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3포 세대’의 실체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11월03일 19시53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8시31분

작성자

메타정보

  • 36

본문

‘3포 세대’의 실체

 

‘지금 우리는 경제위기에 빠진 한 세대를 목격하고 있다“

(What we see is a generation in economic crisis.)

 

현재 청년세대는 적어도 향후 10년 이상 다른 연령이나 이전 세대보다 더 큰 실업난을 겪을 것이다.

                                                  - World Bank

 

‘3포 세대’의 실체

  ‘3포 세대’라는 말은 2011년 경향신문 특별취재팀의 기획시리즈인 <복지국가를 말한다>에서 처음 사용된 신조어로 “취업난, 불안정한 일자리,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용의 지출 등의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청년층 세대”를 말한다고 삼포세대 [三抛世代]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한다. 최근에는 ‘3포’로는 부족해서 ‘5포’(3포에 내집 마련, 대인관계 포기 추가), ‘7포’(5포에 희망과 꿈 포기 추가), ‘n포’(등 등 많은 것을 포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2015년 9월 현재 청년인구(19~29세)는 9,484천명이며, 이중 경제활동인구는 4,334천명이다. 경제활동인구 4,334천 명 중 취업자 수는 3,956천명이며, 실업자의 수는 341천명으로, 청년실업률은 7.9%다.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 7.9%는 미국 10.9%, 독일 9.9%. 프랑스 23.6% 등 대부분의 선진국보다 낮은 수준이며, 일본 5.5%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실업자와는 별도로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보고된 청년층 인구는 306천명이며, 또 ‘구직단념자’ 488천명 중에도 약 9%는 청년층으로 파악되므로 보건사회연구원, 보건복지포럼 2015년 10월호, “한국 복지패널을 통해서 본 사회· 경제적 변화” <표 9> 비경제활동 사유의 연령대별 비율, p.35 참조.

 대략 실제 청년 실업자의 수는 70만 명 선으로 추정되며, 이 경우 실업률은 14.8%에 해당한다. 경기후퇴가 시작한 2011년 8월 청년 고용률이 41.2%였으며, 2015년 청년 고용률이 41.7%로 4년 전보다 높아졌으므로 고용상태가 최근에 악화되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우리나라 공식적인 청년 실업률(2013년 9.3%)이 OECD 평균(2013년 23.4%) 보다 현저하게 낮음에도 불구하고 OECD 회원국 중에서 15세에서 29세의 청년층 인구 중에서 고용과 훈련 등 구직의지가 없는 청년층(NEET)의 비중은 한국이 22.5%(2012년)로 OECD 평균 18.2%(2013년)보다 높은 수준에 있다는 사실은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청년 실업 문제의 심각성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소득과 연예는 정(正)의 관계   

  취업상태에 큰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포기 대상에는 들어가지 않았으나 그 뿌리는 소득에 있고, 청년의 소득은 대부분 임금에서 나오므로 결국 핵심은 취업에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표 A>), 경제활동을 하는 경우는 이성교제를 하는 비율이 미혼 남성 37.9%, 여성 40.3%인 반면에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는 이성 교제를 하는 비율이 미혼 남성 26.6%, 여성 29.7%로 나타나 경제활동 여부가 이성교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임을 보여 주고 있다. 한편 동 조사에서 이성교제를 하는 비율이 소득이 35백만원 이상인 남성의 경우 41.3%, 여성은 50%인 방면에 소득이 15백만원 미만인 남성은 27.3%, 여성은 28.1%로 보다 분명한 격차를 보였다.  

 

좋은 일자리 감소가 ‘3포 세대’의 속내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을 합하여 2014년 졸업자 수는 485천명이며, 이중 취업 대상자는 424천명, 취업자는 243천명으로 취업률은 57.4%(일반대학 54.8%, 전문대학 61.4%)다. 즉 2014년 졸업자 중 181천명은 조사시점(2014년 6월 1일) 현재 취업을 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 그러나 주목

 

e143b52a8698695127969bbdac04d863_1456479
 

 

해야 할 점은 취업률 추이로는 2010년에 비해 2014년 취업률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표 B> 참조). 한편 청년고용률은 2011년 58.5%에서 2015년 9월 

