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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광의 바이오 산책 <34> 현실로 구현되고 있는 사이보그 인간 (Cyborg human)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2년09월06일 17시00분

작성자

  • 오태광
  •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주)피코엔텍 상임고문,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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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가면 유전적 형질이나 축적된 돌연변이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노화하여 현재로는 100세 이상 살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자연적인 노화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은 아예 노화가 거의 되지 않는 기계로 만들어 치환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생물이 가지고 있는 기관과 같은 기능으로 조절 및 제어할 수 있는 기계장치를 생물 체내 외에 이식한 결합체를 사이보그(Cyborg)라고 한다. 사이보그는 주로 SF영화에 많이 등장하여 익숙하게 느껴지지만, 최근 최첨단 과학기술로 인간과 기계의 기능을 합친 사이보그가 실제로 실용화되고 있다. 이미 사람이 입는 외골격(外骨格)의 사이보그는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고 일부 심장 및 신장 등의 기능을 가진 기계는 의료용으로 인체 내에 장치되어 사용하고 있다. 

 

의료용 사이보그를 제외한 단지, 인간의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계 및 자동화 장치가 부착된 사이보그 인간은 본래의 인간성을 말살시킬 수 있어서 디스토피아(Dystopia)로 가는 길이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사회적 우려가 크다. 

 

하지만, 사이보그에 관한 관심은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는 점은 물론 인간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식과 지능 활용을 인체 내  까지 확장할 수 있어서 생명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유토피아(Utopia)를 만들 수도 있다. 즉, 인간의 뇌 신경을 통하여 발생한 신호를 컴퓨터가 이해하고 컴퓨터에 무한히 연결된 하부기관에 명령하여 얻어진 결과를 읽고 쓸 수 있게 할 수도 있게 된다는 의미이다. 

 

뇌 인지 공학(Brain cognition engineering) 기술은 뇌 기능을 확장하여 인간의 뇌에서 출력뿐만 아니라 뇌로 입력도 가능하게 되면, 이미 빅 데이터로 무장된 외부 입력 컴퓨터를 사용하여 무한한 정보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동시에 기계화된 사이보그 작동을 우리가 활용하는 선천적인 인체 기관처럼 자유롭게 적절히 작동/제어를 가능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에게 기계를 결합한 초기형태를 사이버네틱 기관(Cybernetic organ)이라고 칭하고 흔히, 보는 심장 박동기를 예로 들 수 있는데, 초기 심장 박동기는 크기가 커서 몸 외부 목에 걸고 다니면서 사용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크기를 작게 만들어 주머니에 넣고 다니든지, 아예 몸속에 장치하여 사용한다.

 

 이렇게 인간과 기계의 단순한 결합체로부터 시작하여 더 다양한 기능의 사이보그(Cyborg)가 등장하고 있다. 사람이 사이보그 사용이 가능하면 뇌가 살아 있는 동안에 얼마든지 생명현상 유지가 가능하고 건강하고 힘 있는 운동기관을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노화되면 언제든지 새로운 장치로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을 더 많이 확장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운동기관은 기계로 대체할 수 있지만, 위, 창자, 심장, 신장, 간 등의 장기는 아직은 완전히 기계화하기 힘들어 인공장기를 만들어 노화된 장기를 새로운 장기로 바꾸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로 판단한다. 

 

가까운 장래에 완전한 인체 세포로 만들어진 인공장기를 3D 프린팅(3D Printing)하여 장착한 사이보그도 등장할 것이다. 결국, 인간 수명이 획기적으로 늘어나서 인간 생명의 근원적 약점을 극복할 수 있고 환경변화로 축적된 돌연변이에 의한 인체 노화를 방지하여 지금보다 훨씬 오래 살면서도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사이보그(Cyborg)의 시작, SF영화>

 

