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위기 돌파 위한 일본의 고전과 대응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0년04월15일 17시05분

작성자

  • 이지평
  • 한국외국어대학교 특임강의교수

메타정보

  • 7

본문

비상사태 불구 감염자 급증에 고전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도쿄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급증하면서 일본경제에 대한 불안감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일본정부는 지난 4월 7일에 국민들에게 이동제한을 호소하는 비상사태를 도쿄, 카나가와, 사이타마, 치바, 오사카, 효고, 후쿠오카 등 7개 지역에 1개월간 적용해 정부가 외출자제, 영업정지를 요청할 수 있는 법적 여건을 갖추었다. 이는 현재 추세대로 갈 경우 1개월 후에는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8만 명을 초과할 수도 있다는 예상에 근거한 것이다. 

    

다만, 이번 조치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실시되고 있는 보다 강력한 이동제한과 차이가 있어서 감염 억제 효과를 낙관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비상사태 선포 이후 도쿄 중심 상가는 인파가 줄었으나 주택가 등 생활권의 상가는 여전히 사람들이 다니고 있는 상황이기도 한다. 공장도 대부분 가동 중이며, 사무실에서는 재택근무가 늘어났으나 일부 직원은 여전히 출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그동안 코로나19 검사를 소극적으로 실시해 잠재 감염자 수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감염 경로를 알기 어려운 감염 사례들이 빈발하고 있다. 그리고 도쿄 등 대도시에서 지방으로 피하는 이동도 많아지면서 감염지역의 확산도 우려되고 있다.

 

이번 대책은 사람 간 접촉을 80% 감축할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데이터 과학을 전공하는 요코하마시립대학의 사토(佐藤彰洋) 교수는 ‘도쿄의 경우 98% 감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일본경제신문, 2020년 4.9.). 외출시간을 1주일 110분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시부야(渋谷健司) 영국 King’s College London 교수 겸 WHO사무국장 상급고문은 ‘비상사태 선언이 1주일이 지연된 차이는 크다. 이번 대책의 효과는 의문시 된다'고 말하고 있다(片田江康男 記者, 「東京は手遅れに近い、検査抑制の限界を認めよ」WHO事務局長側近の医師が警鐘, Diamond online, 2020.4.9.). 그는 검사와 사회적 거리 두기 대책을 소홀히 해왔던 일본정부의 실수의 후유증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일본의 대책이 향후 얼마나 효과를 거둘 것인지 불확실하며, 일본의 동향을 낙관하기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기업의 방역 제품 신규진출 확대 및 치료약 조기 투입

 

일본의 감염자 확대 추세가 고수준을 유지할 경우 사망자 수도 급증해 의료 시스템 붕괴의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 의료 붕괴는 다른 질환을 가진 사람의 병원 서비스에도 지장을 초래하며, 원래대로라면 회복할 수도 있는 코로나19 중증환자의 경우도 사망에 이르게 되면서 치사율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 

 

일본으로서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들의 노력도 강화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혀 방역품과 관계가 없는 업계에 속하는 기업의 경우도 방역품의 생산에 나서고 있다. 전자산업의 샤프가 마스크 생산에 나서는 한편 도요타자동차도 의료용 페이스실드의 생산에 뛰어드는 등 수많은 기업이 방역제품 생산 사업에 새로 진출하고 있다. 중증환자를 구하는 데 사용되는 ECMO(인공심폐장치)의 생산량 확대도 시급해지면서 전문기업인 Terumo는 증산 체제를 정비했다.

 

사태 악화로 인해 일본정부는 상품명 Avigan(정식명칭 : Favipiravir) 등 치료약을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 제조사인 후지필름이 증산에 나서고 있다. 이 Avigan은 신종 인플엔자 치료제로서 허가된 의약품이지만 코로나19용으로 사용하기 위한 임상실험 중인 것이다. 그렇지만 상황이 급해져서 일본정부는 환자 본인의 희망과 병원 윤리위원회의 승인이 있으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일본 내에서 투약 및 회복 사례가 나오고 있으며, 세계 30개국에서 일본에게 공급을 요청하고 있기도 하다.

 

이 Avigan은 임상부에 대한 부작용이 입증되고 있어서 기타 불투명한 부작용의 가능성을 감수할 필요는 있다. 다만, 중국에서의 실험에서는 일정한 치료효과가 확인되고 있다. 이 의약품은 바이러스가 RNA(Ribonucleic acid)를 복제해서 확장하려 할 때 위장 성분(바이러스가 Avigan을 생체세포로 오인하게 함)으로서 들어가 바이러스의 확장을 억제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에볼라 등 RNA 바이러스성 감염증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이 의약품은 특히 치사율이 낮은 감염증에 대해서는 타미플루 등과 비슷한 효과를 보이나 코로나19와 같이 치사율이 높은 감염증에서는 보다 효과가 큰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에서의 활용사례에서 보면 초기 환자에 투입(발병 후 6일 이내)하는 것이 보다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白木公康 千里金蘭大学副学長,富山大学名誉教授, 緊急寄稿(2)新型コロナウイルス感染症(COVID-19)治療候補薬アビガンの特徴, 日本医事新報社 学術論文,2020. 3.28, P.25). 

