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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천의 디지털경제 이야기 <26> AI 버블?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7월11일 17시10분

작성자

  • 박재천
  •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전 인하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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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주식 분석가들이 엔비디아의 주가를 하향 전망했다 해서 화제다. 월가의 시장 분석업체인 뉴스트리트 리서치가 7월6일 보고서에서 엔비디아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 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엔비디아 주식이 떨어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AI 버블의 그림자가 현실화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주가만 1.5% 떨어진 데 그치고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건재한 것으로 보아 아직 버블붕괴를 걱정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더욱이 다른 시장 분석가들은 대부분이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기우이지 않나 생각된다.  

 

최근들어 가장 드라마틱하게 경험한 버블 붕괴는 2000년 3월의 닷컴버블 붕괴일 것이다. 인터넷 주식이 폭락하였던 시장상황에서 투자가들은 패닉에 빠졌었다. 과연 인터넷에 투자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인터넷기업이 신기루였던 것이 아닌지 혼란에 빠뜨렸다.   

당시의 붕괴는 너무나 급속하게 광범위하게 진행되었다. 아마존과 같은 기술주들이 속해 있던 나스닥 지수가 78%나 떨어졌고, 많은 온라인 상점들이 파산하여 문을 닫았다. 너무도 쇼킹한 경험이었기에 투자가들은 점진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AI 버블론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AI 붐과 인터넷 붐은 여러가지 유사점을 공유하고 있다. 산업과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 시키는 혁신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열광적인 투자가 뒤를 잇고 있다는 것이 매우 유사하다. AI 중심 기업들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매우 급속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닷컴 붐을 연상시키고 있다.  더욱이 양 시대 모두,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이 새로운 기술을 채택하여 선두를 잡거나 뒤떨어지지 않으려는 성급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버블 붕괴의 재현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AI기술 확산은 인터넷 기술 때와는 좀 다른 측면을 보이고 있다. 우선, 많은 선도적인 AI 기업들(Nvidia, Google, Microsoft, OpenAI 등)은 확실한 재무 상태와 확립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또, AI는 빅데이터 기반으로 추천이나 감성분류 서비스 등으로 이미 다양한 산업에서 눈에 보이는 현실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반면 닷컴버블 붕괴당시의 주역이었던 기업들은 재무적 건전성을 따지기에는 적절하지 않았던 신생기업이 대부분이었다. 또 소프트웨어가 상품에서 서비스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비즈니스 모델이 확실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다.   

 

당시의 투자 상황을 대변하는, 필자가 경험 했던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 

 

‘아이디어가 있다면 일단 사업을 시작하고 돈 버는 것은 나중에 걱정해라.’  

급속히 진행되는 기술변화 위에서 재무적 기반 없이 재빠른 시장 진입을 우선시하는 비상식적인 투자가 대세로 받아들여졌었다.  

 

닷컴 시대와의 일부 유사점이 있지만, AI 붐은 실제 응용과 기업 재무 측면에서 더 견고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 일시적 주식 시장의 조정과 같은 변화는 가능하겠지만, 시장에서 입증된  AI 기술의 잠재력을 고려할 때 닷컴버블 붕괴와 같은 완전한 "붕괴"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AI 산업의 발전을 버블로 치부하는 것은 너무 속단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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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7월11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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