 사이보그 개념은 1960년대 미국과 소련이 우주개발을 경합하면서 생겼다고 추정한다. 지구상에서는 익숙하게 1기압이란 중력 하에 밤과 낮의 구분이 있지만, 우주에서는 밤낮의 구분이 없고 무중력 하에서 살아가야 하는데, 우주 환경에서는 인간이 생존하기 어렵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중력이 없으면 근력이 약해져서 심장박동, 호흡 등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어서 우주복이나 우주선에 붙어있는 기계에 종속해야만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렇게, 인체가 지구와는 전혀 다른 우주에서 살기 위해서 무생물인 기계에 존속하여 살아가는 우주 생활이 사이보그 사용의 시초(始初)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생체 밖에 장착된 기계가 몸속에 장착된 기계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도 혈액 중 요소의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부착한 삼투압 펌프를 붙인 쥐가 최초이다. 사실 이보다 훨씬 원조는 소아마비에 걸린 사람이나 다리를 다친 사람이 사용하는 목발도 넓은 의미에는 인체에 목발이라는 기구의 결합이라는 의미에서는 사이보그로 표현할 수도 있다. 

 

지금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사이보그 이야기는 1974년부터 1978년까지 미국 TV 드라마 “600만 불의 사나이”에서 주인공인 스티브 오스틴이 불의의 사고로 잃은 양쪽 다리와 한쪽 팔, 그리고 한쪽 눈을 최첨단 생체공학 기술로 대체하여 태어난 사이보그 인간의 활약상을 그리면서 대중에게 큰 호평을 받은 드라마이고, 심지어, 어린 시절 사이보그에 대한 동경 또는 긍정적 개념을 가지기도 했다. 

 

그 후, 1987년 미국 범죄 액션 SF영화인 “로보캅”은 뇌만 살아 있고 모든 인체 기능을 잃어서 심각한 부상을 한 경찰을 뇌 이외의 인체 전체를 기계화한 사이보그 경찰 이야기를 영화화하였다. 악에 대항하는 정의의 사도로 등장하지만, “600만 불의 사나이”와는 다르게 모든 기억을 지웠지만, 점차 기억이 되살아나는 감성적인 면과 뇌 공학의 어려움도 표현하였다.

 

 일본의 “시로 마사무네”의 원작 만화를 1995년에 “오시이 마무루(Oshii Mamoru)”가 극장판 하드 SF 애니메이션 영화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에서는 주인공 쿠사나기 소령은 뇌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기계화한 사이보그 인간인 점은 “로보캅”과 비슷하지만, 뇌에 기계화되기 전의 기억을 모두 간직한 점과 로보캅과는 다르게 유연한 신체를 가진 점이 다르다. 특히, 속칭, 컴퓨터를 머릿속에 집어넣어서 뇌와 결합하여 일체화한 고도화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 Interface,BCI)인 “전뇌”에 연결하며 무한한 외부 정보검색도 할 수 있고, 심지어 해커가 뇌를 해킹(Hacking)를 할 수 있게 하였다. 

 

결국 공각기동대는 로보캅에서 할 수 없었던 뇌에 내외부 정보를 입출력을 가능하게 하였고, 지금도 컴퓨터에 문제가 되는 해킹까지 등장하게 된다. 1974년부터 현재까지 대표적 대중화된 3편의 사이보그 인간에 대한 드라마, 영화에서 사이보그에 인간은 모두 정의의 사도로 악을 물리치는 좋은 이미지와 긍정적이고 익숙한 사이보그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공상 SF에서 미래 사이보그 기술을 예측할 수 있게 하는 데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있지만, 반대로 사이보그를 반대로 나쁜 일에 사용될 수 있는 위험성도 충분히 고려하여야만 할 것이다. 

