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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펠로시 의장 타이완 방문, 美 中 패권 경쟁 본격화 시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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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8월05일 15시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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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펠로시(Nancy Pelosi) 의장의 타이완(臺灣) 방문으로 국제 사회에 ‘타이완 해협’을 둘러싸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타이완 영토를 둘러싸고 미 • 중 양국이 최강의 해상 무력을 배치한 가운데, 지난 3일, 수도 타이베이(臺北)에 도착한 펠로시(Pelosi) 의장은 곧바로 차이잉원(蔡英文) 타이완 총통과 회담하고 미국의 강력한 타이완 수호 의지를 천명했다.

당연히, 중국은 극도의 분노를 표출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펠로시(Pelosi) 의장이 타이완을 떠난 다음날인 4일부터 중국군은 타이완을 포위하는 6개 해역에서 대대적인 군사 연습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에 펠로시(Pelosi) 의장이 중국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타이완 방문을 강행함으로써, 향후 타이완 해협을 둘러싸고 미 중 군사적 대치 및 지정학적 긴장은 한층 고조되고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펠로시 의장 “미국이 타이완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은 명백”


지난 3일부터 1박 2일 간 일정으로 이루어진 펠로시(Pelosi) 의장의 타이완 방문은 미국 대통령 승계 순위 2위인 최고위급 정치인으로는 지난 1997년 당시 깅리치(Newt Gingrich) 하원의장 방문 이후 25년만에 처음이다. 펠로시(Pelosi) 의장은 “이번에 타이완을 방문하는 대표단 일행은 미국이 타이완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이 명백하다(‘unequivocally clear’)는 의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 이라고 말했다.

펠로시(Pelosi) 의장은 “43년 전에 이미 미국은 항상 타이완과 함께할 것임을 약속한 바 있다” 고 강조하고, 오늘 우리 방문단은 그러한 약속을 저버리지 않는다는 것을 타이완에 전달하기 위해 온 것” 이라고 강조했다. 동 의장의 이런 발언은 미국의 ‘타이완 관계법(Taiwan Relation Act)’을 지적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타이완은 미국과 중국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거친 외교적 언사를 동원한 공방이 오고 가는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일종의 ‘화약고’가 되어 가는 실정이다. 영국 BBC 방송은 이번 펠로시(Pelosi) 의장의 타이완 방문으로 미국이 타이완 문제를 둘러싸고 위험한 외교적 줄타기를 벌이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흥미로운 것은, 블링컨(Tony Blinken) 미 국무장관이 이번 방문은 ‘완전히 펠로시 의장의 결정이라는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 임을 강조했다는 사실이다. 

 

펠로시(Pelosi) 의장은 타이완 도착 직후 차이(蔡) 타이완 총통과 회담을 갖고, 미국과 타이완의 단결을 명확히 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미국은 흔들임 없이 타이완 민주주의를 지원할 의지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차이(蔡) 총통은 사의를 표하고 “민주주의의 방위선을 지킬 것” 이라고 화답했다. 중국은 이에 반발, 인근 6개 해역에서 타이완을 둘러싸는 형태의 대규모 군사연습을 시작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4일 자 오피니언 란에서 ‘펠로시 1 vs 중국 0’ 이라고 스코어를 매기고 있다. 이번 방문으로 펠로시(Pelosi) 의장은 중국 측에 대한 공격의 베이스 캠프로 삼고 있다고 비유했다. 동 통신은 이번 펠로시(Pelosi) 의장의 타이완 방문은 중국의 악성 문제점들(malignancy)을 드러내 강조하기 위해 완벽하게 짜여진 것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이번 방문은 중국 국내에서 시진핑 정부를 당황하게 만드는 것일 뿐 아니라, 세계 다른 나라들에도 ‘민주주의 타이완’ 정권과 대비하면서 ‘독재주의 중국’ 의 수많은 악행들을 인식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펠로시(Pelosi) 의장의 타이완 방문에 대해 미국 내 평가가 모두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 CNN 방송은 이번 펠로시(Pelosi) 의장의 타이완 방문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이 고위급 인사의 타이완 방문으로 중국 측의 반발을 우려해서 사전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강행했다고 전하고 있다. 국방성 관리들은 펠로시(Pelosi) 의장의 타이완 방문을 전후해서 항공기가 안전하게 운행되게 하기 위해 중국 측의 군사 동향을 24시간 감시하는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 “중국 의존도 높은 타이완 경제에 역풍, TSMC도 선택의 기로에”


