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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 새해 국제정세 <6> 인도 정치와 경제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1월06일 12시00분
  • 최종수정 2024년01월05일 10시33분

작성자

  • 최윤정
  •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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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국내 정세와 전망>


상방요인: 2024년 총선 승리의 기대감과 안정적인 정국 운영


인도에서는 2014년 출범 이래 역대 최고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인도 국민당(Bharatiya Janata Party, BJP) 나렌드라 모디 총리 체제가 10년간 유지되고 있다. 모디는 힌두교 민족주의 우파 단체인 인도 민족봉사단(Rashtriya Swayamsevak Sangh, RSS)과 인도 최고의 경제성장을 자랑하는 구자라트주를 정치적 기반으로 삼아 인도국민당(BJP)에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인도의 총리가 된 인물이다. 높은 지지율에 기반한 강력한 통치 기반을 토대로 국내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현 시점에서 인도 국내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2024년 5월로 예정된 인도 총선이다. 이미 모디 정부는 지난 두 차례의 총선 때보다 더욱 강력한 정치적 지지기반을 토대로 2029년까지 집권 연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BJP는 2019년에는 하원 의석 542석 중 303석으로 단독 정당으로는 최초로 과반이 넘는 의석을 확보하였다. 인도 독립 후 76년 동안 55년을 집권한 네루 가문의 인도의회당(Congress)을 중심으로 지난 7월 28개의 정당들이 “INDIA(Indian National Developmental Inclusive Alliance)”라는 이름으로 규합하여 BJP의 독주를 막아 서려고 하였으나, 요지부동인 BJP의 지지율 앞에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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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첫 주 세계적인 여론조사 기관인 모닝 컨설트(Morning Consult)가 선정한 국정수행 평가조사에서 모디 총리는 국민 76%로부터 긍정평가를 받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지도자 자리를 지켰다. BJP는 인도 인구 80%에 달하는 힌두교도, 특히 40%가 넘는 기타 후진 계층(OBC)의 표를 흡수하여 안정적 지지를 얻어내고 있다. 심지어 2026년 선거구 정비가 끝나면 힌두표가 집중되어 있는 북부를 중심으로 하원을 약 753석으로 확장하여 장기 집권까지 가능한 상황이다.


하방요인: 종교적 긴장 고조와 민주주의 쇠퇴


2023년 8월 인도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모디 총리는 인구(demography), 민주주의(democracy), 다양성(diversity)의 ‘삼위일체(trinity)’로 인도가 새로운 세계 질서를 선도할 것이라며 국민적 자긍심을 고취시켰다. 그런데 실상 인도에서 민주주의와 다양성은 빠르게 퇴색하고 있다. 지난 3월 의회당 대표인 라훌 간디(Rahul Gandhi)는 모디 총리의 이름을 조롱했다는 혐의로 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간디는 “인도, 자유 선거, 표현의 자유라는 개념이 치명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고 비난했다.


BJP의 극우 힌두주의와 독재적인 정권의 특성이 융합되면서 정치적 리스크는 외교 문제로 번지고 있다. 최근 인도-캐나다 갈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지난 9월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자국에서 시크교 분리독립운동가 하딥 싱 니자르(Hardeep Singh Nijjar)가 피살 사건에 대해 인도 정부를 비난하였다. 그러자 인도 정부는 즉각 이를 비판하며 캐나다에 대한 13종의 비자 발급 중단과 함께 캐나다 외교관들이 인도를 떠나지 않을 시 면책권을 박탈할 것이라고 통보하였다.1) 양국 수교 이후 최악으로 치달은 외교 관계의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사태가 시크 분리주의와 연결되어 있는 만큼 총선을 앞둔 입장에서 물러서기 어렵기 때문이다.2) 이에 캐나다 측의 요청으로 거의 협상 완료 단계에 있던 캐나다-인도 FTA 협상도 무기한 중단되었다.3)

오는 1월 26일 인도의 최대 국경일인 공화국의 날(Republic Day)에 주빈으로 초청된 미 바이든 대통령이 12월 12일 갑자기 불참을 통보한 맥락도 비슷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도 정부에 대하여 미국 시민인 시크교도 암살 공작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시점과 맞물려있기 때문이다.4) 이와 맞물려 인도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쿼드(Quad) 정상회의 역시 무기한 연기되었다.


