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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의 디지털> (7) 데이터 경제 건설을 위한 과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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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12월15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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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는 미래사회의 에너지라고 한다. 산업과 사회를 이끌어가고 일상생활에서 필수적인 자원이 된다는 말일 것이다. 데이터가 기반이 되어 부가가치가 생성되고 비즈니스와 산업이 창출되며 국가를 이끌어간다는 이야기다. 데이터가 국가의 부와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판단에서 데이터 경제(data economy)가 시작된다.

 

플랫폼 기업들이 데이터 경제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세계최고의 시가총액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경쟁력은 빅데이터다.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하여 경쟁기업들이 넘볼 수 없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용자들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데이터의 양과 질, 그리고 가공하는 지식과 기술이 이들의 경쟁력이다. 데이터가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데이터 경제를 활성시키는 것이 국가의 미래과제가 되었다.

 

데이터를 이용하여 경제가 발전하려면, 데이터가 재화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시장에서 거래되어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은 방법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가격이 책정되어야 하며 시장에서 사고 팔 수 있어야 한다. 데이터 경제를 활성화 하기 위한 필수적 과제가 여기에서 나온다. 

 

데이터 경제는 몇가지 특성이 있다. 불행히도 이 특성들은 시장 실패를 가져오며 부수되는 정책적 과제들을 제시한다. 

 

첫째,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상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몇몇 대기업에게 데이터가 집중되어 있다. 그들은 운용하고 있는 플랫폼을 이용하여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며  이용자의 정보와 교환하여 데이터를 수집한다.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하여 한층 더 편리하고 이용가치가 높은 서비스들을 개발하여 더 많은 이용자들에게 서비스한다. 이러한 과정은 포지티브 피드백을 형성하며,  더 많은 이용자로부터 더 많은 데이터를 축적한다. 이른바 네트워크 효과이다. 이렇게 데이터는 소수 플랫폼 기업들의 데이터베이스에 집중되어 축적됨으로 인하여 시장실패의 원인이되고 있다.

 

둘째, 과도한 경제력 집중을 가져온다.

과도하게 집중된 빅데이터는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효과를 수반한다. 때문에 필연적으로 경제력 집중을 가져온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플랫폼 기업들은 각기 독점적인 시장장악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독점적 지위는 최근  반(反)독점법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부의 규제 방향은 기업들이 축적하고 있는 빅데이터로 인한 독점력을 어떻게 해소 하느냐에 관심이 쏠려있다. 플랫폼 기업의 독점 부문을 분리하고 경쟁화하는 정책수단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병행하여서 플랫폼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데이터를 경쟁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방법, 데이터의 소유주인 이용자들이 좀 더 데이터의 활용에 관여하는 방법, 데이터를 이용하여 얻은 수익을 소유주와 공유하는 방법등이 논의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개정된  데이터3법 개정안에 의하면 데이터경제 시대에 공정 경쟁 환경을 확보하는 중요한 방안을 제공하고 있다. 지금 까지는 데이터를 축적, 관리, 활용하는데 기업들이 주도하고 총괄 하였다면, 앞으로는 고객들이 데이터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원한다면 지울 수도 있고, 필요하면 타 사업자에게 이동할 수도 있고, 활용할 때 의견을 제시하고, 또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데이터의 결정권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근간을 마련하고 있다.

 

셋째,  거래되는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플랫폼 서비스 기업들은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대가로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의 소유주인 이용자들의 협상력과 선택의 자유는 거의 무시할 정도다.옵트인(Opt-in)방식에 있어 약관의 존재는 이용자들의 협상력을 제고 한다기 보다 기업의 면책을 위한 이용자 선서와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기업들의 거의 무제한적인 활용을 허용하는 약속에 내몰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듯, 데이터는 아직 재화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적절한 단위로 나뉘어 상품화 되지도 않고 가격이 책정되지도 않고 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용하는데 적절한 교환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더우기, 축적된 데이터는 교환되지 않는다. 교환 할 수 있는 시장 메카니즘이 없다. 데이터경제가 활성화되려면 데이터는 재화로서 기능하여야하고 시장에서 거래되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격이 책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이 풀려야 데이터 경제가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적절한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을 통하여  산업화된다. 

데이터는 사람에게는 종종 의미 없는 잡음이다. 컴퓨터에게는 적절한 수학적 모델을 통하여 가치를 창조하는 자원이다. 그러나 컴퓨터에게도 타당성 있는 모델이 개발되어 활용되기 전 까지는 의미 없는 잡음에 지나지 않는다. 데이터의 재화와 가치는 모델을 통하여야 가치가 실현된다. 

최근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는 딥러닝 기술은 우리에게 새로운 장을 열어주고 있다. 자연어처리, 영상인식, 등을 넘어서  촉각, 후각 등 5감을 인식하는 인지 컴퓨팅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현재 활용되는 기술은 가능성과 함께 한계도 명확하다. 주어진 데이터가 제공하는 지도학습이라는 한계를 넘지 못한다. 이는 데이터 경제의 발전 가능성을 의심하는 요인이 되고 있기도하다. 인공지능이 보다 일반화된 기술로서 받아들여져야 하며 활용의 범위가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이를 극복하기위해 지도하지 않아도 컴퓨터가 자율적으로 탐색하고 추론하여 학습을 심화하는 비지도 학습 기술의 연구개발 및 활용이 가시화 되어야 한다. 

 

데이터 경제는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완성된 모습으로 구성하기에는 많은 과제가 놓여있다. 우리에게 미래의 목표와 장미 빛 미래를 제기하고 있지만, 달성할 때 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그만큼 데이터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는 제반 인프라를 재빨리 갖추는 우리의 능력에 따라 미래의 경쟁력은 좌우된다. 데이터를 둘러싼 소유권, 관할권 등의 법제도적 장치를 정비하여야 하고,  데이터의 가치가 설정되고 거래될 수 있는 시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인공지능기술의 발전이 요구된다. 쉽지 않은, 그러나 보상은 엄청날  정책적 과제들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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