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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왜 여전히 무너뜨리기가 어려운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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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8월02일 14시20분
  • 최종수정 2023년08월02일 16시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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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지는 31일, 이제 막 개막된 ‘2024 대선’ 공화당 후보 경선과 관련해서 아주 흥미 있는 기사를 실었다. “트럼프는 왜 여전히 무너뜨리기가 어려운가(‘Why Trump is So Hard to Beat?’)”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다. NYT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 개막 이후 처음 실시한 Times/Siena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콘(Nate Cohn) 정치 분석 기자가 상세한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다. 콘 기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 대선’ 공화당 후보 경선 레이스에서 ‘MAGA라는 부동의 지지층’에 힘입어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 “Times/Siena 여론조사; 트럼프가 2위 디센티스에 2배 이상 앞서” 


우선, NYT는 해당 기사 서두에, 최근 Siena 대학과 공동으로 실시한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과 관련한 첫 여론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이 결과에서는, “2024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어느 예비 후보에 투표하겠는가?” 라는 질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4%로, 2위로 뒤따르고 있는 디센티스 플로리다주 지사의 17%에 비해 두 배 이상의 큰 차이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군소 후보들의 지지도를 합치면 17%, 무응답도 13%에 달했다. 디센티스를 포함한 모든 다른 후보들의 지지율과 응답을 보류한 무응답층을 모두 합쳐도 트럼프의 지지율에 못 미친다.

 

* 참고; Times/Siena College 공화당 후보 여론조사 (July 23-27) 

Trump 54% > (DeSantis 17% + 기타 17% + 무응답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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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상, 현 단계서 20% 앞선 후보가 선출되지 않은 사례는 없어”    

 

이 기사를 쓴 콘 정치 애널리스트는, 물론, 내년 1월 치러질 아이오와(Iowa) 예비 선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고 전제하면서도, 과거 반세기에 걸친 현대 미국 대통령 예비 선거 역사상, 현 단계에서 2위 후보에 최소한 20% 이상 앞섰던 후보가 소속 정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지 않은 경우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토론회 자리도 없었던 현 단계에서 섣부른 판단은 어려울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이와 함께, 과거 사례를 보면 이처럼 높은 지지를 받았던 후보가 대통령 후보에서 낙선된 사례가 없다고는 하지만,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로, 이처럼 많은 형사 범죄 혐의로 기소되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 후보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트럼프를 ‘불가피한(inevitable)’ 후보라고 말하면 자칫 실수하는 것일 수도 있으나,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드러난 것만 보면, 트럼프는 현상적으로 공화당 유권자들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흔들리지 않는 ‘충성派’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열성 지지층만으로는 트럼프가 예선에서 승리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는 해도, 다른 후보들이 트럼프를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NYT는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 아래 뭉쳐진 확실한 지지층이 트럼프의 강력한 무기라고 지적하고 있다. 트럼프 열성 지지층의 심중에는 바로 ‘MAGA’ 향수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여론 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트럼프 지지자들 혹은 반대자들의 속사정을 간파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점에서 다른 후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기기가 어려운 것을 증명해 준다. 그것은 분명 ‘대중 선동적(populist)’이고, ‘보수적(conservative)’이고, ‘블루 칼라’ 성향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트럼프에 열성적으로 충성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번 여론 조사에서 MAGA 성향으로 분류된 318명 가운데, 단 한 명도 트럼프가 중대한 연방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단 2%만이 트럼프가 기밀 문서 취급 과정에서 ‘잘못을 좀 저질렀다(did something wrong)’ 고 응답했을 뿐이다. 그리고, 90% 이상이 공화당은 트럼프를 향한 수사에 맞서서 그를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센티스 등 다른 후보들은 이들 극렬 지지층 투표자들 가운데 얼마 정도는 빼앗아 갈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들 MAGA 그룹은 설령 트럼프가 감옥에 갇히는 경우에도 떠나지 않고 여전히 그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37%를 차지하는 이 지지 그룹은 지난 2016년 대선 과정에 ‘수퍼 화요일’을 연출했던 37% 지지 투표율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변함이 없다. 그리고, 이 지지율은 작년 11월 중간선거 직후인 1월에 나타났던 트럼프의 낮은 지지율 41%과도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다. 

