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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후 북한의 국유화된 자산을 어떻게 사유화할 것인가?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4년11월19일 19시17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1시46분

작성자

  • 이영선
  • 前 한림대 총장, (사)코피온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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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

본문

통일후 북한의 국유화된 자산을 어떻게 사유화할 것인가?

 

 북한의 고향 땅에 집과 토지를 두고 남으로 내려온 실향민들은 통일 후 고향에 돌아가게 되면 두고 온 재산을 되찾게 되기를 바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집문서와 땅문서를 아직도 애지중지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북한공산정권에게 재산을 몰수당한 사람들은 실향민   뿐이 아니다. 집과 토지 그리고 기업 등 사유재산을 모두 국유화 또는 협동농장화 해 버렸으니  북한에 그대로 잔류한 사람들도 사유재산을 가질 수는 없었다. 그러기에 통일이 되면 바로 그 국유화되어 버린 재산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를 것이다.. 

 

 통일이 되면 북한에도 시장경제체제가 제대로 도입되어야 한다. 그런데 시장경제체제에서 사유재산제도는 기본이다. 중국이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하면서도 사회주의체제를 유지한다는 명분 아래 토지 등의 자산에 대해 개인의 소유권을 허용하기 보다는 사용권만을 허용하고 있으나 이는 단지 형식적인 제도일 뿐 실질적으로는 자산의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어 사유재산권이 보장되어 있는 셈이다.  사실 사유재산권이란 사용권과 처분권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에서도 실질적으로는 사유재산권이 인정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통일 후 북한에도 사유재산권이 보장되어야 실질적인 시장제도가 작동할 것이고 또 그래야 경제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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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 통일 후 북한에 사유화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 것인가? 독일은 통일 후 동독의 자산을 우선적으로 원주인들에게 돌려주기로 하였다. 그런데 그 정책에 대한 오늘날의 평가는 크게 부정적이다. 모든 자산의 원주인을 찾는 일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원주인임을 증명하는 일이나, 또 여러 사람이 서로 원주인이라고 주장하는 일이 발생할 때 이를 밝히는 일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기 때문이다. 법적 소송에 휘말린 자산은 소유권이 확실시 될 때까지 수년이 소요되고 또 그 자산의 효율적 사용이 불가능하여 빠른 경제 성장에 장애가 되어 왔다.  

 

 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과연 북한 정부가 70년전의 문서를 지금껏 잘 보관해 왔으리라고는 믿어지지 않으며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확인하고 돌려 주기에는 너무도 복잡한 절차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또 일부에게만 원주인에게 돌려 준다는 것도 형평성의 문제가 있을 것이다. 사실 남한의 지주들도 정부에 의해 토지를 재배분 당한 역사도 있다. 물론 약간의 보상을 받기는 했지만 남한의 토지 소유자들도 정부에 의해 토지를 환수 당한 적이 있으므로 원주인에게 자산을 환원한다는 것을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따라서 원주인에게 환원하기 보다는 적절한 수준에서의 보상을 연구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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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 후 북한의 자산을 사유화하는 일과 관련하여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중요한 점은 북한 주민들이 되도록 북한에 남아 있게끔 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주민들이 자신들의 일터 즉 협동농장이나 기업체에서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북한에 머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협동농장이나 기업체들을 그 구성원들이 일정 지분을 가지고 공동으로 소유하게 하는 방법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소련이 붕괴될 때의 급작스런 사유화의 진행은 일부 공산당원이나 관료들이 권력을 이용하여 큰 재산을 장악하여 적지않은 수의 재벌들이 등장하게된 일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통일 후 북한에서 경제가 새로운 도약의 길을 가고, 또한 되도록 형평성이 유지되는 분배가 이루어지게 해야 북한 주민들의 남한 대거 이주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통일 후 한반도 전체가 평화와 번영을 이루게 하는 사유화 정책이 고안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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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11월19일 19시17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1시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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