 

<사이보그 인간의 예>

 

 우리 가까이서 이미 인간이 사용하는 신체 사이보그는 예상외로 많다. 인공각막, 기계적 보청기, 가발, 치아 임플란트, 인공 신장 및 심장 박동기 등 상당수 사이보그용 기계는 이미 인체에 사용하고 있다. 심장 박동기도 초기에는 배터리와 펌프를 장착하여 크기가 아주 컸지만, 작게 압축하여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게 만들었고 지금은 초소형 펌프와 고성능 소형 배터리로 몸속에 넣고도 5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사실 지금 우리는 스마트폰(Smart phone) 없이는 살기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고, 스마트폰은 정보검색, 원거리 통화, 생활 양상 조절, 예술창조/감상에까지 거의 현대인이 살아가는 길라잡이가 되는 인체 외부 사이보그이다. 만약 이런 스마트폰과 같은 기계를 인체 내에 장착하고 생각만으로 작동할 수 있다면, 한층 진보된 인체 내 사이보그로 발전될 수 있다. 

 

‘600만 불의 사나이’와는 상당한 차이는 있지만, 스스로 첫 번째 사이보그 인간으로 자칭하는 영국의 레딩대학교(University of Reading)의 인공두뇌학과의 케빈 워릭(Kevin Warwick) 교수가 있다. 그는 1998년에 인류 최초로 팔에 마이크로 칩을 삽입하여 마우스나 키보드와 같은 외부 입력장치 없이 직접 컴퓨터에 접속하였다. 자신의 이동정보를 칩을 통해서 컴퓨터에 저장하고 전혀 움직임 없이 건물의 불을 켜고 문을 자동으로 열게 할 수도 있었다. 

 

2002년에는 자기 인체 내 컴퓨터 칩을 이용하여 신경 신호를 직접 인터넷으로 전송하는 데 성공하였다. 미국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대서양 건너 영국 레딩대학교에 있는 로봇 팔을 움직이고, 자신의 연구실을 작동하는 데 성공하였다. 자기 아내에게도 컴퓨터 칩을 연결하여 자신이 느끼는 고공(高空) 공포를 아내에게 전달하는데, 성공하여 미흡하나마 단지 인체 내 칩만으로 의사전달을 할 수 있었다. 이런 생체 칩 기술로 신경 신호를 뇌로 전달하면 신경계 손상 환자 치료나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로봇 팔다리를 완벽하게 조작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2008년에는 살아있는 쥐의 뇌를 이용한 로봇을 조종하였고, 2014년에는 인공지능 “유진 구스트만(Eugene Goostman)”이 얼마나 인간과 가깝게 만들어졌는지를 가늠하는 튜링테스트(Turing test)도 실시하였다. 또 다른 사이보그 인간은 2017년 전신마비 루게릭병(MND)을 진단받은 영국 로봇학자 피터 스콧 모건(Peter Scott Morgan)박사가 좋은 예이다. 루게릭병의 진단으로 2년 시한부 인간 진단을 받고 “완전한 사이보그”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다. 2019년 말, 세계 최초 사이보그 수술을 받기 시작하고 필요한 모든 장기를 기계로 교체하고, 현재 합성음성에 의존해서 타인과 소통을 하고 더욱 효과적인 소통을 위해 자신의 얼굴과 유사한 아바타를 만들고 피터 2.0으로 이름을 짓고 온라인 피터를 만들었다.

 

 이렇게 사이보그 삶을 돕는 기술기업인 “인텔(Intel corporation)”의 예측 컴퓨팅 연구소장인 라마 나흐만(Lama Nachman)이 주축이 되어서 스콧 모건 박사의 의사 소통기술을 만들었다. 같은 인텔 팀은 동일한 루게릭병으로 전신마비가 됐던 영국의 천체 물리학자 스티브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박사의 의사전달 기술을 개발한 바가 있다. 사이보그 인간을 자칭한 케빈 워릭(Kevin Warwick)의 생체 칩과 피터 스콧 모건(Peter Scott Morgan)박사와 표정 연기가 가능한 스콕 모건 박사의 아바타 사진은 <그림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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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콕 모건 박사나 스티브 호킹박사와 같은 루게릭병은 시간이 갈수록 퇴화하여 전혀 사지뿐만 아니라, 얼굴표정까지 기능을 할 수 없는 치명적 질병이고 종국에는 사망하게 된다. 스콧 모건의 경우는 눈은 기계의 도움을 받고, 소리를 낼 수 없기에 기계 목소리, 표정은 아바타가 대신하고, 휠체어는 이동할 수 있고 움직임은 외부골격을 사용하고 있다. 기계 목소리로 단순히 소통만 하는 것을 뛰어넘어 말 중에 감정표현을 하는 방법도 현재 연구하고 있다. 

