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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한반도 美北 비핵화 대치 어디까지?- 해외 미디어들이 분석한 “위험수위”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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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12월22일 09시38분
  • 최종수정 2019년12월22일 10시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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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2월 초에 열렸던 美 트럼프 대통령과 北 김정은 위원장의 하노이 2차 정상회담이 성과없이 결렬된 이후, 美 北 비핵화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고 현재까지 실무 협상을 위한 접촉도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美 협상 대표 비건(Stephen Biegun) 국무부 副장관 지명자가 한국을 방문, 북한 측과 실무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북한의 회답을 기다리다 일본으로 떠났다. 

 

한편, 북한은 최근 두 차례나 ‘핵 전력 증강을 위한 중대한 시험’을 실시한 데 이어 북한 스스로 설정한 협상 재개 ‘연말’ 시한을 앞두고 조만간 또 모종의 시험을 감행함으로써 미국에 도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돌고 있다. 최근 美 태평양 공군사령관은 조만간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시도할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이러한 美 北 관계의 심상치 않은 전개와 관련하여 국제 사회, 특히 아시아 주변국들은 작금의 사태 발전을 심각한 우려와 함께 주시하고 있다. 아래에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고조 조짐을 전하는 해외 미디어들의 보도를 요약한다.   

 

■ “北, 또 위성 발사장 시험으로 트럼프 정권에 도발할 가능성“ 

최근 美 AP 통신을 비롯한 많은 해외 미디어들은 북한이 그들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비핵화 협상 시한인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위성 발사장에서 조만간 또 다른 시험을 실행함으로써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국영 중앙통신은 지난 토요일, 북한 국방과학연구소 발표를 인용하여 북한은 지난 금요일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북한의 핵 ‘억지력(抑止力; nuclear deterrent)’을 향상시키기 위한 두 번째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이미 지난 7일에도 이와 유사한 시험을 성공적으로 실행했다고 공표한 적이 있다. 

 

동 AP 통신은, 북한 국방과학연구소가 이번 시험에서 무슨 종류의 시험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이번에 실시한 일련의 ‘중대한 시험’에는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s;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s) 성능 개선 기술 진전을 위한 시험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북한은 ICBMs(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s)을 전략적 방어용 무기로 간주하고 있다.

 

북한이 최근 들어 이렇게 도발적인 움직임을 강화하는 것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으로부터 중대한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의도임이 분명하다. 북한은 종전에 미국이 북한의 일방적 비핵화(非核化)를 고집하는 것을 버리고 새로운 셈법을 내놓을 것을 요구해 오고 있다. 북한은 만일, 미국이 금년 연말까지 이러한 자세를 바꾸지 않는다면 자신들은 ‘새로운 길’을 갈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한편, 해외 미디어들은 브라운(Charles Brown) 美 태평양공군사령관이 지난 17일 워싱턴에서 기자단에게 한 발언을 일제히 전하고 있다. 그는 이 회견에서 “북한은 그들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비핵화 협상 시한인 연말까지 미국이 양보하지 않으면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일본의 대표적 극우 성향 미디어 산케이(産經) 신문도 18일, 브라운(Brown) 태평양공군사령관이 북한은 미국이 양보하지 않으면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美 北 협상이 정체될 경우,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질 것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예상 시점은 크리스마스 이브, 크리스마스 혹은 내년 초를 예상하나,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중단 조치를 철회할 뿐, 곧 바로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브라운(Brown) 사령관은 “우리 임무는 외교 노력을 지원하는 것” 이라며, “외교 노력이 실패하면 2017년에 했던 것들을 다시 재개할 수 있다” 고 강조했다. 이는 만일,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결렬되는 경우에는, 폭격기를 파견하는 등, 군사적 압력을 가할 가능성을 시사함으로써 북한을 견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 “비건 대표, 대화 제의하고 북한의 대답도 못 듣고 일본으로 출국” 

이렇게, 북한이 미국과 협상 시한으로 정한 연말이 다가오면서 도발적 행동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대응책을 협의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비건(Biegun) 美 북한 비핵화 협상 대표는 북한과 대화를 계속할 방침을 확인했다.

