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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광의 바이오 산책 <66> 내분비계 교란 물질, 미세 플라스틱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3년12월19일 17시02분

작성자

  • 오태광
  •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주)피코엔텍 상임고문,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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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미세 플라스틱(Microplastics)은 생물 물리학적 용어로 크기가 아주 작은 mm 크기의 플라스틱 입자로 정의하고 크기에 대해서는 학자에 따라서 다른데, 일반적으로 메시(mesh) 크기가 333㎛(0.333mm) 이하로 인식하지만, 학자에 따라서는 5mm보다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로 정의하기도 한다. 미세 플라스틱은 1차 미세 플라스틱과 2차 미세 플라스틱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1차 미세 플라스틱은 아예 미세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서 다양한 종류의 최종 소비자 제품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소비자는 미세 플라스틱이 제품에 사용되었다는 것조차 모를 수도 있다. 공업용 연마제, 피부각질 제거용 세안제, 화장품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것은 치약 속에 구성되어있는 이빨 연마제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생활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큰 플라스틱 제품이 환경에 배출되어 물리적 힘이나 태양광 중 자외선(UV)에 의한 광학적 파괴로 생긴 미세 플라스틱이 2차 미세 플라스틱이라 한다. 

 

가정에서는 세탁기에서 빨래할 때 천에서 분리된 합성섬유에서 발생한 미세 플라스틱이 하천을 오염시켜서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최근, 수십 년간 플라스틱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하여 미세 플라스틱이 전 세계 해양에 오염(Environmental Research, 2008)되어 있다는 사실이 미국 워싱턴 대학 타코마 분교에서 열린 미세 플라스틱 존재, 영향 및 환경문제에 대한 국제연구 워크숍(2008.9)에서 발표되었다. 해양환경 중 미세 플라스틱이 존재하고 해양에 체류 기간이 길고 집적될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실제 미세 플라스틱이 해양생물에 섭취된다는 사실이 최초로 보고되었다. 큰 플라스틱에 해양 방치로 인한 지속적 미세 플라스틱 발생할 뿐만 아니라 어망, 낚싯줄 등 플라스틱에 생물의 질식, 쇠약해지는 광경은 가시화되어 문제의식이 고조되고 있었다. 하지만, 해양생물이 실제로 미세 플라스틱을 섭식한 갯지렁이(Arenicola marina)나 여과하여 섭식한 홍합(Mytilus edulis)을 보고하였지만, 실제로 먹이사슬의 하위에 있는 대부분의 생물 종이 원하든 그렇지 않든 섭식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플라스틱을 만들 때 사용되는 첨가제가 해양에 침출되어 섭식 시 생물에 심각한 해로움을 초래할 가능성 있고, 첨가제에 의한 생체 내분비 교란은 생물의 생식, 유전에 나쁘게 영향(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B – Biological Sciences, 364,1526(2009))을 미쳐서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 생물 종뿐만 아니라 미세 플라스틱은 사람에게도 공기, 흙, 분진, 식품 포장지 및 비닐류, 티슈, 합성섬유 옷 세탁 때 등 무수한 루트를 통해서 몸에 흡수된다고 한다. 실제, 수돗물. 생수, 음식물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고, 특히, 공기 중이나 일회용 플라스틱에 존재하는 극미세 플라스틱(Nano plastics)은 몸에 축적되어 염증을 유발하여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고 심각하게는 암까지 발생할 수 있어서 매우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의 발생 현황>


 세계는 연간 플라스틱 고분자를 3억~4억 톤을 생산하고 있고, 단지 1% 미만이 생분해 가능한 플라스틱이고, 거의 99%는 분해되지 않는 고분자 플라스틱이다. 크기는 5mm 이하로 만들어지는 미세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메조 플라스틱(5~25mm) 또는 마크로 플라스틱(25mm 초과), 메가 플라스틱(1m 이상)이 물리력이나 태양 빛에 의해서 마모되어 2차 미세 플라스틱을 만들고 있다. 유엔 환경계획 보고서에 의하면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가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한 해양생물은 조직에 물리적 상처, 장폐색, 섭식행동 장애 등 부작용이 있고 한다. 

