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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가 미래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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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8월20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0년08월16일 13시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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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패권 판도 바꿀 게임 체인저

 

수소는 지구 온난화와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할 친환경 청정에너지다. 수소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깨끗한 에너지원이며 에너지 패권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다. 수소는 순환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이다. 수소경제 시대가 되면 지금 사용하는 LPG 가스도 모두 수소로 바꿀 수 있다. 수소경제의 최종 목표는 수소 연료전지 기반의 수소자동차 운영과 수소로 전기를 공급받는 수소도시 완성이며 에너지 안보 확보다.  

 

반도체 이후 수소경제는 새로운 한국경제 미래 먹거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정부도 수소경제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부는 작년 1월 에너지 정책의 한축으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지난 1월 9일에는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제정안’을 의결했다. 

 

로드맵에서 밝힌 비전은 한국이 경쟁력 있는 수소차·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것이다. 수소경제 추진 활성화 방안에는 에너지 분야도 포함됐다. 발전용 연료전지 보급 확산 및 수출 산업화와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확대가 주요 내용이다. 수소연료전지를 동력원으로 하는 모빌리티(승용차, 트럭, 기차, 선박, 드론) 및 건설기계 그리고 발전 분야(전력 발전용, 가정·건물용, 가스터빈 등)는 물론 후방 산업인 수소 생산, 운송, 저장,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도 있다. 

 

2040년까지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서 수소차 620만대로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수소연료 전지를 이용한 발전은 15GW(가정건물용 2.1GW 제외) 충전소 1200개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로드맵이 차질 없이 이행되면 연간 43조원의 부가가치와 42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

 

세계 각국,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수소경제 선점 ‘경쟁’

 

세계 주요국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수소경제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이 로드맵만 발표 하고 주춤하는 사이 세계 각국은 청정에너지 사업이라는 차원을 넘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서 수소경제를 선점하기 위한 패권다툼 중이다. 2050년 시장규모가 약 3000조원으로 전망되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이 2030년까지 70배 규모로 수소경제를 키우겠다는 수소전략을 발표했다. 2050년까지 기후 중립을 목표로 탈탄소를 위한 탄소배출 제로(Net Zero)를 추진하며  00조원을 투자한다. 산업, 교통, 전력 생산 등에서 풍력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를 통해 청정 수소를 생산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사실상 유럽에서는 독일이 가장 앞서가고 있다. 2022년 의장국인 독일은 수소 산업을 국가 성장 전략으로 선언했다. 독일은 재생에너지 보조금으로 대략 150조원을 부담한다. 재생 에너지에서 생산되었지만 사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전기량이 7000억 원이 된다. 그 잉여 전기로 수소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링겐 지역에 수소 인프라를 구축하는 ‘GET H2’. 풍력으로 얻은 전기를 수소로 변환 저장하는 P2G(Power to Gas)시설을 구축 중이다. 

 

네덜란드는 태양광과 해상풍력을 이용에 2050년까지 수소를 대량 생산해 북부지역의 도시 난방을 해결하는 하이스톨 프로젝트(Hystock Project)를 추진 중이다. 덴마크는 풍력과 수전해 발전에 의해 생산된 수소를 수소배관을 통해 각 지역에 공급한다. 가정에 설치된 수소 연료전지로 전기와 난방을 생산하는 낙스코브(Nakskov) 수소 사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수전해는 전기를 이용해 물(H2O)을 산소와 수소로 분리해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말한다. 수소를 분해하는데 쓰이는 전기는 신재생발전에서 나오는 잉여 전력을 활용해 ‘그린수소’라 불리기도 한다.

 

미국은 수소 연료전지와 수소터빈 분야의 선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10년 내 수소차 120만대 충전소 5800개를 설치할 예정이다. 2030년에는 수소 생산 단가를 1Kg당 1.28-2.16달러까지 맞출 계획이다. 일본은 작년 3월에 수소·연료전지 전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수소차 80만 대와 수소 충전소 900개소, 가정용 연료전지 530만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은 2025년까지 수소 전기차 5만대, 2030년까지 100만대를 보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일본의 목표치보다 높다. 세계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에서 치열한 수소전기차 패권다툼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저장된 수소로 전기를 만드는 것이 바로 ‘수소연료전지’

 

3차 전지인 수소전지(Hydrogen Fuel Cell)는 수소연료전지(水素燃料電池)라고도 불린다. 연료전지는 수소 연료의 화학에너지로 전기에너지를 생성한다.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해 수소를 만들어 저장한다. 저장된 수소를 가지고 전기를 만드는 것이 바로 수소연료전지다. 즉, 수소를 산화 시켜서 전기를 만든다. 수소 연료 전지와 이차전지는 서로 공존이 필요하다. 최적화 모델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배터리와 달리 수소연료전지는 전기를 저장하지 않는다. 전해질로부터 분리된 2개의 전극 즉, 양극과 음극으로 구성된다. 수소연료전지의 경우 연료로 사용되는 수소는 탱크에 저장되어 있다가 공급된다. 대기로부터 산소가 양극에 공급되는 동안 연료수소는 음극에 공급된다. 전극 사이의 전자가 촉매제를 통해 외부 회로를 이동하는 방식으로 전기가 생성된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값이 저렴하며 소음 공해가 없는 청정에너지다. 장거리 운행하는 대형 트럭에 적합하다.

