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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재세(windfall tax) 주요 쟁점과 시사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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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2월09일 12시40분
  • 최종수정 2023년12월09일 11시56분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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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

▶ 최근 국회에서는 유럽 사례를 참고하여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횡재세(windfall tax) 도입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었음.

▶ 개정(안)이 제시하는 상생금융의 필요성에 공감함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준전시 상황,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 등에서 국내와 여건이 다르고, 국내은행의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한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됨.

▶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이 이자이익의 경기순환적 특징, 금융회사 회복력(resilience) 확보 중요성, 그리고 신용공급 축소 가능성 등에 근거하여 횡재세를 반대하였던 논리는 국내 은행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판단됨.

▶ 아울러 법적으로도 헌법상 재산권 침해, 이중과세금지 위반, 평등권 침해 등의 법률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음을 감안할 필요.

▶ 지속가능한 상생금융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은행의 기업가치 제고와 사회적 역할 강화에 모두 긴요한 것으로 판단됨​

 

최근 국회에서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어 횡재세(windfall tax) 도입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개정(안)은 횡재세 성격의 부담금을 신설하고 징수된 재원을 금융 취약계층 및 소상공인을 포함한 금융소비자 금융 부담 완화에 사용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횡재세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며 과거 전쟁 시기에 예외적으로 부과되었는데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반사이익을 본 에너지 기업을 대상으로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도입하였으며 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금융회사에까지 확대되었다.

본고에서는 해외 주요국이 횡재세를 도입하였던 배경을 살펴보고 이에 근거하여 국내 도입 필요성 여부를 평가하고자 한다. 아울러 발생 가능한 법적 쟁점 및 횡재세 도입을 반대한 유럽중앙은행(Euroꠓpean Central Bank, 이하 “ECB”) 견해를 중심으로 국내에의 시사점을 모색하고자 한다. 

 

최근 유럽 횡재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부산물

 

횡재세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없으나 운(luck)이 좋아 많은 이익이 발생한 산업이나 기업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증가한 이익이 혁신적 활동 등 정상적 영업행위에 기인한 것일 수도 있어 횡재세는 주로 제1 · 2차 세계대전 등 전쟁 시기 또는 고물가 시기에 반사이익을 본 특정 산업 및 기업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부과되었다. 최근에는 유럽연합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방비 지출 부담이 커진 준전시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폭등으로 상당한 반사이익을 누린 화석연료 기업을 대상으로 횡재세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다.1)

 또한 헝가리(’22년 5월), 체코(11월), 그리고 리투아니아(’23년 5월) 등은 횡재세를 금융회사까지 확대하였는데 이들 동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또는 우크라이나와 접경국이거나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있어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이들 국가는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고통받는 가계와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출과 국방비 지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이러한 재정수요에 충당하기 위한 목적으로 횡재세 부과 대상을 확대하였다.2)

 

ECB 양적완화정책도 금융회사 횡재세 도입의 원인으로 작용

 

유럽 일부 국가에서 횡재세가 에너지 기업 이외에 금융회사에까지 확대 · 적용된 것은 최근 금리인상 시기에 양적완화정책을 병행하였던 ECB 통화정책에도 일부 원인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3) ECB는 11년간 제로수준에서 유지해오던 정책금리를 작년 7월에 처음으로 인상하기 시작하여 올해 9월에 4.50%까지 인상하는 과정에서 팬데믹 긴급매입프로그램4) (Pandemic Emergency Purchase Programme),은행대출 관련 유동성 공급5) (Targeted Longer-Term Refinancing Operations) 등 양적완화정책을 병행하면서 은행에 필요한 유동성을 직접 공급하였다. 

이에 따라 유로지역 은행은 ECB가 정책금리를 빠르게 인상하던 시기에도 예금금리 인상을 통한 자금조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였다. 중앙은행 정책금리 인상이 은행 예금금리 인상으로 반영(passthrough)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예금베타6)(deposit beta)를 보면 횡재세가 도입되었던 이탈리아(11%) 및 리투아니아(21%)의 경우 횡재세가 도입되지 않은 미국(25%), 영국(43%)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7)

 이러한 상황에서 ECB 정책금리 인상을 반영하여 대출금리가 상승하여 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하자 스페인(’22.7월) 및 이탈리아(’23.10월) 등에서 정치권 주도로 은행에 대한 횡재세가 도입되었다. 이들 국가는 코로나19 시기 정부 대처 미흡에 대한 유권자 불만이 표출되면서 집권당이 각종 선거에서 고전(스페인) 하거나 총리가 교체(이탈리아)되는 등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국면이 상당 기간 지속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유럽과 상황이 다름