<국내 경제와 전망>


상방요인: 성장 잠재력과 지경학적 이점의 상승 작용


코로나 이후 가장 강력하게 반등하는 경제가 인도이다. 3분기 경제성장률은 7.6%까지 올라 2023년 전체 성장률은 예상했던 6.3%를 넘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인 S&P Global은 지난 12월 4일 인도가 내년 7% 성장하는 등 견실한 성장궤도에 올라 2030년 일본과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 경제가 될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을 재확인하였다. 모디 총리 역시 2023년 8월 인도의 독립기념 76년 주년을 맞아 5년 내로 인도경제가 세계 3위 안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인도가 명실공히 “글로벌 사우스의 목소리”가 되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실제 2022년 인도의  경제는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가 되었으며, 인도는 2023년 6.3%의 경제성장이 확실시되고 있다. 2023년 11월 인도국립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은 홍콩 증권거래소를 제치고 세계 7위의 주식시장이 되었다. 최근 Apple이 인도에서 iPhone 부품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의향을 밝히는 등 글로벌 투자가 몰리면서 미중 간의 전략경쟁 속에서 인도의 지경학적 입지는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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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안보 측면에서 공급망 안정 및 시장 확보를 위해 인도는 대외적으로도 과거와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도는 RCEP 최종 협상에서 탈퇴하였고 CPTPP나 여타 메가 FTA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처럼 지난 10년간 자유무역협정을 외면했지만, 2022년 호주, UAE와 FTA를 체결한 데 이어 OECD 경제 강국(영국, 캐나다, EU 등) 및 중견국과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일본, 프랑스, 동남아 국가들과 디지털 기술과 사이버 안보 협력을 추진하고, SCRI, 인도태평양 비즈니스 서밋,  New Quad로 불리는 인도-이스라엘-UAE-간의 경제협력 포럼 등 다양한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인도는 미국이 주도하는 인태경제프레임워크(IPEF)에도 다른 13개국과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 인도는 IPEF를 비롯하여 중국 없는 협의체에서 ‘최대 시장’으로서의 이점을 내세우고 있다.


하방요인: 실적의 거품과 경직된 경제 운영


문제는 현재 인도 경제실적 이면의 어두운 그림자다. 대표적인 것이 정부가 지출한 각종 보조금 거품이다. 5%가 넘는 인플레이션은 모디 정부의 재집권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모디 정부는 지난 여름 흉작으로 쌀의 가격이 폭등하자 7월부터 일부 쌀의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세계 쌀 수출량의 40%를 차지하는 인도의 수출 금지는 중동, 아프리카의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5) 따라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하여 모디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 동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확대하고 주요 원유 수입국인 UAE를 비롯한 중동 외교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인도의 대표적인 경제조사기관인 인도경제모니터링센터(Center for Monitoring the Indian Economy)에 따르면 2023년 7월에는 실업률이 8%에 달하였다.6) 이는 그만큼 인도 경제 실적이 부풀려져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폭증하는 물가와 실업률에 더불어 보호주의로 선회한 인도 정부의 경제 정책도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2023년 초 힌덴버그(Hindenburg Research) 보고서가 폭로한 아다니(Adani) 그룹을 비롯한 인도 대기업의 지배구조, 자립인도를 비롯한 정부의 보호주의적 조치들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인도가 시장을 개방한 1991년 이후 모디 총리가 집권을 시작한 2014년까지 인도의 평균 수입 관세율은 125%에서 13%로 떨어졌다. 그런데 모디 집권 이후 18.1%로 증가하여 WTO 회원국 중 네 번째로 수입 관세율이 높은 나라가 되었다.7) 이는 생산자의 중간투입 비용 증가, 소비자 효용 저하, 글로벌 공급망 편입 저해 등의 부작용을 양산하여 인도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총평: 서방과의 안보 공조 속 고성장 기반 강화