 

■ “경쟁자들은 뚜렷한 슬로건이 보이지 않고, 공화당은 분열돼 있어”    


이런 MAGA 그룹은 트럼프 지지층의 바탕을 이룬다. 그러나, 아직은 공화당 유권자들의 절대 다수는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대부분의 공화당 대의원들은 예비 선거에서 트럼프를 강력하게 지지하지 않거나 아예 그를 지지하지 않는다.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아주 좋아하는(very favorable)’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론적으로는, 이런 경우는 다른 후보 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처럼 많은 공화당 대의원들이 트럼프에 심취해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그를 패배로 이끌어 가는 길은 대단히 비좁은 상황이다. 즉, 현 상황에서 트럼프에 이기기 위해서는 다른 후보들이 나머지 대다수의 공화당 대의원들을 결집시켜야 하나, 다른 대의원들은 그렇게 하나로 뭉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즉, MAGA 그룹이란 정체는 쉽게 그려낼 수 있으나, 나머지 공화당 대의원 그룹은 그렇지 못한 측면도 있다. 대체로 말하자면, 나머지 공화당 대의원들은 크게 나누어 ‘설득 가능’ 및 ‘트럼프에 열려 있지 않은’ 두 가지 그룹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 MAGA 기반(MAGA base)의 대의원들은 전체 공화당 대의원들 중에 약 3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공화당 예비 선거에서 트럼프를 강력히 지지한다. 그리고, 이들은 트럼프에 대해 ‘대단히 좋아하는(very favorable)’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이들 열성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흠결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결점을 가진 것으로 믿도록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지지하는 것이다. 다른 성향으로는, ‘설득할 수 있는(persuadable) 층’ 대의원이 37%, 트럼프에 열리지 않은(Not open to Trump) 대의원이 25%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공화당 대의원들 가운데 트럼프 극렬 지지 그룹인 MAGA base를 제외한 다른 대의원들은 대체로 두 가지 성향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한 그룹은 트럼프를 좋아하지 않으나 예비 선거에서 그에 대해 아직 열린 마음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대안 후보들을 제치고 트럼프를 지지할 수 있는 그룹이다. 이들은 대부분의 공화당 대의원들을 대표하는 그룹이라고 할 수가 있다. 이들은 다소 보수적이고 트럼프에 대해 다소 호감을 가지고 있고, 디센티스에 대해서도 호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은 미묘하게 엇갈린다. 

 

다른 그룹은 아마도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그룹이다. 이들은 공화당 예비 선거에서 투표할 대의원들의 약 1/4을 차지하고 있고, 예비 선거에서 트럼프를 찍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교육을 받은, 부유한, 중도(moderate) 성향이고, 때로는 ‘트럼프 회의(懷疑)’ 이상의 성향을 나타낸다. 이들 대다수는 트럼프를 호의적으로 보지 않고 있고, 그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고 있으며, 심지어, 이들은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을 좋아해서 그를 찍거나 다음 대선에서 아예 투표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 두 그룹은 단지 트럼프 개인에 대해서만 입장이 갈리는 게 아니고, 여러 정책 이슈에서도 입장이 갈린다. ‘트럼프 회의론자들(Not open to Trump)’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 및 경제 지원 문제, 포괄적 이민 정책 개혁에 지지하는 입장이나, 6주 임신 중절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반면, 설득 가능한(Persuadable) 그룹은 이런 이슈들에 대해 이와 정반대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타 후보들은 트럼프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이런 이슈와 관련해서 통합을 이뤄야 한다.             

 

■ “디센티스의 힘든 도전; 중도파에 어필할 독창적 정책 제시가 미흡”


이렇게 공화당 내 다른 후보들이 좀처럼 ‘반 트럼프’ 전선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무너트리기 어려운 현실인 가운데, 그래도 이에 가장 근접한 2위 후보가 디센티스 플로리다주 지사다. 그는, 출마 선언 초기에는 ‘리틀 트럼프’ 라는 별칭과 함께 각광을 받았으나, 그 후 당초 기대만큼 돌풍을 일으키지는 못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 규제에서 해방’, ‘反 Woke’ 투쟁 등, 일련의 정책 이슈들을 내걸고 보수파 및 트럼프 회의론자들을 모두 아우르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자연적으로 진정되면서 정책 이슈에서 밀려나는 등, 상황은 그런 방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디센티스는 2016년 크루즈(Ted Cruz) 후보 캠페인처럼 평범한 후보로 돌아가고 있고, 매사 트럼프와 닮은 꼴로 남게 됐다. 물론, ‘反 트럼프’ 기반을 대표하는 중도파들에게도 전혀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디센티스 후보는 전반적으로, 다른 군소 후보들이 각각 5~10% 수준의 지지도를 나타내는 가운데서도, 트럼프를 좋아하지 않는 유권자들의 32% 정도만 확보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 공화당 내부에는 예비 선거에서부터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25%를 차지하는 또 다른 그룹이 형성되어 있다. 이들은 교육받은, 부유한, 중도파의, 때로는 트럼프 회의론을 넘어서는 성향을 가진 그룹이다. 이들의 대다수는 트럼프를 좋게 생각하지 않고, 그가 형사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으며, 대선 본선에서도 트럼프 후보 대신에 바이든 후보를 찍거나 아예 기권할 것이다.

