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중국 위안화의 가치급락 배경과 전망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08월16일 22시56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7일 20시38분

작성자

메타정보

  • 42

본문

중국 위안화의 가치급락 배경과 전망

  

 

  위안화 가치급락이 가져 온 메가톤급 충격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8월11일~13일중 위안화의 기준환율을 매일 연이어 전일에 비해 1.86%(6.1162→ 6.2298위안), 1.62% (6.2298→6.3306위안) 및 1.11% (6.3306→6.4010위안)씩 높혀 고시함으로써 기준환율을 기준으로 일중 상하 2% 범위내에서 변동토록 되어 있는 위안화 시장환율의 급격한 상승을 유도하는 조치를  단행하였다. 이에따라 위안화는 기준환율기준으로 3일동안 미 달러화에 대해 총 4.66%, 시장환율(종가)기준으로는 3.3%(8월10일의 6.2097→6.4202위안)에 달하는 큰 폭의 가치하락을 각각 보였다. 얼마전 중국 증시의 급락사태에 이어 터져 나온 이번 위안화의 가치의 급락은 인근 아시아국가들은 물론 기타 주요국들의 금융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 주었다.

2015817843403712678lov.jpg
  

 

  중국정부, 위안화 환율변동의 시장성 확대가 주목적이라고 발표

 인민은행은 이번 위안화 가치급락은 위안화 환율제도의 시장성확대를 위한 개선조치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중국정부는 지난 2005년 7월 이른바 복수통화바스켓을 참고한 관리변동환율제도로의 개혁을 단행한 바 있다. 이 제도에 의해 인민은행은  바스켓구성통화(현재 13개 통화로 원화도 포함)의 변동 및 시장상황 등을 고려하여 매일매일의 기준환율을 산정한 뒤 이를 고시하면  그날의 시장환율은 이를 기준으로 일정범위내(현재 기준환율의 상하 2%)에서 변동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의 관여하에 산정되는 기준환율은 경직적으로 움직여 왔기 때문에 시장환율과는 줄곧  괴리를 보여 왔다. <그림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두 환율간의 괴리는 2014년초반까지는 대체로 시장환율이 기준환율을 하회하는 형태(즉 시장에 위안화 절상압력이 존재 암시)를 보여 왔으나 그 이후 중국경제의 부진이 가중되면서 시장환율이 기준환율을 상회하는  모습(위안화의 절하압력이 존재)으로 바뀌었다.    

  중국정부는 이번 환율제도 개선의 내용은 기준환율의 산정시 전일 시장환율의 종가, 외환수급사정 등 시장상황을 보다 많이 반영함으로써 시장환율과의 격차를 줄이는데 주된 목적이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번 조치이후 8월11일~13일중 위안화의 기준환율은 시장환율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면서 그 괴리는 8월10일의 0.0935위안에서 0.0192위안으로 축소되었다.

 

 아울러 신축적인 환율변동을 통한 수출 촉진 및 경기부양을 겨냥

 중국정부에 의해 표면적으로 강조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조치의 보다 주요한 목적은 그간 경직적으로 운영되어 왔던 위안화 환율변동의 유연성을 확대함으로써 위안화 절하를 유도하여 수출 촉진 및 경기부양을 도모하는데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국내 경기의 부양을 위해 작년 11월이후 금리인하(4회) 및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3회)를 위시하여 막대한 규모의 증시 안정자금 공급 등 금융완화 정책과 인프라 건설 등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책을 실시해 왔으나 최근까지 중국의 거시경제 지표들은 뚜렷한 경기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지 못하고 있다(표1참조). 

 금년 1·4 분기 및 2·4분기의 GDP성장률은 가까스로 전년동기대비 7%를 유지하였지만 추세적으로 계속 둔화압력을 받고 있고 7월중 산업생산, 소매판매 및 고정투자의 증가율은 모두 전월에 비해 다소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수출의 경우 금년 4월이후 계속 전년동기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정부는 금년중 7%선의 성장률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IMF는 중국의 성장률이 금년중 6.8%, 내년중 6.3%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2015.7월 전망).

