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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잡히는 2022년 대선(大選) 관전법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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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8월11일 17시10분

작성자

  • 김형준
  • 배제대학교 인문사회대학 석좌교수(정치학),전 한국선거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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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9일에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가 약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본격적인 경선 국면에 돌입했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월 11일 국민과 당원 의견을 각각 50% 반영한 예비 경선을 통해 후보를 6명으로 압축했고, 9월부터 본격적인 경선에 돌입해  10월10일 최종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본경선 과반 투표가 없을 경우, 4-5일 뒤 결선 투표를 실시한다. 민주당은 당원만이 아닌 국민을 대상으로 한 경선을 목표로 선거인단을 모집했다. 지난 8월 3일에 마감한 1차와 2차 선거인단 숫자는 185 만 명을 돌파했다. 3차 선거인단 숫자까지 합치면 지난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선거인단 규모인 총 214만 명을 넘어 300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경선이 기대보다 흥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국민의힘 경선 버스도 시동이 걸렸다.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7월 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그는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제1야당에 입당해서 초기 경선부터 참여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국민의힘이 국민으로부터 더 넓고 보편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결심했다”고 입당 배경을 설명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지난 7월 15일 “온 국민이 고통 받고 있는 현실 하에서 가장 중요한 명제인 정권교체를 이루는 그 중심 역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국민의 당에 입당했다. 여하튼 예상보다 빠른 윤석열ㆍ최재형의 입당은 국민의 힘 경선 구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여하튼 국민의힘은 9월 15일 1차(8명 압축),  10월 8일 2차(4명 압축) 예비경선을 거쳐 본 경선을 치른다. 예비경선(컷 오프)은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치르고, 본 경선은 당헌·당규대로 여론조사 50%, 당원 조사 50%로 진행된다. 

 

서서히 윤곽이 잡히는 2022년 대선의 관전 포인트는 몇 가지로 축약된다.

무엇보다 5년 만에 정권교체가 가능한가? <아래 표>는 현 시점에서 정권유지론과 정권교체론을 촉발시키는 요인들을 비교·분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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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지지도가 40%대를 회복하고 있다. 한국갤럽 8월 1주 조사(3~5일)에서 문대통령 지지도는 41%를 기록했다. 리얼미터ㆍYTN 조사에서도 문 대통령 지지도가 7월1일부터 5주 연속 40%대를 유지했다. 여하튼 임기 말에 현직 대통령 지지율이 40%대에 이르고 있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야권이 줄기차게 내세우는 ‘정권 심판론’이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 

 

국민의 힘 대선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이 “내년 대선에서는 정권 심판보다 미래를 책임질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직 대통령이 여전히 국정운영의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은 결정적인 순간에 ‘반전 카드’를 쓸 수 있다는 것을 함축한다. 가령, 대선 전에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통해 보수를 분열시킬 수 있다. 내년 2월 북경 동계 올림픽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한반도 평화 체제‘ 메시지를 통해 대선 정국을 흔들 수도 있다. 야권이 아무리 ’위장 평화‘라고 주장해도 ’어겐인 2018‘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정권심판론 추세 약화되고 있는 것도 변수다. 한국갤럽의 8월 첫째 주 조사(3-5일) 결과,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현 정권 유지론) 39%,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정권 교체론)'가 47%로 나타났다. 4·7 재보궐 선거 직후인 4월 셋째 주에서는 ’정권 교체론'(55%)이 ‘정권 유지론’(34%)보다 무려 21%포인트 많았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그 차이가 8% 포인트로 줄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대선에서 스윙보토 역할을 하는 중도층의 경우, 정권 교체에서 정권 유지론으로 돌아서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코로나의 역설도 존재한다. 코로나 4차 대유행이 시작되고 장기간 4단계 거리두기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데도 문 대통령 지지도가 40%대를 회복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분명, 코로나 사태 등 국가 위기 상황 시 국론 집결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한편, 유력한 야권 대권 후보인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국민의 힘에 입당이후 추락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한 달 간격으로 실시하는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8월 3-5일) 결과, 윤 전 총장은 한 달 만에 6% 포인트 하락(25%→19%)해서 10% 대로 떨어졌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한 것은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직 사퇴 이후 5개월 만이다. 특히, 보수층에서 13%포인트(51%→ 38%),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9% 포인트(60%→ 51%), 대구ㆍ경북 지역에서 7%포인트(42%→35%) 각각 추락했다. 서울 지역에서 12%포인트 떨어진 것은 예사롭지 않다. 여하튼 이런 추세들은 정권유지론을 강화시키는 요인이다. 

