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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제약바이오, 정말 위기이고 거품인가? <상>신약개발 현주소와 과제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09월01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19년08월31일 16시33분

작성자

  • 오태광
  •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주)피코엔텍 상임고문,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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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매스컴에서는 2019년 올해 K바이오 위기, 거품이란 제목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말 거품이고 위기인가? 과열된 증시에서 한없이 떨어지는 잠재가치를 보면서 큰 위기이고 거품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K바이오의 엄청난 발전 속도를 5~10년 전과 비교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K바이오는 위기가 아니고 발전 기회라고 전제하면서 이 글을 시작한다.

 

   바이오 신약 개발과정…탐색부터 신약시판까지 총 5단계 

 

 신약개발은 바이오의 최대 R/D투자처로 주목을 받는 이유는 성공하는데 까지 회임기간이 10-15년 이상 장시간 걸리고, 개발비용이 6억 달러이상 소요되지만, 성공확률은 약 1/10,000으로 투자 위험도(High Risk)가 아주 높다. 하지만, 임상 1,2,3상을 FDA의 통과 할 시는 최소 1조원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고 해외 글로벌 시장을 염두로 한 블록버스트 급일 경우는 몇 십조 단위로 가치가 크게 올라 갈 뿐만 아니라 적어도 20년은 시장을 완전히 독점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승인받은 신약을 근거로 새로운 신약을 만들 수 있는 확장성까지 고려하면 천문학적인 이익을 확보할 수 있어서 그야말로 “대박(High Return)”을 터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약개발은 탐색부터 신약시판까지는 총 5단계로 ⓵신약 후보물질 탐색(2-5년 소요), ⓶전 임상(2-3년 소요, 동물모델 유효성과 독성시험), ⓷임상1상(1-3년 소요, 내 약성, 부작용 및 인체 내 약물동태 및 안정성, 건강한 20-100명 지원자), ⓸임상2상(2-4년 소요, 환자 유용성, 치료효과. 용량 사용법등 검증, 100-500명이상 환자 임상), ⓹임상3상(3-5년 소요, 확증 적 자료 확보, 1,000-5,000명이상 환자 임상)을 거쳐서 신약승인(NBA, New Drug Application)을 받게 된다. 탐색부터 승인까지는 총 연구기간만 약 10-15년이 걸리고 각 단계를 거칠 때 마다 임상승인 IND(Investigational New Drug)을 받는데 보통 0.5년 이상 걸려서 적어도 총 1.5년이 걸리고, 최종 FDA 리뷰 및 승인(FDA review & approval)이 보통 1.5년 걸려서 신약 승인까지의 총 소요기간은 13-18년간이 걸린다. 시판 후에도 장기 투여 부작용등 안정성 조사, 신 적응적, 부가적인 임상시험 및 약물경제학(Pharmacoeconomics)적 임상시험이 계속되는 임상 4상(PMS, Post Marcket Surveillance)이 의무적으로 시행되어야 하고, 이상 반응이 발견 시는 즉시 의약품 판매가 철회된다. 또한, 모든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기존의약품과 비용최소화 분석, 비용-효과분석, 비용-효능분석을 하는 약물경제학 분석에서 경제적 의미가 없으면 새로운 전략이나 대처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 

 

 최근, 규제기관( 미국 FDA, 일본 PMDA, 캐나다 Health Canada, 호주 TGA, 유럽 EMA, 스위스 Swissmedic )은 환자에게 좀 더 빠른 약물을 이용할 권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꼭 필요한 분야에는 신속심사 프로그램 (혁신의약품(Breakthrough therapy), 우선 심사(Priority Review),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신속심사(Fast Track))을 도입하여 신약(New Active Substance)의 심사기간과 심사요건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게 됨에 따라서 신약의 승인 건수가 획기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 8월초에 국회를 통과하여 도입되고 있는“첨생법(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 의약품에 관한 법률)”도 이런 흐름에 맥락을 같이하여 신속한 심사와 신약개발에 장애가 되던 규제가 많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바이오벤처 투자와 기술현황은?