 2015817844122t11ptvk5t.jpg
            

 과거 중국의 주성장동력이었던 수출이 중국내 임금인상, 후발경쟁국들의 추격, 일본과 유로국가들의 지속적인 양적완화정책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하에서 이번 조치는 대외가격경쟁력 제고를 통한 수출증진과 나아가 경기부양의 강도를 높이기 위한 것임을 이해할 수 있다. 

  사실 그동안 위안화의 시장환율의 움직임은 매우 경직적이어서 최근 중국 증시가 30% 가까이 폭락장세를 보였을 때도 위안화의 시장환율은 달러당 6.20위안선에서 거의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증시폭락시 급격한 외자 유출로부터 위안화 환율을 안정시키기위한 외환시장개입으로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상당규모로 감소했을 것이라는 추산도 있었다. 중국정부는 증시가 불안정할 때도 위안화가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위안화에 대한 신인이 유지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은 환율을 조작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중국내 경기침체로 자국의 수출을 부양할 필요성도 커져 이번에 정책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중국의 조치에 대해 미국 재무부나 IMF도 일단은 시장친화적인 조치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주변국가들에 미칠 영향분석은 다각적인 고려를 요하는 복잡한 작업

  이번 위안화 가치급락으로 한국을 위시한 아시아국가들의 통화가치와 주가가 동반 추락하고 국가신용부도스와프(CDS)프레미엄이 상승하는가하면 심지어 미국, 일본 등의 주가도 하락하는 등 큰 충격을 초래하였다. 이는 이번 조치가 중국경제의 악화로 인한 중국정부의 본격적인‘근린궁핍화정책’의 신호탄은 아닌지하는 시장참가자들의 우려가 표출된 결과로 해석된다. 

  그러나 새로운  위안화의 환율결정방식이 여타국들에게 앞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칠것인가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위안화의 가치변동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야 하고 두 번째로 위안화의 환율변동이 여타국 경제에 미칠 다양한 경로와 각 경로별 영향에 대한 복합적인 파악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 두가지 모두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우선 향후 위안화 환율예측과 관련해서는 외환시장과 관련한 경구인 “환율예측으로 돈을 벌려고 하기보다 예측정보를 팔아 돈을 버는 것이 낫다”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위안화 환율의 경우 당분간은 신축적인 변동에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고 현재 중국의 경기침체상황이나 그동안의 주요 통화에 대한 강세기조를 유지해 온 점 등을 감안할 때 주요 통화에 대해 단기간에는 어느 정도 추가적으로 절하될 것이라는 것이 다수의 견해이다.

  지난 8월11일~13일 3일간의 위안화의 대미달러 시장환율은 8월10일수준에 비해  3.3% 절하되었지만 시장의 일각에서는 추가로 5~10%정도 절하될 것이라는 전망들도 제시되고 있는 반면 중국 인민은행의 한 당국자는 위안화의 가치하락이 일단락된 것으로 언급하고 있다. 한 나라의  교역상대국들에 대한  종합적인 수출가격경쟁력을 보여주는 실효환율지수(effective exchange rate index)에 의해 위안화 환율의 적정성정도를 판단해 보는 방법도 있다. 현재 국제결제은행(BIS)이 추산해서 발표하고 있는 명목실효환율지수(2010=100, 월평균기준, 100 이상이면 해당통화가 과대평가되어 있음을 의미)에 의하면 2015년6월기준으로  위안화(125.95), 한국 원화(114.95), 미달러화(113.70) 등의 통화는 과대평가되어 있으며 일본 엔화(74.09)와 독일 유로화(96.6) 등은 과소평가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를 기준으로 할 경우 위안화는 과대평가된 정도가 커서 추가절하의 소지도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수도 어디까지나 환율수준의 적정성여부를 판단하는 참고지수의 하나이며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그 자체로도 기준연도를 언제로 하는가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그 해석에 주의를 요한다. 