 

일본정부로서는 감염자 급증으로 향후 중증 환자의 대량사망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초기 환자의 중증화를 막고 의료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Avigan에 기대하는 부분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일본정부는 신종 인플루엔자용으로서 200만 명 분의 Avigan 비축재고를 가지고 있으며, 코로나19 환자에게는 보다 많은 용량을 투입하기 때문에 비축량을 3배 정도 확대하여 코로나19용으로서 200만 명분의 재고 확보에 주력할 생각이다. 

 

일본은 감염경로 파악이나 초기 방역체제 구축에 실패해서 어려움이 있으나 확진환자들에게 신속하게 이 Avigan을 투약해서 효과를 거둔다면 중증환자 및 사망자의 확대를 억제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는 감염자의 20~30% 정도가 중증환자로 진행되고 고통을 겪고 있지만 일본이 검사체제의 강화와 함께 Avigan으로 중증환자의 발생을 억제한다면 최악의 상황을 억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증상이 적은 초기 환자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Avigan의 조기 투약에 동의해야 할 과제도 있기 때문에 어떤 환자가 중증화 할 리스크가 높은지를 판별할 기술연구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감염 방지 비접촉 기능 뒷받침하는 제품 개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 경제활동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사람간의 접촉에 의한 감염을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이나 제품의 보급이 중요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센서(일본기업 세계시장 점유율 50% 수준) 등 각종 부품 기술을 활용해서 감염의 확산을 막는 비접촉형 신제품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일본경제신문, 2020.4.2., コロナで広がるタッチレス製品 日本勢、センサーに強み NEC、マスクとらず認証)

NEC는 안면인식으로 본인을 확인하는 시스템을 개선하여 사람들이 마스크나 선글라스, 모자 등을 쓰면서도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6개월 이내에 출시할 방침이다. 출입 등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고 본인을 확인할 수 있으면, 그만큼 마스크를 만짐으로써 발생하는 감염의 확대를 줄일 수 있다. 안면인식 기술이 사회 인프라로서 확대 중인 중국에서는 모자 등을 쓸 경우 잘 인식되지 않는다는 취약점이 지적되기도 했지만 NEC의 시스템은 이를 극복하기 때문에 감염자의 동선 파악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의 심층학습으로 마스크, 선글라스를 착용한 상태의 사진을 학습하도록 하여 데이터량이 많아지면 정확도가 향상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한 주요한 감염 확산 포인트인 엘리베이터 공간에서 단추를 누르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작동할 수 있는 비접촉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후지테크사는 적외선 센서 기술을 활용해서  단추를 누르지 않고도 엘리베이터를 희망 층에 정차시킬 수 있는 옵션 기능이 추가된 시스템을 4월부터 출시했다. 위생관리가 엄격한 의료 기관, 제약공장 이외의 사무실 등에서의 수요개척에 주력 중이다. 

 

도시바는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음식점에서의 비접촉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음식 메뉴를 테이블에 표시하고 비접촉형으로 주문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의 타블렛이나 사람에 의한 주문, 종이 주문서 작성 등은 접촉성 감염 위험이 있지만 동사는 테이블 위에 표시된 메뉴를 고객이 비접촉 상태로 선택하면 센서가 감지해 자동적으로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일본 시가현에 본사를 둔 OPTEX는 자동 도어용 스위치를 개발해 4월부터 출시, 사무실, 의료시설, 창고 등에서의 도어나 셔터를 개폐할 때 손에 의한 접촉을 없앨 수 있게 하고 있다(https://www.bcnretail.com/news/detail/20200318_162582.html,​, 感染リスクゼロの自動ドア用非接触スイッチ「CleanSwitch」,オプテックス新製品, 2020/03/18 ,​08:00). 이 CleanSwitch는 10~50cm의 거리에서 손을 움직일 경우 도어가 자동으로 열리도록 하는 것이며, 습기가 많은 장소나 결로 현상이 발생하기 쉬운 곳에서도 잘 움직여 방수 기능도 높은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링 형태의 동작 표시 LED가 표면에 장착되고 있어서 유저가 손을 가까이에서 움직일 때에 표시 등이 변화해 확인할 수 있어서 편안하게 쓸 수 있고 실내 공간과 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디자인성도 고려되고 있다. 

TOTO사가 개발한 자동 개폐식 첨단 화장실 변기는 고급 여관 등에서 설치되어 왔지만 코로나19 대응 때문에 매출이 급증하면서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ifsPOST>

 

 

 

 

 

 

 

 

 

 

7
  • 기사입력 2020년04월15일 17시05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