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한-중 FTA가 중요한 이유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4년09월25일 03시31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4시12분

작성자

메타정보

  • 26

본문

한-중 FTA가 중요한 이유
세계경제는 아직도 2008년에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에 크게 기여해온 세계무역은 다행히도 축소국면에서 벗어나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무역의 지속적인 성장을 관리해 나가야 할 다자무역체제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 세계경제의 미래에 심각한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 해 12월 발리에서 개최된 세계무역기구(WTO)의 각료회담에서 어렵게 합의한 것들이 지난 7월말 인도 등 몇몇 나라의 반대로 이행이 무산될지도 모르게 된 것이다. 조금은 더 시간을 두고 봐야 하겠지만 2001년 출범한 도하라운드가 전혀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사건까지 발생하여 WTO중심의 다자무역체제는 그야말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런 와중에 세계 각 지역에서 지역무역협정(RTA)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에 추진되고 있는 소위 ‘거대지역무역협정(Mega-RTA)’도 어느 것 하나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어 세계무역체제는 더욱 더 복잡하고 불확실해지고 있다. 순수학자들은 지역주의의 확산이 다자체제를 약화시킨다는 이유로 많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주의는 이제 현실로 받아들여야 할 만큼 이미 세계무역의 흐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주의의 확산을 비판하기보다 다자주의체제와 조화롭게 공존하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jvehsvx468.png
 

이렇게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계무역체제 속에서 한국과 같이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다행히도 한국은 수년전부터 지역주의추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왔다. 그 결과 한국은 미국, 유럽연합(EU), 인도, 아세안, 터키 등과 9개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이미 이행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캐나다와 호주와도 FTA협상을 마무리했으며 현재는 중국과의 FTA, 한중일 3국간 FTA, 그리고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및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16개국이 함께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위한 협상을 진행시키고 있다. 한국이 현재 참여하고 있는 FTA 협상은 모두 그 중요성이 크다. 그러나 현재 동북아시아지역의 정세를 감안하면 한중일 FTA와 RCEP 협상이 빠르게 진전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역시 그 진전이 다른 Mega-RTA와 유사하게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불확실한 세계무역체제 하에서는 남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한국의 입장에서는 한-중 FTA를 가능한 빨리 체결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으로 보여 진다.

여기서 한-중 FTA가 우리 경제에 가져다주는 중요성을 생각해보자.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한-중 FTA가 우리 기업들에게 이득을 준다는 것이다. 중국의 무역장벽이 낮아지면 중국 내수시장에서 우리 상품의 경쟁력이 다른 나라 상품에 비해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에 이미 진출한 우리 기업들도 한국으로부터 기계나 부품을 수입할 때 높은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되어 수익성이 확대되는 등 이익을 보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FTA의 차별적 특혜를 통해 주어지는 전형적인 경제적 이득으로 간주된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 정부가 대외무역보다 내수시장 확대를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한 것을 감안하면 한-중 FTA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고 하겠다.

또 다른 측면에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한-중 FTA가 우리나라의 글로벌 FTA 네트워크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한-중 FTA는 한국이 글로벌 FTA의 허브국가가 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는 점이다. 한-중 FTA가 체결되면 한국은 세계 최대의 무역국가인 중국과 세계 최대의 선진경제권인 미국, EU 등과 동시에 FTA를 체결한 유일한 국가가 될 것이다. 이렇게 한국이 FTA 허브국가가 되면 많은 외국기업들이 한국이 체결한 FTA 네트워크를 활용하고자 한국에 투자를 해 올 것이다. 미국, 유럽, 일본의 기업들은 한국에 생산기지나 연구개발센터 등을 세워 중국진출의 발판을 구축하고자 할 것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한-중 FTA를 활용해 중국에 상품을 수출하게 되면 운송비와 관세 등에서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중국기업들도 한-미, 한-EU FTA를 활용할 경우 선진국 시장에 보다 유리하게 진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기업의 한국투자도 늘어날 것이다. 이렇게 외국인직접투자가 확대되면 자연스럽게 질 좋은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중 FTA는 외국인직접투자를 한국으로 유치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한-중 FTA는 동아시아지역의 무역통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즉 한-중 FTA가 체결되면 한중일 3국간 FTA와 RCEP 협상을 진전시키는데 실질적인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중 FTA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RCEP이 체결되면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통합해 장기적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무역통합도 가능해 질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m9hku9a679.png
 

최근 다자무역체제가 표류하고 있고 주요 Mega-RTA들도 마무리되지 않아 세계무역체제가 극도의 불확실성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한-중 FTA가 조기에 체결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중 FTA가 한-중 양국 경제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동아시아지역의 무역통합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중 FTA가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를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마무리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는 가능한 한 높은 수준의 자유화를 달성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FTA의 경제효과가 크지 않고 동아시아지역 무역통합을 위한 촉매역할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둘째는, 서비스, 투자, 지적재산권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협정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분야들은 최근 글로벌 가치사슬을 바탕으로 하는 국제생산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셋째, 지금까지 전형적인 FTA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던 경제협력 조항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자유화에 민감한 산업이나 무역에 걸림돌이 되는 국내규제 분야에 양국 간 실질적인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마무리 단계에 진입한 한-중 FTA 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되어 동아시아 국가 간에 체결된 가장 모범적인 FTA가 되길 기대해 본다. 이렇게 체결된 한-중 FTA는 한-중 양국은 물론 동아시아지역의 무역통합과 나아가 세계무역체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26
  • 기사입력 2014년09월25일 03시31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4시12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