 

플라스틱 소재의 잔류성 유기물의 몇 가지 예로 이취화 에틸렌(EDB)은 암, 불임, 폴리 염화 바이페닐(PCBs)은 간장, 신장, 폐 손상, 트라이클로로에틸렌(TEC)은 간장, 신장 손상, 중추신경계 기능 저하, 피부 장애, 발암성이 있는 등 생체에 유독성이 인정된다. 플라스틱 크기에 따라 체내 흡수 및 이동 가능한 범위가 다르다는 것을 유엔 해양환경 전문가그룹(GESAMP, The Joint Group of Experts on the Scientific Aspects of Marine Environmental Protection)에서 조사한 결과 초미세 플라스틱으로 150㎛ 이상의 크기는 체내 흡수가 되지 않지만, 150㎛ 이하는 림프에서 0.3% 이하 흡수된다. 크기가 110㎛는 간 문맥(간, 장 퍼져있는 정맥)에 접근할 수 있고 20㎛ 정도가 되면 장기까지 접근할 수 있다고 한다. 나노 크기인 100nm가 되면 7%까지 흡수되고 모든 장기에 접근할 수 있게 되어서, 뇌혈관 장벽(BBB, Brain Blood Barrier) 및 태반 장벽까지 이동할 수 있어 뇌 병변이나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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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해양에 오염된 마크로 플라스틱 분포도 (출처; AusOcean, 2017)

 

크기가 25mm 이상인 마크로 플라스틱 분포는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북아메리카 주변과 동북부 아프리카 해변에 가장 많이 존재하여 미국, 중앙아메리카 주변에 마크로 플라스틱이 해양에 분포되는 것으로 이 지역이 폐플라스틱 발생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매년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176,807ton이고 이중, 42,595만ton만 수거할 수 있어서 약 24%만이 수거되고 있고 나머지 76%는 여전히 해양에 투기 되고 있다. 1 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우리나라 132.7kg, 미국 93.8kg, 일본 65.8kg, 프랑스가 65.0kg을 사용하여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이 세계 1위로 프랑스의 2배를 사용하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미세 플라스틱 생활용품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대표적 예로는 2017년부터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서 세정, 각질제거제, 치약 등에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안전 확인 대상 생활 화학제품 지정 및 안전 표시기준”에 따라 미세 플라스틱 종류인 마이크로비즈를 세정, 세탁 제품 내에 함유 금지 품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의 인체 영향>


미세 플라스틱은 인간 신체 부위에 따라 다르게 잠재적으로 비정상(Dysfunction) 현상을 유발하고 있다. 머리 부분인 뇌에는 중금속에 의해서 중추신경계 이상을 유발하고 갑상 선에는 비스페놀A나 폴리 브로민화 다이페닐 에테르의 작용으로 갑상선 호르몬 작용을 방해하거나 갑상 선 기능을 비정상적으로 만든다. 한다. 가슴부위는 안티몬이 심혈관에 독성으로 작용하고 비스페놀A는 유방암을 유발하고 폴리염화비닐은 폐에 천식을 유발한다. 배 부위에는 폴리스타이렌이 위장관 선암을 유발하고 폴리염화바이페닐(PCB)이 간을 손상하고 간암을 유발할 수 있다. 췌장에 비스페놀A가 작동하면 췌장 β-세포가 기능장애를 일어나서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여 당뇨병과 비만 가능성이 커지고 기타 간 손상, 암 유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생식기 부위는 비스페놀A가 전립선에 암을 유발하고, 프탈레이트는 호르몬 이상으로 생식계 발달 장애가 일어난다. 노닐페놀은 생식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는 호르몬 이상으로 생식능력을 저하한다. 기타 태아 영유아 성장 발달 유해(비스페놀 A), 암, 돌연변이 유발(PAHs), 성장 악영향(노닐페놀), 피부염(안티몬)을 발생하게 한다. 

 

<내분비 교란 화학물질(EDCs Endocrine Disrupting Chemicals)>


내분비 교란 물질이 체내에 흡수되면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거나 호르몬 작용을 억제하는 환경을 만드는 화학물질로 환경호르몬이라고 명명한다. 즉, 우리 몸에서 정상적으로 만들어지는 물질이 아니라 인간의 산업활동을 통해서 생긴 물질로 사람이 흡수하면 호르몬이 관여하는 주요 인체의 내분비계에 혼란을 일으키어 비정상적인 상태를 유발하는 물질이다. 초기에는 DDT를 비롯한 농약 물질의 화학적 위험성을 설명하는 “침묵의 봄(Silent Spring)”이 1962년 출판되면서 시작되었고 1997년 “잃어버린 미래(Our Stolen Future)”출판되면서 본격적으로 화학물질이 인체 내분비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일반인에게 알려졌다.

