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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의 뉴딜 정책이 필요하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10월06일 19시13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9시06분

작성자

  • 전준수
  • 서강대학교 경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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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해양의 뉴딜 정책이 필요하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 5위권의 우리나라 해운산업은 7년째 계속되는 불황에 많은 해운기업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져있다. 이런 장기적 불황은 전형적인 시황산업으로 세계경제상황과 더불어 호황 불황을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어왔던 통상적인 시황변화와는 예외적인 것으로 앞으로도 시황 정상화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해운산업의 불황은 계속되고 있다. 유사 이래 미증유의 해운 불황이라고들 이야기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이보다 더 어려웠던 해운불황도 경험했었다. 

1900년대 초의 해운불황에는 그 당시 세계 최고의 해운력을 가지고 있었던 영국해운회사들의 80% 가까히가 파산의 위험을 경험하였고 그 후에는 1979년 제 2차 석유위기 이후 원자재 사재기로 인해 급격히 늘어난 해운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과도한 신조선 건조와 선박확보 경쟁이 벌어졌다. 이때 급격히 늘어난 선복과잉으로 80년도 내내 혹심한 해운불황을 경험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1982년 12월 23일에  2차 석유위기 이후 불황에 빠져 총체적 도산위기를 겪고 있는 해운산업에 대해 해운산업 합리화 계획을 발표하였다. 정부는 세계적 해운불황 극복을 위해서는 해운업계의 자체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판단하고 정부지원의 특별 지원 대책으로 해운산업 합리화 계획을 발표 하였다. 이런 합리화를 통하여 대상 국적선사 66개중 63개 선사가 대상이 되어 재편 작업에 착수하게 되었다, 최종적으로 6개 구룹 선사가 통폐합에 의하여 합병을 하고 14개 구룹 선사는 2년 내에 합병을 전제로 운영선사 형태로 통합을 추진하였다. 이런 합리화를 통해 정부는 해운산업 구제 금융지원을 통하여 해운산업의 재건을 도모하였다.

 

현재 우리나라 5대 해운기업중 대한해운의 경우 2011년 1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나 이후 시황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2013년 9월 SM그룹으로 인수되었고 팬오션 (구 STX 해운)은 2013년 6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였으나 결국 2015년 2월 하림구룹-JKL 컨소시움으로 인수되었다. 우리나라 대표 정기선 업체인 한진해운도 경영권이 한진구룹에 인수되어 자체구조 조정을 통하여 회생되고 있으며 벌크부문을 매각하고 수익성 높은 해외 터미널도 매각하였다.  현대상선도 수익성 높은 LNG 장기용선 선박들과 함께 조직을 떼어 통채로 매각하였으며 벌크부문도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고 해외 터미날도 매각하였다.

 

세계 1위의 우리나라 조선 산업도 해운불황에 따른 수요 감소가 있었지만  컨테이너선의 대형화에 따른 수요와 해양플랜트 수요로 조선소 도크를 채워왔으나 2015년에는 신조발주량이 전년 동기대비 약58% 감소되었다. 또한 오일가격 하락과 전반적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비용 높은 해양자원의 개발이 추춤 되면서 급격한 해양플랜트 건조 수요 감소로 큰 어려움에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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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의 한국 조선산업과 해운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는 방안은 이러한 두 산업의 어려움을 개별산업의 위기극복차원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보다는  국가적 성장 동력의 재창출이라는 국가적 아젠다로 삼아 재활 방안을 만들어 나가야한다. 한국의 경제구조에서 해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전체 GDP 가운데 6.1%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양과제는 다음과 같은 7가지이다. 첫째 5대양 6대주 글로벌 해양 경제영토 확대이고 둘째, 전통 해양산업과 BT,IT,ET 융합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 창출이다 셋째, 수산업의 미래화이고 넷째, 국민힐링 해양 공간 및 쾌적한 어촌조성이다. 여섯째, 깨끗하고 안전한 바다 구현이며 마지막으로 맞춤형, 복지형 일자리 창출이다.

 

이러한 모든 국가적 해양과제는 조선, 해운산업이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다.

21세기는 바다가 미래인 시대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조선, 해운산업은 우리가 포기 할 수 없는 국가적 기간산업이며 우리나라 미래의 신성장 동력이다.

따라서 일본처럼 전통적 조선, 해운 강국이나 중국처럼 강력한 신흥 조선, 해운국가가 추구하고 있는 강력한 내수 시장의 육성을 통해서 조선, 해운 산업을 동시에 육성해 나가야한다.

