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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상업용부동산(CRE) 시장 환경 변화와 시사점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3년11월25일 17시01분
  • 최종수정 2023년11월25일 16시18분

작성자

  • 신용상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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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글로벌 상업용부동산(CRE)시장이 급격한 조정국면에 진입하면서 국내 기관의 관련 부동산 해외투자도 미회수(손실)위험에 직면하고 있음. 특히 국내 해외 부동산투자는 시장침체의 폭이 큰 미국 및 유럽지역의 오피스의 투자 비중이 높은 상황이어서 향후 손실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함. 다만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을 갖추고 있는 대형 증권사와 보험사 위주로 관련 투자가 이루어졌고, 이들 금융기관들의 자기자본 대비 투자 비중이 높지 않아 대형 부실이나 시장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됨

 

■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상업용부동산(commercial real estate; 이하 CRE)1) 시장은 오피스시장을 중심으로 커다란 구조적 변화를 경험하고 있음.


- 최근 McKinsey Global Institute(2023.7)2)는 글로벌 차원의 설문조사 분석을 통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 중요 핵심도시(super star city)를 중심으로 오피스 점유, 주거공간 수요, 소비행태 등에서 구조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함3).

* 미국 및 유럽 초거대도시를 중심으로 ① 팬데믹 이후 하이브리드 근무 비중 증가와 같은 근무형태의 구조변화로 인한 전통적 업무공간인 사무실(office)에 대한 수요 감소, ② 도심의 사무실 인근 주거보다 교외의 더 큰 주택에 대한 선호 확대, ③ 온라인 쇼핑의 증대, ④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고품질 공간에 대한 선호 증가로 도시내 B급 공간에서 A급 공간으로의 수요 이동(flight-to-quality) 등임. 

 

■ 이러한 구조적 변화와 더불어 그간의 급속한 가격상승에 대한 고평가 인식, 긴축기조 강화에 따른 자금조달비용 상승, 성장률 둔화 등 거시금융 환경 불확실성 등을 반영하여 큰 폭의 가격조정국면에 직면하고 있으며, 사무실을 중심으로 급격한 거래량 감소와 공실률 상승을 경험하면서 관련 리스크도 본격적으로 현재화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됨.

 

- 미국 부동산시장 정보업체 Green Street 조사 기준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CRE 가격은 2023년 5월말 현재 고점이었던 2022년 7월말 대비 각각 약 △18% 및 △21% 정도 급락

* (CRE 거래량) 동 기간 중 미국 △56%, 유럽 △63% 각각 감소

* (CRE 공실률, ’23.3월말 기준) 미국 오피스 17.8% 임대용 공동주택 6.4%, 유럽 CRE 전체 8% 수준 

-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및 유럽지역 CRE 시장의 리스크를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위험요인으로 지목하며 금융불안의 다음 트리거(trigger)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

* 미국 BOA가 실시한 시장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2023.4월말 기준)에 따르면, 향후 글로벌 신용이벤트 발생 위험요인으로 미국 ‧ 유럽 CRE 시장, 미국의 그림자금융, 미국채 신용등급 강등 등의 순으로 지목 

8954d7aba9813ecf9084556e08ebf1ba_1700893 국내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 CRE 투자가 꾸준히 증가해 왔으며, 특히 최근 침체 폭이 확대되고 있는 미국 및 유럽지역 오피스 부문에 대한 투자집중도가 높아 이들 지역 CRE 시장 상황에 따라 증권 및 보험업권의 관련 투자 손실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음.

 

- 국내기관의 해외 부동산펀드 설정액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3년말 4.9조원에서 2023년 9월말 현재 78.3조원으로 약 10년 만에 16배 정도 급증함.

- 금융감독원 및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해외 부동산 투자는 2022년말 기준으로 지역별로는 미국 ‧ 유럽지역(미국 58%, 유럽 23%), 투자업종별로는 오피스(기타상업용 포함, 증권사 52%, 유럽 60%) 비중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남4)

8954d7aba9813ecf9084556e08ebf1ba_1700893 ■ 글로벌 CRE 시장의 환경 변화와 최근 투자 회수지연 사례들을 고려하면, 향후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직면한 해외 부동산투자 관련 리스크는 ① 가격하락률이 큰 특정 지역, 특정 유형의 자산에 대한 높은 투자 비중으로 인한 집중위험, ② 메자닌 ‧ 지분 투자 등 높은 중후순위 비중으로 인한 미회수(손실) 위험, ③ 환경규제 강화 및 우량자산선호(flight-to-quality)로 인해 수요 위축이 예상되는 B급 자산 투자 비중이 높은 점, ④ 투자만기 대비 짧은 잔여 임차기간으로 인한 공실위험 등으로 요약됨.