 

이외에 예술가인 닐 하비슨(Neil Harbisson)은 태어나면서 철저한 색맹으로 흑백 이외에 전혀 색을 구분할 수 없었다. 닐 하비슨은 두개골에 안테나를 이식(그림 1)하여 색깔을 나타내는 빛 파장을 안테나로 받아서 소리신호로 바꾸어 듣고 색깔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다양한 소리를 내어서 더 많은 색을 인식하여 새로운 예술 작품을 만드는 작업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즉, 빛 파장에 따라 반사되는 색깔을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빛 파장의 강약을 소리로 만들어 귀로 청취하면서 색상을 알게 된다. 안테나 설치로 두개골에 구멍을 뚫어서 머리에 극심한 고통이 있지만 이제 안테나가 업그레이드되어서 현재는 블루투스를 통해서 인터넷 연결도 가능하다고 한다. 각 색상의 주파수가 머리에 있는 안테나에 뚜렷한 진동을 생성시키기 때문에 일반인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적외선에서 자외선까지의 빛 주파수를 감지할 수 있어서 빛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도보다 훨씬 뛰어넘는 감각을 가지게 되었다. 

 

<맺는말>

 

 어쩌면 꿈같은 사이보그가 등장하여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보다 훨씬 더 큰 능력의 사이보그는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현실로 이미 다가왔다는데 놀라움이 컸다. 인간 생명을 구하고, 불치의 병을 고칠 수 있고, 인간의 힘을 능가하는 사이보그 능력이 무한히 현실화하는 것이 매우 긍정적으로 느끼기도 하지만, 어떨 때는 이런 능력이 악용될 수도 있다는데, 가끔 큰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마치 마법의 주머니 속에서 우리가 상상했던 사이보그와 인공장기를 이용한 새로운 의료 기술들이 마치 미리 준비된 듯이 하나씩 꺼내어지고 있다고 표현하고 싶다. 

 

처음에는 인간이 정말 “120살까지 살 수는 있을까?”라는 의혹에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어쩌면 120살보다 훨씬 더 오래도 살 수 있을 것으로 상상해 본다. “600만 불의 사나이”를 40여 년 전에 TV를 통해서 볼 때는 너무나 신기하였는데 이제는 실제로 의수, 의족이 충분히 사람이 쉽게 조절할 수 있게 만들 수도 있고 스마트폰 카메라 줌 기능과 같은 의안도 당연하게도 현실에서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케빈 워릭(Kevin Warwick) 교수가 신체에 마이크로 칩을 삽입하여 미국에서 영국에 있는 연구실의 전기를 켜는 1998년 이야기는 현재는 이미, 스마트폰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게 할 수 있어서 실상은 그렇게 신기하지도 않다. 즉, 공상 소설이나 영화는 오락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놀랍게도 실제로 만들어지고 있고, 사용하고 있다. 요즘 TV나 영화에서 보는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의 주인공인 “쿠사나기” 소령은 뇌를 제외한 전체 신체를 의체 화하고 뇌와 일체화된 머릿속 컴퓨터를 사용하는 “전뇌”로 방대한 컴퓨터 자료를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특히 뇌를 해킹하는 일은 지금은 흥미롭지만 가까운 미래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쉽게 든다.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은 공각기동대의 TV 연속극이 시작되는 장면에서 피부를 만드는 바이오 프린팅 시연 장면을 볼 수 있는데, 가까운 장래의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잘못된 인체 기관을 기계화된 새것으로 바꾸는 사이보그 기술을 중심으로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은 인간 기대 및 건강수명은 획기적으로 늘어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모든 일에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기에 유토피아를 만들려다 잘못되면 디스토피아로 바뀔 수 있다는 데 항상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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