 

  이제 막 시장친화적 환율변동의 시동을 걸기 시작한 위안화 환율은 앞으로의 중국내의 경기 진전상황, 미국의 금리인상움직임이나 유로존의 사태진전상황  등과 같은 대내외 정치·경제적 요인들에 의해서도 점차 그 반응폭을 넓혀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시장 관측자들은 중국정부가 위안화 환율변동의 시장실세화를 추진함에 있어서 지나치게 경기부양목적에 치중하여 위안화의 가치하락을 유도해 나가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위안화의 SDR바스켓통화 편입논의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위안화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떨어트려가며 위안화의 가치하락을 큰 폭으로 추진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향후 중국의 위안화 환율변동의 시장성확대조치가 주변국 및 국제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해 몇가지 점들을 생각해 보자.

 

 첫째, 지금까지 정부의 관여하에 경직적으로 움직이던 위안화의 환율이 이번 조치이후 시장상황을 반영하여 보다 신축적으로 움직이게 된다면 시장참가자들에 의한‘차이나 워치’(China watch)현상이 심화되면서 그 결과 주변국 및 국제금융시장의 환율, 금리 및 주가 등의 금융지표들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중국은 이번 시장친화적 환율제도의 개선조치로 종래에 갖지 못했던 ‘신축적 환율변동’이라는 새로운 거시경제정책수단을 보유하게 된 셈이다. 이 신정책수단은  금리정책과 더불어 합당한 방법으로 적절히 사용될 경우 경기부양의 강도를 제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위안화의 국제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세째, 이번 조치이후 향후 위안화 환율변동이 한국을 위시하여 여타국들의 경제에 미칠 영향은 단정적으로 말하기가 어렵다. 단기적으로 위안화의 가치하락은 중국의 무역상대국인 한국 등 주변국에 악재로 간주될 것이다. 그러나 한국처럼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비중이 클 경우 위안화 가치하락으로 중국의 수출과 성장이 확대될 경우 예상되는 긍정적효과들을 감안해서 따져 보아야한다.  또한 중국과 경제적 연계가 긴밀한 국가들의 경우 상호간 금융변수의 움직임이 동조화하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로 인한 자국통화의 가치하락이 앞에서 말한 부정적인 효과를 어느정도 상쇄해 주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을 감안한 최종적인 효과의 분석을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분석틀을 필요로 한다. 

 그밖에, 위안화의 시장친화적인 환율결정방식으로의 변경은 단기적으로 당면한 중국내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미달러화 및 여타국통화들에 대한 위안화의 가치하락으로 나타나겠지만 추후 미국내 금리 인상과 같은 국제금융시장에서의 다른 외부적충격이 발생할 경우 위안화는 미달러화를 제외한 여타 국가들의 통화에 비해 오히려 강세가 될 가능성도 크다. 그 이유는 중국은 아직 정부의 자본통제로 추가적인 자본유출의 정도가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이미 위안화는 제2경제대국통화의 지위를 배경으로 상당한 정도로 국제화가 진전된 통화이기 때문이다. 금년 6월 중국 인민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위안화는 2014년12월현재(SWIFT사의 통계기준) 세계 2번째의 무역금융표시통화, 5번째의 결제통화, 6번째의 외환시장 거래통화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위안화의 가치하락에는 긴 안목으로 근본적인 대응이 긴요

 현재 중국경제가 고성장국면에서 점차 안정적성장국면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경기침체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안정성장국면을 틈타 나름대로 금리 및 환율자유화와 자본자유화를 추진하면서 경제의 질적 전환에 힘쓰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중국의 위안화 급락으로 한국내에는 수출업계를 중심으로 금리, 환율 등의 면에서 즉각적인 정책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이러한 임기응변식 정책대응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그 효과도 불확실할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의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에 야기되는 불안정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면밀히 모니터링하되 한국경제의 대응방향은 보다 긴 안목으로 우리경제의 근본적인 체질개선과 신성장산업의 기회를 확대해가는 데 계속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향후 위안화 환율의 시장성 확대가 금리 및 자본의 추가적인 자유화와 맞물릴 경우 중국의 금리 및 환율간의 연계성도 커지면서 위안화표시 금융상품시장의 발전이 더욱 촉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러한 기회를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기회로 적극 활용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42
  • 기사입력 2015년08월16일 22시56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7일 20시38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