 

- 최근 해외 CRE 투자 관련 회수지연 사례의 경우, 펀드 수익률 확보 차원에서 당시 대부분의 투자가 가장 후순위인 지분(equity) 형태로 이루어졌으며, 현지 은행에서 선순위 담보대출로 추가 자금을 조달하여 오피스 등 CRE 물건을 매입하는 구조인 것으로 조사됨.

- 또한 관련 펀드 모집 시 건당 투자규모 제약으로 인해 중규모 딜(1,500~4,000억원)이 6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는 바, 이는 당시 안정적인 시장 상황 하에서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하였던 대도시 외곽의 B급 오피스에 적정한 가격 수준이었음.

- 매입 당시 해외 투자물건의 임차형태를 보면, 잔여임차계약기간이 대부분 7~12년 정도로 안정적으로 구성되었으나, 임차인에게 임차만기 2~3년 전에 6~12개월 임대료 페널티를 내고 사전통보하면 중도해지가 가능한 옵션(break option)이 있어, 일부 임차인들이 재택근무 증가에 따른 유연한 기업구조를 갖고자 하는 차원에서 다수 중도해지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짐. 

- 또한 재무약정(covenant) 상 선순위 담보대출 Default LTV5) 수준이 낮게 형성(60~70%)되어 있어 투자물건의 가격하락으로 LTV가 5~10%만 하락해도 중후순위 투자자들이 선순위 대출원금의 일부 또는 전액을 상환하거나 임대료 전액을 대출원금 상환을 위해 선순위 대주에게 지급해야 하는 구조가 다수인 것으로 조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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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후 고금리 수준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2024년 이후에도 단기 리파이낸싱 관련 어려움등으로 투자금 미회수 위험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함.

 

- 해외 CRE 투자의 경우 투자지역, 투자물건(오피스, 호텔, 물류 등), 투자형태(지분형/대출형/임대형), 변제순위(선순위/후순위), 재무약정(covenant) 등에 따라 투자위험의 노출 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투자물건별로 정확한 투자정보와 리스크 파악이 선행될 필요

- 부동산 투자의 국경간 거래 확산으로 CRE 시장의 글로벌 동조화(synchronization)가 강화되고 있어, 관련 시장 동향 파악과 국내 기관투자자 투자물건에 대한 정보 집중 및 모니터링 강화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

 

■ 다만 관련 투자가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위험 분산이 잘 되어 있는 대형 증권사 및 보험사 위주로 투자가 이루어졌고, 이들 금융기관들의 자기자본 대비 투자 비중이 높지 않아 대형 부실이나 시장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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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업용부동산(CRE)은 사업목적에 따른 유형별로 오피스(office), 임대용 공동주택(multifamily), 소매(retail, 주로 상가), 숙박(주로 hotel 등), 산업(industry, 주로 창고·병원 등)으로 구분함.

2) McKinsey Global Institute(2023), “Empty spaces and hybrid places: The pandemic’s lasting impact on real estate” 참고

3) McKinsey는 이러한 구조변화와 인구 구조변화 추세를 반영한 중간 시나리오와 심각 시나리오를 각각 설정하여 2019~2030년 기간 중 글로벌 초거대도시의 오피스 수요가 도시별로 최대 △20%까지 급감하고 CRE 가치가 26~42%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함. 도시별 오피스 수요 감소율은 IT 및 금융 기업이 집중된 샌프란시스코가 △20%로 수요 감소율이 가장 크고 뉴욕과 뮌헨이 각각 △16%, 상하이 △14%, 런던 △11%,도쿄 △9% 등의 수요 감소율을 전망함.

4) 최근 해외 CRE 투자금 회수 지연 사례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경우 부다페스트, 더블린, 파리 랑데당스 지구, 바르샤바 등 유럽 대도시와 뉴욕 맨하튼 , 샌프란시스코, 오스틴, 피닉스 등 미국 대도시로서 최근 공실률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발생하였는바, 최근 하이브리드 근무 비중이 크게 높아진 IT 기업 비중이 높은 도시인 것이 주요 특징임

5) 대출 LTV 갭, 현지 선순위 담보대출 시점의 LTV와 재무약정(covenant) 상 디폴트 LTV 격차가 크지 않아, 투자물건 가격하락으로 디폴트 요건 발생시 지분(euqity) 투자자들은 일정 기간(일반적으로 10영업일) 이내에 LTV가 정해진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도록 대출원금의 일부를 상환하거나 임대료 일부 또는 전부가 지분투자자가 아닌 선순위 대주인 현지은행에 원금 상환목적으로 지급되어야 함. 임대료 지급에도 불구하고 LTV 갭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 선순위 대주인 현지은행에게 지분 투자자의 의사와 상관 없이 투자물건을 매각할 권리가 부여되는 경우도 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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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은 한국금융연구원(KIF)이 발간한 [금융브리프 32권 22호] (2023.11.24.) ‘포커스’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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