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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중심도시’의 잃어버린 2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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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2월28일 17시10분

작성자

  • 송종율
  • 용인특례시 미래산업추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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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승인 후 사업 인허가에만 2년 넘게 걸린 긴급 국책사업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긴급한 국가정책사업.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바로 그런 중차대한 미션을 지니고 추진된 사업이었다. 그런데, 사업 승인을 받느라 2년을 훌쩍 넘겼다. 워낙 규모가 크고 인접지역과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는 일인지라, 어느 정도의 조정과정은 필요했겠지만 반도체 사업의 중요성과 국가적인 경쟁상황을 생각하면, 흘려보낸 2년은 참 아쉬운 시간이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는 2021년 3월에 계획승인을 받았다. 그런데 올 상반기에야 대대적인 공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3년 뒤인 2026년 12월에야 준공을 할 계획이다. 단지의 위치는 용인특례시 처인구 원삼면 고당리, 독성리, 죽능리 일원이며 면적은 약 126만평(4,156,135제곱미터)이며 사업비는 약 122조원이다. 

인허가가 늦어진 까닭은 이렇다. 안성시와의 방류수 문제 갈등이 불거져 이걸 해결하느라 8개월이 걸렸다. 반도체 공장 용수 전력 인허가 신청은 여주시와 협의를 하느라 11개월이 지연됐다. 전력 또한 안성시 주민반발 우려를 고려해 10개월을 끌었다. 이런 ‘차질’이 결국 2년이란 세월을 흘려보낸 결과를 빚었다. 국가의 시급한 정책이자, 지역의 초대형 사업이 이렇게 지지부진한 것이 바로 정책인식이나 문제의식이 절박함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돌이켜 보게 된다. 치열한 경쟁을 하는 첨단산업의 경우, 스피드가 생명이다. 게다가 중국의 반도체굴기와 미국의 패권경쟁 등에 맞서야 하는, 산업전쟁의 양상인데 이건 느려도 너무 느리지 않는가. 

사업이 시작되던 2019년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집중투자로 전환기를 맞던 해였다. 패키징과 팹리스 중심의 시장에서 파운드리와 장비, 소재산업으로 손을 뻗치기 시작했다. 

이런 중국의 움직임에 자극받아, 용인반도체클러스터는 그해 국가정책사업으로 추진된다. 용인특례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의 126만평(415만제곱미터)에 약122조원을 투자하는 민간개발사업이 닻을 올렸다. (주)용인일반산업단지가 사업시행자(SPC)로, SK하이닉스 팹공장과 소부장 50여개 기업을 입주시키는 계획이었다.

용인특례시는 국토부에서 산업단지 물량을 확보한 뒤, 2019년 3월 산단계획 인허가를 신청했다. 관련기관 111개소와 협의를 진행하던 중, 그해 8월 안성시가 방류수와 관련한 이의를 제기했고 한강유역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요구한다. 농림부는 고삼저수지와 관련해 안성시 의견에 대한 추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긴급 정책과제에 대한 인식과 절박감 부족 때문 … 올 3월부터 본격 공사 진행 예정

반도체 팹 공장은 많은 용수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폐수처리 이후 배출된 방류수가 한천을 따라 안성시 고삼저수지로 흘러갈 수 있는 상황이다. 방류수 배출이 허용되는 법적인 유하(流下) 거리는 충족했지만, 환경영향권 측면에서는 더 엄격히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2020년 1월에 한강유역환경청에서 안성시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산단계획이 일단 반려되었다. 용인시 산단사업자 측은 즉각 안성시 주민을 상대로 설명회와 공청회를 열었다. 방류수와 관련한 안성시와의 갈등을 해결하는데 약 8개월(2019년 8월_2020년 3월)이 걸렸다. 이후 한강유역환경청 및 농림부와 협의를 완료한다. 

5월에 다시 환경영향평가 본안건의 협의를 요청했고, 10월에는 경기도와 용인특례시, 안성시,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상생협의체가 만들어진다. 이후 환경영향평가 본안이 조건부 동의로 협의되었고 2021년 1월에 상생협약이 체결된다. 두 달 뒤인 3월에 마침내 산업단지계획이 승인되었다.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에 따르면 6개월 이내 승인 여부를 통지하여야 하나, 2019년 3월 신청한 이후 2년만인 2021년 3월에 승인이 난 것이다.  

토지 보상 계획은 석달 뒤인 6월에 공고됐다. 초기에 보상 진행이 저조했는데, 토지 13%, 지장물 30% 등 인센티브를 지급하여 속도를 냈다. 현재 토지보상은 99%를 끝냈고 지장물 보상은 75%가 이뤄졌다. 

반도체공장 용수 전력(하루 26.5만톤) 인허가는 2021년 5월에 시작했다. 취수원인 여주보가 있는 여주시와 이천시를 거쳐서 처인구 원삼면 사업예정지로 관로를 매설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여주시에선 상생 방안을 요구해왔고 협의 과정에서 인허가가 11개월 지연되어 정부 및 여당 등이 총출동하여 여주시와 중재를 거치고 난 후 2022년 11월에서야 승인고시가 났다. 한달 뒤인 12월에 착공을 했고 2023년 2월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갔다. 용수 전력 시설은 2026년 7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한편 전력(2.83기가와트) 또한 2021년 5월에 승인신청을 했는데, 안성시의 주민반발 우려가 있어 인허가 가능여부를 두고 안성시와 이견을 보이다가 2022년 3월에서야 승인고시가 났고, 두달 뒤인 5월에 착공이 시작됐다. 전력시설은 현재 약 17% 공정이 진행됐고, 2026년 8월에 완공될 계획으로 있다. 

2022년 11월 용수 인허가를 끝으로 현재 민선8기 이후 본 산업단지 및 기반시설의 사업추진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긴박하고 간절한 의식을 지니고, 이 사업의 스피드를 높이고 성패에 명운을 거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반도체 중심국가로 가는 일, 그리고 용인이 반도체 중심도시로 올라서는 일은, 오랜 시간을 허비할 만큼 한가한 일이 결코 아니다. 용인특례시는 앞으로 최대한 속도를 내면서 과거 잃어버린 시간을 벌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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