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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논란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4년11월09일 20시03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3시12분

작성자

  • 차영구
  • 前 국방부 정책실장,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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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논란

북한은 금년에 들어서만 해도 벌써 6회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실시했다. 그들은 핵무기에 있어서도 국제적인 통제를 벗어나 지속적으로 소형화를 포함한 기술고도화와 플로토늄 축적 등 무기의 수량을 증가 시키고 있다.

 

한미 양국은 날로 고도화 되어가는 북한의 핵, 화생무기, 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 및 방어를 위해 본격적으로 군사 대비 태세를 공동연구하고 능력을 점검하고 있다. 양국은 이미 확장 억제 위원회(Extended Deterrence Committee)를 만들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맞춤형 연합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한국은 2023년 까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조기에 무력화 시킬 수 있는 통합 타격 체계인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Korea Air and Missile Defense)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2014년 10월23일에 워싱턴에서 개최된 제46차 한미 연례안보 협의회에서 맞춤형 억제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에 합의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맞춤형 억제 전략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핵우산을 포함해 미국의 군사 자산과 우리나라의 미사일 방어 및 정밀 타격 능력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대응책을 세우는 개념이다. 즉 한미 연합 작전의 일환으로 한미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억제 실패 시 이를 조기에 무력화하기 위한 양국의 포괄적 미사일 대응 작전개념과 원칙을 정립한 것으로 이해 할 수 있다. 대 북 미사일 대응 작전계획이 만들어 지면 전면전에 대비한 한미 연합 작전 계획인 ‘작계5027’의 부록에 포함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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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작전을 수행 하는데 필요한 장비와 무기로는 패트리엇(PAC)-3 와 고고도 미사일 방어(THAAD)체계 등이고 미국의 능력을 활용하는 부분에 대해 민감한 사회적 반응이 있다. 국방부는 이번 연례 안보 회의에서 고고도 미사일의 주한 미군 배치문제는 일절 논의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부 재야에서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에 대해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에 “편입”된다는 것을 지적하고 이것이 갖는 외교적인 문제까지를 거론 하면서 반대의 입장을 표명한 의견이 있다. 또한 북한의 미사일 방어에 효과도 없는 사업에 너무 큰 비용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섣부른 선제 타격 론으로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만 높인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미국의 MD 장비와 무기를 동원하더라도 미국의 MD 체제에 편입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미국의 타격 수단을 지원받는 다는 의미라고 설명하고 있다.

 

평생을 안보 분야에 종사 해온 본인은 “미국 MD 체계 편입 반대” 미국 MD 체계 가입 반대“ 이런 종류의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 미국과 연합 작전을 하지 말라는 것인지, 아니면 미국의 MD 관련 무기 등이 너무 고가이니 그런 무기는 효용성도 문제가 있고 가격도 비싸니 구입하지 말라는 것인지, 아니면 미국의 MD 무기체계의 연구개발에 참여하지 말라는 것인지, 한미 연합 작전은 유지하되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만은 미국과 따로 따로 독자적으로 작전을 하라는 것인지 확실치 않다.

 

중국은 한미 동맹에 대해 기본적으로 찬성은 하지 않으나 한미 동맹 때문에 한국과 중국의 정상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의 발전이 흔들린 적은 없다. 따라서 한미 연합 방위 체계 속에서 한미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군사적으로 대비하는 문제에 대해 중국이 특별히 관심을 가질 이유는 없다고 본다. 중국도 내심 북한의 대량 살상무기에 대해 군사적인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도 지난 7월 23일 ”육상기지 탄도 미사일 방어(MD) 기술 실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다“ 고 중국 국방부 대변인실이 발표한바 있다. 이번 MD 실험은 광범위하고 정밀하게 진행한 것으로 보아 THAAD 와 유사한 신형 MD 체계를 실험 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MD 기술 실험에 성공 했다고 밝힌 것은 2010 1월11일 중거리 요격 미사일 실험 성공, 2013 년 1월 27일 중거리 요격 미사일 발사 실험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이미 잘 알려 진대로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무기체계이며 한국과는 그 목적과 방법, 대상이 근본적으로 차이가 난다. 그래서 원래는 TMD(Theater Missile Defense) 와 NMD(National Missile Defense) 로 구분하여 추진 해오던 것을 부시 행정부에서 정치적 비난을 완화하기 위해 MD로 통합하였다.

 

즉 북한의 우리에 대한 위협과 같은 500km 이내의 것은 발사 후 수 분 내에 이루어지는 위협이기 때문에 전략 미사일의 경우와 달리 미사일 방어의 한계성이 확실히 있다. 발사 추진 단계나 중간 비행 단계에서 격추가 제한된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종말 단계에 집중 되어 있는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도 군사적인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적의 미사일 방어는 적극적인 공격으로부터 종말단계의 미사일 방어에 이르기 까지 총체적으로 보아야 판단 할 수 있는 작전적인 문제 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어떻게 조기에 무력화 시킬 것이냐 하는 것은 군사 작전적인 문제이다. 이것을 정치적으로 접근하여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무슨 뜻인지도 알 수 없는 애매한 정치적인 입장을 노정하는 것은 결국 한미연합 방어 작전을 방해하고 타국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만들어 우리의 국가이익에 손해를 주는 우를 범할 위험이 있다.

 

북한에 대한 군사 위협 대응은 핵/미사일 방어 따로 있고 북한의 지상군, 해군, 공군 위협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한미 양국은 연합 방어 체계를 전체로 보고 대응전략을 수립 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독 MD 문제 만 따로 떼어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 속에 편입하면 안 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왜 하면 안 된다는 지적은 국방 정책 수립에 참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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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도 ‘미국 미사일 방어체제에 가입 안 한다’는 애매한 정치적 용어를 쓰지 말고 군사 전략적인 용어로 국민에게 설명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미국의 MD 무기를 구입하는 것은 무기 체계 도입에 관한 문제이고 미국의 MD 무기 체계 개발에 참여하는 문제는 우리의 기술 수준과 참여 재정 능력을 판단해야 할 방위산업의 문제이며 북한의 위협에 우리의 KAMD 체제와 한미 연합 방어 체계가 얼마나 효과적인가 하는 문제는 매우 전문적인 작전의 문제이며 연합작전을 하는 과정에서 상호 연동하여 작전을 수행하는 문제는 무기의 상호 운용 성 등을 포함한 연합 작전의 효율성 문제이다. “미국의 MD 편입, 가입 반대” 등의 정치적인 용어 보다는 문제의 핵심을 직접 지적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되기 바란다.

 

MD 에 대한 비전문적 정치적 논쟁은 불필요하게 타국의 관심을 일으키고 우리나라를 외교적으로 곤란하게 만들 것이며 한미 연합 대응 작전 능력을 약화시키는 부작용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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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3시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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