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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의 전통문화 반딧불이 <14> K-드라마에 활용된 전통예술 확장과 흐름의 조망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5년04월01일 16시55분
  • 최종수정 2025년03월24일 10시53분

작성자

  • 김용호
  • 전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 한국학 박사(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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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드라마는 전통적으로 사랑에 관한 드라마나 가족극이 강세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릴러, 판타지, SF, 블랙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가 제작되었으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오징어게임>, <더 글로리>, <D.P>, <시그널>과 같은 작품들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으며 한국 전통역사, 문화를 근거한 <원경>, <고려거란전쟁>, <미스터 션샤인>, <킹덤> 등은 역사적 배경을 기반으로 깊이 있는 서사의 차별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에미상을 수상한 <오징어게임>은 한국 전통놀이를 활용한 전개로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아 K-드리마 위상을 높였으며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 <정년이>는 대중의 많은 인기를 얻어 그동안 잊혔던 여성국극에 대한 재조명을 이뤄냈다. 이렇듯 K-드라마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활용하여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데 전통예술과 융합한 작품은 차별된 현대 문화산업의 가치와 영향력으로 그 진가를 나타내고 있다. 이제 제작과정 속 전통예술의 융합에 따른 요건과 흐름을 살피며 또 다른 창작의 시너지를 확인해 보자. 

 

1. 전통예술의 현대적 재해석에 따른 필수 요소

최근 드라마들은 전통예술을 단순히 시대극의 배경음악이나 장식적 요소로 사용하는 것을 넘어 스토리텔링의 핵심 요소로 활용하는 모습을 본다. 예를 들어 한류 사극에서는 국악과 현대적 편곡을 결합하여 감각적인 사운드트랙을 제작하거나 판소리·탈춤 등의 전통공연예술을 극적 장치로 사용하기도 한다. 대부분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극적 효과를 위해 허구의 경우를 가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과정에서 전통예술이 다소 왜곡되거나 변형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곡이나 악기 편성, 전통무용이 등장하는 경우 시청자들에게 잘못된 역사적 인식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올바른 역사관과 완성도 높은 재해석을 위해서 심도 있는 예술사적 고증이 필요하며 그에 따른 전통공연 자문도 병행되어야 한다.     

 

2. 문화적 자부심과 세계적 확장성

전통예술이 드라마 속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경우 이는 한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애플 TV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소개되면서 전통예술이 한류 콘텐츠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은 모습을 본다. 최근에는 국악, 전통무용, 한국화, 서예 등의 요소가 많은 현대적 영상미와 결합하여 서구권에서도 호평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 <더 킹: 영원의 군주>에서 나타난 현대적 사운드와 국악의 접목, <경이로운 소문>에 담긴 전통무속과 판타지, <정년이> 속 판소리와 전통무용 등 다양한 창의융합 결과물이 그 예이다. 이렇듯 우리의 K-드라마는 강한 전통예술의 공감을 이끌며 완성도 높은 연출과 섬세한 감성 표현으로 한국적 서사를 완성해 나아가고 있다. 물론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구의 트랜드에 맞춰야 하는 경우도 필요하다. 하지만 다양한 한국 전통예술을 접목한 차별화된 콘텐츠로 그 기능을 넓힌다면 문화적 정체성과 확장성은 더욱 지대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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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새로운 VR, AR, AI 기술과 전통예술의 융합

현재 생활 속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AI(인공지능) 기술을 전통예술과 접목하여 K-드라마에 더욱 활용한다면 전통과 현대의 새로운 감각적 경험이 만들어져 그에 따른 정서적 교감과 경제적 부가가치의 상품 제작이 가능해진다. 전통예술은 현장성이 중요한 문화이긴 하지만 물리적 한계를 넘은 창의적 시도로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그 예로 사극과 전통예술의 체험형 VR 제작, VR/AR 기술을 활용한 OST 공연, 메타버스 속 전통예술 테마 콘텐츠 제작 등이 가능하다. 우리의 전통예술은 디지털 시대에 맞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새로운 도약의 핵심이 되고 있다. K- 드라마는 아니지만, 국립국악원에서는 지난 3월 13∼14일 조선 궁중음악 ‘보허자’를 AI로 활용해 창작한 가사를 선보였다. 원래 전해 내려오는 ‘보허자’는 1∼3악장 가운데 1장과 2장에만 가사가 있고 3장은 선율만 전해져 내려왔다. 이에 전통예술과 AI의 창의융합을 이뤄내 새로운 가사를 만들어 냈다. 창의적 수용은 다양성과 확장성을 갖는다. 모든 전통예술을 겸비할 수 있는 K-드라마는 새로운 기술과 다채로운 이입을 통해 문화 성장의 중추 주역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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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드라마 제작과정에서도 전통예술가들과 협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악 연주자나 무용수들이 직접 촬영에 참여하거나 그들의 작품이 사운드트랙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러한 협업은 전통예술이 단순한 소품이 아닌 생동감 있는 문화로 인식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한다. 

 

우리의 K-드라마 속 전통예술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창조적인 재해석과 글로벌 확장을 위한 콘텐츠로 인정받았다. 극 중 다양한 창의적 연출의 시도가 중요한 요건 중 하나이겠지만 그에 따른 역사성과 예술성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며, 대중의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지속적인 문화가치로 이어가려는 노력도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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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5년04월01일 16시55분
  • 최종수정 2025년03월24일 10시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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