 

한편, 문재인 정부의 정책 대실패, 현 정부에 대한 정책방향 공감도 추락, 윤 전총장과 국민의 힘 호감도 상승, 스윙보터인 20~30 세대의 보수화, 정부의 코로나 미숙한 대응 등은 정권 교체를 촉발시키는 잠재 요인들이다. 지난 4년간 문재인 정부는 극단적인 편가르기·포퓰리즘으로 국론분열이 증폭되고,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밀어붙여 자영업자 몰락과 일자리 쇼크를 초래했다. 

시장 원리에 어긋나는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 전세 값이 폭등하고,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국민적 평가도 악화되고 있다. 중국과 북한에 굴종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한미동맹과 안보가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의 현 정부에 대한 국정방향 공감도는 추락하고 있다. 한국리서치의 7월5주차 조사(7월 30일 ∼ 8월 2일) 결과, ‘우리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55%)는 부정평가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34%)는 긍정평가를 크게 앞서고 있다. 특히, 내년 대선에서 스윙보터 역할을 할 20대에서는 그 비율이 각각 65% 대 21%로 나타났다. 30대에서도 57%대 30%였다. 지난 2020년 11월 미국 대선 당시 AP통신이 NORC와 실시한 조사(7월 16~20일), 현직인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지지한다‘는 응답도 32%에 그쳤고,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0%로 최악을 기록했다. 이것이 정권교체의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윤석열 전 총장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호감도는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ㆍ오마이뉴스의 대선후보 호감도 조사(8월 3~4일) 결과, 윤 전 총장이 46%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이재명 경기지사 40.1%, 최재형 전 감사원장 39.4%,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37.9% 순이었다. 국민의힘 호감도는 2020년 6월 18%, 9월 25%, 2021년 4월 34%, 7월에 38%로 지속 상승했다. 

 

한국갤럽의 7월 셋째 주(13~15일) 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는 47%가 '잘하고 있다', 44%가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정부 대응 긍정률이 한 달 전 64%에서 47%로 떨어졌고, 부정률은 27%에서 44%로 올랐다. 최근 국내 백신 접종 속도 정체, 확진자 급증, 거리두기 정책 혼선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의 7월 통합 조사(27-29일)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는 24%에 불과했다. 이것은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 남성(30%)보다도 높은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년만에 정권을 교체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내년 대선까지의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정권 유지와 정권교체를 촉발하는 요인들 중 어떤 것이 더 강력하게 작동될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요인을 만들어내는 것이 전략이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제1야당 대표로서 내년 대선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에 대한 본질적인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고의 상황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것이 전략이다. 야권은 어떤 상황이 오면 정권 교체가 안 되는지를 치밀하게 분석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번 대선의 또 다른 핵심 관전 포인트는 대세론의 지속 여부다. 대한민국 역대 대선에선 이회창 대세론, 이인제 대세론, 고건 대세론, 안철수 대세론, 반기문 대세론 등 수 많은 대세론이 존재했다. 그러나 이런 대세론은 허망하게 무너졌다. 통계적으로만 보면 대세론의 80%는 무너졌다. 그렇다면 무엇이 대세론의 운명을 결정짓는가? 후보들의 대선 경쟁력은 상수이고 후보들의 정책, 정체성, 도덕성에 대한 검증, 전략 등이 중요 변수다. 한때 여권에서 ‘어대낙’(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낙연“)이라는 말이 회자되었다. 그러나 작년 8월을 기점으로 ‘이재명 대세론’이 이를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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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민주당 경선에서 변수가 생겼다. 7월 예비경선이후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줄어들면서 ‘이재명-이낙연 2강 체제’로 변화되고 있다. 이른바 ‘명낙 대전’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ㆍTBS가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8월6~8일) 결과, 이재명 지사(28.4%)와 윤석열 전 총장(28.3%)' 강 구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두 후보가 초박빙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것은 두 후보의 지지도가 오랜 기간 20%대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상황 변화에 따라 민심은 언제든지 요동 칠 수 있다는 것을 함축한다. 

