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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를 둘러싼 복합위험 메트릭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09월14일 19시12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20시17분

작성자

  • 홍은주
  • 한양사이버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

메타정보

  • 31

본문

한국경제를 둘러싼 복합위험 메트릭스

  

 최근 중국발 차이나 쇼크가 한국경제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한 때 “자본주의가 중국을 구했고 그 자본주의를 중국이 구했다.” 는 말이 회자할 만큼 자신만만했던 중국경제가 돌연 거대한 먹구름이 되어 세계경제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사회주의 체제하에서 기울어가던 거대중국은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을 도입한 이래

지속적으로 두 자리 수 경제성장을 이어갔고 특히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에는 위안화로 상징되는 중국의 위상이 미국 달러화를 위협할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올 들어 사정이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중국경제가 수출에서 내수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연착륙을 하지 못해 전 세계가 거꾸로 몸살을 앓게 된 것이다. 차이나 쇼크는 당연히 한국경제에도 큰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이 외환거래를 통제적으로 운용해 왔기 때문에 화폐시장을 통한 위험의 직접적인 감염효과(direct contagion effect)는 제한적이지만 실물시장을 통한 충격만으로도 우리에게 충분히 어려움을 미칠 수 있다. 

 

 우선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6.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당연히 대중국 수출이 줄어들 것이다. 또 중국이 달러 페그제를 포기하고 실질실효환율에 따라 환율운영을 바꾸면서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한국 원화가 같은 비율로 떨어지지 않는 한 대중국 수출이 더욱 둔화되고 중국과 경합이 되는 품목의 경우 다른 나라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다.

중국에 에너지와 원자재를 수출하던 아시아 국가들이 수출 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그 아시아 국가에 수출을 하던 한국은 실물경로를 통해 두 번째 충격파(second shock wave)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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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를 둘러싼 지뢰밭은 차이나 쇼크 뿐 만이 아니다. 스탠리 피셔 미 연방준비제도 부의장이 9월 금리인상을 시사하고 나섰다. 9월이 아니라도 미국 경제상황에 따라 언제든 금리가 오를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아시아 각국의 자본시장에 투자되어 있던 달러 자본이 일시에 미국으로 환류될 가능성이 있다. 가뜩이나 불안한 세계경제하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여기에 미국의 금리까지 오르면 달러가 미국으로 급속히 흘러들어가 아시아 각국 자본시장과 외환시장이 모두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일본의 엔화약세 장기화 역시 비슷한 업종에서 경쟁하고 있는 한국수출에 부정적인 연향을 주고 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아베노믹스 이후 일본 기업들이 엔저를 수출가격에 반영하기 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활용했기 때문에 일본 수출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으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적극적으로 엔저를 수출에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 반도체, 전자 업종 등 한국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수출은 8개월째 전년 동기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여기에 추가적인 차이나 쇼크나 미국 금리인상, 세계의 불황 등 여파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올해 정부가 희망하는 3%경제성장 목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경제를 둘러싼 복합위험은 거시적 측면뿐만이 아니다. 마이크로 측면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요소는 기업부채의 증가이다. 1만 5천여 개 외부감사 대상 기업의 총 부채 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 1,260조 원에 달하는데 부채 규모가 커졌다는 사실 자체보다 더 큰 문제는 돈을 벌어서 이자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기업이 37%나 된다는 사실이다. 특히 자산규모 하위 25%에 속하는 중소기업의 부채비율은 거의 400%에 이르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 은행의 기업여신 가운데 3개월 이상 연체가 된 신규 부실채권이  약 5조 원으로 1분기(약 3조5000억 원)에 비해 1조5,000억 원 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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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부도 위기는 아직까지는 중소기업에 국한되고 있지만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기업들이 차이나 쇼크 및 해외경제 불안, 경쟁약화로 채산성이 하락할 경우 도산위험이 급격히 대기업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실물부문의 부실은 곧바로 금융시장으로 전이 되어 기업부도-> 은행의 부실채권 증가 -> 은행의 기업여신 기피-> 기업들의 유동성위기 라는 악순환으로 연결 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하고 선제적인 위기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복합위기는 금융위기 등 단일한 성격의 위기 보다 훨씬 장기적이고 해법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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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9월14일 19시12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20시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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