 

 2017년 미국 벤처 캐피탈(VC)의 바이오벤처 투자는 2016년에 비해 18% 증가한 총 132억 US$이지만 모든 바이오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확률이 높은데 집중적 투자를 하여 건수는 오히려 줄어들어 투자 건당 투자비용은 23% 늘어나고 있다. 특히, 노벨상을 수상한 바가 있는 면역항암제 분야에 40%를 투자하여 차별화되고 기술력이 있는 가능성이 높은 기술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슷한 시기인 2017년 우리나라 벤처 캐피탈도 3,788억 원을 투자했는데, 100억 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기업이 총 8개 기업인 점은 미국과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 벤처캐피탈의 신규 투자액은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전자공시(DIVA)에 따르면 2017년에 3,788억 원 투자하였고 2018년 8,417억 원 투자하여 전년대비 총액이 2.2배 이상 증가하였고, 2019년 6월 전반기 투자는 5,233억 원으로 올해는 총 1조원이상을 돌파할 가능성이 커서 K바이오에 대한 미래전망이 아주 밝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미국의 Scientific American Worldview (A Global Biotechnology Perspective 2016, 2018))라는 전문지에서는 우리나라의 바이오분야 경쟁력 순위를 2009년 12위, 2012년 22위, 2016년 24위, 2018년 26위로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했다. 평가 항목 중 가장 눈에 띄는 저조한 점수는 생산성에 대한 평가로 2016년 0점, 2018년 0.1점으로 거의 점수를 받지 못했다. Nature Index(2018)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논문의 세계 순위는 세계 9위인데 비해 바이오 경쟁력 항목 중 생산성이 0.1인 것은 논문이 산업과 연관(BioINwatch, 2018.10)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실제로 발표논문의 인용도와 파급효과도 낮고 산업 생산성이 거의 없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술 수요/공급에 따른 산학연의 연관성을 높여서 적극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산학연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K바이오 제약의 현주소 … 발전을 위한 성장통(成長痛)

 

  올해의 K바이오 제약은 선두를 이끌어 오던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실패로 시작하여 연속된 바이오신약 부문의 악재가 K바이오에 휘청거리게 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는 신장세포의 사용으로 품목허가 취소(2019.7.9.)되었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식약처 처분을 잠정중단 요청도 기각(2019.8.13.)되었고, 자회사인 코오롱 티슈진은 한국기술거래소에서 상장폐지(2019.8.26.)가 결정되었다. 또한, 한때 코스닥 시가 총액 2위까지 올랐던 신라젠의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미국 데이터모니터링 위원회(DMC)의 임상3상 무용성 평가로 FDA 임상시험 중단 권고(2019.8.2.)되었고, 기대를 받든 에이치엘비의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은 지난해 1조40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성공했지만 최종 임상 3상 목표치 미달(2019. 6.27)로 결정됨에 따라서 바이오 신약부문뿐 만아니라 K바이오 전체를 거품으로 인식되면서 위기상황을 맞게  된다. 더불어, 코스피에서 시가 총액 3위까지 올랐던 삼성바이오로직의 분식회계 의혹은 25조원까지 올랐던 시가총액이 18조 3,608억 원(2019.8.27)대로 내려 앉아 K바이오에 위기를 더욱 실감하게 된다. 바이오벤처의 투자는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잠재 매출을 기준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대박을 예상되던 임상 3상에 들어선 회사들의 계속된 올해의 임상실패는 미래가치에 대한 전망을 아주 어둡게 하고 있다. 결국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상장된 바이오헬스 주식의 시가총액이 2018 연말 약 133조원에서 2019년 전반기는 약 117조원으로 16조원 이상 대폭 감소하였고 바이오 주가 변화는 2018년 말에 비해 2019년 8월14일 종가기준으로 코스피가 –26,2%, 코스닥은 –29.7% 감소(한국거래소, 2019.8.14)하였다. 대폭적인 주가하락은 투자가로 하여금 거품 붕괴로 느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제약바이오 기업 수익률도 한미약품 –37.96%, 에이치엘비 –59.38%, 코오롱생명공학 –80.04%, 신라젠 –81.47%로 나타나 2019년 상반기 코스닥 제약주식 수익률이 –10.48%, 코스피가 –8.73%를 기록하여 K바이오주의 주식 반등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산업통상부와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국내의학품의 해외 기술이전은 2013년 5건 594억 원에서 2015년 18건 8조 7,166억 원, 2018년 13건 5조 816억 원으로 2015년 이후 해외기술이전 건수와 계약 금액이 획기적으로 늘어난 것도 우리 기술의 발전하여 반등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을 좋은 예이다.