한편, 펠로시(Pelosi) 의장의 타이완 방문의 여파로 정작 타이완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흥미를 끌고 있다. 펠로시(Pelosi) 의장은 이번 방문 중에 미국과 타이완 무역협정이 가까운 시일 내에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시사했다. 아울러, 타이완의 TSMC(臺灣半導體製造公社) 등의 기업들에 보조금을 제공하면서 유치를 추진 중인 미국의 관련 법 제정 등 노력에 대해 “미국과 타이완 간의 경제 교류의 문을 여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타이완 미디어들은 차이(蔡) 총통 주최 오찬에는 TSMC 그룹 쟝충마오(張忠謀; Morris Chang) 창업자도 동석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은 펠로시(Pelosi) 의장과 차이(蔡) 총통이 회담을 가진 날에 타이완으로부터 일부 농수산물의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농업 및 수산업이 많은 타이완 남부 지역은 집권 여당 민진당(民進党)의 지지 기반이 되어 있다. 아울러, 타이완을 향한 천연 모래(砂)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펠로시(Pelosi) 의장이 타이완을 떠난 뒤에도 경제 분야의 대항 조치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타이완은 일단 펠로시(Pelosi) 의장의 타이완 방문을 환영하는 분위기 일색이나, 향후 중국 측의 대항 조치들이 강화되는 경우에는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해 온 타이완의 입장에서는 악영향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은 필지라는 관측이 대세다. 최근 무역 통계 상으로는 중국은 타이완 수출의 40%, 수입의 20%를 점하고 있고, 이런 구도는 지난 2016년 반중 차이(蔡) 정권 수립 이후 중국과 관계가 급속하게 악화되기 시작한 뒤에도 변치 않고 있어, 중국은 다양한 카드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타이완이 강점을 가진 반도체 및 서버 등 많은 제품들이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TSMC 류더인(劉德音) 회장은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하는 경우의 영향에 대해 “모두 패자가 될 것’ 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타이완은 금년 Q2 GDP 성장률이 전년동기 대비 3.08%에 그쳐, 2020년 Q2 이후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성장 부진의 배경이 바로 중국 경제의 감속이다. 타이완 경제의 견인 역할을 해온 수출에 어두운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제재 조치를 강화하는 경우, 타이완 경제는 더욱 거세진 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임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타이완 정부가 난처한 입장을 감안해서 다른 도리를 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에 과도한 자극을 피하고 싶지만, 펠로시(Pelosi) 의장 방문 등을 거부할 수도 없는 처지’ 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결국, 차이(蔡) 정권은 정치, 외교 면에서는 펠로시 의장 방문으로 일정한 성과를 얻은 것이나, 경제면에서 향후 행보는 상당히 어렵게 될 것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The Financial Times)는 미국 집권 여당의 거물 정치인인 펠로시(Pelosi) 의장의 타이완 방문으로 이례적으로 중국, 타이완, 홍콩 등의 아시아 금융시장이 하락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전투기들이 타이완 상공을 비행하고 있는 가운데, 군사용 반도체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이들 두 강대국의 중간에 위치한 TSMC도 미국이냐, 중국이냐,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될 딜레마에 놓인 처지가 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동서 양방 무역을 통해 번영을 누려온 타이완 입장에서는 상당한 난관이라고 전했다. 

 

■ WP “타이완 국민들, 펠로시 의장 방문에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


한편, 미국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는, 이번 펠로시(Pelosi) 의장 및 하원의원들 일행이 타이완을 방문해 약 18시간 머문 것에 대해 타이완 국민들은 흥분과 열광을 가지고 환영했다고 전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중국의 위협 아래서 살아온 2천3백만 타이완 국민들에게는 중국이 불행을 느끼면 느낄수록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 중국과 통일을 지지하는 국민들은 펠로시(Pelosi) 의장을 ‘미국의 마녀(American Witch)’ 라고 비난하는 등, 다양한 반응을 전했다. 

 

특히, 펠로시(Pelosi) 의장은 차이(蔡) 총통과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의 방문 결과로 중국의 경제 보복을 포함해서 타이완이 치러야 할 대가에 상응해서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답변하며 “이번 방문은 타이완의 보다 나은 경제적 변화를 가져오게 하기 위한 미국의 광범한 노력의 일환” 이라고 말했다. 펠로시(Pelosi) 의장은 탁월한 기업가 정신, 우수한 지적 능력을 보유한 많은 모범적인 타이완 기업들이 미국으로 진출해서 제품을 생산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커비(John Kirby)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화요일,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방문에 대해 한 단계 나아간 타이완 근방에서의 군사 연습, 경제 보복 조치를 취할 태세가 되어 있다. 이후로도 장기적 관점에서 대항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고 언급, 우려를 표명한 바 있어 미 행정부의 묘한 입장을 내비쳤다. 중국은 지난 목요일 타이완 외교부 산하의 비영리 조직 두 곳을 제재 대상 블랙리스트로 공표했고, 이에 대해 타이완 집권 민진당의 한 의원은 “중국 공산당 정권은 나락으로 떨어지기 전에 이를 멈추기 바란다” 며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WP는 이처럼, 대부분 타이완 국민들은 중국 측이 전쟁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으나, 일부 국민들은 이번 펠로시(Pelosi) 의장의 방문이 가져올 단기적인 후과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군사적 위협 행동으로 타이완 상공에서 항공 운항에 지장을 초해할 것을 우려하는 국민들의 의견이 많은 것을 전했다. 아울러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에는 러시아가 침공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던 것처럼 역사적으로 많은 전쟁이 돌연 발생했었다는 점에서 (중국의 침공을) 실제로 우려한다” 는 타이완 시민들의 입장도 전했다.             

