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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현황과 과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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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8월17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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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지난 7월 27일 우리나라가 폴란드와 10조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방산수출 기본계약(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하면서 방위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1)  2021년 72.5억 달러의 사상 최고치 방산수출(수주 기준)을 기록하면서 새 정부의 ‘미래먹거리 6대 신산업’2)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그동안 다져온 탄탄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방산수출 Big 4’ 진입을 위해 진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 고에서는 최근 우리나라 방산수출 급증의 주요 요인들을 살펴보고, 그 원천인 한국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진단해 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향후 진정한 글로벌 방위산업 강국 반열에 자리매김하기 위한 향후 과제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II. 최근 우리나라 방산수출 급증의 주요 요인 분석 


2014년 36.1억 달러(수주 기준)로 정점을 찍은 우리나라 방산수출은 이후 2020년까지 20~30억 달러 수준에 머물다가 2021년 12월 호주 K-9 자주포(1조원)와 UAE 천궁-II 유도무기 수출계약(4.3조원)에 성공하면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바로 이어 금년 2월 이집트와의 K-9 자주포(2조원) 수출 계약을 완료했으며, 7월 27일 우크라이나 인접국인 폴란드와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70문, 그리고 FA-50 경공격기 48대를 포함하는 10조원 규모의 기본 계약을 체결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폴란드와의 ‘K-방산 3종 세트’ 수출은 1차 계약이며, 탄약 및 후속군수지원, 기술이전 및 현지생산까지 포함하면 2030년까지 최대 25~40조원까지도 가능할 전망이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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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뿐만이 아니다. 금년도 우리나라는 호주에 최신형 레드백 장갑차(5조~7조원)와 말레이시아에 FA-50 경공격기(1조원), 사우디아라비아에 천궁-II, 호위함, 비호복합 등(7조원)의 무기 수출을 추진하고 있어 금년도 방산수출 정부목표 150억 달러 달성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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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우리나라 방산수출 급등의 주요 원인을 살펴보면, 크게 최근 글로벌 안보환경 급변에 따른 군비증강 가속화 추세 속에서 무기 구매국들의 다양한 요구수준(needs)을 발빠르게 충족시킬 수 있는 국내 방위산업의 축적된 경쟁력이 어우러진 결과로 분석된다. 

 

첫째,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인접 북·동유럽 국가들은 물론이고, 유럽, 북미, 인도·태평양, 중동 등 전 세계적으로 군비증강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SIPRI(2022)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국방예산은 2조 1,113억 달러로 사상 최초로 2조 달러를 경신했다.4) 아울러, 독일의 금년도 특별방위기금 1,000억 유로(132조원) 긴급 편성5)과 핀란드, 스웨덴의 ‘NATO 가입의정서 제출’6), 폴란드를 포함한 주요국들의 GDP 대비 2~3% 수준의 국방비 긴급 편성7) 등 전 세계적인 군비증강이 도미노처럼 확산되고 있다. 미국도 내년 역대 최대 규모인 8,390억 달러 국방예산 편성안이 미 하원을 통과했으며8), 일본도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낙승에 따라 향후 5년 이내 GDP 대비 2% 수준의 국방비 증액이 매우 유력할 전망이다.9) 지난 8월 미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중국과 대만 및 주변 국가들의 국방비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10)

 

 이러한 전 세계적인 군비증강 트랜드 속에서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그동안 축적되어 온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구매국이 요구하는 일부 주력수출품목들의 가성비가 높다는 점이다. 방산수출 강국인 미국, 독일 등과 비교해서도 성능에 큰 차이가 없지만, 가격 면에서는 상당히 저렴한 K-9 자주포, K-2 전차, 레드백 장갑차, FA-50 경공격기, 천궁-II 지대공 유도무기, 현궁 대전차 유도무기, 호위함, 재래식 잠수함 등 주력수출품목들을 중심으로 주변국 안보위협이 높은 국가들의 무기구매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둘째, 국내 방산기업들을 중심으로 최근 무기구매 주요국들의 신속한 납기 충족 요구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됨에 따라, 미국, 독일, 영국 등 주요 무기수출국들은 우크라이나 제공 무기체계들에 대한 자국 비축분 보충에도 상당히 벅찬 실정이다. 실제로 미국은 재블린(Jablin),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등 현재까지 98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11) 영국의 NLAW 유도무기와 탄약류, 독일의 MARS 2 다련장포 등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자국 비축분 보충에도 최소 2~3년 이상은 소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독일 등에서 무기를 수입하고자 했던 주요 무기구매국들은 납기 일정 지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한국 등 신흥국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구매국들의 신속한 납기 충족 요구에 한국기업 뿐만 아니라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소요군에서 국내 무기납품 일정을 조정하는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셋째, 한국 무기 구매 이후 안정적인 후속군수지원과 이에 따른 높은 가동률(availability)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무기를 구매했던 국가들은 타국 대비 보다 신속하고 안정적인 후속군수지원(follow on support)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12) 아울러, 이에 따른 장비의 높은 가동률 유지와 선진국 대비 저렴한 운용유지 비용 등도 장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의 209급 잠수함13), 필리핀의 FA-50 경공격기14) 등에 대해 추가 구매계약이 이루어졌다는 점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넷째, 한국의 충실한 기술이전과 현지생산 등 수출절충교역 제공 능력도 높은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무기거래 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무기 구매의 전제조건(pre-requisite)으로 구매국이 요구하는 다양한 절충교역(offset)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구매국들의 정치, 경제, 산업적 요구가 매우 다양화되는 추세에서 선진국 대비 기술이전 수준이 만족스럽고, 현지생산을 통한 일자리 창출, 자국 방산업체 부품 사용 등의 여러 전제조건들을 비교적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한국이 구매국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실제로, 2021년 12월 호주의 K-9 자주포(1조원) 수출시 현지생산시설 지원15)과 지난 2월 이집트의 K-9 자주포 수출시 기술이전, 현지생산 및 수출금융 지원16), 그리고 이번 폴란드 수출 건에서 일부 물량의 현지생산 요구 수용17) 등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구매국들이 한국 무기체계를 선호하는 주요요인 중 하나로 해석된다. 

