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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i(탈중앙화 금융)의 정의와 미래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0년09월02일 18시00분
  • 최종수정 2020년09월03일 07시43분

작성자

  • 이상근
  •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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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고대 사회에서는 소금이 노예를 매매하는 데 화폐로 사용되었다. 이후 국가의 체계가 갖추어지면서 진나라 반량전(半兩錢)과 같은 동전이 화폐 기능을 수행하였다. 교역이 늘어남에 따라 약 1 천년전, 송나라의 상인들은 재산이 많고 힘이 있는 사람에게 금속화폐를 맡기고 대신 교자(交子)라는 지폐를 발급받아 화폐로 사용하였다. 하지만 현대에 접어들면서 지폐의 사용이 줄어들고 신용카드의 사용이 늘어났다. 최근 급격히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면서 OK캐쉬백이나 도토리같은 디지털 화폐가 등장하였다. 

 

오늘날 대표적인 디지털 화폐는 비트코인(Bitcoin)이다. 이 비트코인은 나카모토 사토시(Satoshi Nakamoto)가 2008년 10월에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라는 논문을 통해 개념을 제시하였다. 2009년 1월에는 Bitcoin Core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블록체인(Blockchain)’이라는 기술을 활용해 최초의 암호화폐를 출현하였다. 이후 다양한 형태의 암호화폐가 나타났다.  

 

블록체인은 거래정보를 기록한 원장을 모든 참가자가 분산/보관하고, 신규거래가 발생하거나 기존 거래에 편집이 실행되면 암호인증으로 새로운 블록이 체인처럼 연결되는 방식으로서 위 데이터를 제 3기관의 중앙 서버에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 모두가 관련 데이터를 보관, 그리고 열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따라서 중앙집중화 시스템(Centralized System)이 아닌 탈중앙화 시스템(Decentralized System)이다. 암호화폐는 암호학과 탈중앙화 시스템의 아키텍쳐를 기반으로 구축된 새로운 디지털 통화 시스템이다. 

 

암호화폐에서 일어나는 모든 거래는 모든 참여자들이 동의한 거래로서 인정된다. 즉, 거래로 생성된 원장(ledger)은 마치 체인처럼 연결되어 있는 블록에, 일정 시간동안 확정된 거래내역을 담는 공개분산원장으로서 각 블록은 이전에 생성된 블록과 연결되고, 이 연결은 최초의 블록까지 이어지도록 구성되어 있다. 블록체인은 공개분산장부인 블록에 거래들을 포함시켜 합쳐놓은 긴 컨테이너 데이터 구조로서 블록은 메타데이터를 담고 있는 헤더와 그 뒤에 블록 크기를 결정하는 거래 목록이 길게 나열되어 있다. 각 블록은 분장원장 (Distributed ledger)으로서 기능하며 이 분산원장에는 지금까지 처리된 거래정보가 포함되어 있어서 참가자의 컴퓨터에서 거래의 유효성을 검사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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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블록체인은 분산 데이터베이스의 한 형태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데이터 기록 리스트로서 분산 노드(Node)의 운영자에 의한 임의 조작이 불가하도록 고안되었다. 이러한 블록체인의 안전성으로 인해, Coinmarketcap에 따르면 암호화폐는 2019년 11월 19일 기준 하루 거래액만 77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 지고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세계 최대 SNS 회사인 페이스북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Libra)라고 불리는 블록체인 결제시스템 및 화폐시스템을 구축하여 전 세계에 유통을 시도하였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암호화폐의 급속한 성장은 각국의 정부와 중앙은행들의 견제로 이어졌다. 즉, 정부와 중앙은행은 암호화폐를 통한 거래가 무국경, 무관세, 무수수료로 인해, 자칫 국부의 유출의 위험성을 제기하여 암호화폐의 취약점을 부각하였다. 대표적으로 페이스북의 리브라는 2019년 미국의 상·하원의 청문회를 비롯한 강력한 반대와 유럽연합의 기존통화 위치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좌절되고 말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블록체인의 적용은 확실하게 기존의 레가시 금융시스템의 여러 비효율성을 해결할 수 있었지만, 암호화폐 이외에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는데는 그다지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최근에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고안된 개념이 바로 DeFi(Decentralized Finance: 탈중앙화 금융)이다. DeFi란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위에서 구축된 분산 금융시스템을 뜻한다. 즉,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분산화된 금융 서비스, 기술,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DeFi가 적용된 서비스는 500개 이상으로 그 중 현재 운영중인 서비스는 약 200여 개에 이른다. 최근에는 금융 서비스에 최적화된 새로운 메인넷들이 개발되면서 이더리움이 아닌 메인넷으로 DeFi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제공되고 있는 DeFi 서비스를 간략하게 분류하면, 신원인증(Identity), 지갑 서비스(Wallet Service), 자산토큰화(Tokenization),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 담보 대출(Lending), 스테이킹 서비스(Staking Service), 탈중앙화거래소(DEX), 파생상품(Derivative)/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s), 보험 (Insurance) 등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아래 그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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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적용한 DeFi는 기존 시스템에 비해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1)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향상이다. 대부분의 DeFi는 인터넷과 스마트폰만 있다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2) 저렴한 이용료이다. 해외송금에 경우, 불필요한 중개업자를 스마트 컨트랙트로 대체해 기존 서비스보다 비용 절감효과가 강하다.

 

3)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개선이다. 개인정보는 블록에 분산/보관되어 개인정보 소유권을 보장받는다. 

 

4) 검열 저항성이다. 생성된 거래 기록은 불변하며 완전한 자산 소유권을 보장한다. 

 

5) 멈추지 않는 금융시스템이다. DeFi는 여러 노드를 통해 네트워크로 운영되기 때문에 하나의 노드의 불량으로는 네트워크 오류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러한 DeFi의 장점을 실현되고 대중화되기 위해 무엇보다도 “원스톱 플랫폼” 구축이 선결되어야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마존 역시도 처음에는 온라인 중고책 거래 사이트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원스톱 플랫폼의 구축으로 거의 모든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도 처음에는 검색엔진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의 거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거래하는 종합 플랫폼으로 발전하였다. 알리바바 역시도 지금은 상품, 서비스, 금융까지 제공하는 토탈 플랫폼 기업으로 발전하였다.

 

결국 DeFi가 역시 성공하기 위해서는 DeFi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신원확인, 전자지갑, 자산토큰화, 스테이블코인, 스테이킹 서비스(대출), 파생상품 등이 동시에 제공되는 하나의 플랫폼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DeFi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어, DeFi 초기의 시장형성은 이들이 이끌어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향후 기존의 금융기업들과의 M&A를 통한 합종연횡으로 금융서비스의 생태계 자체의 변혁을 가져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금융 생태계가 쳐놓은 진입 장벽을 네가티브 규제(negative regulation)로 혁파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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