 

■ “중국, 강력 반발, 군사적 대항 조치, 그러나 예상된 범위에 그쳐“ 


중국 정부는 펠로시(Pelosi) 하원의장이 타이완을 방문하기 전부터 강력한 반발과 비난을 계속해 왔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실제로 펠로시(Pelosi) 의장이 타이완 방문을 강행하자 중국인민해방군은 이에 반발해서 방문 직전인 2일 밤부터 미사일 등 실탄 사격을 포함한 대대적인 군사 연습에 돌입했다. 중국 관영 미디어들은 2일 밤 펠로시(Pelosi) 의장 전용기가 타이완에 도박하기 직전에 중국의 최신예 전투기인 ‘수호이 35’ 전투기들이 대만 해협을 횡단했다고 일제히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군의 군사 연습은 4일부터 본격적으로 강화됐다. 타이완 지역을 관할하는 중국군 동부 전구 대변인은 “미국이 타이완 문제를 에스컬레이트시킨 것에 대한 위협이고, 타이완 독립 세력에 대한 엄중한 경고” 라고 경고했다. 중국군이 군사연습을 시행하는 복수의 지역이 타이완의 영해와 겹치고 있어, 중국과 타이완 간에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것은 필지라는 전망이고, 우발적 충돌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서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3일, 담화를 발표하고, “미국의 일부 정치가들은 중국과 미국 간의 트러블 메이커가 되어버렸다” 고 비난했다. 그는 “중국의 평화적인 노력을 깨어버리는 행위는 완전히 헛수고이고 반드시 머리가 깨져서 피를 흘릴 것” 이라고 격렬히 비난했다. 한편, 외교부 시에펑(謝峰) 외교부 차관은 2일 심야에 주중 미국 대사를 불러 “강력하게 항의한다” 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의 대항 조치가 종전에 상정했던 범위 이내라는 점에서 크게 우려하지 않는 관측도 부상하고 있다. 즉, 미국이 타이완을 버리지 않는다는 자세를 명확히 한 것이나, 차이(蔡) 총통과 펠로시(Pelosi) 의장이 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중국을 자극하는 발언들을 한 것, 중국이 이에 대응해서 군사 연습에 나선 것 등은 일단 이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높이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나, 미국 행정부가 사태의 악화를 피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고, 중국 측도 어떤 형태로든지 사태의 결착 지점을 모색하고 있다는 관측도 부상하는 것이다. 

 

즉, 중국 정부가 지금 취하는 대항 조치들은 사전에 상정했던 범위 내에 있는 것들이고, 일거에 군사적 충돌로 발전할 위험성은 작다는 것이다. 이런 관측의 배경으로는, 금년 후반에 시 주석의 국가 주석 임기 연장이라는 중대한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중국 측도 이쯤에서 사태가 수습될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지금 중국 측이 언어 상으로는 격렬한 반발을 보이고 있으나, 결국 체면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결착점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당분간은 미·중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은 상존해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다.        

 

■ “美 中 패권 경쟁 본격화, ‘하나의 중국’에 대한 인식 차이가 촉발”


