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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IP금융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아(1) - 투자로의 전환, 왜 필요한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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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9월26일 17시43분
  • 최종수정 2016년09월26일 18시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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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자가 나에게 올해의 키워드를 뽑으라 한다면 난 주저 없이 ‘4차 산업혁명’이라 말할 것이다. 그리고 그 4차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지식재산, 즉 IP(Intellectual Property)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 본다.  

 

  IP란 인간의 창조적 활동 또는 경험 등을 통해 창출·발견된 무형의 소산물로 이러한 지적창작물에 부여된 권리를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rights)이라 한다.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권 등이 보편적 예이고, 첨단산업 재산권(반도체설계, 생명공학기술), 산업저작권(컴퓨터프로그램, 소프트웨어), 정보재산권(데이터베이스, 영업비밀, 뉴미디어), 기타(프랜차이징, 지리적표시, 캐릭터, 인터넷도메인)가 신지식재산권에 포함된다. 

 

지식재산은 미래를 결정지을 핵심요소

 미국 S&P 500대 기업의 유형과 무형 자산비율을 살펴보면, 무형자산의 비율이 1980년대 32%에서 2015년에는 84%를 차지할 정도다. 지식재산의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국제무역부분에서도 지식재산의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시장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만이 생존하는 IP경제 시대가 도래했다. 애플과 삼성의 특허 전쟁이 이를 상징하며, 기술에 의한 차별화는 6~12개월에 불과하지만, 특허로 인한 권리와 차별화는 20년이 갈 수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뿐만 아니라, 기업을 보는 시각 역시 기술에서 IP로 이전해야 하는 추세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의 경우, 700개 부품의 결합으로 보는 시각과 70,000여건의 특허의 결합으로 보는 두 가지 시각이 있을 수 있다. 이때 700개 부품의 결합으로 보았을 경우 스마트폰의 가치는 170 달러에 불과하나, 70,000여건의 특허의 가치로 본다면 600달러로 설명될 수 있다. 

  이렇듯 지식재산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세계 각국은 국가 생존 차원에서 지식재산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금융도 IP에 근간을 두고 발전해야

  금융 역시 이러한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다.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판을 바꿔야 한다. 즉, 금융이 IP에 근간을 두고 확대·발전되어야 하며,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IP금융을 간단히 정의하자면, IP의 화폐적 가치에 근거하여 이루어지는 보증·융자·투자, 자산유동화 등이며, IP소유 기업에 대한 재무적 투자도 넓은 의미의 IP금융에 포함시킬 수 있다. IP금융 유형을 창의자본형과 벤처캐피탈형으로의 구분할 수 있다.

 

 IP 자체에 대한 투자 및 대출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창의자본형은 IP를 소유한 기업 평가는 제외한 형태로 추진되는 모델이다. NPEs(Non-Practicing Entities) 혹은 특허괴물(Patent Troll)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는 동시에 기업 특허를 투자대상으로 삼아 수익을 창출하는 IP펀드가 그 대표적 예이다. 

 

벤처캐피탈형은 IP 보유 기업에 대한 지원으로서, 기술금융 및 밴처케피털 투자가 그 대표적 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창의자본형 IP금융은 규모 및 비중이 낮고, 활성화 되어 있지 않다. 반면, 현 정부의 핵심 금융정책인 기술금융은 ‘무늬만 기술금융’ 등 많은 문제점이 있으나, 대출 규모로만 본다면 2016년 7월 말 기준 누적대출금액은 80조원을 넘었다. 벤처캐피털의 경우, 투자 잔액이 2006년 이후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2015년 말 기준 5조5,552억 원의 누적투자 실적을 보이고 있다.  

 

IP금융은 어떠한 역할을 하여야 하나?

  그렇다면 새로운 산업 발전의 근간이 되어야 할 IP금융의 역할은 무엇인가?