58.4%로 거의 비슷한 수준에 있어 청년층의 취업자 수나 고용률에 있어서 취업난이 최근 악화되었다고 할 증거는 없다. 문제는 청년층의 취업자 수나 고용률의 저하 문제가 아니라 고용의 질 또는 고용 수요과 공급자인 청년층의 ‘눈 높이’의 불일치가 심화되는 양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위 ‘좋은 일자리’라고 지칭되는 종사자 300명 이상 사업장의 취업자 비중은 2010년 14.5%에서 2014년 13.8%로 0.7%p 감소하였다. 2010년에서 2014년간에 사업체 종사자 수는 13.2% 증가한 반면에 300인 이상 고용 사업장의 종사자 수는 7.8%(20만명) 증가에 그쳐 ‘좋은 일자리’의 희소성은 더욱 높아졌다.    이러한 좋은 일자리를 얻기 어려운 추세는 최근 들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신규채용 조사에 한국경영자총협회, ‘2015년 신규인력 채용동태 및 전망조사’, 2015. 4.

 따르면, 대기업(300인 이상)은 2014년 0.5% 증가에서 2015년 3.4% 감소로 전환하였으며, 중소기업(100~299인)은 2014년 1.7% 감소에서 2015년 6.5% 감소로 감소폭이 확대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한편 30대 그룹의 신규채용 인원은 2013년 14만 4천명, 2014년 13만명, 2015명 12만명으로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고용 절벽’은 총량으로서가 아니라 임금수준이 높고 복지가 양호한 대기업의 소위 ‘좋은 일자리’ 취업이 더욱 어려워졌으며, 이에 따른 상실감이 ‘3포 세대’의 속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143b52a8698695127969bbdac04d863_1456479
 

 

저성장과 고령화의 악순환 구조 진행 중

  한편 2010년에 대비하여 2014년 혼인 건수는 6.3% 감소하였으며, 출생아   수는 7.4% 감소하였다 특히 출생아 수는 근년의 최고수준인 2012년에 대비하여 무려 10%가 감소하여 저출산 문제가 악화되고 있는 것을 나타났다. 정리해 보면 ‘3포’에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결과인지의 여부는 알 수 없으나, 크게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결혼을 포기하게 하는 데는 고소득 취업난 외에도 전세가격 앙등이 결혼비용을 가중시킴으로써 중요한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전세가격은 2013년 12.5%, 2014년 7.3%, 2015년 9월 현재 연초대비 13%가 상승하여 평균가격은 3억 3,642만원에 달했다 부동산 114 참조.

  우리는 여기서 한국 경제가 이미 저성장과 고령화가 서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 구조에 들어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파트 전세 가격이  근년에 이렇게 상승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서울 강남의 일부 아파트 재건축으로 인한 전세 수요가 가중된 이유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저금리로 인한 전세 공급의 감소가 가져온 결과이며, 1%대의 저금리는 저성장의 결과이기 때문에 이미 우리 경제는 저성장이 저금리를 통해 전세 가격 앙등을 가져오고, 전세가격 앙등은 결혼비용을 상승시킴으로써 최종적으로는 

출산율을 저하시켜 고령화 사회를 가속화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우리나라의 저성장은 고용 자체가 감소하는 단계까지로 악화된 것은 아니지만, ‘좋은 일자리’ 창출이 위축되고 그 결과 고용의 질적 저하가 진행되는 단계에 있다. 고용의 질적 저하는 근로자들의 항상소득을 낮은 수준에 묶어 둠으로써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 온다. ‘3포 세대’란 말이 사회적으로 쉽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좋은 일자리’의 취업 절벽으로 인하여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비정규직 일자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고, 저성장이 장기화함으로써 그것을 벗어날 가능성이 높지 않으며, 그 결과 삶의 질의 악화에 대한 두려움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청년 근로자의 1/3은 ‘3포’ 위험에 노출

  2014년 종사자 3백명 이상의 사업장, 소위 ‘좋은 일자리’에 근무하는 근로자 수는 275만 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13.8%에 불과하며, 종사자 4인 이하의 영세업체에 근무하는 근로자의 수는 559만 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28%에 해당한다. 한편 전체 근로자의 12.5%가 월 100만원이 안 되는 월급을 받고 

있으며, 100~200만원미만의 근로자 비중은 37%에 달해 근로자의 50%가 20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고 있다(<표 C> 참조). 특히 청년층의 파트 타임 일자

리 비중이 높은 숙박·음식업의 경우 종사자의 32.6%가 월 100만 원이하 임금을 받고 있으며, 52.6%는 월 100~200만원 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다. 이와 같이 저임금 근로자비중이 높은 이유는 서비스업의 과다경쟁으로 저부가가치·저생산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러한 구조적인 이유로 인

 

e143b52a8698695127969bbdac04d863_1456479
e143b52a8698695127969bbdac04d863_1456479
 

 

하여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이 쉽지 않다. 