인도는 서방과의 안보 공조를 강화하면서 고성장의 발판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도 사이의 근본적인 군사력 불균형은 여전하며 단기적으로 개선될 사항은 아니다. 따라서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중국과 인도 사이의 국력차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인도가 중국과의 대결을 피하는 한편 서방과의 안보 공조를 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와의 안보 공조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2020년 11월 쿼드 합동군사훈련을 비롯하여 미국과 육·해·공군 정기 합동 훈련을 실시하기 시작하였다. 2023년 6월에는 미국-인도 국방 산업 협력을 위한 로드맵을 체결, 상업 및 국방 부문 모두에서 과학기술과 핵심 기술 가치 사슬 협력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인도 핵심 및 신흥 기술 이니셔티브(iCET)를 시작하였다. 양국의 외교국방 2+2 대화는 2023년 11월 10일 5차까지 실시되었다.8)


최근 인도가 군수물자 구입처를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전폭 전향하면서 인도와 미국 간의 안보연대는 한층 강화되고 있다. 이미 인도가 미국산 방위 장비를 구입하기 시작한 지난 10년 간 총 구매액은 200억 달러를 넘었다. 특히 2023년 6월 모디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 시 양국이 합의한 INDUS X 프로젝트로 인도는 2025년까지 50억 달러의 방산물자 수입 목표를 달성하는데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9) 이같은 서방과의 밀착 안보 공조를 통해 인도는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기술에서도 경쟁력을 높여 2075년 G2의 목표에 바짝 다가설 전망이다.10) 다만 본고의 분석에서 제시한 다양한 하방요인은 인도의 성장궤도를 조정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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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캐나다의 시크교 인구는 77만 명으로 인도 펀자브 지역을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다(Suhasini Haidar. “After U.S., U.K., Australia, Five eyes member New Zealand too criticises India on order expelling Canadian diplomats.”The Hindu. 2023.10.26.

2) Krishn Kaushik & Steve Scherer. “India-Canada diplomatic thaw remains remote despite visa easing.” Reuters. 2023.11.06.

3) Sumit Ganguly. ‘As FTA Talks Are Put on Hold, India-Canada Ties Continue to Deteriorate.“ The Quint. 2023.11.10.4) https://www.washingtonpost.com/national-security/2023/12/15/biden-modi-india-trip.

5) Satoshi Iwaki and Ryosuke Hanada. “India's Modi angles for third term with drastic action on inflation.” Nikkei Asia. 2023.08.10.

6) Krutika Pathi. “Modi Says India’s Economy Will be Among Top 3 in the World in 5 Years.” Diplomat. 2023.08.15.

7) WTO, Trade Statistics - Tariff profiles.

https://www.wto.org/english/res_e/statis_e/tariff_profiles_list_e.htm (검색일: 2023.12.14.)

8) U.S. State Department. “Joint Statement on the Fifth Annual India-U.S. 2+2 Ministerial Dialogue.” 2023.11.10.

9) David Vergun. “U.S., India Rapidly Expand Their Military Cooperation.” US Department of Defense. 2023.06.20.

10) Goldman Sachs. “How India could rise to the world’s second-biggest economy.” 2023.07.06. https://www.goldmansachs.com/intelligence/pages/how-india-could-riseto-the-worlds-second-biggest-econom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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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은 세종연구소가 발간한 [정세와정책 2024-1월호 제70호](2024.1.2)에 실린 것으로 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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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1월06일 12시00분
  • 최종수정 2024년01월05일 10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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