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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세법개정(안) 소회(所懷)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08월09일 21시36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7일 20시44분

작성자

  • 오문성
  • 한양여대 세무회계과 교수,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법학박사/경영학박사/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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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2015년 세법개정(안) 소회(所懷)

 

 8월6일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통하여 윤곽을 들어낸 2015년 세법개정(안)은 “청년 일자리와 근로자 재산을 늘리겠습니다”라는 목표아래 저성장 탈피와  청년 고용절벽 완화 등을 위해 경제활력 제고와 민생안정에 역점을 두면서 공평과세와 조세제도 합리화 추진이라는 기본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세법개정(안)의 내용에 있어서 목표와 기본방향은 개정의 큰 흐름이 어느 쪽으로 가는지를 가늠하는 척도이기 때문에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실제 그 구체적 개정내용을 분석함으로써 제시한 방향의 합리성과 구체적 실현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정세법의 목표로 청년일자리와 근로자의 재산을 늘리겠다는 것을 걸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현재 시점에서 정부가 청년실업에 대하여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서민이 속해 있는 근로자의 재산을 늘려 소비증가를 통한 경기활성화를 꾀하려고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조세정책을 통하여 간절히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 세법개정(안)을 통하여 달성될 수 있을지에 대하여는 한번 신중하게 짚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예로 청년 고용절벽을 해소하기 위하여 도입된 청년고용증대세제는 청년 정규직 근로자 수가 증가한 기업에 대해 1인당 대기업은 250만원, 대기업이 아닌 기업은 500만원의 세액공제를 신설하여 3년간 시행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제도는 금액에 차등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대기업도 지원하며, 비정규직은 지원 대상 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규정을 통하여 정부가 기대하는 정책목적은 당연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정의 신설을 통하여 기업들이 청년고용을 늘릴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기업입장에서 1인당 250만원이나 500만원의 세액공제의 혜택이 있다고 하여 청년 정규직 근로자를 채용하는 것은 그 후에 기업이 짊어질 무거운 부담과 비교할 때 선뜻 의사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이 청년 정규직 근로자를 채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는 몇 백만원의 세액공제에 달려있지 않고 기업이 예상하는 경기 동향에 의존한다. 즉, 매출이 증가하고 이익이 늘어나서 추가적인 근로자가 자연스럽게 필요한 상황에서는 아무런 혜택을 주지 않더라도 기업이 자진해서 젊은 정규직 근로자를 채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세법개정을 통하여 기대하는 상황을 조성하려고 할 수도 있고 조성될 수도 있다. 하지만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는 정책의 구사는 그 효과가 일시적이며 미미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조세정책은 구조적인 체질을 바꾸는 문제에 대하여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재 기업이 신규채용을 줄여 우리사회의 희망인 젊은 세대에게 일자리가 가지 않는 것은 기업이 미래를 불확실하게 보기 때문이다. 기업이 사내유보금을 쌓아 놓고도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년고용의 문제를 구조적인 문제에서 접근하지 않고 기업에게 세제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해결하려는 것은 그 문제의 시급함을 인정하더라도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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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무용 승용차 과세합리화가 세법개정(안)에 포함된 것은 업무용 승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나 아직까지 과세현실화하지 못했던 부분이 현실화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입과 이에 대한 세제지원은 저금리시대에 투자대상의 합리적 변화를 유도하고 근로자나 자영업자의 재산형성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다. 

 

 다음으로 주식에 대한 양도세 강화를 위하여 상장법인의 대주주범위를 확대하고, 중소기업의 대주주의 주식 양도세율을  대기업의 대주주의 양도세율인 20%로 개정하고자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주식의 양도차익 과세기반을 확충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며 다만, 자본시장이 충격을 흡수 있을 정도의 범위에서 점진적으로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업 간 주식교환 시 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하여 교환으로 취득한 주식 처분 시까지 과세를 이연하고 증권거래세를 면제하는 등의 세법개정(안)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제적 구조조정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그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부분은 종교인과세와 관련된 부분이다. 종교인과세는 1968년부터 계속 추진했으나 여태껏 과세되지 못하고 연기와 연기를 거듭해왔다. 최근 소득세법 시행령에서 기타소득 중 사례금으로 분류되어 필요경비를 80%로 인정하려고 했으나 시행되지 못하고 다시 2015년 개정(안)에서 시행령이 아닌 모법에서 규정하고 필요경비는 소득수준에 따라 80%에서 20%까지 차등 적용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종교인과세의 문제는 오랜 기간 추진해 왔지만 아직까지 그 결실을 보지 못하였는데 박근혜정부 들어서 그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본다.

 

 이번 개정(안) 중에서 몇 가지 중요하고 그 의미를 반추해볼 필요가 있는 항목에 대하여 검토해 보았다. 세법은 세법을 제외한 기타법과 달리 매년 반복적으로 그 개정이 이루어진다. 혹자(或者)는 너무 잦은 개정이 조세법의 큰 흐름을 유지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세법의 성격을 볼 때 그러한 주장이 반드시 정당하다고 볼 수도 없다.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환경에 세법이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년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세법개정에 있어서 중요한 원칙은 있어야 한다. 매년 세법을 개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큰 흐름은 유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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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개정안이 담아야 할 큰 화두는 현재의 시점에서 세수를 어느 정도 확보해야 하는가의 문제와 어느 세목을 통하여 할 것인가의 문제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결정함에 있어서 기업의 경쟁력강화, 납세자들 간의 공평과세, 일시적으로 효력을 발휘하는 조세정책을 택하기 보다는 경제체질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구조적인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조세정책의 선택 등은 필수적으로 고려할 요소이다. 이러한 원칙은 매년 조세법이 개정된다고 하더라도 변하지 않아야할 철칙(鐵則)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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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8월09일 21시36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7일 20시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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