 

다섯째, 마지막으로 한국의 놀라운 글로벌 방산수출 위상 상승이 구매국들에게 충분한 안정감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년(2012~21)간 우리나라 방산수출수주는 누적 기준 약 347억 달러18)를 기록하였다. 이에 따라, SIPRI(2022)의 최근 5년(2017~21) 기준 한국의 글로벌 무기시장 점유율은 2.8%로 세계 8위를 기록하였다. 미국(39%), 러시아(19%), 프랑스(11%)를 제외하고는 중국(4.6%), 독일(4.5%), 이태리(3.1%), 영국(2.9%) 등과 불과 1~2% 포인트 차이에 그치고 있다.19)  특히, 같은 기간 한국의 무기수출 증가율은 177%로 세계 1위를 차지했으며, 최근의 방산수출 급등 추세를 고려해 볼 때 조만간 영국, 이태리 등을 제치고 글로벌 5~6위권 진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수년간 계속될 경우, 그동안 꿈으로만 생각했던 ‘글로벌 방산수출 Big 4’ 진입도 전혀 불가능한 전망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높은 무기수출 증가세와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는 현 상황에서 전 세계 주요 중·후발국들의 한국에 대한 무기구매 수요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III.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진단과 향후 과제 

 

최근 우리나라 방산수출 급증의 원인을 종합해 보면, 지난 10여 년간 정부의 적극적인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에 따라 규모의 경제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적극적인 방산시장 개척 활동, 일부 품목의 높은 가성비와 안정적인 후속군수지원 역량, 관·산·학·연·군을 아우르는 적극적인 수출 지원 노력 등이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안보 불안정성 심화 추세와 어우러진 결과로 풀이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경쟁력은 최근 수년간 선진국(미국=100) 대비 80~90% 수준으로 평가된다. 제품(가격, 기술, 품질) 경쟁력은 85~90%이며, 기업 및 정부경쟁력이 80~81%로 다소 떨어지는 수준이다.20) 특히, 2022년 11대 무기체계21) 내 주요 방산제품 경쟁력을 평가한 결과, K-9 자주포, K-2 전차, 레드백 장갑차, FA-50 경공격기, 군수지원함, 탄약류 등은 선진국의 90% 이상으로 평가되어 해외 시장에서 충분히 겨뤄볼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22)

 

지난 10여 년간 부단한 노력을 통해 한국 방위산업은 일부 수출유망품목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SIPRI에서도 한국의 최근 무기수출 급증 원인은 선진국과 경쟁 가능한 우수한 방위산업 역량(arms industry’s ability)을 보유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음이 이를 방증한다.23) 일본도 최근 한국 방위산업 성장에 크게 놀라워하고 있으며,24) 미국도 지난 5월 한미 정상간 상호국방조달협정(RDP-MOU) 체결 추진에 합의하는 등 양국간 긴밀한 협력을 통한 방산공급망 강화와 공동개발, 생산 등을 적극 희망하고 있다. 25)

 

