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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V자형 회복은 물건너 갔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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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8월01일 08시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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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무부가 30일 발표한 2020년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연율 환산으로 32.9% 감소했다. 이 수치는 미국의 GDP 통계가 남아있는 1947년 이후 73년 만에 최악의 GDP 감소를 기록한 것으로, Covid-19 감염 확산으로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된 것을 반영한 것이다. 최근 Covid-19  2차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코로나 위기와 함께 경제가 정체되는 ‘복합 위기’ 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 엄중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과연, 미 정부의 코로나 방역, 경제 회생 및 고용 지원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 지가 초미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 “미 경제 ‘침체’ 진입 확실,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은 2022년 말?” 


미 상무부가 발표한 Q2 GDP 성장률 연율 마이너스 32.9%는 대체로 시장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34% 정도에 근사한 수준이다. 그러나,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이 2개 사분기 연속 이어져 시장에서 통상적으로 경기 침체로 간주하는 기술적 기준에 부합되는 것으로, 미 경제는 ‘침체’로 들어간 것이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Q2 GDP를 구성 항목별로 보면, 우선, 코로나 감염 대유행이 시작된 3월 중순~5월 동안에 소매점 및 음식점 영업이 거의 전면 중단되다시피 한 결과, GDP의 7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전기대비 연율 환산으로 34.6%나 감소했다 (단, 6월에는 5.6% 증가, 2개월 연속 대폭 증가 기록). 이는 지금까지 최악이었던 1950년 4 사분기(11.5% 감소) 기록을 넘어서는 사상 최악의 기록이다. 제조업 부문도, GM이 2개월에 걸쳐 전 미국 공장에서 조업을 중단하는 등, 거의 마비 상태였다.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중국과의 무역전쟁 우려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던 차에 코로나 대유행 위기까지 겹쳐져서 27.0%나 감소,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26.9% 감소)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악화됐다. 해외 수요는 더욱 심각해서, 수출이 64.1%나 감소, 금융위기 당시 2009년 1 사분기(28.6% 감소)를 크게 상회하는 감소폭을 보였다.    

 

한편, 미국의 코로나 감염 사태가, 특히 경제 활동 재개 이후 심상치 않아 일부 주에서는 지역 봉쇄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어, 당분간 코로나 방역을 위한 경제 활동 제한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된 Q2 GDP 성장률이 사상 최악을 기록한 것은, 비록 향후 회복 궤도로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있기는 하나, 미 경제가 확실히 ‘침체’에 진입한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2020년 연간으로는 금융위기 당시 2009년(마이너스 2.5%) 기록을 대폭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그렇게 되면, 2차 대전 직후 전쟁 특수가 사라진 1946년(11.6% 감소) 이래 최대폭의 악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Nikkei). 미 의회예산국(CBO)은 지난 7월 초, 2020년 Q3 GDP 성장률이 연율 환산 플러스 21.5%가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2020년 연간으로는 마이너스 5.6%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미 경제가 Covid-19 2차 감염 확산 우려로 경제 활동 전면 재개가 크게 지연되면서 당분간 ‘V자 형’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고 있다. 

 

■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 다시 증가, 고용 회복에 급제동 해석도 


한편, 미 노동부가 30일 발표한 최근 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지난 주에 이어 2주 연속 증가, 총 실업수당 수급자도 2개월 만에 증가로 반전됐다. 미 의회에서는 고용 유지 지원 연장 및 경제 회복 촉진을 위한 추가 예산 심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지원 규모나 시기, 대상 항목 등에 대한 합의는 아직 요원하다.

 

지난 25일까지 1 주일 간 신규로 실업수당을 신청한 건 수는 143만4천건으로, 전주 대비 1만2천 건이 증가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지난 3월 말 600만건으로 크게 증가한 뒤 이후 4개월 간 계속 감소해 왔으나 최근 2 주일 연속 증가했다. 이로써, 미국 고용 회복에 급제동이 걸렸다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총 실업수당 수급자 수도 지난 18일 주일 기준으로 1,701만8천명으로 전주 대비 86만7천명이 증가했다. 지난 5월 상순 2,491만명을 정점으로 완만하게 감소돼 왔으나 다시 악화되고 있다. 실업률은 지난 4월 14.7%를 정점으로 11%대까지 하락하고 있으나, 이대로 높은 수준에 머물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온다. 