 

향후 여권 경선에선 결선투표와 친문 후보 단일화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민주당은 경선 흥행을 위해 선거인단 투표 결과는 9월12일(1차), 10월3일(2차), 10월10일(3차)로 나눠 발표한다. 1차 발표 선거인단 결과에 따라 이재명 대세론이 확정될 것인지,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인지, 아니면 향후 친문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것인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에게 모두 뒤처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윈지코리아ㆍ아시아경제 조사(8월 7~8일)에 따르면, 대선후보 자대결에서 이 지사가 41.8%를 기록해 윤 전총장(41.3%)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섰다. 이 전 대표(45%)와의 자대결에서도 윤 전총장은 42.6%를 기록해 2.4%포인트 격차로 지지율이 뒤처졌다. 보수 

 

야권 대선 주자들도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윤 전 총장을 맹추격하고 있다. 보수야권 적합도에서 윤 전총장은 24.3%로 1위를 기록했다. 반면 홍준표 의원(17.3%), 유승민 후보(10.2%)도 지지율이 뛰며 10%대를 돌파했다. 최재형 후보(9.1%), 원희룡 후보(5.5%) 등도 지지율이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윤 전 총장이 여권과 야권 경쟁 후보들로부터 파상적이고 집중적인 공격을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윤석열 대세론‘이 유지될지, 아니면 무너질지 시금석이 될 것이다. 

 

시대정신이란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정신 자세나 태도”를 말한다. 다른 말로 한 시대를 사는 국가공동체의 구성원들이 느끼는 결핍감과 그에 관한 희망을 의미한다. 우리가 반드시 이룩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실현하지 못한 시대정신은 시대 과제와는 다르다. 그런 의미에서 역대 대선에서 나타난 ‘문민정부 수립’(1992년), ‘IMF 극복과 수평적 정권교체’(1997년), ‘특권과 차별이 없는 세상’(2002년) 등은 전형적인 시대정신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대선 정국에서 거론되고 있는 ‘지속 성장’ ‘중산층 확대’ ‘집값 안정’ 등은 시대정신이라기보다는 시대 과제의 성격이 강하다. 반면, ‘정의와 상식’ ‘공정’ ’성 평등 사회 구축‘, ’국민 통합‘ ’지방분권‘ 등은 시대정신에 가깝다. 국가미래연구원과 국내 최고 빅 데이터 분석 기업인 타파크로스(Tapacross)는 대중매체와 소셜미디어의 빅데이터를 통해 지난 2년간 총 1억 여건을 분석해 화제가 됐던 1,000개의 상위 이슈를 관통하는 키워드 속에 담긴 시대정신을 확인했다.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과 국민들이 원하는 사회상은 ‘공정하고 정의롭고 안전한 사회’로 나타났다. 대선은 미래에 투표하는 것이다. 단순한 감성이나 미담(스토리)에 의해 결정될 수는 없다. 여야 대선 후보들은 확고한 역사의식을 토대로 시대정신을 정확하게 읽고, 우리 사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유권자들은 감성에 끌려 막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던진 한 표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지혜롭고 현명한 유권자가 좋은 후보를 만들고, 좋은 후보가 좋은 나라를 만든다. 단언컨대, 여야 대선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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