 

  투자가들은 K바이오는 악재가 많고 기술이 거품이고 주가는 전혀 반등할 기회를 잡기가 힘든가? 라는 질문을 많이 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당연히 그렇지 않다고 한다.  현재의 K바이오의 악재는 좋은 경험이 되고, 어린이가 하루가 다르게 훌쩍 큰 키로 성장할 때 느끼는 아픔인 성장통(成長痛)이란 견해가 많다 즉, 성장통만 잘 극복하면 어린이에서 번듯한 어른이 되듯이 K바이오 알차고 흔들리지 않는 큰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임상3상에서의 성공률은 2018년 미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58%이고 전 세계 1,2,3위의 제약사인 Pfizer, Noavrtis, Roche의 임상1,2,3상 모두를 통과할 확률은 11.3%로 정도로 생각한 것보다 크게 높지는 않다.  K바이오는 불과 10-15년전 만 하더라도 초기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정도의 기술이었고 드물게 전 임상을 진입할 정도로 경험이 없었고, 임상시험은 꿈꾸지도 못해 대부분은 후보물질로 값싸게 다국적 기업에 기술이전을 하였다.  연구자, 기업 및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과 투자덕분에 K바이오는 줄기찬 기술약진을 해 왔고 현재는 명실상부하게 바이오 신약기업으로 각개기업 나름대로의 신약개발 Pipeline을 형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이 임상1,2상을 실험하고 있고, 당당하게 임상3상에도 도전할 정도로 발전하였다. 지금까지의 K바이오제약은 일천한 임상 3상 경험에도 불구하고 임상3상 성공을 위해 노력한다면 지금과 같은 빠른 발전 속도로 기술 발전을 하면 가까운 장래에 충분히 블록버스터(Blockbuster)급 바이오신약을 시장에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비록 현재는 임상3상에서 고배를 들어 어렵지만 이런 실패의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K바이오도 충분히 국제적 다국적 빅 파마의 일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K바이오 주식의 문제점

 