이에 따라, 우리나라 방위산업이 일시적인 수출 급증이 아닌 중장기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SWOT 분석에 따른 강점과 기회를 극대화하고 약점과 위기를 최소화하는 전략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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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기업 혼자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무기 구매국들의 다양한 절충교역(산업협력) 요구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노력이 요구된다. 새 정부 국정과제 내 포함한 안보실 내 ‘범부처방위산업발전협의회’를 통해 무기수출간 구매국이 요구하는 다양한 기술이전과 현지생산, 수출금융 등 수출절충교역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2021년 방산수출 70억 달러 돌파를 기점으로 선진국 수준의 다양한 수출지원제도 마련이 긴요할 전망이다. 그동안 수출 증가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무기체계 개조개발 지원사업의 규모와 사업범위를 방산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대기업까지 확대함은 물론, 수출시 기술료의 완전 면제와 안보위협이 높은 중·후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중고무기 수출, 불용·잉여물자 연계 수출 등 스마트 패키지 딜 마련에도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대기업 대비 매우 저조한 중소기업 수출비중(전체 수출액의 7~10%)을 높이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요구된다. 주요 수출 완제품 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주요구성품, 부품, 소재류에 대안 국산화 확대와 ‘방산중소기업 Global Value Chain 진입사업(가칭)’ 신설, 한미 상호국방조달협정(RDP-MOU) 체결에 따른 세계 최대 미국 방산시장 진출에도 국내 중소기업들의 진출을 적극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다. 

 

넷째, 마지막으로 최근 방산수출 급증세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지속적인 구매국 맞춤형 수출전략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한 권역별 중점수출국가(hub)들을 중심으로 인접국가(spoke)로 수출을 확대해 나가는 적극적인 시장 공략과 수출 지원, 주요 수출국에 대한 해외 인력증원 등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새 정부가 바라는 방위산업의 ‘미래 먹거리 신산업’ 육성을 앞당김과 아울러, 글로벌 안보환경의 급변속에서도 국방력 강화의 기반인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에 매진해야 할 시점이다. 온 국민의 높은 관심과 지원에 적극 부응하여 진정한 글로벌 방위산업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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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선비즈, ‘폴란드와 25조 잭팟에 날아오른 방산주... 추가 상승 무게, 2022.8.1. 

2) 인수위, 새정부 미래 먹거리산업 신성장전략, 2022.4.25. 

3) 조선비즈, ‘폴란드와 25조 잭팟에 날아오른 방산주... 추가 상승 무게, 2022.8.1. 

4) SIPRI, SIPRI Yearbook 2022, 2022. 

5) 글로벌비즈, ‘독일, 군사력 강화에 132조 7,500억원 투입’, 2022.6.2. 

6) 뉴시스, “나토30개국, 스웨덴, 핀란드 가입 ‘초청’에 대한 의회 비준 개시, 2022.7.5. 

7) 조선일보, ‘왜 폴란드는 미, 독 아닌 한국 무기 선택했나... 40조 방산수출 막전막후, 2022.8.5. 

8) 한국일보, ’미국 하원, ‘주한미군 현원유지’ 국방수권법안 처리‘, 2022.7.16.

9) https://news.yahoo.co.jp/articles/98ae74806771e99e403f11efe9eeaa88e765c1c8/images/000 (검색일: 2022년 8월 11일) 

10) KBS News, ‘타이완군, 국방예산 추가증액 요구... 중 군사훈련 대응 위해’, 2022.8.10. 

11)더 팩트, ‘미국이 우크라에 10억 달러 추가 지원하기로 한 무기 뜯어보니’, 2022.8.10. 

12) 한국경제TV, ‘절찬리 K방산... 아프리카도 노린다’, 2022.8.10. 

13)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 인도네시아 잠수함 3척 수주,... 1조원 규모’, 2019.4.12. 

14) 한국일보, ‘필리핀, 한국산 경공격 FA-50 추가 구매 공식 확인, 2017.12.19. 

15) 동아일보, ‘호주에 K-9 자주포 생산공장 착공, 국내 방산기업 첫 해외생산기지, 2022.4.8. 

16) 이슈밸리, ‘중동매체, 이집트, K9 자주포 현지생산방식 도입 계약... 약 2조 740억원 규모’, 2021.11.23. 

17) 파이낸셜 뉴스, ‘폴란드 K2 전차 수출, 18일 첫 본계약... 500대 국내생산’, 2022.8.3. 

18)경상가 기준

19) SIPRI, ‘Trends in International Arms Transfer, 2021’, 2022.3. 

20)산업연구원, ‘방위산업 통계 및 경쟁력 백서’, 각년호 외

21) 10대 무기체계와 전력지원체계 포함

22) 산업연구원, ‘방위산업 통계 및 경쟁력 백서’, 각년호 외 

23) 뉴스투데이, ‘[장원준 칼럼] 2030년대 ’세계 5위 방산수출국‘ 도약을 위한 4가지 제언’, 2021.4.5. 

24) 인사이트, ‘한국이 무기수출 ’세계 8위‘로 급부상하자 일본에서 보이고 있는 반응’, 2022.8.6. 

25) 연합뉴스, ‘방산 FTA 국방상호조달협정 체결 추진... 미 시장 진출 발판 되나’, 202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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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8월17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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