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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사의 국정기조는 어디로 갔는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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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11월02일 18시06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3시24분

작성자

  • 신세돈
  •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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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사의 국정기조는 어디로 갔는가

대통령의 당선소감은 민생, 대통합, 국민행복이었다. 정부인수위원회 첫 회의(2013년 1월 7일)에서는 국민안전과 경제부흥을 국정의 두 중심축으로 설정한다고 했고 며칠 뒤(1월25일)에는 ’경제민주화를 통해 성장온기가 퍼져 무너진 중산층을 복원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라고 했다. (1)’추격형 성장에서 선도형 성장‘으로 전환하고, (2)’수출 중심에서 수출내수 쌍끌이 구조‘로 바꾸며 (3)’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 동반성장체제로 전환‘하는 ’파라다임 변화‘를 강조했다. 이 모든 것이 한 데 어우러진 것이 대통령 취임사다. 대통령 취임사는 「경제부흥」과 「국민행복」과 「문화융성」의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이 셋은 그대로 이 정부의 「4대 국정기조」가 되었다.

 

제1기 경제팀의 세제개편안(2014-17년 동안 누적12조 증세안)이 강력한 여론저항에 밀려 즉각 수정된 직후 2014년 예산안을 제출(2103년 9월 26일)하면 나온 정책방향은 기존경제기조 「경제부흥」이 아닌 「경제활성화」를 목표로 내걸고 나왔다. (1)경제활력회복, (2)​일자리 창출, (3)서민생활안정과 삶의 질 제고, (4)​ 국민안전과 든든한 정부, (5)​건전재정기반 및 재정운용개선의 5대 목표였다. 꼭 석 달 뒤(2014년 12월27일)에 나온 「2014년 경제정책방향」에서는 (1)​ 경제활력회복은 내수활력제고로 바뀌고, (2)​ 일자리 창출과 서민생활안정과 삶의 질 개선은 묶어서 일자리 창출과 민생안정으로 바뀌며, (3)​ 경제체질개선(공공부문개혁 및 경제민주화 등 포함)이 덧붙여졌다. 열흘 지난 2014년 1월 6일 발표한 연두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한반도 통일기반구축과 5대 불안 해소와 함께 「경제혁신3개년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여기에는 (1)​ 비정상의 정상화, (2)​ 창조경제, 그리고 (3)​ 내수기반 확충이 3대 추진전략으로 들어가 있다. 474 비전도 함께 밝혔다. 50여일 뒤(2014년 2월25일) 확정발표된 「경제혁신3개년계획」은 (1)​비정상의 정상화를 기초가 튼튼한 경제로, (2)​ 창조경제를 역동적인 혁신경제로, 그리고 (3)​ 내수기반 확충은 내수수출 균형경제로 바뀌어져 있었다.

 

제15회 세계지식포럼(10월14일) 축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새로운 성장’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과감하고 창의적인 경제정책과 국제적인 공조가 잘 이루어지면 '새로운 성장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 (1)​창조적 성장 (2)​균형 잡힌 성장 (3)​기초가 튼튼한 성장 등 3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창조적 성장'이란 창의성이 경제 핵심동력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장을 말하며, 균형 잡힌 성장’은 성장의 혜택이 선진국과 개도국, 기업과 소비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경제 주체들에게 골고루 퍼져 나가는 성장을 말하고, ‘기초가 튼튼한 성장’이란 비정상적인 관행들을 바로잡는 경제라고 설명했다. 이것은 지난 4월 밝힌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중점 추진 전략, 즉 (1)창조경제 구현을 통한 역동적인 혁신경제, (2)수출과 내수, 제조업과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의 균형 잡힌 성장, (3) 공공부문 정상화를 통해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들자고 한 것과 비슷하지만 ‘역동적 혁신경제’는 ‘창조적 성장’으로 바뀌었고 ‘내수수출 균형’은 ‘균형잡힌 성장’으로 조금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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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정부의 경제정책의 포커스는 계속 조금씩 바뀌었다. 인수위원회와 취임사를 통해 설정된 「경제부흥」의 기치는 「경제활성화(또는 경제활력회복)」로 바뀌었다가 2013년 말에는 「내수활력제고」로 바뀌고 바로 「경제혁신」으로 대체되었다. 2014년 대통령연두기자회견에서는 ‘내수기반확충’이라고 했는데 「경제혁신3개년계획」에서는 ‘내수수출균형’이라고 했다. 정부 출범 전후 가장 중요한 정책목표였던 ‘일자리창출’은 「경제혁신3개년계획」안에서는 하부 항목으로 묻혀버리고 말았다. ‘서민생활 안정과 삶의 질의 제고’는 ‘민생안정’으로 되었다가 「경제혁신3개년 계획」에서는 빠지거나 여러 곳으로 분산되어 배치되었다. 작년 9월 5대 중점추진과제 중의 하나였던 ‘건전재정기반확충과 재정운용개선’은 「경제혁신3개년 계획」에서는 아예 빠졌다. 정부정책은 확실한 ‘앵커(anchor)’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모든 정책집행자들이 임기 내내 일관된 목표와 일관된 의사소통과 일관된 정책을 펼 수 있다. 그래야만 정책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기본정책의 용어가 이렇게 자주 자꾸 바뀌게 되면 정책에 대한 신뢰는 물론 일관성에 큰 손상이 올 뿐더러 실질적인 정책효과도 기대하기 매우 어렵다. 현 정부에게는 「경제부흥」과 「국민행복」과 「문화융성」 이라는 훌륭한 ‘앵커(국정기조)’가 있다. 모든 정책은 이 네 가지 국정기조 위에 수립되어야 한다. 이미 설정된 국정기조를 흩트리는 새로운 용어가 자꾸 ‘개발’ 될수록 정책들은 우왕좌왕하고 국민들은 혼돈에 빠지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자꾸 목표만 설정할 것이 아니라 그 목표를 달성할 구체적이고 확실한 방안들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다 ; “바보야 문제는 실천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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