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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의 사이버보안 이야기 <19> 웹3.0 시대의 사이버보안: 탈중앙화 시스템의 위협과 기회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12월09일 16시36분
  • 최종수정 2024년12월08일 14시44분

작성자

  • 이준호
  • 시그넷파트너스(주) 부사장

메타정보

  • 9

본문

비트코인 10만 달러 시대, 성장과 위협의 갈림길


지난달, 비트코인 가격이 드디어 10만 달러를 돌파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투자자들은 환호했고, 디지털 자산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더 이상 실험적 도구가 아니라, 금융과 기술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는 신호였다.

하지만 이 급격한 성장은 단지 긍정적인 면만을 약속하지 않는다. 가상자산 시장이 커질수록 그 이면의 위협도 함께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의 기록적인 가격 상승은 NFT, 디파이(DeFi), DAO 등 웹3.0의 다양한 생태계를 더욱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지만, 동시에 이들 기술을 겨냥한 사이버 위협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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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3.0의 탈중앙화된 환경은 데이터와 자산의 소유권을 사용자에게 돌려준다는 점에서 기존의 중앙화된 시스템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는 금융과 디지털 자산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오는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보안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가상자산을 노리는 지능형 해커, 탈중앙화 네트워크의 구조적 취약점, 그리고 보안 책임이 개인에게 전가되는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보안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비트코인 10만 달러 시대에 가상자산과 웹3.0이 가져올 성장의 가능성과 이를 위협하는 보안적 도전을 살펴보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웹3.0이 열어주는 기회와 마주하는 위협


웹3.0의 중심에는 탈중앙화가 있다. 이는 중앙화된 데이터 관리 체계에서 벗어나 개인이 데이터와 자산을 직접 통제하는 환경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보안은 기존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고해야 한다.

 

먼저, 웹3.0의 가장 큰 혁신 중 하나는 개인 지갑을 통한 디지털 자산 관리다. 사용자들은 은행이나 중앙 서버를 거치지 않고도 디지털 화폐, NFT와 같은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개인 지갑이 공격당할 경우, 모든 자산이 한순간에 사라질 위험도 존재한다. 프라이빗 키(Private Key)를 탈취당하면 사용자는 자산을 되찾을 방법이 없다. 최근 발생한 피싱 사건에서는 공격자가 정교하게 제작한 가짜 웹사이트를 통해 사용자의 키를 얻어내고, 이를 기반으로 수천 명의 자산을 빼앗았다.

 

또 다른 위협은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에서 비롯된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스마트 계약은 금융과 거래의 자동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스마트 계약도 취약점이 존재한다. 2021년 Poly Network 해킹 사건은 스마트 계약의 코드 결함이 어떻게 수억 달러 규모의 피해를 초래했는지를 보여준다. 한번 배포된 스마트 계약은 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코드 검증이 미흡하다면 그 피해는 막대할 수밖에 없다.

 

탈중앙화라는 구조적 특성도 보안 위협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중앙화된 시스템에서는 단일 서버만 보호하면 되지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는 다수의 노드(Node)를 동시에 보호해야 한다. 특정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51%를 장악하면 이중 지불(Double Spending)과 같은 공격을 실행할 수 있다. 이러한 51% 공격은 블록체인의 신뢰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심각한 위협이다.


기술 혁신의 이면에 숨은 사용자 책임


웹3.0의 또 다른 특징은 보안 책임이 중앙 시스템이 아닌 사용자 개인에게 전가된다는 점이다. 사용자는 자신의 프라이빗 키를 안전하게 관리해야 하며, 피싱이나 해킹의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이는 보안 의식이 부족한 사용자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사용자가 실수로 잘못된 스마트 계약 주소로 거래를 전송하면, 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처럼 환불을 요청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모든 거래는 블록체인 상에 영구히 기록되며, 이로 인해 발생한 손실은 전적으로 사용자가 감당해야 한다. 이는 웹3.0의 자율성과 보안 책임이 직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보안 위협 속에서 찾는 기회


그러나 웹3.0이 단순히 위협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탈중앙화 기술은 보안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한다.

 

우선,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투명하고 변경 불가능하게 기록하기 때문에,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을 보장할 수 있다. 이는 금융, 의료, 공급망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의료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환자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위조나 변조를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웹3.0은 기존의 중앙화된 인증 체계를 대체할 탈중앙화 인증(DID, Decentralized Identifier) 기술을 가능하게 한다. 사용자는 더 이상 이메일과 비밀번호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만의 인증 정보를 소유하고 이를 통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비밀번호 유출이나 계정 탈취와 같은 문제를 줄일 수 있다. 더 나아가, Zero-Knowledge Proof와 같은 기술은 사용자가 민감한 정보를 드러내지 않고도 인증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프라이버시 보호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중요한 기술이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웹3.0 시대에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사회적, 교육적 접근이 모두 필요하다. 먼저, 스마트 계약과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보안을 강화하는 기술적 노력이 필요하다. 스마트 계약을 배포하기 전에 철저히 검증하고, 노드 보안을 강화해 네트워크 자체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사용자들이 웹3.0 환경에서 보안 책임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프라이빗 키 관리, 피싱 예방, 거래 검증 방법 등 기본적인 보안 지식을 사용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웹3.0의 커뮤니티 정신을 살려 분산된 협력을 통해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와 같은 커뮤니티 기반의 협력 모델은 보안 정책을 집단적으로 관리하고, 위협 발생 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결론 :  혁신을 지키는 보안의 역할


웹3.0은 단순히 기술의 발전을 넘어, 데이터와 자산의 소유권을 사용자에게 되돌려주는 혁신적인 패러다임이다. 하지만 이 혁신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보안 문제가 반드시 선결되어야 한다.

 

"웹3.0 시대의 보안은 개인과 기술, 그리고 커뮤니티가 함께 만들어가는 협력의​  산물이다."

혁신과 보안이 균형을 이룰 때, 우리는 웹3.0이 약속하는 자유롭고 안전한 디지털 세상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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