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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경쟁력이 무역 경쟁력이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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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2월08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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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준수
  • 서강대학교 경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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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해운은 작년 한 해 선방하였다. 작년 초 우려되었던 물동량 감소로 이미 과잉된 선박의 투입으로 침체 되었던 시황이 급격히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었으나 생활가전을 비롯한 소비제품의 수요의 급증과 가수요까지 유발시켜 컨테이너 시장은 급속히 회복되었다. 그동안의 컨테이너 정기선 시장의 침체로 내륙 물류 종사자들의 퇴직과 감축으로 내륙 물류 시스템에서 발생한 정체 현상과 항만에서의 지체 현상이 가중되어 결과적으로 컨테이너 공급을 더욱 위축시키게 되어 컨테이너 운임을 급등시켰다. 

 

다행히 대(大)화주들은 기왕에 체결된 1년, 반년 단위의 운임계약(Service Contract)의 혜택이라도 볼 수 있었지만 중소무역업자의 경우 과중된 운임 부담으로 큰 어려움에 처해왔다. 금년에 새로 체결될 예정인 서비스 계약에서는 현재 컨테이너 운임이 작년대비 두 배 이상인 것을 감안할 때 무역업자들의 운임 부담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운임이나 항공운임에 내륙 운송 및 보관, 유통비용까지 포함 시켰을 때 총 물류비용은 품목마다 천차만별이지만 대략 최종 상품가격의 7%부터 13%까지 달한다고 한다. 따라서 총물류비용을 여하히 최소화할 수 있느냐에 수출상품이건 수입상품이건 판매 경쟁력이 결정되는 것이다. 

 

원양 컨테이너 정기선시장은 세계적인 5대 선사가 전체 시장의 85%를 장악하고 있다. 이들 선사가 주축이 된 얼라이언스라는 조직이 참여하는 선사들은 일정한 룰을 가지고 투입 선박이나 운임 가이드라인 등 실제적인 시장지배를 통해 운임시장을 조정하고 있다. 따라서 아무리 우리 국적선사가 있다 하더라도 파격적인 운임 혜택이나 선박 배정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국제 운송운임에는 조정의 한계가 있다. 전체 물류비용에서 우리가 노력하여 절약할 수 있는 것은 국내 발생 물류연관 비용이다.

 

우리나라 화물운송 시장은 지난 IMF외환위기 이후 실업자들이 대거 화물운송 시장에 뛰어들며 공급과잉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증차를 제한해왔으며 이로 인해 급속히 팽창한 국내 물류수요에 적기 대응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화물운송 시장은 영세성과 예측 불가능성, 소득 불안정을 야기하게 되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 안전운임제가 도입되었다. 

 

그러나 이는 수출입 기업의 비용부담 증가와 동시에 운송업자들에게는 화물 주선업자와 한정된 마진을 두고 경쟁하게 되어 영업비용이 더욱 증가하게 되었다. 이에 더해 최저임금인상 및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인한 물류현장의 인건비 부담이 증가하게 되어 운송업자들의 기업경영은 더욱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국내 화물자동차운수사업은 2003년 화물연대의 운송거부사태 이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환원되어 지금까지 허가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전체 화물자동차의 대수(臺數) 중 영업용 화물차의 수는 감소하지 않고 택배차의 경우는 전자 상거래의 증가로 매년 택배 차량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화물차 번호판이 허가제로 묶여있어서 우체국 택배를 포함한 많은 택배차들이 영업용 번호판이 아닌 자가용 번호판을 달고 택배운송을 하는 불법행위를 해오고 있었다. 정부에서는 이런 문제를 우선 해결하기 위해 택배차량에 대해 “배”자 번호판을 공급하는 예외적인 조치를 취하였다. 

 

지금 국내 화물운송 시장은 택배물류와 일반화물 물류와의 차이 구분이 어려운데 일반화물차의 증차는 불가능한 상태에서 택배차는 거의 무제한으로 증차가 허용되는 것은 특혜의 소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21개의 택배사업자가 난립한 국내시장에서는 택배요금의 저단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분류작업에 대한 사업자와 택배기사와의 분쟁이 사회문제화 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집 철가방으로 상징되고 있는 무료배달에 대한 국민적 정서는 배송료 지불에 대한 인색함이 보편화 되어있어서 배송료인상에 큰 심리적 장애가 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 중 국내 배송료가 상대적으로 훨씬 저렴한 수준이어서 점차적인 배송료 인상은 시행될 것이며 이는 최종 판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국내 경제의 인플레이션의 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는 수입상품의 가격 인상과 더불어 우리나라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다.

 

 따라서 국내 택배사업자의 경우 과감한 M&A를 통하여 회사 규모를 키우고 처리물량을 극대화함으로써 규모의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하여 박스당 택배원가를 낮추면서 요율은 현실화하는 노력을 하여야한다. 이렇게 함으로서 택배사업자의 적정이윤을 보장하고 택배기사들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어야한다. 더 나아가 신뢰할만한 육상화물운송 전문기업의 육성으로 현재 기업들이 자기물량을 스스로 운송하는 자가물류를 외부 전문 물류기업에게 의뢰하는 형태로 신속히 바뀌어야한다.

 

물류산업은 교통인프라와 함께 농수축산, 제조 및 유통산업 등 타 산업의 성장과 발전에 절대적으로 긴요한 국가 기간산업이다. 또한 타산업의 발전과 성장을 촉진시키는 촉매역할을 하는 산업이다. 국내 산업이 발전하면서 특히 코로나사태 이후 온라인 거래에 수반되는 물류수요의 급격한 팽창으로 단순히 배달의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조하고 물류소비자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창출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대형 물류전문기업의 육성과 첨단화한 종합물류기업들이 신속히 산업별 맞춤형으로 육성 되어야한다. 이를 위해 첨단 정보시스템과 자동화시설 등을 완비한 전국의 물류거점 확보와 더 나아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네트워크 구축을 할 수 있는 전문 종합물류기업의 육성이 긴요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기업중심의 종합물류기업들은 머스크와 같은 세계적인 종합물류기업과 비교하면 아직도 어른과 아이의 경쟁이라고 할 수 있다. 머스크는 컨테이너 정기선사로 시작하여 복합운송서비스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내륙물류서비스 시스템을 강화하여 화물유통의 전 과정을 ‘포인트 투 포인트’까지 블록체인으로 세세히 연결하여 완벽한 정보제공과 효율성 극대화로 고객인 화주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주고 있다. 

 

특히 머스크는 한국 내에서도 컨테이너 자가 터미널을 확보하고 CY 및 의왕ICD 등 전략적 물류거점과는 대량물량을 무기로 우월적 계약으로 국내 물류거점들을 장악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국내 물류회사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우리 종합물류기업이 해외 물류 네트워크를 구성할 때 마땅히 고려해야 할 전략이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물류성과지수(LPI)를 보면 한국은 2016년 24위에서 2019년 25위로 하락하였다. 하락이유는 국제수송과 물류품질 및 역량부문에서 미흡하다는 평가이다. 우리나라 물류비는 GDP대비 10.74% 로 지난 수년간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미국의 GDP대비 7.8%와 일본의 9.42%에 비하여 높은 수준으로 그만큼 우리나라의 수출입 화물 물류비 부담을 높이어 우리나라 수출입상품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것이다.

물류산업을 국가적인 기간산업으로 다시 인식하고 제조 및 유통기업 등에 대해 체계화된 정책지원이 물류산업에도 주어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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