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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의 민주당 완패와 시험대에 오른 윤석열 정권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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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6월03일 20시40분

작성자

  • 황희만
  •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대우교수, 前 MBC 부사장,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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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실시된 전국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신승(辛勝)했다. 전국적으로 보면 완패한 형국이지만 그나마 민주당에 숨통을 열어준 승리가 아닌가 싶다.

국민은 민주당을 완전히 죽이지는 않은 셈이다. 호남이야 오래된 민주당 텃밭이니 당연히 민주당이 승리할 것으로 모두 예상했다. 호남이외 지역에서 제주도를 빼고 민주당은 모든 지역에서 패배했다. 이러니 경기도에서 마저 졌다면 민주당은 완전히 전멸하는 셈이 되는 것이었다. 굳이 민주당의 경기도 승리에 의미를 부여하자면 “민주당의 잘못이 크지만 회초리 한 번 맞고 정신 차려 잘하라”는 국민의 뜻일 것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오만했다.

소위 ‘검수완박법안’ 처리가 대표적이다. 중대한 법안을 공청회 한번 거치지 않고 무엇에 쫓기듯 밀어부쳤다. 비겁하게 안건조정위원에 민주당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의원 신분으로 들어가고, 대통령은 국무회의 일정까지 변경하며 검수완박법안을 처리했다. 국가가 전시나 위기상황도 아닌데 이렇게 밀어붙이는 이유를 속칭 ‘개딸들’을 제외한 많은 국민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오만함은 최근 20대 국회 하반기 원구성 논의에서도 드러났다.

민주당은 국민회의 측에 넘겨주기로 했던 법사위원장 자리를 이제는 자기들이 야당이 됐으니 

자기 몫이라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자기들이 여당일 때는 개혁속도를 내기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법사위원장 자리를 자기들이 차지하고서 말이 많으니까 후반기 원구성 때는 국민회의에 넘겨준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이제는 다른 논리를 내세운다. 법사위원장 자리는 원래 야당 몫 아니냐고 둘러댄다. 국민들은 이런 말장난에 속지 않는다. 민주당 오만함의 극치다. 국회의원 수가 많으니까 하반기 원구성문제도 밀어붙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말은 하지 않는다 해도 지켜보고 있음을 모르는가.

 

그래서 이번에 민주당에 매서운 회초리를 내리쳤다.

속 보이는 짓을 하지 말고 국가 이익을 위해, 국민 이익을 위해 국정파트너로 제대로 일을 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것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민주당 지도체제가 이번 일을 기회로 일대 쇄신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패거리 이익을 위해 지도부를 구성하지 말고 국민의 뜻이, 국민 바람이 무엇인지 잘 보살필 수 있는 지도부가 탄생 돼야 할 것이다. 특정인을 구하기 위한 책략에만 몰입한다면 민주당의 앞날은 험난할 뿐만 아니라 우리 정치가 더욱 혼탁해질 것이다. 

 

그런데 벌써부터 민주당 안에서는 치열한 계파싸움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 눈에는 이재명파와 반이재명파로 나누어 자기들끼리 싸우는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 싸움이 치열해지면 정계개편으로 확대될지도 모를 일이다. 어느 길이든 민주당이 알아서 새 길을 찾으면 될 일이다. 어느 길을 가든 국민이 바라는 것은 민주당이 조속한 시일 내에 새로운 지도부를 갖추어 국정 파트너로 국가발전을 위해 여당과 함께 국민에 봉사하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또 윤석열 정권에도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 민주당을 살려준 것은 국민의힘에 전권을 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정운영 방향은 윤 정권의 방향이 맞다고 인정해 주었다. 그러나 오만하지 말고, 자만하지 말라는 사인을 준 것이다. 민주당의 참패를 반면교사로 삼으라는 것이다. 국민을 위한 바른 정치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되 오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국민과 함께 소통하며 실행하라는 뜻일 것이다. 이러면 국민이 지지할 것이고 여소야대 정국이지만 야당이 이를 외면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우리경제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엄청난 국가부채와 쌓여만 가는 가계부채, 여기에 물가는 급격히 오르고, 실업 문제는 또 유산(遺産)으로 물려받았다. 감당하기 어려운 난관에 봉착해 있는 형국이다. 시급히 중지를 모으고 함께 손잡고 극복해나가야 할 일들이 태산처럼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다. 글로벌 환경 역시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으로 악화되고 있다.

 

이같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야당과 협치는 당연하다.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야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윤석열 정부가 이런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거대 야당을 누르기위해 시시콜콜한 일로 싸우지 말아야 한다. 무엇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 무엇이 국가발전에 필요한 것인지를 제시하고,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고 야당을 설득해야 할 책무가 윤석열 정부에 부여된 것이다.

야당을 누르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친다면 국민들이 호응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거대야당도 국민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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