 

2022년부터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정책 정상화를 도모한 이후 각국 은행산업의 이자이익은 크게 증가하였다. 예를 들면, 유럽 은행산업은 정책금리가 1%p 상승할 경우 이자이익이 8%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 정책금리 수준을 감안할 경우 최근 2년 동안 이자이익은 36.0% 증가한 것으로 평가된다.8)  국내 은행산업도 이자이익이 ‘21년(46.0조원) 대비 ’22년(55.9조원)에 21.5% 증가하였고 올해에도 전년 수준이 예상되고 있으나 중앙은행 통화정책 및 사회공헌활동 등에 있어 한국은 유럽과 상황이 다르다.9)  한국은행은 ECB와 같은 양적완화정책을 추진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국내은행은 정책금리 인상을 반영하여 예금금리를 꾸준히 인상하였다. 예를 들면, 2022년의 경우 예금베타는 신규취급기준 118.2%, 잔액기준 62.2%로 유로지역 은행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10)  또한 국내은행은 최근 4년간 서민금융 지원 등의 목적으로 각종 법정 부담금 및 (특별)출연금 24조원, 사회공헌 관련 2조원 등 약 26조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원11)하였을 뿐만 아니라 올해에는 취약계층 등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더욱 강화12)한 바 있다.

 

ECB 반대 논리는 국내 은행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

 

ECB는 이자이익의 경기순환적 특징, 금융회사 회복력(resilience) 확보 중요성, 그리고 신용공급 축소 가능성 등을 감안하여 횡재세 도입을 반대하였다.13)


첫째, ECB는 경기순환국면별로 이자이익이 달라짐에 따라 이익발생 시점과 횡재세 납부 시점 간 시차(time lag)가 존재함을 강조한다. 향후 중앙은행 금리정책이 완화 기조로 전환될 경우 오히려 이자이익이 감소하는 시점에 세금부담이 발생하면서 지속가능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도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이자이익 추이를 경기국면별로 살펴보면 과거 5년 평균에 따른 이연효과에 기인하여 은행이 횡재세를 납부하는 시기는 경기확장국면 보다는 오히려 경기수축기에 더 빈번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둘째, ECB는 경제 충격이 발생할 경우에 금융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가 충분한 회복력을 사전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충당금 적립이나 자본적립을 강화하여 어려운 시기에 대비하여야 하는 시점에 횡재세 부과로 은행의 기업가치가 하락할 경우 자본여력 확보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영향은 국내의 경우 더 클 것으로 판단되는 데, 이는 글로벌 100대 은행(2022년 기준)에 포함된 국내은행 주가순자산비율14)(Price to Book Ratio) 평균치(0.32배)가 영국(0.56배), 일본(0.57배), 미국(0.98배) 등 비슷한 영업모델을 가진 해외은행에 비해 크게 낮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셋째, ECB는 횡재세로 자금중개기능이 위축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회사가 횡재세 기준에 근접할 경우 전략적인 규제회피적 영업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신용할당이 늘어나면 서 정책적 지원 필요성이 높은 취약차주의 금융 접근성이 제약될 가능성도 제기될 수 있다. 

 

법적 리스크도 고려

 

국회에 발의된 개정(안)은 ‘과잉금지 원칙’ 및 ‘명확성 원칙’ 위반에 따른 재산권 침해, 이중과세 금지 위반, 평등권 침해 등 법적 리스크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헌법상 재산권을 법률로 제한하는 경우 입법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법익의 균형성, 침해의 최소성 등의 ‘과잉금지 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 개정(안)은 직전 5개년 평균 순이자수익의 120%를 초과하는 이익을 부과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이것이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하지 않는 적정 기준인지에 대해서는 법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또한 재산권 제한은 법률에 따라 명확한 요건에 의하여야 하는데, 초과이익 산정방법, 기여금 납부방법 및 절차, 미납시 조치사항, 불복절차, 감면방법 등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위임하고 있어 ‘명확성 원칙’ 위반 가능성도 제기된다. 뿐만 아니라 이미 법인세를 부과한 상황에서 추가로 초과이익 부분을 과세함에 따라 이중과세 금치원칙에 위반될 가능성도 있다. 개정(안)은 이를 감안하여 기여금 징수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헌법재판소는 이중과세의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부담금이라는 형식을 남용한다면 조세에 관한 헌법상의 특별한 통제장치가 무력화될 우려가 있으므로 부담금은 예외적으로만 인정되어야 함을 강조15)하고 있다.