  한편 2015년 3월 현재 청년 취업자(15~29세)의 30.9%는 비정규직 근로자이며, 비정규직 근로자의 소득은 정규직 근로자 소득의 54%에 해당하는 월 147만원이다(<표 D> 참조). 월 147만원은 보건복지부가 정한 2015년 2인 가구 최저생계비 105만원과 서울시가 정한 생활임금 126만원보다는 높으나 법원이 개인회생 산출시 적용하는 최저생계비 158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즉 서울에서 혼자 생활하기 빠듯한 소득이다. 따라서 비정규직 청년근로자는 소득과 생계비 측면으로 본다면 ‘3포’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취업난 2018년까지 심화 불가피

  대한상공회의소의 보고서에 대한상공회의소, “청년실업 전망과 대책 보고서”, 2015. 

 따르면,  대학진학률이 사상 최고로 높았던 2008~11학번 세대들이 주로 2016년 31만 9천명, 2017년 31만 7천명, 2018년 32만 2천명으로 매년 32만 명이 취업시장에 쏟아져 들어오는 반면에 2016년부터 시작되는 정년 연장조치로 인하여 대기업 은퇴자 수는 2015년 16천명에서 2016~17년 각 4천명 수준으로 급격하게 감소함으로써 ‘좋은 일자리’의 수급 불균형은 향후 3년간 구조적으로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결과 청년실업률은 2016년 9.7%, 2017년 10.2%, 2018년 9.9%로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과연 정년 연장으로 인하여 ‘고용 절벽’이 발생하고 있는가? 이 주장은 50대가 물러나지 않아서 20대가 취업이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로 30대 그룹은 2014년 13만 명을 신규 채용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2014년 말  30대 기업집단 1,162개사의 근로자 총수는 129만 5천명으로 1년 전 대비  1,029명(0.08%)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계륜 의원, 국정감사 요구자료, 연합뉴스 2015. 9.14일자

. 정리해 보면 2014년 13만명을 신규채용 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 수는 1천명이 증가하는데 그쳤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수의 기존 직원들이 퇴출되었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50대 때문에 청년들의 고용 절벽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실상은 청년 채용으로 인하여 기존 직원들이 밀려 나고 있는 것이 실상이다. 

  대기업들은 정년 연장을 앞두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한국경제신문, “삼성전자 이어 삼성 전자계열사도 인력 구조조정 본격화 - 정년 앞둔 고참 부장 등 대상, 디스플레이·전기, 10% 감축 나서”, 2015.10.18.

 이미 단행하고 있으므로 청년들의 ‘고용 절벽’은 실제로는 최소한 정년 연장을 이유로는 대한상의의 전망만큼 심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직무역량이나 기능에 있어서는 20대 청년층과 50대 장년층 간에 대체는 미약하다. 그러나 기업들의 경영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노동비용의 압력을 낮추어야 하는 측면에서 장년의 정년 연장은 청년 고용의 여지를 압박하는 작용을 할 수 있으며, 반대로 청년 고용 증대는 장년층을 일자리에서 밀어 내는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 

 

‘3포 세대’ 신드롬의 실체

  이상의 검토를 정리해 보면 ‘3포 세대’신드름(syndrome)의 실체는 고용의 양 문제가 아니라 고용의 질 문제, 즉 ‘좋은 일자리’구직난과 청년 취업자의 31%가 저소득 비정규직에 종사하고 있다는 사실로 집약된다. 그렇다면 과연 ‘3포 세대’신드롬을 한국경제가 저성장시대로 진입한 결과로 가져온 좌절과 상실감의 상징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 최소한 실증적으로 타당한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러한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는 다음 두 가지 측면에 있다.

