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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적이고 일관성있는 통일정책을 준비하자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4년07월03일 23시12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6시17분

작성자

  • 이영선
  • 前 한림대 총장, (사)코피온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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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3

본문

초당적이고 일관성있는 통일정책을 준비하자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의 첫 번째 큰 기여는 우리나라 보수층들이 통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했다는 점이다. 이전까지 통일은 진보진영의 아젠다였다. 남북한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한국민의 동질화를 추구하여 장기적인 통일을 남북한의 합의에 의해 추구하자는 것이 진보층의 논리였다. 이에 비해 보수층은 통일은 부담스러운 것이니 북한의 붕괴에 의한 흡수통일은 피할 수 없겠지만 되도록이면 안보를 튼튼히 해서 지금의 분단을 현상유지하자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이에 비해 박대통령의 견해는 통일은 남북한 국민 모두에게 큰 혜택을 주기 때문에 통일을 적극적으로 준비하자는 것으로 보인다. 남한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크게 감소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발굴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통일은 분명 한국 경제에 제2의 도약의 발판이 될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이 통일 후 유럽의 최강자가 되었을 뿐 아니라 세계경제의 어려움 속에서도 경제적 안정을 구가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우리에게 통일의 긍정적 효과를 웅변해 주고 있다. 바로 이런 경제적 상황 속에서 박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은 그 동안 통일회의론에 빠져 있던 보수층의 사고에 큰 변화를 이끌어낸 셈이다.
 
박대통령의 통일대박론에 전략과 방법론이 결여되어 있다는 비판이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 동안 우리 사회에는 얼마나 많은 통일론과 통일정책이 있어 왔는가? 그 많은 통일논쟁이 북한과의 갈등을 증폭 시킬 뿐 아니라 남남갈등을 조장하여 오히려 통일에 대해 부정적으로 작용해 온 것이 아닌가?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박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의 두 번째 큰 기여를 기대할 수 있다. 바로 통일정책이 초당적 관점에서 정권과 관계없이 일관성있게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서독의 브란트 수상이 제안한 동방정책이 표방된 이후 20여년간 정권과 관계없이 일관성있게 추진되어 온 결과 독일의 통일이 가능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 정당에 따라, 아니 같은 정당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에 따라, 다른 전략과 정책을 추진하지 않았는가? 초당적이고 일관된 정책의 필요성이 학계에서 논의된 적은 있으나 정치적으로 수용되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었다.
 
그런데 다행히 박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은 초당적이고 일관성있는 통일 정책을 마련하는 기틀을 제공하였다. 보수층이 통일을 긍정적으로 보게 되었을 뿐 아니라 진보층도 결코 통일 논의에서 뒤처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야당이 안보를 크게 강조하고 있으며 보수층을 끌어안으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야당의 대표가 통일준비를 위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이런 정치적 환경 속에서 정치권의 여야를 포함하고 사회 각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초당적이고 장기적으로 일관성있는 통일 전략과 이에 따른 준비를 이루어 갈 수 있을 것이며 또 그렇게 하여야 한다. 보수와 진보, 그리고 與와 野가 모두 통일에 대한 생각을 접근시키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독일 통일이 그랬듯이 우리에게도 불현듯 통일의 기회가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결코 보수와 진보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다른 전략을 펼칠 수 있는 선택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주어지는 기회를 어떻게 대비하여 맞을 것인가의 문제일 뿐이다. 남북한 국민 모두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통일 한국이 어떤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 큰 틀에서의 합의점을 찾는 일이 이제 그다지 어렵지만은 아닐 것이다.
 
통일은 통일을 이야기 하지 않아야 온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은 통일에 대한 전략과 생각이 같아서 더 이상 논의가 필요 없음을 일컽는 말일 것이다. 우리도 하루 빨리 통일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이에 대비하여 언제고 닥치고야 말 통일시대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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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07월03일 23시12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6시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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