 

현 상황에서, 이들 ‘트럼프 절대 반대(Never Trump)’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2024 본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맞설 후보로 디센티스 후보는 2위 경쟁자인 크리스티(Chris Christie) 후보에 16% : 13%로 겨우 앞서는 정도다. 이처럼, 공화당 예비 선거 유권자들은 디센티스 후보가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보다 더 잘 할 것이라고 믿고 있지 않는 것이다. 이는 불과 6개월 전에 나타났던 지지 성향 구도를 뒤집는 결과다. 결국, 디센티스 후보는 또 다른 모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앞으로 중도파를 겨냥해 본격적으로 ’반 트럼프’ 언어를 구사하며 비판하게 되면 공화당의 핵심 보수 원류 지지층도 이탈할 가능성을 염려해야 할 처지이다.          

 

■ “트럼프, 선거 번복 시도 혐의로 3번째 기소, 선거전에 영향 필지”


한편, 최근 트럼프 출마와 관련해서 또 하나의 커다란 변수가 나타났다. 2021년 1월 6일 트럼프 당시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이 의사당을 습격한 소위 ‘Jan. 6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스미스(Jack Smith) 특별검사에 의해 구성된 워싱턴 D.C. 연방 대배심이 지난 1일,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할 것을 결정한 것이다. 스미스 특별검사는 곧바로 성명을 발표하고 “(‘Jan. 6’ 사건은) 미국 민주주의의 중추(中樞)에 대한 전대미문의 공격” 이라며, “피고인(트럼프)의 거짓말은 정부의 기본 기능인 대선 결과를 집계하고 증명하는 국가적 절차를 방해할 목적” 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은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패배를 확인하는 의회의 공식 절차를 진행하고 있던 연방 의회 의사당을 폭력으로 점거한 사건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사건과 관련해서 4 가지 중대 형사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첫째; 미국을 상대로 사기(詐欺; defraud)를 공모한 혐의, 둘째; 공적 절차를 방해하려고 음모한 혐의, 셋째; 공식 절차를 방해했거나, 방해를 공모한 혐의, 넷째; 권리에 반하는 공모 혐의, 등이다.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월에 포르노 배우에 대함 ‘입막음 돈’ 지급과 관련한 기업 회계 조작 혐의와 관련해 미국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형사 범죄로 혐의로 기소된 이후, 지난 6월 국가 기밀문서 반출 혐의로 기소된 데 이어, 이번에 3번째 형사 범죄 혐의로 기소되는 셈이다. 

 

이날 제시된 기소장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결과 자신이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기소된 다른 6명의 공모자들의 도움을 받아 불법한 노력으로 선거 결과를 번복해서 자리에 머물려고 시도했다고 적시했다. 기소장은, 트럼프가 2020년 11월 14일 경부터 2021년 1월 20일 동안에 이미 알려진 공모자 등과 공모해서 미국의 헌법 및 법률에 보장된 ‘자유로이 투표하고 산정될’ 권한을 가진 복수의 사람들을 상해(傷害)하고, 강압하고, 위협하고, 협박했다고 적시했다.

  

또한, 기소장에는 트럼프 및 공모자들은 당시 법무부로 하여금 ‘가짜 선거 사범’ 수사를 개시하려고 시도했고, 또한, 펜스(Mike Pence) 부통령이 2021년 1월 6일, 선거 결과를 확인하는 형식적 권한을 이용해서 결과를 부정하게 번복하게 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적시되어 있다. 아울러, 트럼프는 펜스 부통령에게 바이든 선거인단의 표를 불법하게 배제하도록 압력을 가했고, 일부 지지자들은 그를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따라, 펜스 전 부통령은 이 사건의 핵심 증인이라고 규정했다.  

 

보다 직접적인 범죄 사실로, 2021년 1월 6일 오후, 펜스 부통령이 선거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불법하게 결과를 뒤집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자, 피고인(트럼프)이 펜스 부통령이 선거 결과를 번복할지도 모른다고(could and might) 인식시켰던 지지자들을 포함한 대규모 분노한 극렬 그룹이 의사당을 습격해 선거 결과 확인 절차를 중단시키려고 시도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이러한 장면이 전개되는 과정을 TV로 시청하면서도 폭력적 행동을 무조건 비난하라는 건의를 묵살했었다.

 

한편, 2024년 대선 공화당 후보로 나서서 바이든 대통령과 리턴 매치를 노리고 있는 트럼프 후보 진영은 성명을 발표하고, 다음 대선을 앞둔 현 시점에 기소하는 것은 선거 방해라며 반격했다. 또한, “다음 선거에서 승리해서 학대, 무능, 부패 정권으로부터 미국을 구할 것” 이라고 강변했다. 아울러, 검찰 당국이 사법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야당 및 공화당 지지자들의 결속을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공화당의 선두 주자 트럼프 후보에 대한 세 번째 형사 기소로 과연 앞으로 전개될 경선 및 본선 레이스에 어떤 변화가 생길 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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