  첫째, ‘좋은 일자리’구직난과 청년 취업자의 저소득 비정규직의 높은 비율 문제는 Ⅱ장 1절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저성장시대 진입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이미 그 이전에 장기적으로 진행되어 온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이다. 물론 저성장시대의 진입으로 심화된 측면은 있으나, 저성장시대 들어서 나타난 상징적인 양상은 아니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청년 실업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과제라는 점이다. 세계은행의 보고서에 World Bank, 『Toward solutions for Youth Employment』, October 2015.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전 세계 15~29세 청년인구 18억명 중 5억명이 실업자이거나 불완전 고용상태에 있으며, 구직을 포기한 ‘NEET족’을 포함하면 그 수는 6억 2천만 명으로 세계 청년인구의 1/3에 해당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향후 10년간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청년중 40%만 일자리를 얻을 만큼 심각한 취업난으로 고통 받을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암울한 전망의 이유는 디지털 기술혁명과 역량 불일치 등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으로 지적되었다. 특히 유럽 24개국의 조사 결과, 나라에 따라 취업자의 24% 내지는 45%가 역량 과잉 또는 역량 부족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고용 문제와 비슷한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로 ‘3포 세대’를 저성장시대의 진입으로 인해 청년들이 보편적으로 거쳐야 할 삶의 중요한 과정인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해야 하는 좌절과 포기를 의미하는 자조적인 의미로 쓰이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3포 세대’, 누구 책임인가?  

  여하간 ‘좋은 일자리’구직난과 청년 취업자의 저소득 비정규직의 높은 비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대체로 다음 세 가지가 중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첫째, 한국 경제가 성숙단계로 진입하는 한편 세계경제 여건의 악화로 인하여 기업들의 투자 부진 등 거시경제적 측면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이 부진했다는 점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둘째, ‘좋은 일자리’의 공급 부진에도 불구하고 고학력 노동력의 공급이 대학진학자 수는 1990년 20만명(진학률 33.2%)에서 1996년 대학 정원 자율화로 27만명(진학률 54.9%), 2014년 36만명(진학률 70.9%)으로 증가하였음.

 크게 증가한 결과로 인한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일종의 ‘밀어내기’로 청년들의 31%를 저소득 비정규직에 머물게 하는 문제를 가져 왔다. 셋째,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1980년대 민주화 노동운동이 크게 확대되었으며, 그 결과로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기득권이 법적으로 대폭을 강화되었으며, 이로 인한 고용의 경직성이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했다는 주장도 한국경제, “내 발길은 너를 찾아 헤맨 지 너무 오래... 아! 일자리여”, 201년 10. 5일자.

 있다. 원론적으로 노동시장의 퇴출이 신축적이어야 고용도 증가하는 것은 타당하다. 기업이 수익을 내지 못해도 인력 조정으로 경상비용을 축소할 수 없다면, 기업들이 채용을 기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거시경제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인력조정의  신축성 보장이 신규 채용을 증가시킬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에 한국언론진흥재단, MEDIA ISSUE, 2015년 <1권 14호>, “청년 실업, 언론보도와 국민 인식”

 따르면, ‘우리 사회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될 과제’로 ‘청년 실업’이 28.3%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인구 고령화’ 20.6%, 비정규직 문제 15.8%, 저출산 9.6% 순서로 나타났다. 주목해야 할 점은 ‘청년 실업’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연령대에 따라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청년 실업’의 원인에 대하여 ‘청년들이 임금 높고 안정적인 일자리만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50대는 43%가 동의한 반면에, 20대는 18.6% 만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있어 50대는 ‘전문지식과 기술’을 47.3%로 가장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반면에 20대는 58%가 ‘인맥과 연줄’을 가장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50대는 청년 실업 문제의 원인이 청년들에게 있다고 보는 반면에 20대들은 기성세대들이 만든 잘못된 틀에 그 원인이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3포 세대’의 문제는 취업의 문제이자 소득의 문제이다. ‘3포 세대’ 자신들의 태도에도 책임이 있고,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사회제도와 관행에도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책임이 어디에 있든 간에 ‘3포 세대’는 자신들이 직면한 시대의 큰 흐름을 직시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편 기성세대는 책임을 다 해야 한다. ‘3포 세대’는 이 문제를 해결할 힘도 의지도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기성세대가 ‘3포 세대’에게 우리는 격동의 시대를 사느라고 고생할 만큼 했으니 너희 시대는 너희가 알아서 살아라고 한다면, ‘3포 세대’가 할 수 있는 것은 ‘포기’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나라는 희망이 없다. 혹여 지금 그렇게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저성장·고령화의 시대 앞에서 기성세대와 ‘3포 세대’가 각자의 가능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만이 이 나라가 다시 한번 도약의 길에 들어 갈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다. ‘3포 세대’는 포기에서 도전으로, 기성세대는 외면에서 수습으로 일대 변화가 필요하다.

  

36
  • 기사입력 2015년11월03일 19시53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8시31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