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솔직하게 증세(增稅)논의를 시작할때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4년09월16일 22시29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4시31분

작성자

  • 오문성
  • 한양여대 세무회계과 교수,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법학박사/경영학박사/공인회계사

메타정보

  • 42

본문

이제는 솔직하게 증세(增稅)논의를 시작할때다.

정부는 9월11일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을 통하여 현재 2500원하는 담배값을 2,000원 인상하여 4,500원으로 하고 이후 물가와 연동시키겠다는 담배값 인상(안)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현재 2,500원하는 담배의 경우 원가 및 마진이 950원(38%:,담배값 2,500원에서 차지하는 비율, 이하 같음) 담배소비세 641원(25.64%), 지방교육세 321원(12.84%), 건강증진부담금 354원(14.16%), 부가가치세 227원(9.08%), 폐기물부담금 7원(0.28%)으로 구성되어 있다. 담배값을 2,000원 인상하여 4,500원으로 될 때는 원가 및 마진이 1,182원(26.27%), 담배소비세 1,007원(22.38%), 지방교육세 443원(9.84%), 건강증진부담금 841원(18.69%), 부가가치세 409원(9.09%), 폐기물 부담금 24원(0.53%) 그리고 개별소비세의 과세대상이 아니었던 담배를 추가로 과세대상으로 포함시켜 594원(13.20%)을 부과하여 가격이 4,500원이 된다는 설명이었다.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되는 담배가격의 구성비를 보다 보면 나름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인다.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의 비중은 낮아지고 건강증진부담금과 폐기물부담금의 비중은 높아졌으며 국세인 개별소비세를 신설함으로써 담배값 인상을 통하여 국세비중이 8.08%에서 21.29%로 높아진 것 등이 그것이다.

 

  

 

 담배값의 인상은 담배가격을 구성하는 항목에서 알수 있듯이 담배소비세의 인상으로 받아들여졌고 바로 증세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담배가격에서 담배소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보더라도 20%를 상회하고 담배소비세를 제외한 지방교육세, 부가가치세, 새로 신설되는 개별소비세까지 포함한다면 54%정도를 차지하므로 납세자의 입장에서 담배값의 인상이 증세로 인식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는 세금을 더 거두어 들일려고 하는 것이 아니고 담배가격의 인상을 통하여 흡연자는 물론 간접흡연을 통하여 국민건강을 극도로 위협하는 흡연율을 낮추려는 목적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였다. 실제 시행이 되면 증세가 되는 면은 있지만 이는 부수적인 결과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언론지상에 나오는 기사의 타이틀을 보면 정부가 국민건강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면서 단지 세수확보만을 위하여 담배소비세의 인상을 꾀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 듯 하다. 

 

5e0ee181ecd8726a318e4becf7e58bd9_1456723
 

정부측은 담배값인상을 통하여 세수목적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국민건강을 해치는 흡연율을 낮추는데만 관심이 있다고 주장하고 이를 비난하는 측에서는 정부가 국민건강을 빌미삼아 세수확보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러한 극단적이고 비생산적인(?) 논쟁을 쳐다보면서 정부가 먼저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담배가격을 인상하겠다는 정부측에서 “증세없는 복지공약”이 사정변경으로 인하여 증세를 해야될 필요성을 국민에게 설득시키고 증세를 하려다 보니 한동안 올리지 못했던 담배값 인상을 통하여 흡연율을 낮추어 국민건강을 지키고, 지방세확충을 통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건전성을 도모하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는 세법개정의 배경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담배소비세의 인상은 단지 세수목적만도, 그렇다고 국민건강만을 염두에 둔 것도 아니며 굳이 말한다면 세수확보, 국민건강, 지방재정 건전화라는 세가지의 목적이 모두 들어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더 솔직하고 설득력이 있는건 아닐까?

 

  

 

조세와 관련된 문제는 세법을 입안하는 측에서 조차도 한 개인으로 본다면 납세자의 지위를 면하기 힘들기 때문에 증세를 한다는 것에 그 누구도 심정적으로 선 듯 응하기 함들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현재보다 더 나은 복지수준을 지향하고 이를 실행해야한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이 증세를 통하지 않고는 재정적자를 면하기 힘들고 재정적자 상황이 지속된다면 그리스, 포르투갈과 같은 국가들에서 본 것처럼 국가재정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이 명확하기 때문에 적정 복지수준과 적정조세부담율의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한 증세논의를 시작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일부 언론 보도에 “증세가 아니라고 말하기는 어렵다”의 표현은 증세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며 이 때문에 대선공약 파기 논란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고 하였고 정부가 증세에 관한 언급을 피하는 것은 박대통령의 ‘증세없는 복지 공약에 발목이 잡힌 때문이라고 분석된다고도 하였다.

 

  

 

 공약에 ‘증세 없는 복지’라고 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증세를 하면서도 증세라는 용어를 밖으로 하기가 힘들다는 말, 한편으로 이해 못가는 바도 아니다. 대통령 선거기간에 내걸었던 공약사항을 철두철미하게 지켜나가는 일은 정치적 신뢰를 얻는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사정변경이 되었을 때 사정변경에 대한 내용을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공약을 수정하는 것도 필요할때는 해야한다. 특히 돈이 지출되어야 하는 공약은 특히 그렇다. 국민복지를 위하여 사용해야할 재정자원이 부족하다면 약속한 복지수준을 낮추든지 약속한 복지수준을 어떻게든지 고수하려면 증세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 아닌가?

5e0ee181ecd8726a318e4becf7e58bd9_1456723
 

다시한번 강조한다면 정부는 약속한 복지수준을 유지하기 위하여는 일정부분 증세가 필요하다는 사실, 그러다 보니 담배소비세등 담배와 관련한 세금을 통하여 증세를 추진하는 것이 국민건강과 관련하여 흡연인구를 줄이고, 지방재정확충과도 관련이 있다는 등 솔직한 구상을 국민들에게 홍보해야한다.

 

  

 

현재 담배가격의 인상, 아니 담배와 관련한 세금의 인상은 연이은 주민세와 자동차세를 올린다는 정부의 발표와 어울어져 부자들에게서 세금을 거두어 들이지 않고 서민들의 주머니만 축낸다는 비판을 받고 있고 누진세율의 구조를 지니고 있는 소득세, 법인세, 상속세 및 증여세를 먼저 인상하고 그 다음순서로 단일세율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세목, 즉 역진성이 있는 세목을 증세하는 것이 합당하다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세법개정을 통하여 납세자가 부담해야 하는 세액이 증가하는 경우 그 어느 납세자도 즐거워할 수는 없다, 증세가 왜 필요하며 왜 이러한 세목을 통하여 증세를 해야하는가하는 문제에 대하여 국민들을 설득할수 있는 자료의 축적은 필수적이다. 이러한 자료를 가지고 국민들을 설득하고 합의를 구하는 노력을 해야한다.

 

 

 

국민을 설득하여 합의를 구하는 문제는 쉬운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현재의 상황을 솔직히 설명하고 추진하는 정책에 대하여 성실하게 설득하려는 자세를 보이는 것 그 자체가 증세를 할것이냐, 말것이냐의 문제 그리고 증세를 하기로 했다면 어느 세목으로 할것인가의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조세저항을 상당부분 줄일수 있을 것 이라고 생각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 현재시점에서 현실성없는 공약은 적절하게 수정되어야 한다. 적정복지수준과 적정조세부담율을 전제로한 건전한 증세논의가 솔직하게 이루어져야하는 시기다. 

 

 

42
  • 기사입력 2014년09월16일 22시29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4시31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