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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금융위기 가능성 낮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4년07월29일 21시52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5시55분

작성자

  • 이경태
  • 前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前 OECD 대사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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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국의 금융위기 가능성 낮다
1. 들어가는 말
지난 3월 중국의 태양광업체인 상하이차오르가 회사채의 이자지급을 부도낸 이후에 최근에는 건설회사인 화퉁루차오가 회사채의 원리금상환불능에 빠졌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중국의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재연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 세계경제의 회복세를 꺽을 뿐만 아니라 특히 우리나라경제에 큰 타격을 가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금융위기의 가능성을 면밀하게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2. 중국의 과다부채가 금융위기설의 진원지
중국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 약 4조위안에 달하는 재정부양과 함께 대규모의 신용팽창에 의존하였다. GDP대비 금융기관대출의 비중은 2008년 9월 118%에서 2014년 3월 190%로 급증하였다.
급증한 금융기관의 신용은 지방정부, 국영기업, 가계, 민간부동산업자등에게로 흘러들어갔고 이들의 부채비율은 지속가능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 되었다. 
지방정부는 경쟁적으로 도로, 공공주택, 산업단지등의 인프라를 건설하였다. 이는 중앙정부의 경기부양정책에 협조한다는 명분을 살리면서 지방경제를 부양하여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실리적인 효과를 추구하는 일방, 지방정부관리들과 업자들간의 유착과 부패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내는 사익추구도 그 이면에 숨어 있었다. 
지방정부의 부채를 관리하기 위해서 중앙정부는 3년전에 규제지침을 시달하였으나 별다른 효과가 없었고, 작년에는 중앙감사당국이 지방정부 부채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를 토대로 향후 지방정부의 GDP 대비 부채비율을 40-60%로 규제하는 지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9-2013 기간중 비금융기업들의 부채비율은 168% 증가하였다. 그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영기업들은 경쟁적으로 설비를 증설하여 주요산업부문에서 심각한 과잉설비를 초래하였다. 2012년 설비가동율은 철강 72%, 조선 75%, 씨멘트 74%, 알루미늄 72%, 판유리 73%에 머물렀다. 
가계부문의 부채도 같은 기간중에 234% 급증하였다. 주택담보대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는데 그 결과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형성되었다.
그림자금융은 중국의 과잉부채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하는 복병으로 지목되고 있다. 신탁회사, 자산운용사등 금융규제의 사각지대, 또는 회색지대에 있는 금융기관들을 통해서 공급되는 자금의 비중이 상당한데 이들은 그 정확한 규모도 파악하기 곤난하여 잠재적인 위험이 되고 있다.
 
3. 금융위기발생의 시나리오 
신용긴축정책은 두가지의 경로를 통해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첫째, 투자위축을 통해서 경제활동을 둔화시킨다. 2009-2013년 기간중 투자는 중국경제성장의 58%를 차지하였는데 이를 뒷받침한 것이 신용공급이었다. 따라서 신용긴축은 투자위축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이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주도성장을 소비위주성장으로 전환하거나, 부채이외의 방법, 예를 들어서 주식발행등의 비부채자금조달을 확대해야 하는데 이 모두 단기간에 이루어 지기 어려운 것이다. 
성장률의 저하는 기업과 가계의 부채상환능력을 약화시켜서 부실기업과 부실가계를 증가시키고 이는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증가로 이어져서 최악의 경우 금융과 실물경제의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
둘째, 부동산가격하락은 은행의 건전성을 훼손함은 물론이고 신용공여능력을 약화시켜서 결국 실물경제를 위축시킨다. 중국은행대출의 약 20%는 부동산업자 및 부동산을 구입하는 가계대출인데 부동산가격하락은 이들의 부도위험을 증가시켜서 은행건전성을 악화시킨다. 또한 은행대출의 40%이상은 부동산담보인데 담보물건의 가격하락은 대손충당금을 증가시켜서 대출여력을 약화시킨다. 만약에 중국의 부동산가격이 50%이상 하락하면 1990년대 일본과 유사한 경기침체가 예상되기도 한다.
 
4. 실제 금융위기 발생가능성은 높지 않아
우선 과도한 부채가 외환위기를 촉발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은행의 대출은 대부분 예금과 국내차입이고 해외차입비중은 매우 낮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의 개방도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규모 외화유출의 가능성이 낮다.  
또한 국내적인 금융위기의 가능성도 크지 않다. 중국은행은 지난 10년간 구조조정에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 부실채권비율은 2004년에 무려 13%에 달하였으나 현재는 1%수준으로 개선되었기 때문에 은행의 충격흡수능력이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도 낮기 때문에 설령 은행의 건전성이 크게 훼손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재정지원에 의한 자본충당의 여력이 존재한다.
중국의 과잉신용은 실물경제의 과잉부채와 맞물려 있다. 금융위기가 금융시스템내부에서 독자적으로 발생하고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실물경제의 위기에 의해서 촉발되는 성격을 띤다. 중국의 실물경제는 최근 서비스부문의 비중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데 이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채의존도가 낮다. 부채의존도가 높은 중화학부문과 부동산업등이 타격을 받더라도 중국경제전체에 미치는 충격은 이전에 비해서 줄어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정책당국의 위기관리능력이 최후의 안전판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정부는 이미 과도한 부채증가를 진정시킬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은행간 차입이자를 높이고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며 창구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개혁개방이후 여러차레의 위기국면을 모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부실기업과 부실은행의 구조조정을 무조건 시장에만 맡겨서 방임하지 않은 반면에 무조건 지원일변도로 치닫지도 않았다. 필요한 지원과 개입을 하면서도 점진적으로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속도와 범위를 요량하면서 연착륙시킨 경험이 앞으로도 작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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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07월29일 21시52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5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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