단점으로 많은 국가들이 수소 생산에 화석연료를 사용한다. 수소를 만드는 대량 생산방법이 없기 때문에 천연가스나 석탄 같은 지하자원을 이용해서 만든다. 수소는 기체 상태로 운송되기 때문에 운송 에너지 소비가 필요하다. 압력차를 이용 충전하기에 연속 충전이 불가능하다. 충전소 건설에 상당한 부지가 필요하며 도심지 충전소 보급 설치에 불리하다. 수소 생산부터 운반 저장까지 비용이 비싸다. 

 

미래는 수소경제다

 

그렇다면 수소경제를 어떻게 선점할 수 있을까. 

첫째, 수소 생산과 운반, 저장·충전 활용까지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한국은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만 했다. 세부 추진 일정에 맞춰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예산을 적극 투입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연료전지 스택을 위시한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 탱크, 배터리,충전소켓, 전기모터 분야의 기술개발과 가치 사슬 구축을 해야 한다.  

 

둘째, 정부와 기업이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정부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충전 인프라를 담당해야 한다. 기업은 생산과 수요, 사업화하는 주체가 돼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모든 것을 추진하지 말고 대기업과 협업해야 한다. 정권이 바뀌면 정책이 변경되는 악순환을 끊어 내야 한다. 미래 먹거리와 에너지 안보 확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셋째, 수소전기차 준비해야 한다. 최근 세계 자동차 시장은 수소차보다 전기차가 대세다. 현대자동차도 수소차 전략에서  전기차로 전환했다. 202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 판매, 시장 점유율 10% 목표를 제시했다. 국가와 지역마다 친환경차를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이 다르고 이용자들이 원하는 친환경차의 모습도 다르기 때문에 수소차가 대세가 될 수 없다.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을 하기 힘든 국가나 지역은 여전히 하이브리드 정도가 최선의 대안이다.  

 

현대자동차가 수소차에서 전기차로 전략을 바꾼 근본적인 이유는 충전소 설치 문제다. 충전소가 도심에 없다면 승용차 판매는 어렵다. 테슬라가 전기차로 치고 나오자 전기차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테슬라는 전기차 시대의 메기다. 전기차용 리튬 배터리는 이미 부족한 상황이다. 현대자동차는 전기차에 집중하기 위해 배터리 전문회사들과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수소차는 장거리를 주행하는 중대형 트럭에 맞다. 최근 미국에서는 니콜라(Nicola) 수소트럭 회사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출시되지 않았는데 시가총액이 포드자동차를 넘어섰다. 장거리 수소트럭 메기가 등장했다. 현대자동차도 수소트럭 시장 진출을 준비해야 한다.

 

넷째,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관련 전 세계 일자리는 1000만개다. 세계 전기 생산량에서 한국은 2%를 차지한다. 그렇다면 약 20만개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재생에너지 관련 일자리는 3-4만개에 불과하다. 수소경제 산업 육성으로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를 얼마든지 창출할 수 있다. 

 

다섯째,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수소 경제 활성화의 핵심 기술은 에너지 저장장치다. 민간 기업 주도로 성장해 생태계를 구축하도록 정부는 제도적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안전성과 저가격대의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여섯째, 수소경제를 위한 기술 기반을 준비해야 한다. 수소경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방향과 당위성만 주장을 하고 수소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들은 지엽적인 기술만 본다. 그래서 전체가 엮기지 못하니 지지부진하다. 수소경제는 생산, 저장, 수송, 충전, 사용 장비 등의 모든 사이클에 맞는 기술이 일정 수준 이상을 갖추어야 경제성을 가진다. 

 

생산에서는 전기 분해로 수소를 만들어 내는 경제성을 확보한 기술이 필요하다. 수소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할 때 촉매가 핵심이다. 백금을 사용하는 양을 코팅을 통해서 많이 줄였다. 하지만 백금을 대신할 촉매를 찾아내야 경제성이 높아진다. 

 

저장된 수소가 용기 안에서는 외부의 충격으로 폭발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수소 저장 금속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 수송은 대형 수송을 의미하며 이를 위해서는 안전한 대형 탱크의 탄소섬유 저장 탱크 생산 기술이 필요하다. 사용 장비들은 자동차, ESS, 중장비, 선박, 비행기 등 다양한 용도에 맞춰 개발이 되어야 한다.

 

실제로 미국 부시 정부 때 15년이면 가능할 것이라고 했지만 8년 정도 진행을 해보고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오바마 정부는 전기차로 전환했다. 이후 파트별로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면서 조금씩 전체 퍼즐을 맞춰져 가고 있는 상황이다. 2040년 정도가 돼야 전체 사이클이 돌아 갈 수 있다

 

수소 에너지 시스템 기술 표준화를 선점하는 것이 ‘열쇠’

 

수소경제를 이끌고 갈 한국기업은 전 사이클을 기반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만 수소전기차 기술력을 보유해 경쟁력이 있을 뿐이다. 전체 사이클을 관장하는 연구 기관에 의해서 종합적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리딩해야 한다. 파트별로 성공해도 전체 수소 경제를 리드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려면 수소 에너지 시스템 기술 표준화를 선점해야 한다. 정책을 입안하려면 산업과 기술의 트랜드 변화를 이해해야 한다. 1997년 교토 의정서를 통해 이미 친환경 재생에너지 산업의 패권다툼 서막은 올랐다. 2050년 유럽에서는 100%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생산된 제품만 판매 할 수 있다. 자동차의 부품 생산부터 완성차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을 재생에너지가 담당해야 한다. 유럽은 재생에너지 기술을 무기로 수소경제 표준화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세계 주요국들의 수소경제를 선점하기 위한  기술패권 전쟁의 서막은 이미 시작됐다.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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