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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solini is always right!”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7년02월21일 17시27분
  • 최종수정 2017년02월21일 21시02분

작성자

  • 황희만
  •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대우교수, 前 MBC 부사장,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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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안소니 퀸이 출연했던 “The Secret of Santa Vittoria”라는 영화가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 북부 산골마을인 Santa Vittoria에서 있었던 얘기가 영화화 된 것이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개 허술하면서도 ‘사람 좋다’는 평을 받는다. 

그런 평범한 소시민 ‘봄볼리니’역으로 안소니 퀸이 출연했다. 

 

Santa Vittoria는 대대(代代)로 포도주를 만들어오던 마을이다.

‘봄볼리니‘는 엉겁결에 시장이 되어 이 마을에 진주한 독일군으로부터 마을의 재산인 포도주를 지켜내는 줄거리이다. 

 

주인공 ‘봄볼리니’는 한 때 이태리 파시스트 지도자였던 Mussolini를 열렬히 지지했다. “Mussolini는 항상 옳다(Mussolini is always right!)”는 표어를 써서 내걸 정도였다. 그러나 Mussolini가 실각(失脚)하자 ‘봄볼리니’는 형편없는 지도자 Mussolini를 맹신했던 자기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한탄을 한다. 

 

이태리에 진군한 독일군이 Santa Vittoria에도 들어와 포도주를 빼앗아 갈 거라는 소식을 접한다. 믿었던 지도자들은 국가를 엉망으로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마을의 재산인 포도주를 지켜주지도 못한다. 결국 평범한 소시민 ‘봄볼리니’가 나서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다. 독일군 앞에서는 광대 짓도 마다하지 않는다. 독일군의 총부리 앞에서는 또 꿈적도 하지 않는다. ‘봄볼리니’ 중심으로 똘똘 뭉친 주민들이 백만 병(甁)의 포도주를 동굴에 감추고 독일군으로 부터 자신들의 재산을 지켜낸다.

 

요즘 우리 사회는 너무나 극단의 주의 주장이 난무한다. 이러다간 ‘봄볼리니’처럼  Mussolini만 따르면 모든 것이 잘 될 것으로 믿는 그런 맹신(盲信)이 우리사회에도 퍼져가는 것 아닌가 염려된다. Mussolini는 누구인가 거창한 구호를 내세우다 결국은  자기만 살려고 도망가다 잡혀 죽은 사람 아닌가. 

 

극단적인 주의·주장(主義主張)이나 이념을 외치는 사람이나 집단을 보면 사실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거창한 구호로 치장을 한다. 이런 것을 맹신하다 보면 결국은 믿었던 것으로부터 배신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극단의 주의주장은 언제나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늘 그럴 듯하다.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는 극단의 주장을 펴는 사람들은 자기들 주장은 무조건 옳다고 우긴다. 그리고 자기들을 따르라고 겁박한다.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의 구호는 완벽하게 자기들 주장만이 옳다고 한다.

“박근혜만 내려오면 다 된다.”

“박근혜는 항상 옳다.” 

 

박대통령 반대편의 사람들은 박근혜대통령을 형편없는 사람으로 폄하한다.

박근혜대통령을 거의 마녀 수준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대통령을 심지어는 벌거벗은 여자 그림으로 희화화(戱畵化) 하며 인격 모독을 넘어 인격살인 수준까지 이른다. 정권교체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말로 사람들을 몰아간다. 

 

탄핵 반대쪽은 어떤가.

‘박근혜’야말로 나라만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또 ‘박근혜’ 만큼 깨끗한 정치인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한다. 김문수 전 지사가 외치는 소리다.

 

이동흡 전 헌재 재판관은 변호인단으로 나서 이번 박대통령 탄핵사건을 따뜻한 눈으로 보자고 한다. 이분은 공금유용혐의 때문에 헌재소장이 되지 못했었던 분이다. 자신에 쏟아진 의혹도 따뜻한 눈으로 보아주었으면 될 것을 뭐 그리 대단한 것처럼 했냐고 말하는 것 같다. 자신들은 항상 괜찮은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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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모 변호사는 법정에서 태극기 퍼포먼스를 펼치며 미소를 짓는다. 자신이야말로 옳은 일을 하는 정의의 사자인양한다. 남들이 하면 법정 소란이 뭐니 하면서 펄펄뛰지 않을까 생각된다.  

 

태극기 대열에 선 사람들은 탄핵은 무조건 종북(從北)좌빨들이 만들어 설치고 있다고 한다.

자신들이야 말로 구국의 일념으로 탄핵을 반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라를 지키는 보수라고 말한다.

 

이렇게 우리사회는 맹신적일정도로 자기들의 생각만 지고지선 하다고 외치며 자신들의  주의 주장만 내세우고 있다. 심지어 최순실 사건은 ‘고영태 게이트’에 지나지 않는다고 우긴다.

 

여기에 우리 언론은 어떤가. 언론마저 양쪽으로 나뉘어서 서로 한쪽만 그려내고 있다.

mass media가 아니다. 이제는 차라리 narrow media시대로 바뀌고 있는 양상이다. 자기편 시청자와 독자를 상정하고 그에 맞게사실(fact)을 간보고 요리해서 내놓는다.

 

침소봉대(針小棒大), 곡학아세(曲學阿世)가 판을 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사이 조류독감을 제대로 막지 못해  수천만 마리의 닭을 살처분(殺處分) 해야 했고 구제역파동으로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농수산부 공무원들은 구제역 백신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도 모르면서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번지르르한 말만하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에 출마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것인지 알 듯 모를 듯 입 다물고 있다. 구제역이 나든 조류독감 비상이 나든 북한이 미사일을 쏘든 말든 권력싸움 눈치 보기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 

 

안으로는 가계부채, 실업률, 부동산거품, 힘을 잃은 경제기반 밖으로는 북한 핵문제 그리고 우리를 얕보는 일본, 안하무인인 중국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온 힘을 다해 이런 일을 지금 정부책임자들이 살펴봐야 할 일이다. 국정책임을 지고 있는 정치인들 역시 가야할 방향으로 이 나라를 이끌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모두 국가를 위한다는 구호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자기들의 세력 확산, 자기들 권력유지와 권력획득을 위해서인지 국민들이 잘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말에 맹신자처럼 따라가서는 안 된다. 맹신(盲信)은 건전한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사회의 악이다.

 

‘박근혜’만 끌어내리려는 사람들, ‘박근혜’를 무조건 지켜야한다는 사람들 모두 맹신자와 다름  없다. 맹신자들로부터 나라를 지켜야 한다. 이사회를 지켜야 한다.

 

새로운 형태의 뉴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구호가 아니라 우리 현실을 가감 없이 드러내 놓고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제시하고 강구하는 세력이 나와야 한다.구호나 선동으로 이 나라가 흔들려선 안 된다. 바른 길로 이끌어갈 뉴 리더십을 합리적인 시민들이 힘을 모아 만들어 내고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지혜를 모아야할 시점이다. 

 

난세에 대한민국을 지켜야할 사람은 건전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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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2월21일 17시27분
  • 최종수정 2017년02월21일 21시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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