 

비건(Biegun) 대표는 그는 한국 체재 기간 중에 판문점에서 북한과 접촉할 가능성을 모색했으나, 결국 북한 측의 아무런 반응도 듣지 못하고 일본으로 출국했다. 그는 문재인(文在寅) 대통령과 면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구축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에 변함없다” 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앞서 그는 한국 외무부에서 기자들과 만난 기회에 북한을 향해 “우리는 여기에 와 있다. 연락 수단은 알고 있을 것” 이라고 언급, 북한에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美 北 실무 접촉은 지난 10월 5일 스톡홀름에서 비건(Biegun) 美 대표가 북한 김명길(金明吉) 수석 대표와 회동한 이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당시, 북한 김 대표는 비건(Biegun) 대표에게 연말까지 양보책을 숙고할 것을 요구했었다. 그 시한이 다가오면서 북한은 지난 7일과 1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중대한 시험’을 강행하는 등 미국 등을 위협하고 있다. 

 

사실, 연말 협상 시한을 정해 놓은 것은 북한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비건(Biegun) 대표는 “미국은 북한 비핵화 협상에 시한을 정하지 않고 있다” 고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는 미국이 하기 나름” 이라는 등, 미국과 긴장을 고조시키는 언동을 계속하고 있다. 

 

비건(Biegun) 대표는 “미국은 북한에 창의적 해결책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고 달성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고 주장했다. 동시에 “북한의 위대한 잠재력은 잘 알고 있고, 북한은 의지만 있다며 좋은 길을 선택할 수 있다” 고 언급, 협상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북한 이수용(李洙容) 노동당 副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은 아직 어떤 입장도 분명히 하고 있지 않다” 밝혔다. 향후, 미국이 대화의 볼을 넘긴 북한이 취할 대응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 美 국무부 “비건 대표, 對北 ‘국제 결속’ 논의 위해 전격 訪中” 

한국 방문 중에 자신이 북한을 향해 협상 복귀를 호소한 것에 대해 북한 측의 호응을 받지 못했던 비건(Biegun) 대표는 일본에 도착해서 일본 외무성의 고위 관료들과 만나 한반도 정세를 논의한 뒤 ‘돌연’ 중국으로 향했다. 이 자리에서도 비건(Biegun) 대표는 미국은 對北 협상 시한을 설정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美 국무부는 지난 17일, 당시 일본을 방문 중이던 비건(Biegun) 대표가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건(Biegun) 대표는 19~20일 양일 간 중국을 방문, 중국 측 인사들과 북한 문제에 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이는, 북한이 설정한 ‘연말’ 협상 시한이 다가옴에 따라, 중국과도 對北 대응에 공조할 필요성이 있음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알려진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껑솽(耿爽) 대변인은 18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美 비건(Biegun) 특별대표가 중국을 방문해 한반도 문제를 협의하고, 중국 관리들과 회견할 것이고 뒤에 관련된 상황을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앞서, 중국 미디어들은 美 국무부가 비건(Biegun) 특별대표가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하여 한반도 문제에 관한 “국제적 결속”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공표했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중국과 러시아 양국은 UN 안보리에 對北 제재 조치를 일부 완화하여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자는 방안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회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 주도로 구축한 對北 포위망을 완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중국의 국제 뉴스 채널 환지우스바오(環球時報)도 이 초안은 對 북한 제재의 해제를 제안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러시아 측은 이 초안에 북한의 해상 근무 인력에 대한 제재 완화 방안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비건(Biegun) 대표의 ‘전격’ 訪中은 형식적으로는 중국 당국자들과 국제 결속 유지 필요성을 협의할 것이라고 공표하고 있으나, 정작 더 큰 관심은 비건(Biegun) 대표가 이 기간에 북한 최선희 副상과 접촉할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 전문가들 “다음 對北 긴장은 2017년 『분노와 화염』 보다 덜할 것”