펠로시(Pelosi) 의장은 이번 타이완 방문 중에 ‘중국 본토와 타이완이 불가분이라는 중국의 입장에 이의(異義)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고, 타이완 안전보장에 관여한다는 미국 나름대로의 ‘하나의 중국’ 정책을 존중하면서 타이완에 대한 관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묘한 발언을 했다. 차이(蔡) 총통도 앞으로 타이완의 자주적 방위력을 강화해서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럼에도, 중국 측은 종전부터 펠로시(Pelosi) 의장이 타이완을 방문하면 미국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아직까지는 타이완이 독립적인 통치를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 측은 타이완을 본토로부터 떨어져 있는 하나의 ‘주(province)’로 간주하고 있고, 궁극적으로 타이완을 중국으로 통일해야 될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날카로운 수사적인 공방이 오고가는 가운데 타이완은 새로운 분쟁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사실, 미국은 중국과의 외교적 관계의 전제인 ‘하나의 중국’ 노선을 지지해 오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만을 유일한 정부로 인정하고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미국은 타이완 정권과 ‘탁월한 비공식적’ 관계를 맺고 있어, 타이완에 자체 방위를 위해 필요한 무기도 공급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중국은 이번 펠로시(Pelosi) 의장의 타이완 방문은 미국이 타이완을 지지한다는 또 다른 증거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바이든 행정부도 펠로시(Pelosi) 의장의 타이완 방문을 반대해 왔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군사적 관점에서 ‘좋지 않은 아이디어(not a good idea)’ 라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펠로시(Pelosi) 의장은 “지금 전세계는 민주주의냐, 전체주의냐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곳 타이완에서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미국의 결의는 철통같다” 고 말하며, 타이완은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시민들에게 영감(inspiration)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나서서 격렬한 어조의 성명을 발표하는 등 최대 강도의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공공연한 외교적 도발이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것이고,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 이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동시에 “타이완은 중국의 한 부분이므로, 미국은 중국의 원대한 통일 과업을 방해하지 말 것’ 을 촉구했다.

 

영국 BBC 방송은 좀 더 넓은 시각에서 중국 정권은 국제 사회의 다른 나라들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이도록 요구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는 베이징에 본거지를 둔 중국 정부만이 존재한다는 점을 주장하는 것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단 15개국만이 타이완과 공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현 상황에 높은 관심을 가진 일본의 Nikkei는 “미국과 중국은 서로 물러설 수 없는 대립의 터널로 들어섰고, 타이완 문제는 그 결과” 라고 전했다. 동시에, 지금 양국은 세계 질서의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고, 향후 긴장은 10, 20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Nikkei “새로운 냉전 시대에 새로운 美 中 경쟁 구도 정립 긴요”


또 한 가지 Nikkei의 흥미로운 지적은, 미국 정부 당국자 및 유식자들의 중국에 대한 인식이 최근 2, 3년 동안 크게 변했다는 것이다. 2019년 말까지는 사이버 스파이, 군비 확산, 인권 억압 등, ‘행동’에 대한 비판이 중심이었으나, 2020년 Covid-19 사태 이후로는 중국공산당의 ‘체질’에 대한 비판이 많아지고 있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언론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체제가 코로나 감염 초기 현장 은폐를 불러왔고, 이로 인해 전세게로 퍼져나갔다는 인식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금은 미국의 경계심이 중국이 겨냥하고 있는 글로벌 ‘질서관’으로 쏠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형적인 사례로, 중국은 지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두둔하고 있다. 이를 두고, 미국은 중국이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과 유럽이 주도해온 글로벌 질서를 무너뜨리고, 이들을 대체해서 중국이 주도하는 질서로 바꾸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강하게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의 미국에 대한 불신도 극에 달해 있다. 중국은 미국이 시시콜콜 간섭하면서 중국의 글로벌 무대에서 부상을 저지하려고 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중국공산당 간부 및 미디어들의 어조는 지금 미국이 중국의 인권, 민주주의 등을 거론하는 것은 구실에 불과하다는 불신의 분위기가 묻어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Nikkei는 미 중 양국이 서로 ‘행동’을 빌미삼아 다투는 경우에는 중간 타협이 가능하나, 상대방 ‘체질’ 및 ‘세계관’을 산용할 수 없고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화해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향후 양국이 세계 질서 주도권을 둘러싸고 벌이는 패권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금 벌어지는 타이완을 들러싼 긴장도 이런 연장선 상에 있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미국이 타이완을 지원하는 것은 단순히 첨단기술 및 민주주의 거점으로써 중요한 때문이 아니고, 아시아를 중국에 오염되지 않게 하려면 타이완의 현상 유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 깊숙히 연계되어 있어서, 과거 냉전 시대의 미국과 소련 관계와는 다르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경제 및 해양 권익 문제에 그치지 않고 이데올로기 및 세계 질서관에서도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점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냉전에 가깝다는 판단이다. 이런 관점에서 Nikkei는 이전 미· 소 간의 대립 관계처럼 전쟁을 막기 위한 위기 관리 체제를 갖출 것이 급선무라는 주장이다. 두 글로벌 대국이 벌이는 새로운 냉전 시대에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의 인접국들의 관계 정립은 날로 어려워지고 그만큼 외교적 난제들도 쌓여 갈 것은 필지다. 이에 대비한 정교하고 유효한 전략이 긴요한 상황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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