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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불안하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4년06월19일 00시19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6시22분

작성자

  • 신세돈
  •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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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환율이 불안하다.

원화환율이 삼상치 않다. 달러의 경우 1000원이 위태롭다. 작년 말만 해도 1071원이었고 작년 6월에는 1150원이나 했었다. 일 년 만에 13% 정도 강세가 된 것이다. 2010년 4월 이후 가장 절상 속도가 빠른 셈이다.

 

  그러나 최근의 원화환율 움직임을 우려하는 이유는 다음의 두 가지 때문이다. 

첫째로, 거의 모든 나라 통화가 달러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유독 원화만 강세라는 점이다. 원화는 달러, 엔 및 위안화에 대해 동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트리플 강세」라고 부르는 이유다. 지난 1차-3차 기간 원화가 약 30% 내외 절상하는 동안에 엔화도 같이 16%-20% 정도 절상 했었고, 중국 위안화의 경우에도 적게는 6% 많게는 10% 가까이 절상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엔화와 위안화가 모두 ‘절하’되는 가운데 원화가 나홀로 절상을 보인다는 점이 걱정된다. 그 결과 엔화에 대한 원화(100엔당)환율은 1489원에서 1000원으로 하락하였고, 위안화에 대해서는 187원에서 163원대로 떨어졌다. 

둘째로, 이와 같은 원화절상-엔·위안화 절하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 확실하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 양적완화를 지속할 예정이고(연간 본원통화 60조~70조엔 공급) 중국도 경제부진에 따라 공격적으로 위안화약세를 유도할 것이 분명하다. 

 

  「원화절상-엔·위안화절하」의 동반 현상이 한국경제에 줄 충격은 너무나 분명하다. 한국의 수출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다. 한국수출업체들은 수출가격을 올려야 하는데일본과 중국의 경쟁자들은 달러표시 가격을 내리는 형편이다. 그리고 가격이 저렴해진 일본과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그동안 한국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이던 수출이 위축되고 아울러 무역수지 흑자마저 위협을 받는 상황이 올 것이 분명하다.

 

  원화에 대한 엔화가치(원/엔환율)의 하락은 항상 한국수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줘왔다. 1995년 4월 이후 1997년 4월 까지 2년 동안 원/엔 환율은 22.3% 하락(엔화약세)했는데 이것 때문에 1995년 30.3%나 증가하던 수출이 1998년에는 2.8% 감소로 반전되어 IMF위기의 결정적인 단초가 되었다. 또 2003년 11월 이후 2007년 6월 까지 원/엔 환율은 31.6% 하락했는데 이로 인해 2004년 31.0% 증가하던 수출은 2009년 13.9% 감소세로 돌아섰고 서브프라임 위기를 심화시켰다. 2012년 말 아베 정부 출범이후 엔/엔 환율은 1489원에서 1000원 대로 32.5%나 하락했다. 원/엔 환율 하락율 32.5%는 역대 가장 빠른 원/엔 약세국면이다.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위기를 감지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원화강세의 치명적인 효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는데 있다. 필자의 연구에 따르면 원화강세의 효과가 나타나는데 약 2년 내외의 시간(이를 시차, time lag라 함)이 걸린다. 대부분의 경우 원화강세 추세가 3년 이내에 반전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즉, 원화강세가 2년 이상 지속되면 무역수지가 현저히 악화되고 따라서 그 동안의 강세 분위기가 약세분위기로 반전되는 것이다.

 

  이미 수출에 중대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첫째, 수출이 정체되고 있다. 2011년 초 이후 지금까지 월평균 수출은 460억 달러 내외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간 수출도 2012년과 2013년 수출증가율은 –1.3%와 2.1% 로 크게 떨어졌고 금년 1분기 수출증가율도 2%에 불과하다. 2012년과 2013년 수출증가율은 1990년 이후 역대 네 번째와 다섯 번째로 저조한 실적이다. 둘째, 몇 몇 품목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품목에서 수출이 부진하다.

 

  특히, 선박(-35.4%), 철강제품(-10.5%), 그리고 정밀기계류(1.3%) 수출실적이 나쁘다. IT제품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제품의 수출이 부진하다고 보면 된다. IT제품이라고 해서 다 수출이 잘되는 것도 아니다. 디스플레이 패널과 컴퓨터 수출실적은 2013년 이후 매우 부진하다. IT품목이 총수출의 30% 에 불과하고 비IT품목이 70%를 넘는 점을 생각하면 비IT품목의 수출부진이 얼마나 우려스러운 것인지 알 수 있다. 결국 2013년 수출이 2.1%, 약 118억 달러 증가한 것은 무선통신기기 수출증가(39억 달러)와 반도체 수출증가(약 68억 달러) 때문이라고보면 틀림없다. 셋째, 중국과 미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의 수출이 부진하다. 특히 일본, 중남미, 동남아, 중동 그리고 EU에 대한 수출이 부진했다. 

 

  원화환율의 절상추세는 저지되어야 한다. 엔화와 위안화가 약세를 지속한다면 더더욱 원화강세는 막아야 한다. 지금 원화강세를 저지한다 하더라도 그 효과는 2-3년 뒤에 나타날 것이므로 서둘러야 한다. 지금 정부 당국이 그렇게 할 것이냐고? 그러지 못할 것으로 본다.

그러면 나타날 분명한 결론은 독자 상상의 몫이다.  

 

[표.1] 원/엔 환율과 수출침체

기 간

/엔 환율

수 출 증 가 율

환율(/)

%

기간

%

95. 4 97. 4

904 -> 703

- 22.3%

1995-1998

30.3% -> - 2.8%

03.11 07. 6

1101 -> 752

- 31.6%

2004-2009

31.0% -> -13.9%

12. 5 - 13.12

1489 -> 1005

- 32.5%

2011-2012

28.3% -> - 1.2%

  

<참고자료.1> IMF위기 이후 원화절상

기 간

달러당 환율

절상률(%)

시 점

말 점

전기간

월평균

98.02-00.08(31개월)

1640

1109

32.4

1.05

02.03-07.10(68개월)

1326

907

31.6

0.46

09.02-11.07(30개월)

1516

1053

30.5

1.02

13.06-14.06(13개월)

1150

1017

11.6

0.89

 

<참고자료.2> IMF위기 이후 주요국 통화 절상률 비교 

기 간

/$

/$

위안/$

98.02-00.08(31개월)

32.4

18.2

0.0

02.03-07.10(68개월)

31.6

15.8

9.7

09.02-11.07(30개월)

30.5

20.9

5.9

13.06-14.06(13개월)

11.6

-3.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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