 

고용 회복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것은, Covid-19 감염 확산이 멈추지 않고 있어,경제 활동 규제가 다시 늘어나기 때문이다. Covid-19 감염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텍사스주 및 캘리포니아주 등 남부 지역 주들에서 고용이 일시 작년 대비 40% 감소 수준까지 회복되기도 했으나 다시 60~70% 감소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 주 600달러 추가 가급금 지속 여부에 따라 실업 대폭 증가 우려 


앞으로, 미 고용 상황이 어떻게 될 것인가는 현재 의회가 심의하고 있는 추가 예산법안에 현행 주 600 달러 실업급여 추가 지급금을 어느 수준으로 언제까지 유지할 것인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추가 가급금이 당장에 제로가 되는 경우, 실업자들의 주택임차료 지급마져 곤란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실업수당 추가 지급 제도가 연장되더라도 주당 200달러로 감액할 것을 주장하고 있고, 설사 추가 예산에 추가 지급 기간이 연장되어도 소급해서 지급하지는 않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야당 민주당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주당 600달러 추가 지급을 유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Covid-19 사태 초기부터 지역 봉쇄 조치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항공사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고용지원 제도도 9월 말로 시한이 종료되나, 미 의회는 공적 지원을 단념할 방침으로 있어, 대형 항공사들은 10월 이후 6만명에 달하는 인력을 감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공언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미 연방 정부의 재정적자는 연 4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GDP 대비 비율이 2차 대전 당시와 맞먹는 수준으로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대기업들의 고용 유지를 위한 재정 지원을 유지하는 것이 지극히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지난 7월 초 미국 실업률이 금년 3 사분기에 1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이를 정점으로 개선되는 추세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향후 10년 후인 2030년 4 사분기가 되어도 실업율이 4.4%에 머물러,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인 3%대로 되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미 정부는, 현재 Covid-19 사태가 다시 확산되는 상황에서, 고용 유지 지원과 재정 악화 회피라는 상반되는 과제를 두고 진퇴양난에 빠질 상황이 우려되는 시점이다. 더구나, 트럼프 정권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 확산 및 고용악화라는 두 위기를 ‘단기 결전’으로 타개해야 할 엄중한 시련에 봉착한 것이다.   

 

■ “미 경제, 최악의 경기 침체로 글로벌 경제 ‘V 자형’ 회복 기대난” 


좀처럼 수그러들 줄 모르고 확산되고 있는 글로벌 코로나 팬데믹 사태는 세계 경제에도 광범위하게 깊은 상처를 주고 있는 게 확실하다. 주요국들은 경제 붕락을 우려해 궁여지책으로 지난 4~5월 사이에 담대한 경제 활동 재개를 결행했고, 이에 따라 3 사분기에 들어서면 두 자릿수의 플러스 성장을 기대해 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는 달리, 경제 활동을 재개한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다시 급속하게 확산되자 경제 활동의 정체감(停滯感)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JPMorgan & Chase는 최근 보고서에서, 유로권 Q2 경제 성장률이 연율 환산으로 마이너스 40%가 될 것으로 전망했고,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인도 경제도 마찬가지로 40%대 감소로 전망하는 한편, 최근 들어 코로나 확산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브라질 경제는 무려 마이너스 51%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경제 주요국들이 거의 모두 사상 유례가 없는 경기 악화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금년 3 사분기에는 ‘플러스’ 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는 하나,최소한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발표된 BNP Paribas 은행 전망에 따르면 주요국 GDP 규모는, 2019년 4 사분기 대비 2020년 3 사분기에, 중국(5% 증가)을 제외하고 유로권(10% 감소), 인도(8% 감소), 브라질(8% 감소), 일본(5% 감소) 등, 모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코로나 위기 직전 사분기 대비 6% 감소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 위기로 2020년~2021년 동안에 글로벌 경제 손실이 약 13조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 분쟁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 회복도 더욱 지체될 전망이다. 그 뿐 아니라, 각국은 리먼 사태 이후 거의 모든 부문에 채무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이제 과잉채무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또 다른 금융 위기를 불러올 불씨가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각국 위정자들은 지금 경제 회복과 코로나 방역이라는 두 개의 목표를 동시에 이뤄낼 묘책을 강구해야 할 막중한 책무를 짊어지고 중대 기로에 서 있는 형국이다. 어느 틈에도 부질없는 정쟁에 빠져 한가로이 농할 영일(寧日)이 없다는 말이 아닌가 하는 감회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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