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의 한국, 70년대 유신시대가 아니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0년09월19일 11시17분
  • 최종수정 2020년09월19일 11시19분

작성자

  • 김광두
  •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GFIN 이사장

메타정보

  • 9

본문

-이재명 지사의 폭력적 독재를 경계한다​-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대화 한 토막을 소개해 보면….

 

“이 ; 오늘 대사를 보니 꼭 돼지 같구려.

 무학 ; 전하께서는 꼭 부처처럼 보이십니다.

  …………

 무학 ; 부처 눈에는 모두가 부처로 보이고, 돼지 눈에는 모두가 돼지로

         보이지요.”

 

사람들은 자기 의식구조로  다른 사람을 본다.

학자들은 학자의 눈으로, 정치인들은 정치인의 눈으로. 상인들은 상인의 눈으로….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학자들은 자기가 훈련받고 교육받은 원리와 도구를 가지고 현상을 분석한다. 이 원리와 도구들은 오랜  역사를 두고 나타난 경제, 사회, 정치적 현상들을 연구한 결과 성립되고 인정된 것들이다.

 

정치인 가운데 기능적으로 성공하여 지기도취에 빠진 사람들 중 일부는 짧고 제한된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인과관계를 이익집단간의 충돌과 정치세력 간의 갈등 구조로 파악하는 인식의 틀을 우리는 자주 목격하게 된다.

 

더 나아가 자기 의식구조를 ‘절대 진리’로 놓고 현상을 재단하려 한다. 그러면서 거기에 정치적 대의명분을 건다. 전두환 시대의 구호가 ‘정의사회 구현’이 아니었던가. 특히 음모를 좋아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모든 것을 음모론의 시각에서 본다.

 

동일한 상황을 놓고, 전문분야가 다른 사람들은 서로 다른 이해와 평가를 할 수 있다. 국제관계에서 외교관과 국제법학자의 견해가 같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각자의 비교우위는 다르다.

 

경제 분석은 경제 전문가에게, 정치 분석은  정치인에게 각각 비교우위가 있다. 때문에 서로를 존중하면 한층 높은 차원의  현상분석과 대안제시가 가능하다. 정치인은 정치적 시각으로 정치적 계산에 의해 경제전문가를 비판할 수 있다. 경제전문가도 마찬가지다. 거시적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제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정치인들은 표를 얻기 위해서는 쉽게 효율성을 버린다.

 

그러나 비판은 견해 차이일 뿐이다. 한 국가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들은 유기적이고 복합적으로 서로 얽혀있기 때문에 어느 한 견해가 절대적일 수는 없다.

따라서 한 시대의 시대정신에 따른 우선순위가 중요한 잣대가 될 수는 있다. 시야를 멀게, 시각을 넓게 보면  "나만 옳고  너는 틀렸다"는 생각은 건설적이지도  타당하지도 않는 것이다.

 

근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역화폐 도입의 부정적 효과’를 지적한 조세재정연구원 연구결과에 대해 ‘문책’과 ‘적폐’를 들고 나와 경제전문가들을 몰아세우는 것은 있어서는 안 돼는 ‘언어폭력’이고, 비민주적 사고방식의 표출이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한창 열정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는, 그리고 음모가 횡행하는 세계와는 거리가 먼 젊은 학자들에게, 음모론적 시각에서 일부 이익집단의 입장에서 연구한 것처럼 매도하는 것은 본인의 품격을 스스로 낮추는 언행일 뿐이다.

 

역사적으로 독재자들은 언론과 지식인들을 싫어했다. 권력을 가진 자와 다른 견해를 밝히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1970년대 유신시대에는 권력집단에 의해 일방적으로 설정된, ‘국가이익’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운 당시의 권력은 이에 반하는 일체의 의견을 탄압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이러한 유신독재시대로 회귀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이재명지사의 이번 발언들은 그가 폭력적 독재자의 잠재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심히 우려된다. 앞으로 큰 지도자가 되려면 세종의 포용력을 깊이 새겨, 스스로의 품성과 사고에 내재화 할 것을 권하고 싶다

 

세종의 끈기 있는 추진력은 그의 폭넓은 아량과 포용이 뒷받침하여 형성된 균형 있는 정치력으로 성공적 열매를 맺었음을 깊이 새겨두기 바란다.

<ifsPOST>

 

9
  • 기사입력 2020년09월19일 11시17분
  • 최종수정 2020년09월19일 11시19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