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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부양, 초이노믹스 만으로는 어렵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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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11월10일 18시34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3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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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부양, 초이노믹스 만으로는 어렵다.
최근 박근혜대통령은 국회 시정 연설 시 경제라는 말을 59 차례, 투자라는 단어를 17번 언급해 총 76 차례 경제에 관련된 이슈에 시간을 할애 하였다. 박대통령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이어 최경환 부총리는 소위 초이노믹스라고 불리는 경제 활성화 대책을 내어 놓았다. MB노믹스 아베노믹스 등 국가수반의 경제 정책에 부쳐주던 명칭을 경제 부총리의 정책에 부쳐 부르는 것을 보면 그 만큼 그가 힘도 있고 그 이름에 걸맞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얘기가 아닐까 . 최부총리의 부양책 골자는 부동산을 담보로 좀 더 쉽게 돈을 빌릴 수 있게 하고, 금리를 낮추고, 기업이 소유한 돈을 배당확대나 사내유보금 과세 등으로 시장에 유통시켜 내수활성화와 소비 진작으로 불황을 탈출해 보자는 것으로 정리 될 수 있다. 규제 완화로 주식 시장도 활성화 시켜 보자는 생각인 것 같다. 최근 부동산은 조금 거래가 되기 시작 한다고 하고 일부 분양시장에서는 과열 양상도 보이고 있다고도 들린다. 그런데 주식 시장 만은 아직도 시큰둥해 보인다. 
 
한국 증시가 외면 당하는 이유
 
우리 주식 시장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하는 외국 투자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다음 세가지로 정리 된다. 
 
첫째, 우리나라와 기업들은 이미 성장성과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국내기업의 성장세가 둔화(5.1%→2.1%)되고 있고, 영업이익률은 전년 수준(4.1%)정도로 정체되고 있다.. 한국주식은 아직 이머징 마켓으로 분류되는데 경제는 이미 선진국형 저성장 국면에 들어서 있다. 경제 환경을 보면 저출산과 고령화, 중산층 감소와 가처분 소득 감소로인한 내수 부진 그리고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 끼인 제조업의 위기 등으로 상장 기업의 반 이상이 수익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법인세 감소로 세수 부진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이 그 반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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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모두가 지적하는 저배당 성향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상장기업배당정책: 평가와 시사점”에 따르면 배당수익률과 배당성향 모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여, 2012년 기준으로 각각 1.03%와 14.5%를 기록하였다. 이는 선진국 시장의 배당성향 평균이 49%인 점과 비교해 볼 때 국내 기업의 저배당 성향 경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유보된 자금은 대주주의 의사에 따라 투자에 쓰일지언정 기타 주주들의 이해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을 하거나 하는데 쓰이는 경우는 극히 적다. 

 

셋째, 국내기업의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도 문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2012년 기업구조 백서2012”에 따르면 기업지배구조헌장 및 임직원 윤리규정 도입현황 등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최소한으로 담보할 수 있는 지표들의 개선이 현저히 미비한 상황이다. 물론 근래 기업들의 활력이 떨어졌다고 하고 기업가 정신이 약해졌다고도 해서 이를 어떻게 고취시키는가가 이슈이기도하지만 잘하는 기업가는 충분히 칭찬하고 성원해 주면서도 불투명하게 경영하거나 대주주 전횡을 일삼으면 그것을 견제할 방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고성장 가능성도 없고 배당도 안주고 경영도 잘 못하는 경영자를 바꿀 수도 없다면 무엇을 보고 투자 하라고 할 것인가?

 

정책이 아닌 정서가 바뀌어야 증시가 살아난다

 

근본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이 좋아지려면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어야 한다. 단기적 정책이 아닌 국가 구조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그러려면 국민들의 생각의 틀이 바뀌어야 하고, 국민정서가 바뀌어야 한다. 저출산 문제는 사교육과의 전쟁이 아닌 경쟁과 능력 차이를 인정하는 공교육의 구조적 개편 없이 불가능하다. 생산 인구가 늘어나야 고령화 리스크가 줄어든다. 금융을 비롯한 서비스 산업은 대폭 자율화 되어야 한다. 아이디어로만 목돈을 벌어도 불로소득이라 치부하지 말아야 하고, 임금 공개 등이 감성적 평등의식이 아닌 이성적 공평성의 기반 위에 이루어져야 한다. 미국이 지식 산업의 메카가 된 것은 아이디어 하나 만으로 당대에 거부가 나오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평등한 보상 구조가 금융이나 ICT 산업에서는 맥을 못 추게 한 예가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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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교육 등 우리의 강점이 있는 부문을 산업화 하려면 넘기 어려운 정서적 장애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반기업 정서도 문제이다. 잘못을 저지른 기업가는 처벌을 받아야하지만 역차별이나 마녀사냥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외국 자본이 들어와 돈을 버는 것을 더 넓게 포용해야 한다. 특히 중국 자본의 투자 확대를 경원시(敬遠視) 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가장 투자가 과감하고 활발한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 자본이 우리 국내에서 더 커지면 안보도  튼튼해 진다. 중국의 이해에 반하는 북의 도발은 더욱 신중해 질 것이다. 세계적인 저성장과 국내 소비 부진, 제조업 경쟁력 감소,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 심심하고 이벤트 없는 한국 증시에 기폭제는 과감한 남북 경협이다. 우리 경제 전체에도 해당되는 사안이다. 이를 위해 특히 보수 층의 의식전환과 정서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가 지금 부족한 것은 정책이 아니고 마음을 하나로 묶어 정서적 이슈를 뛰어 넘게 할 수 있는 리더십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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