북한이 최근 장거리 로켓 발사장에서 1 주일 동안에 두 번에 걸쳐서 중대한 시험을 실행한 것은 북한의 핵 억지력(抑止力)을 증강시키는 것이라고 밝히는 것은, 혹시, 장거리 미사일 성능을 진전시켜 어쩌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관련된 시험일 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북한의 박종천 인민군 총참모장은 국영 중앙통신을 통해 “진정한 평화와 장래의 발전은 힘의 균형을 이룰 때에만 완전히 보장될 수 있고, 북한은 이미 엄청난 힘을 축적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그러나 “적대 세력의 어떤 정치적, 군사적 도발을 감당할 준비를 갖추는 동시에 대화와 대결 양면에 익숙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美 北 양국은 2017년에 북한이 3 차례에 걸쳐 ICBM 시험을 감행하여 미국 본토 깊숙이 도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과시하면서 긴장과 설전을 주고받은 바가 있다. 그러나, 해외 전문가들 사이에는 북한은 아직 미사일의 성능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확도를 개선하고 핵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시의 가혹한 상황을 견딜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시험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P, Reuter 등 해외 미디어들은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하여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종전 노선을 급격하게 선회하여 2017년 당시처럼 핵 및 미사일 시험을 감행함으로써 ‘암묵적인 레드 라인(metaphorical red line)’을 넘어서서 도발을 시도하면서 새로운 긴장을 고조시킬 것으로는 전망하지 않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즉, 김정은 위원장은 모처럼 형성해 놓은 미국과의 외교적 성과를 무너뜨리는 리스크를 쉽사리 부담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은 대신에, 중국과 러시아와 동맹 관계를 강화하면서, 미국에는 직접 위협이 되지 않는 군사적 도발을 자행함으로써 트럼프 정권을 위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및 러시아는 최근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여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키는 노력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오고 있다. 

 

■ 블룸버그 “상대방 레드 라인을 넘는 것은 피차 이득이 없는 짓”

블룸버그 통신도, 최근 북한의 미사일과 관련한 도발적인 ‘중대한 시험’ 감행 의도에 대한 분석 기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연말까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엄포를 놓는 위협적인 언사에도 불구하고, 금년 내내 고심해 온 것과 별로 다를 바 없는 똑 같은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국제적으로 버림을 받지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양보하라는 충분한 압력을 가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관측인 것이다.

 

동 통신은, 많은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열릴 북한 노동당 대회에서 공표할 것으로 보이는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크래프트(Kelly Craft) UN 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이 ICBM이나 위성 발사 등 본격적인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깊은 우려의 조짐이 있다” 고 언급했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을 크게 인식하지 않고 있어, 트위터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대단히 영리해서 (만일 지금 도발을 감행하면) 많은 것을 잃을 상황” 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이 이제 대선 기간에 본격 돌입하는 시기에 중대한 도발을 감행한다면 공화, 민주 양당 지도자들에 커다란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은 지금 상황에서, 7차 핵 실험을 감행하거나 2017년 이후 처음으로 ICBM을 발사하기 이전에 취할 수 있는 몇 단계 옵션들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김정은 위원장은 중간 단계로 일단 종전에 자신이 선언한 핵 실험 중단 조치를 철회한다고 언명함으로써 말로만 파기 선언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대화 분위기를 완전히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 탄도 미사일에 위성을 실어서 발사하는 등의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아니면, 2017년 9월에 감행했던 것처럼 일본 상공을 넘어 날아가는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한 북한 외교관은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일본 아베 총리는 자신의 코 앞을 지나가는 미사일을 볼 수 있을 것” 이라고 경고한 적도 있다. 

 

결국, 지금 美 北 간 긴장 상황이 다소 고조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해도, 미국 및 동맹국들이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한 북한도 불필요한 도발을 감행할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 대세다. 그리고, 美 北 어느 일방도 상대방 레드 라인을 넘어서는 것이 자신들에게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美 의회가 자신에 대한 탄핵 절차를 진행 등 복잡하게 진행되는 2020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수단을 택해야 할 것이고, 김정은 위원장도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조치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 판단일 것이다. 그럼에도, 한반도에는 당분간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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