 

금융회사에 대한 횡재세 부과는 여타 산업과의 불평등한 취급이 아니냐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다른 기업도 어떤 우연적 이유로 뜻하지 않게 큰 이익이 발생된 경우가 있는데 합리적 이유 없이 금융회사에만 횡재세를 부과하면 헌법상 평등권(헌법 제11조)이나 조세평등주의에 위반될 수 있다. 특히 재산권 침해나 평등권 침해 소지가 있는 현재의 개정(안)이 그대로 입법될 경우, 위헌적 법률제정으로 주주에게 손실이 발생되었음을 이유로 해외투자자 등 주주에 의한 소송제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16)


지속가능한 상생금융 방안을 모색할 필요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은 단순한 자선 활동을 넘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시의적절하게 해결하고, 이를 기반으로 더 큰 임팩트 창출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17) 이런 관점에서 평가해보면 중앙은행 금리정책이 긴축적으로 전환되었던 최근 시기에 금융 부담이 늘어난 일부 금융 취약계층 등에 대해 따뜻한 금융이 강조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회적 역할이 강화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로서의 지속가능성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되 금융회사의 기업가치도 훼손되지 않는 지속가능한 상생금융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제도적 인프라 정비, 금융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그리고 금융혁신 지속 등이 지속가능한 상생금융에 기여하는 방안이라고 판단된다. <KIF>

* 필자 ▲ 김석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 이영경 한국금융연구원​ 전문위원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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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uncil of the EU(2022.9.30.), Council agrees on emergency measures to reduce energy prices

2) The Banker(2023.8.15), Will windfall taxes spread across Europe?

3) The Financial Times(2023.8.24), The link between Meloni’s windfall tax and the ECB’s bloated balance sheet.

4) 팬데믹 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은 기존 자산매입프로그램의 조건을 완화하고 신축성(매입시기, 자산종류, 대상국가 등)을 높여 2020년 3월에 도입된 새로운 자산매입프로그램으로 2024년말까지 지속될 계획임.

5) 은행 대출 관련 유동성 공급(TLTROs)은 은행이 취급한 특정(targeted) 대출의 일부를 ECB가 지원하는 정책으로 그동안 정책금리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지원되다가 2022년 11월에 정책금리와 연동되도록 변경되었음.

6) 중앙은행 정책금리가 50 bps 인상될 때 은행 예금금리가 25 bps 상승하면 예금베타는 50%임. 예금베타는 유로지역(2022.6월∼2023.5월),영국(2021.12월∼2023.5월), 미국(2022.3월∼2023.3월) 등 각국별로 정책금리 인상시기에 각각 계산되었음.

7) The Financial Times(2023.7.23), UK banks lead global rivals in passing on interest rate benefits to savers

8) BCG(2023), “금리 인상이 은행에게 만병통치약이 아닌 이유”

9) 국내의 경우는 시장금리 상승 뿐만 아니라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기업과 자영업 지원 및 부동산 관련 대출 증가 등으로 대출총량도 빠르게 늘어난 것이 이자이익 급증의 원인으로 판단됨.

10) 금융감독원(2023.4.4.일자 보도자료), “은행부문 주요 감독 · 검사 현안(기자설명회 자료)”

11) 은행연합회(2023), “은행권 부담금 및 출연금”

12) 은행연합회(2023.2.15일자 보도자료), “은행권은 향후 3년간 취약계층 등을 위해 10조원+ɑ를 추가로 공급하여 민생의 어려움을 분담하겠습니다”

13) 유럽중앙은행(ECB)은 스페인(CON/2023/36), 리투아니아(CON/2023/9), 이탈리아(CON/2023/26) 등 각 정부의 횡재세 도입 문의에 대해 답변서(Opinion of The European Central Bank)를 각각 발표하였음

14)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서 자기자본 장부가대비 시장가의 비율임. PBR이 1배 이상(이하)일 경우 해당기업의 경영진이 현재의 자산과 부채를 가지고 장부가 이상(이하)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시장에서 평가하는 것으로 해석됨

15) 헌법재판소 2004. 7. 15. 2002 헌바42 결정

16) 스페인의 경우 스페인은행연합회(Spanish Banking Association) 등에 의하여 법원에 횡재세 효력을 다투는 소송이 제기(’23년 2월) 되어 현재 진행중에 있음.

17) 은행연합회(2023), 2022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


<ifsPOST>

 ※ 이 글은 한국금융연구원(KIF)이 발간한 [금융브리프 32권 23호](2023.12.9) '논단'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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