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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경제 활성화 정책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08월24일 19시56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7일 20시22분

작성자

  • 최정표
  • 건국대학교 교수, (전)경실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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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

본문

거꾸로 가는 경제 활성화 정책

  

  경제 활성화는 어느 나라나 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이다. 갖가지 부양책을 동원하여 성장률을 높여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장기침체에 빠져 있는 일본도 그렇고 그런 가능성이 높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인지 우리정부도 지금 온갖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렇지만 모두가 핵심을 완전히 벗어나 있다. 지금의 실정에는 전혀 맞지 않는 거꾸로 가는 정책이다. 오히려 경기를 더 후퇴시킬 정책들만 동원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우는 노동개혁도 진부한 정책이고 오히려 경기를 더 침체시킬 가능성이 높다.

   경기진작의 핵심은 돈을 돌리는 것이다. 돈을 돌려 소비와 투자를 촉진시키면 경기는 살아난다. 또는 정부가 직접 지출을 증가시켜도 경기가 살아난다. 모두가 돈이 필요한 정책이다. 돈이 있어야 이런 정책을 쓸 수 있다.

   그런데 소비주체인 가계는 돈이 없다.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었다. 빚에 허덕이는 가계가 소비를 증대 시킬 수 있겠는가. 국가도 부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지출을 늘리는데도 한계가 있다. 돈이 있는 유일한 경제주체는 재벌이다. 30대 재벌은 500조원이 넘는 사내유보금을 가지고 있다.

 

   돈을 돌릴 능력이 있는 곳은 재벌뿐이다. 그런데 재벌은 투자를 하지 않고 계속 쌓아 두기만 한다. 2, 3세 경영자들은 기업가정신도 없고 경영 능력도 없다. 투자처를 찾지도 못하고 만들지도 못한다. 돈만 계속 쌓아둔다. 투자할 곳이 많아 항상 돈이 부족했던 창업자들과는 너무나 다르다. 무능한 세습 경영인은 탐욕 속에 안전만 추구하고 돈만 쌓아 두고 돈놀이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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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급소는 바로 재벌의 사내유보금이다. 이 돈이 나와야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 이 돈을 끌어내기 위해 MB는 법인세도 낮추어 주고 규제도 풀어 주었다.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재벌은 혜택만 냉큼 받아먹고 투자는커녕 돈만 더 벌어 챙겼다. 그리고 회사에 더 많이 쌓아 두기만 한다. 그리고 경제는 더 멍들어 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노동개혁은 재벌들에게 다시 돈을 더 쌓아주는 정책이다. 쉬운 해고제나 임금피크제로 임금 지출을 절약시켜주면 그 돈은 청년 고용이나 투자로 가지 않고 다시 기업에 쌓일 것이 뻔하다. 사내유보금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는데 이번이라고 달라질 리 있겠는가. 경기는 더 가라앉을 것이 뻔하다. 

   재벌은 혜택을 주면 혜택만 날름날름 받아먹는다. 고용을 늘릴 것처럼 립 서비스만 하고 행동은 하지 않는다. 그들은 고용을 늘릴 이유가 없다. 고용을 늘리는 것이 돈벌이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돈에 대한 탐욕만 가득하다. 경영능력도 없고 기업가정신도 없는데 그동안 못하던 투자를 이번이라고 할리 있겠는가. 그리고 그동안 없었던 고용이 이번이라고 달라질까. 결국 재벌에게 다시 돈만 쌓아주고 경기는 더 침체될 것이다.

   방법은 오직 한가지다. 재벌의 돈을 강제로라도 끌어내는 것이다. 가득 찬 저수지 물이 흘러 나와야 풍년이 될 수 있다. 저수지에 그대로 차여있기만 하면 농사가 될 리 없다. 투자로 가지 않는다면 다른 곳으로라도 가게 해야 한다. 두 가지 방향이 가능하다. 하나는 중소 하청업체로 돌게 하고, 또 하나는 임금으로 돌게 하는 것이다. 쌓아두면 썩어서 국가를 멍들게 하는 사내 유보금을 근로자와 중소기업에게로 흘러가게 해야 한다. 

   하도급 시장을 정상화시켜 중소기업들이 제 값을 받도록 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80%가 대기업에 대한 매출이다. 이 거래가 정상화되어 중소기업에 돈이 돌면 중소기업 투자가 늘고 중소기업 노동자의 임금이 증가하여 소비도 촉진될 것이다. 돈이 돌면서 경제에 숨통이 트이고 경기는 살아날 것이다. 

   그 다음은 임금소득을 증가시켜야 한다. 재벌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폭 정규직화 시키고  임금을 인상시켜야 한다. 이들은 저소득층이기 때문에 한계소비성향이 높다. 이들의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경기가 살아날 것이다. 경기가 살아나면 결국 재벌에게도 혜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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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돈의 방향을 중소기업과 근로자에게로 틀면 경기는 당장 활성화될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추진력이 뒷받침 되면 성공할 수 있는 정책이다. 지금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이미 돈을 쌓아두고 있는 재벌에게 더  쌓아 주는 효과만 있을 것이다. 경기가 풀릴 리 없다. 실패는 뻔하다. 

      고도성장기에 우리나라는 10% 이상의 성장률을 구가했는데 이때는 재벌이 선도 역할을 했다. 그때는 그들이 빚을 내서까지 끊임없이 투자했기 때문이다. 세대가 바뀐 지금의 재벌은 그때의 재벌과는 전혀 다르다. 이제는 재벌에게는 투자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 정부는 현실을 잘 짚어야 한다. 재벌은 더 이상 기댈 곳이 아니다. 재벌의 사내유보금을 지금의 1/3 이하로 끌어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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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8월24일 19시56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7일 20시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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