  첫째, IP를 소유하고 개발하는 연구자, 기업가 및 기업에 IP가 상품화 되고 매출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자금이 공급되어야 한다.  이러한 성공케이스들은 경제주체들이 혁신적인 IP개발에 몰두할 유인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둘째, IP금융 자금을 공급하는 공급자 입장에서도 IP금융이 전통적 금융에서보다 높은 수익을 창출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IP금융에 자금이 몰리는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   

 

 이러한 역할을 이끌 수 있는 효과적인 IP금융 방법은 대출과 투자 중 무엇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투자가 주도적인 IP금융 수단이 되어야 한다. 그 이유를 하나씩 짚어보자. 그러려면 자금수요자인 기업의 입장, 자금 공급자의 입장, 그리고 정부의 입장에서 유·불리를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대출과 투자의 장단점은?


<기업의 입장에서의 장단점>

  먼저 기업의 입장에서의 대출과 투자의 장단점은 어떤 것인가? 대출의 경우, 약속된 이자 지급을 기간 내에 이행하기만 한다면, 만기 전까지 자금공급자의 통제를 최소한으로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투자의 경우, 투자자에게 일정 지분 할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금 공급자가 주주로서 일정 부분 기업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다. 

 

   기업가 입장에서 자금 공급자의 모니터링과 통제가 달갑지 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신생 IP기업의 창업자의 경우 기술에 대한 전문 지식은 풍부하나, 기업 경영과 상품 시장, 마케팅과 같은 경영 능력이 부재한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시장에 대해 전문적 지식을 소유한 투자자(예를 들어 벤처캐피탈리스트)로부터의 경영조언 및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은 신생 IP기업 성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대출의 경우, 기업의 과소투자 및 위험기피성 투자정책을 유도할 경향이 있다. 대출을 통한 자금공급의 수익구조는, 기업의 성공 정도와 무관하게 이자와 원금으로 정해져 있다. 즉, 기업이 아무리 성공하더라도 상단 수익률은 정해져 있으나, 기업이 실패할 경우 원금회수 조차 불가능해 진다. 담보가치가 있는 중견·대 기업의 경우, 부도 발생 시 담보물을 처분함으로써 손실이 어느 정도 보존되나, 신생 IP기업의 경우 이러한 담보물을 충분히 보유한 경우가 극히 드물다. 아직은 IP거래가 활성화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IP담보로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출자는 기업이 잠재적 수익은 높으나 위험요소 또한 높은 기업의 정책을 만류하는 이해상충문제(conflict of interest)가 발생하게 되며, 기업으로 하여금 혁신 보다는 안전을 택하게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문제는 신생 IP기업의 경우 더 빈번히 발생된다.

 

  하지만 투자의 경우, 수익구조가 기업의 성공여부에 비례한다. 즉, 상방 수익에 제한이 없다. 물론, 기업이 실패할 경우 채권자들보다 후순위에 속하기 때문에 원금회수 및 보존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투자자의 경우, 위험요소는 크나 잠재적 수익 또한 큰 사업을 권장하며, 기업가와 이해관계가 일치(alignment of interest)하는 정도가 크다. 그러므로 위험하지만 성장가능성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신생 IP기업이 자금공급을 받는데 더 적합하다. 반면, 기업가의 경우 회사 지분을 할당해야 하고, 자신의 성공 수익을 투자금 이상으로 투자자들에게 배분해야 하는 데에 거부감이 있는 경우도 빈번히 관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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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생 IP 기업의 경우, 초기 투자는 많으나 수익이 발생하기 전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출을 통한 지속적 이자지급이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기업의 수익률 저하가 아닌, 시장 전채의 유동성 문제로 인해 야기된 이자 미지급도 채무불이행(default) 상태에 이르러 기업 도산으로 이어 질 수 있다. 대출 이자지급에 대한 세금감축의 효과는 있으나, 단기대출이 주를 이루는 현 대출시장에서 만기자금상환 압박이 큰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며, 만기연장(roll over)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기업은 장기간 안정적인 자금 공급을 받기 어렵게 된다. 하지만 투자의 경우 장기적 성격이 강하며, 이자지급이 의무사항이 아니다.

 

  요약하자면, 양(+)의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성숙된 기업의 경우, 은행 대출이 자금 공급에 있어 이상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초기 투자가 많고 수익률을 내기까지의 오랜 기간이 걸리는 신생 기업의 경우, 투자를 통한 자금 조달이 더 바람직하다.    