  가장 큰 문제점은 속칭 “개미”로 불리는 바이오 투자 소액 개인 투자가의 파괴적 몰락인데 국민적 정서상 극단적인 주가 급등 및 폭락은 바이오기업의 이미지가 좋게 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올해 K바이오의 코스닥에 상장한 84개사의 시가총액은 3월에 33조 323억 원이었는데 8월 현재 22억 7,594억 원으로 거의 5개월에 10조 정도(한국거래소)가 빠지면 거품이 빠지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K바이오 기업은 투자 유치에만 신경을 쓰고 있고, 벤처 캐피탈도 이익만 챙기는데 급급하여 임상1,2상까지 진행한 후 기업을 공개(IPO)하고 지분매각(중앙일보, 2019.8.27.)한 후 빠져 나가다 보니 큰 기대를 걸고 묻지 마 투자를 한 개인들은 큰 피해를 입게 된다. 기관 투자가나 기업 관련자가 주가 폭락 전에 주식을 미리 매매하여 문제시 되는 의혹들을 종종 신문에서 볼 수 있다. 바이오신약 기업의 주가 폭락에 중요한 바로미터(Barometer)가 되는 것은 인체 임상시험 결과이고, 임상시험이 실패했을 시 주가의 폭락으로 엄청난 경제적 손실은 물론이고 대박의 기대감이 한꺼번에 무너지기 때문에 파장은 엄청나다. 만약 개인투자가, 투자기관, 해당기업 관련자 등 모든 주주가 임상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한다면 문제시 되지 않지만, 이런 점에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있다면 아주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최종 임상정보의 공평하지 않은 유출이 있어서 값이 높을 때 미리 매각을 한다면 법적인 문제이다. 또한, K바이오가 거품을 만드는 제조기라는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K바이오전체의 획기적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금융감독원에서 2018년 8월 “제약 바이오 기업의 공시실태 및 투자자 보호방안”을 발표하고 있지만 아직, 거래소에서는 바이오기업의 임상결과는 의무공시사항이 아니다. 대부분 영업 기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공시를 하지 않기 때문 갑작스러운 임상3상 실패는 잠재가치로 인정받던 높은 주가가 단지 2-3일 만에 완전히 무너지면서 참담함을 느끼게 된다.

 

글로벌 제약사 평균 주가수익률(PER)은 18배, 코스닥 제약업종은 209배로 과대이익 기대

 

 주식의 폭락에 가장 큰 문제는 글로벌 제약사 평균 주가수익비율(Price Earnings Ratio. PER)이 18배 수준인데 비해서, 코스닥의 경우 제약업종의 PER은 약 209배, 코스닥 전체는 49배(한국경제 TV, 2019.6.2)로 나타나 코스닥의 제약업종은 순이익의 200배 이상 너무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높은 PER은 임상3상의 실패와 같이 큰 기대를 건 상태에서 실패로 끝나면 엄청난 주가의 낙폭으로 나타나서 이를 실적 없는 거품으로 보는 이유가 된다. 또한, 임상3상을 할 수 있는 경험이나 자본력을 가진 기업이 현재 국내에서는 거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은 해외 빅 파마(Big Pharma)에 기술이전(License out)을 한 후, 계약은 개발단계(임상2a,2b,3)에 따라 기술료를 받는 마일스톤(Milestone)식으로 하고, 신약허가 출시 후는 매출액에 따른 일정수준의 로얄티를 받는다. 요즘은 빅 파마도 적어도 임상2a 이후 기술을 주로 이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임상3상의 진입은 빅 파마 측에도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임상2상까지 실험결과를 분석하여 임상3상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신약후보를 선정하기 때문에 속칭, 대박(High Return)을 할 가능성도 높다. 또한 임상 3상에서 FDA 평균 성공률이 58.1%로 50%이상 성공할 수 있어서 주식에 대한 일반적인 PER이 높지만 우리나라는 기대효과가 너무 큰 관계로 예상보다 PER이 너무 높다. 만약 임상3상의 실패는 그야말로 천당에서 지옥으로 갑자기 떨어지는 것과 같아서 심리적으로는 K바이오가 모두 붕괴하는 것으로 느끼겠지만 실상은 빅 파마의 입장에서 보면 많은 임상시험 중 단지 하나일 뿐이다. K바이오는 올해 비록 신라젠과 에이치엘비등이 임상3상에서 실패하였다 하더라도 올해는 아직 메지온(폰탄 치료제), 헬릭스미스(당뇨병성 신경병증)는 임상3상 결과를 기대할 수 있고 지트리비엔티(안구건조증), 메디톡스(미간주름, 눈가주름), 핼릭스미스(당뇨병성 허혈성 족부궤양)은 현재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은 한올바이오파마, 녹십자, 한미약품등이 임상3상을 추진(아틀라스산업연구소, 2019.8.27.)하고 있고 계속되어 많은 제약사가 임상2,3상에 도전하고 있어서  K바이오제약은 충분히 전망이 밝다고 할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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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9월01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19년08월31일 16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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