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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의료제도가 되려면!!!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4년06월07일 09시57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6시26분

작성자

  • 조경희
  •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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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위기의 한국 의료

 

  큰 병원들은 대도시에 집중되어 초호화 시설을 자랑하지만 적자를 면할 수 없다고 볼맨 소리를 하고 있고, 환자들은 비급여 비용이 왜 이렇게 높으냐고 불만을 이야기 한다. 지역의 동네의원들도 운영이 어렵다고 하고 보험 적용이 안 되는 영역에 힘쓰고 있다. 한 분야를 열심히 배워  전문 진료 분야에 종사해야 할 단과 전문의들이 자리를 찾지 못하고 의원에서 일차 의료 의사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고 있으며, 일차의료 현장에 있는 의사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근무 시간을 더욱 늘려야 하고 비급여 진료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 하에서 발전해 온 오늘의 의료 현장에서는 잘못 구성 된 의료체계와 강제적으로 지정 된 저 수가의 의료 공급에 따른 여러 문제점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 한국 의료의 발전사와 현황

 

  우리나라는 의료의 질적 발달 보다는 양적 팽창을 중심으로 한 의료정책과 함께 민간중심의 의료 기관에서 자영업자 의식을 중심에 두게 된 자본주의적 사고 속에서 발전해 왔다. 의사 수가 많아지고, 전문의 제도가 급속히 확대되는 가운데 1977년 공적 건강보험의 시작과 1989년 전국민건강보험제도로의 확대 속에서 건강보험제도는 다행히 자리 잡는 모습을 보였지만, 함께 시도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려는 노력은 민간 중심의 의료제도에서 실패하였다. 여러 번의 제도개혁 실패는 미비한 정책과 국민들의 관심 결여, 처음부터 낮게 만들어진 의료수가 그리고 준비가 부족한 의료 개혁에 대한 의료계의 거부가 있었다. 2000년의 의약분업의 대란, 그리고 작금의 의료계 파업 시도도 이러한 제도와 저수가 속에서 적자를 면할 수 없다는 의료계의 목소리 이다.

 

  지금 이대로 가게 되면 건강보험 재정은 겨우 현상 유지 차원으로만 유지되고, 그나마 적은 수준인 의료 보장성은 60% 대에서 머물러 선진국 기준인 80%가 되기는 어렵다. 의료 공급자 단체는 계속 파업을 이야기 하고 저수가 속에서 수가 협상은 매년 수가 싸움을 계속하고 있으며, 적정 비용에 대한 합리적 논의는 부족하며, 정치인들은 보장성 확대를 위한 공약을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국민들이 부담하는 의료비는 점점 치솟고 있으며, 국민들의 불만 속에서 건강보험료는 조금씩 올려 보지만 그 정도로 공공보험을 통해 보장할 수 있는 범위가 크게 확대되지도 못하고, 민간보험의 확대를 계속 가져오고 있다.

 

□ 지속 가능한 행복 의료의 방향은?

 

  보건의료의 발전은 정해진 자원과 재정을 운용하면서 의료 인력 및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데. 보건 자원의 낭비를 방지하고 효율성을 증대 시킬 수 있는 비용.효과적인 의료제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서비스 공급은 시장 경제 메커니즘에 의존하고, 기본 의료 비용을 공공보험에서 제공하지만 낮은 보장률로 본인의 부담이 높으며, 일차의료를 통한 불필요한 의료를 줄이려는 문지기 장치가 없는 의료 제도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효율적인 의료전달체계의 확립과 일차의료의 강화이다. 의원은 외래 중심의 일차 의료와 문지기 역할을 수행하고, 병원은 입원 중심의 진료, 상급종합병원은 고도의 전문적 의료서비스와 연구를 담당하도록 각 기관의 역할과 기능을 정비하고 합리적인 환자 의뢰 체계를 확립하여야 한다.

 

  일차의료는 지역사회에서 주민들이 겪는 대부분의 건강상의 문제들에 대해 가장 먼저 접하고, 포괄적이면서 지속적인 관리를 할 수 있는 의료전달체계의 기초 시스템으로 질병의 예방과 교육, 적절한 의학적 치료, 여러 전문가들과의 통합적 환자 관리를 통해 나라의 건강지표를 향상시키며, 효율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을 가능하게 한다. 다행히 최근에 시민단체나 보건의료 전문가들을 통해서 국가의 의료재정의 문제나 의료 인력에 대하여 여러 가지 방안 제시가 있고, 정부의 인식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실제적인 문제점들을 제대로 인식하면서 대안을 마련하여 빠른 시기에 합의를 통해 적절한 의료개혁 내용을 도출해 내야하고, 법안 마련을 통해서 진행이 되어야 한다. 지금 하더라도 필요한 의사 인력을 만들려면 10년의 기간이 걸릴 정도로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늦어질수록 투여되는 노력과 비용은 더 커질 것이다. 그 개혁의 내용은 현실적인 인식에 바탕을 둬야 하며, 5년에서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안목에서 의료전달체계의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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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6시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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