 

<자금공급자의 입장에서의 장단점> 

  기존 재무적 신용도 및 담보에 바탕을 둔 대출의 경우, 부도율을 최소화 할 수 있으며, 감시비용(monitoring cost) 또한 낮기 때문에 신용도가 높거나 담보가치가 높은 기업의 경우 대출이 거래 비용 감소 및 안정적 수익에 용이하다. 하지만 신생 IP기업의 경우, 자금공급자와 기업가 사이의 정보비대칭성이 크다. 이러한 이유로, 자금공급자가 기업가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효율적으로 감시 할 수 있는 채널이 마련되어야 한다. 은행 대출의 경우, 채권자로서의 권리와 역할이 한정되어 있고, 기업 감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투자의 경우, 기업의 지분을 소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의 이사회 의석을 획득하는 경우가 많고, 대주주로서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감시 통로가 마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주로 재무적 지식에 능통한 은행과 달리, 밴처캐피탈리스트와 같은 투자자들은 기업 기술 및 경영에 능통한 경우가 많다. 기업의 투자 행위를 수시로 모니터링함으로써 경영자의 도덕적 해이를 줄이는데 효과적이며, 최고경영자의 도덕적 해이가 지나치거나 성과가 미흡할 경우 경영진을 교체할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은 기업들에 대출이 행해지는 경우, 이자율이 아주 높게 책정되어 있지 않는 한 부도 확률이 높고 대출 수익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은행 수익률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투자의 경우, 기업 부도 시 최 후 순위로서 투자 원금손실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투자의 가치는 영(0)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수의 투자가 실패하더라도 소수의 투자가 높은 수익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 투자손실을 만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수익 또한 추구가 가능하다. 하지만, 투자수익 창출은 기업공개(IPO) 및 M&A와 같은 자본시장의 발달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투자의 출구(exit)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창업 IP기업에 자금을 공급할 시, 자금공급자의 수익률 측면에서 보자면 투자가 대출보다 바람직하다 할 수 있다. 

 

<정부의 입장에서의 장단점>

  일반적으로 자금 공급이 시장의 가격 메카니즘을 통해 이루어지는 투자가 과다 혹은 과소 투자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대출보다 낮아 자원배분에 더 효과적이다. 특히 고급 신기술을 바탕으로 성장하려는 경제에 있어, 이러한 신기술은 그 내용이 매우 복잡할 뿐만 아니라 기술환경 또한 급변하기 때문에, 정책 수단에 의해 신기술에 할당된 대출의 경우 자원배분에 비효율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 정책 및 평가 등을 통해 은행으로 하여금 특정 분야에 대출의 양을 직접적으로 빠르게 확대시킬 수 있어 정책적 효과를 단기간에 보기에 용이하다. 예를 들어, 은행혁신성 평가항목에 TECH비중을 상당 양 포함시킴으로써 특수, 일반, 지방 은행이 은행대출 중 기술금융 비중을 빠른 시일 내에 급속히 늘리게 하는 동기를 부여한 것이 그 대표적 예가 될 것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이 은행들 간 과다경쟁을 유발함으로써 ‘무늬만 기술금융’과 같은 다수의 부작용을 낳는다는 우려가 있다. 

 

  투자의 성과가 가시화 되고, 벤처캐피털 등의 투자 금융주체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 발달이 선재되어야 하나, 현재 우리나라의 금융은 은행 중심의 금융 구조이고 자본 시장 발달 및 활성화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자본시장 발달 및 활성화는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 활성화 또한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자본시장 활성화와 정책과 함께 강력한 투자자 보호 정책이 시행되어야 투자 환경이 조성되며 투자의 활성화가 이루어 질 수 있다. 

 

IP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본청원(正本淸源)’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근본을 바로 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는 뜻으로 기본에 충실하자는 내용이다. 이제는 지식재산이 기업가치의 핵심이 되었으며, 국가 경쟁력의 근원이기도 하다. 이를 위한 금융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본 칼럼은 앞으로 기고될 칼럼의 시리즈를 위한 IP금융의 소개로 시작했다. 이 후 필자는 본 칼럼의 시리즈를 통해서 IP금융 주체 및 분야에 있어 문제점을 되짚어 보고, IP금융의 정본청원 및 활성화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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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9월26일 17시43분
  • 최종수정 2016년09월26일 18시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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