 

단순한 내수형 금융지원 방안을 글로벌화 하여 풍부한 해외 유동성을 유입해올 수 있는 금융정책을 도모 하여야한다. 80년대에 시행 하였던 선박구매, 건조에 대한 해외 자본유치를 위한 은행 보증 제도처럼 국내 국책금융기관이 투자하는 민간 사모펀드의 조성과 운영을 통해 활발하고 광범위한 Eco (환경친화적이고 경제적) 선박과 대형 컨테이너선에 대한 건조가 지원되고 해운시장에 새로히 조성되고 있는 LNG(천연가스) 선박의 SPOT MARKET (장기용선이 아닌 단기로 선박을 운용하는 시장) 에 주역이 될 수 있는 선박확보를 위한 건조지원등 국내 내수시장을 확대하여 충분한 신조선 건조 수요를 국내 대형조선사에 제공 해주어야한다.

 

2016년부터 국제해사기구 (IMO)의 온실가스 산정기준이 강화되고 각국별 청정해역 선언과 영해내의 공해물질 배출규제가 강화되어갈 것이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운항되고 있는 6만척 정도의 선박중 15년 이상의 노후선박이 환경규제와 경제성으로 볼 때 시장에서의 퇴출이 가속화되고 경제회복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환경 친화적이고 경제적인 Eco 선박의  수요가 급속히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우리 조선 산업도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으리라고 본다. 이와 함께 해운산업도 이러한 Eco 선박의 조기 확보를 통해서 국제 경쟁력을 만들어 가야한다.

 

현재 낙후된 내항 여객선들도 과감한 선대개체를 통하여 중소 조선소의 일감을 창출 해주어야한다. 카페리나 쾌속여객선을 건조하려는 경우 작게는 200-600억 원의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연안 여객선사는 영세하고 사업수익성이 낮다보니 이렇게 높은 초기 투자비용을 민간 금융기관에서 대출받기도 어렵고 대출을 받는다 하더라도 원리금을 상환하기가 어렵다. 결국 우리나라에서 카페리, 쾌속선을 건조하기 보다는 일본, 유럽에서 일정기간 사용하다가 매물로 내놓은 중고선을 도입하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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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소의 경우, 카페리나 쾌속선과 같은 여객선의 신조물량이 없다 보니 신조 경험이 부족해지고 기술력 축적도 안 되었다. 조선강국이라는 명성은 가지고 있지만 고급여객선 분야에 있어서는 경험도 기술도 없기 때문에 국내선사는 물론 해외 선사들도 일본, 유럽 등의 조선소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대형 유람선 사업도 우리 조선소의 경험과 기술력으로 볼 때 결국 외국 조선소 일감만 만들어주는 꼴이 되기 쉽다.

 

현재 일감 부족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중소 조선사와 국내 연안 해운을 동시에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이런 구조적 악순환을 끊어 내야만 한다. 선사들이 해외 노후 중고선 수입 보다는 국내 조선소에서 선박을 신조하는 것이 유리하도록 제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가 정책을 통해 이런 악순환을 끊어 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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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1950년대 연안 선박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이에 대한 대책으로 여객선 신조 정책을 마련하고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선사의 신조부담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는 선박 공유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선사의 초기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공공기관과 민간이 선박 건조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하고 민간은 공공기관이 투자한 비용을 장기. 저리로 상환하는 방식이다.  선박공유제도의 도입으로 일본의 연안 여객 선사들은 큰 초기 부담 없이 선박을 건조할 수 있게 되었고 선박이 노후화되어 유지비용이 높아지면 해외에다 판매하고 새롭게 건조하는 것이 유리하게 되었다. 이렇게 나온 중고선을 우리나라가 열심히 사왔던 것이다. 일본정부와 선사 그리고 국민 입장에서는 현대화된 선박을 이용하면서  해상 사고위험도 현격히 낮추게 되었고 노후 여객선을 해외에 매각하여 외화를 획득하는 수단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일본 조선소는 지속적으로 일감을 확보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술력을 축적해나가기 때문에 해외선박 수주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특히 대형 유람선 분야는 우리 조선업에도 불루오션이다. 우리도 국내여객선 신조물량을 통해 경험과 기술력을 축적하여 해외 건조 수요까지도 창출하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만들어 가야 된다. 

 이러한 국내수요뿐만 아니라 우리의 노후 여객선을 도입하여 운항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의 여객선도 신조선으로 건조 판매 할 수 있는 수요도 만들어 내야한다. 이를 위해 우리 금융 산업이 글로벌한 금융기법을 더욱 배양하고 동아시아에서의 확고한 해양금융지도권을 확보 해나가야 한다. 미래의 자원의 보고인 해양개발과 해양동력 자원개발등 해양관련 기술을 적극 개발하여 조선산업이 선도적 해양경쟁력을 창출해 나가야한다. 해양력이 곧 미래의 국가경쟁력임을 명심하여야한다.

이러한 모든 국가적 해양사업추진을 위해서 가칭 “해양 뉴딜 정책”이라 칭하고 추진해 나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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