번 판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또 다른 중요 재판인 14차 수정 헌법 3조에 정한 ‘국가에 대한 반란에 연루된 자는 공직을 담임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2024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고 결정한 Colorado주 최고법원 등의 판결에 대해 트럼프 측의 상고에 따른 연방 최고법원 심리를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워싱턴 지역 연방 법원은 트럼프 극렬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 벌린 의사당 폭력 습격 및 선거 결과 확정 절차에 대한 방해 사건인 소위 ‘Jan. 6 의사당 습격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동 재판을 주재하는 Tanya Chutkan 판사는 지난 해 12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무한정의 면책(absolute immunity)’ 특권을 부여받은 것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Chutkan 판사는 “4년 간 국가 최고 사령관인 대통령직에 재임한 것으로, 동료 시민들을 지배하는 형사 범죄 행위에 대해 면책을 주는 ‘왕처럼 신성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판결한 바가 있다.   

한편, 백악관 및 바이든 대통령 재선 캠페인 진영은 이번 워싱턴 D.C. 연방 항소 법원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Jan. 6’ 사건과 관련한 면책 특권 없음 판결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이는 바이든 진영이 지금까지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서 대체적으로 언급을 회피해 온 노선과 일치하는 것이다. 단지,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Jan. 6 의사당 점거’ 사건과 관련해서 ‘트럼프는 민주주의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는 언급을 한 것 외에는, 백악관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재료로 삼아 공격하는 언행을 가급적 자제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 “트럼프, 후보 경선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재판 리스크도 첩첩산중”  

 

The Washington Post는 이번 판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Jan. 6 반란에 연루됐는지 여부에 따라 그의 대통령 후보 자격 시비를 가리는 전례 없는 연방 법원 재판을 불과 며칠 앞두고 나왔다는 점을 강조해서 보도했다. 동 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을 11월 선거 이후로 연기하려는 시도를 포함해서, 자신과 관련한 재판에서 잇따라 패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받고 있는 4 가지 다른 재판 중 하나로 다음 재판 기일은 당초 3월 4일로 잡혀 있었으나, 동 재판은 연기됐었다. 

미국 사법부는 종전부터 현직 대통령은 기소될 수 없다는 자세를 유지해 오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전직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최소한 재임 중 업무와 연관되어서는, 우선 의회에서 탄핵에 의해 유죄로 판정되지 않는 한, 면책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측은 상원에서 이미 Jan. 6 사건과 관련해 무혐의 결정된 사실을 들어, 또 다시 연방 법원에서 (출마 자격 여부를) 심리하는 것은 ‘이중 처벌(double jeopardy)’ 금지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측 D. John Sauer 변호인은 ‘트럼프에 대해 죄를 묻는 것은 다음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을 범죄 혐의로 단죄하려고 시도하는 연쇄적인 질책의 악순환 고리로 빠지게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재선되면, 사법부를 동원해서 바이든 대통령의 뒤를 캘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법부 측 변호인은 향후 대통령들의 전쟁 관련 결정에 대해 면책 결정을 내릴 수 있으나, 이번 트럼프에 대한 혐의는 이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과거 역대 어느 대통령도 개인 인력이나 권력을 동원해서 민주적 절차나 선거 제도를 근본부터 파괴하려고 시도한 사레가 없었다고 역설했다.

 

WP는, 이번 D.C. 항소 법원의 판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을 받고 있는 다른 사건을 심리하는 법원의 심리 및 판결에 구속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측은 Georgia주 지방 법원에서 진행 중인 선거 번복을 위한 조직 범죄 및 공갈 혐의 재판에서도, 마찬가지 주장을 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또 하나, Georgia주 재판에서는 헌법 상의 ‘우월 조항(supremacy clause)’을   들어, 주 법원에는 전직 대통령에 대해 재판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재임 중 혹은 이후에 저지른 다른 몇 가지 범죄 혐의로 뉴욕 주 법원 및 플로리다주 연방 법원에서도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ABC News는 트럼프 측은 이번 워싱턴 D.C. 연방 항소법원의 판결에 대해 연방 최고법원에 상고하거나, 아니면 워싱턴 D.C. 연방 항소법원의 전원 심리 체제에서 다시 심리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그런 별개의 요구가 이번 심리를 담당했던 Chutkan 판사의 심리를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미디어들은 트럼프 사법 리스크의 다음 차례는 포르노 여배우에 대해 불법으로 입막음 돈을 지불한 사건에 대한 뉴욕 주 법원이 진행해 온 재판 결과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공화당 후보 지명 획득을 위한 예비 선거 과정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계속 이어지고 있는 ‘사법 및 재판 리스크’가 향후 자신의 후보 지명 획득 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최대의 승부처로 떠오르고 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지금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는 미국 유권자들 가운데 많은 수가 만일 트럼프가 재판에서 유죄로 판결되는 경우에는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으로 재판에도 나가면서 선거 캠페인도 다녀야 해서 이래저래 엄청나게 분주해질 전망이다. 향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및 재판 리스크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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