 

일본 NHK방송에서 환경호르몬이란 용어를 사용하여 대중에게 많이 홍보하였지만, 호르몬이 생체 내부에서 합성되는 물질로 정의되어 있어서 신조어 환경호르몬은 용어적 오류가 있어서 미국에서는 내분비계에 혼란을 일으키어 비정상이 된다는 의미에서 “Endocrine disruptor”라는 용어 사용하였고, 현재는 “내분비계 교란물질(EDCs, Endocrine Disrupting Compounds)”이란 용어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는 현재 67종이 세계야생동물보호기금(WWF, World Wildlife Foundation)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살충제를 비롯한 DDT 등의 농약류가 41종이고, 나머지 26종은 젖병, 음료수 캔을 포함한 식품 용기 코팅에 사용되는 비스페놀A(Bisphenol A), 쓰레기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다이옥신(1,4-dioxin) 이외에 PCB(Polychlorinated biphenyl), PAH, 퓨란(Furan), 페놀 등이 있다.

 

내분비교란물질은 미국은 주(州)에 따라서 규정이 다른데, 일리노이드 주는 74종으로 내분비교란물질을 확대하고 있다. 아직은 지정되지 않은 컵라면 용기에 사용되는 스티로폼 주성분인 스티렌 이성체도 내분비교란물질로 의심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환경생태계를 파괴한 예는 비스페놀A를 들 수 있는데, 비스페놀 A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젠과 유사한 작용을 하여 남성에게는 무정자증을, 여성에게는 이상성(Sex) 징후를 나타나게 하는 등 작용을 한다. 특히, 비스페놀 A는 여성화 문제를 발생하여 실제 비스페놀 A가 오염된 환경에서 사는 물고기, 조개, 악어 등을 조사한 결과 성기의 여성화가 진행된 사실이 보도되어 우려가 크다. 실제, 1988~1993년 굴, 피조개, 홍합, 바지락 등 생산량 해마다 10%씩 생산량이 감소하는 원인을 조사하다가 고둥의 암컷에게서 수컷의 성기가 달린 임포섹스(Imposex) 현상을 발견하였다. 원인을 선박용 페인트인 트리부틸주석(TBT)이 오염되면서 암컷 고둥에 수컷 성기와 수정관이 과도하게 발달하여 알을 방출하는 음문을 막아서 고둥의 생산량이 떨어지는 것을 밝혔다. 

 

이외에 미국 화학물질 회사(1980)가 DDT 대사 물질인 DDE 오염으로 악어 수가 50% 줄어든 아폽카 호수(플로리다주)에서 수컷 음경위축, 암컷 혈장 스트라디올의 2배 이상 높은 수치가 측정되었고, 높은 측정치의 원인이 내분비 교란 물질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거북이는 PCB에 의해서 부화 수 감소하였고 거북이알에 PCB를 바르면 암컷만 태어난다는 보고도 있어서 개체 증식이 되지 않는 원인이 된다. 어류의 경우는 암수가 구별되지 않는 물고기의 다량 발견은 합성세제, 유화제에 있는 알킬페놀이 원인임이 밝혀졌다. 특히, PCB에 의해서 포유류인 바다표범 생식선 스테로이드 호르몬 합성 장애와 갑상선 기능 저하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서 인간과 같은 포유류도 예외가 아님을 밝혀졌다. 이런 임포섹스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도 마산과 진해만의 고둥에서 발견(한국패류학회 12(2),123-131(1996))되어 크게 보도(연합뉴스, 1995.2.7.)되기도 하였다.

 

<맺는말>


  플라스틱의 해양 오염은 이미 도를 넘치고 있어서 바닷가 해변에서 폐라면 봉지, 플라스틱병, 비닐포장지 등은 흔하게 볼 수 있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전 세계에 사용되는 비닐봉지는 매년 5,000억 장이 넘고, 한 장당 사용 시간은 단지 25분인데, 분해되는 데는 최소 20년 이상 최장 1,000년까지 걸린다고 하니 플라스틱, 비닐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33㎡ (10평) 이상 규모의 매장에서는 일회용 비닐봉지 등 일회용 용품의 무료제공을 금지하고 환경처리용 비닐봉지를 구매하여 사용하게 한다. 현재는 비닐이나 플라스틱 사용에 완전한 규제는 어려울 수 있어서 폐플라스틱의 수거와 처리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미생물로 비닐이나 폐플라스틱을 분해한 연구는 진행되어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를 분해하는 미생물 Ideonella sakaiensis를 비롯한 Pseudomonas, Rhodococcus, Acinetobacter 등이 보고되고 있지만, 아직 분해하여 처리하는 속도에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해양에 흘러 들어간 플라스틱이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되어 바다 생태계의 먹이사슬에 영향을 미치면, 우리가 먹는 해산물에도 미세 플라스틱으로 오염되면 결국에는 사람이 미세 플라스틱을 먹을 수밖에 없어서 미세 플라스틱에 의한 인체 내분비계가 교란된다는 엄청난 비극이 일어날 수도 있다. 계속 적인 경제성장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정된 지구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우리의 연구와 노력도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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